싸가지 없는 본부장이 날 좋아한다면
워커홀릭
-오늘 친구들 몇시에 만난다고 했죠?
"7시요!! 술 먹을거에용!"
-ㅋㅋㅋ벌써 신났네
"본부장님은 퇴근하고 뭐할거에요?"
-야근할거에요.
"엥?"
-집에 가봤자 지온씨도 없구.
"...ㅎㅎ..."
오늘은 내 생일기념으로 월차쓰고 집에서 뒹굴거리며 친구들하고 약속시간만 기다리고 있는데, 혼자 쓸쓸히 출근 한 본부장님이 외근갔다 들어가는 길이라며 전화를 했다.
.
파티라고는 하지만 그냥 술 마시러 모였기 때문에..^^
술집에 들어와서는 본부장님한테 카톡으로 어디 술집에 왔는지도 알려주고 친구 누가 있고, 언제 들어갈거고.. 이런건 대충 말해놨는데 그 이후로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연락을 못했다.
시작부터 생일주라며 온갖 술을 다 섞어주는 친구들 덕분에(?) 평소보다 술기운도 빨리 올라왔고.
나름 주량 쎄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술기운이 돌긴 했지만 생일이니까! 하는 생각에 계속 술을 마셨고, 그럴수록 본부장님한테 연락해야 된다는건 잊어버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게 놀고있는데 앞에 앉아있던 친구가 갑자기 '엉!?'하며 놀라기에 '왜에~'하고 뒤를 돌아보면,
엥?
"야!! 저 사람 내 남자칭구랑 진짜 똑같이 생겼다. 진짜 개똑같음"
"..와 니가 보여준 사진이랑 진짜 똑같이 생겨서 나도 니 남자친군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그니까. 난 취해서 헛거 보는 줄 알았넹"
"남자친구 맞는데."
"ㅋㅋㅋㅋ뭐ㄹ.. 엉???!!"
^_^ ?
".... 왜 여깄어요..?"
"왜 연락 안하세요?"
"제가요?"
"응."
"..아, 맞다... 헿.."
"도망간 줄 알고 잡으러 왔는데 다행히 여기있네."
"본부장님 근데 저 여기있는거 어떻게 알았어여?"
"아까 말해줬잖아요."
"제가요?"
"취했어요?"
"아뇨?"
"취했는데?"
"아닌데"
"ㅋㅋㅋㅋㅋ 귀여우니까 봐준다"
생각도 못한 등장에 당황하긴 했지만 또 얼굴 보니까 좋아서 친구들이랑 있던것도 까먹고 본부장님이랑 둘이 얘기하면서 헤헿 거리고 있는데,
앞에 있던 친구들이 '아~ 외롭네~' 하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본부장님을 소개시켜줬다.
"우리 본부장님!"
"본부장님? 와.. 니 아직도 남자친구를 그렇게 부르냐"
"...ㅎ... 아니.. 뭐.. ㅎ.. 쨌든. 이름은 이준혁!"
"ㅎㅎ. 네. 이준혁입니다!"
"어... 저희는..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아. 뭐, 지온씨 친구들이니까.."
"지온씨요???????????? 둘이 사귀는 사이 맞아요 진짜????? 구라 아님?"
"ㅋㅋㅋ.. 맞는데.."
"걍 직장 동료 같은데요??"
"아니.. 그.. 지온씨ㄹ.."
"아!!!!!!!! 지온씨라 하지마세요. 정 없어보여요!!!!!!!"
만나서 인사도 제대로 안끝난것 같은데 큰소리를 내는 내 친구들에 본부장님이 당황한게 보여 귀에 대고 'ㅎㅎ. 쟤네 원래 저래요. 본부장님이 이해 좀 해주세여' 하고 말했다.
"다같이 있는데 귓속말로 욕하지 말자 김지온."
바로 걸린게 문제지만. ㅎ
.
"..ㅇ..오... 아, 야 진짜 이건 못하겠는데."
자기들이 호칭 바꿔주겠다며 나서서 알려주고 시키는 애들때문에 난데없이 오빠라고 부르는 미션을 받았다.
와, 근데 이건 진짜 안될 것 같은데...
"지온이 어릴때도 낯 많이 가렸어요?"
난 어색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 저분은 술도 안마셨으면서.. 부끄럽지도 않은지 친구들 성화에 바로 지온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마치 자기도 기다렸다는듯이.. 이렇게 잘 부를거면 그동안 왜 꼬박꼬박 존댓말하면서 지온씨 지온씨 했는지 몰라.
나 혼자 오빠라는 말이 너무 부끄러워서 입을 꾹 다물고 아무말도 안하는데 본부장님은 내 친구들하고 내 얘기 하느라 신이났다.
차 끌고와서 술도 못마시는데 어쩜 저렇게 술 마신 애들이랑 텐션이 똑같을 수가 있는지.
내가 봐도 놀라는데 회사 사람들이 보면 진짜 뒷목잡고 쓰러질거다.
그래, 지금도 못하면 평생 본부장님이라고 부르게 될거야.. 그냥 오늘 한번 뱉으면 앞으로는 쉽겠지..
앞에 놓인 술을 원샷하고는 숨도 못쉰채로 '그.. 오빠...!'하고 불렀다.
1-2초 되는 그 순간이 왜이렇게 낯간지럽고 숨이 막히는지.
나만큼이나 본부장님도 부끄러운건지 그대로 날 쳐다보는데 너무 행복해보여서 아, 진작 부를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
생일인데 그래도 남은 시간은 둘이 오붓하게 보내라며 거의 내쫓다싶이 보내는 친구들 덕분에 일찍 자리에서 나와 본부장님 차에 탔다.
자리에 앉아 시동만 켜놓은 채, 앞만 보던 본부장님이 갑자기 날 불렀다.
"지온아"
허업.. 진짜 이렇게 부를 생각이나보네, 이제.
"넿ㅎ.."
"왜 웃어"
"아니.. 본부장님이.. 그렇게 부르니까... ㅎ...ㅎㅎ.."
"왜 또 본부장님이야?"
"에..?"
못알아듣는 척 하고 싶었는데..^^ 뚫어져라 보는게 말할때까지 기다릴 것 같아 '오빠...'하고 들릴 듯 말 듯 말했다.
"눈 감아봐."
"왜여???"
"선물 주게"
헙! 선물!!! 말을 듣자마자 바로 눈을 꼭 감았는데, 본부장님이 작게 웃더니 입술에 쪽-하고 뽀뽀를 하고 떨어진다.
"아. 뭐에요.."
"이제 뽀뽀로는 어림도 없다. 이건가?"
"ㅎㅎ. 물론이죠."
"ㅋㅋㅋㅋㅋ"
본부장님이 '손-'하며 자기 오른손을 펼쳐보이기에 나도 오른손을 들어 잡으면 '아니, 왼손.'하고 고개를 젓는다.
"반지????"
"응, 반지."
"헐.. 왜요?"
"왜요?"
"아니. 그게 아니라. 언제 샀어요???"
"저번주에 야근한다 그럴때."
"헐..."
본부장님이 자켓 주머니에서 꺼낸 선물은 다름아닌 커플링이었고, 같이 맞추러 간 것도 아닌데 반지는 내 손가락에 딱 맞았다.
와.. 커플링 처음 해보는데. 얼떨떨하기도 하고 혼자서 이런걸 언제 준비했나 싶기도 하고.
진짜 솔직히 말하면 생일인데 아무것도 안주길래 저번에 내가 필요없다 그래서 진짜 아무것도 준비 안 한 건가.. 이런데서 나이차이 느끼는건가.. 싶었는데 ㅎ.
내가 계속 반지 껴진 손가락을 보느라 본부장님 반지는 끼워 줄 생각도 안하고 있자 본부장님은 혼자서 꼈다. ㅋㅋㅋ
사실 본부장님 손이 진짜 예뻐서 평소에 나 혼자 본부장님 손 만지면서 쪼물거리는 것도 좋아하고,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았는데.
그 손에 커플링까지 끼고 있으니 원래보다도 더 더 예뻐보이고 더 만지게 된다.
[암호닉]
〈
감쟈 / 하저씨골쥐 / 지그미 / 츄얼 / 존설 / 마카롱 / 자몽 / 꿀떡 / 밍밍 / 둠칫 / 고구려망고 / 곤지지 / 맹고링고 / 삐빅 / 샬뀨 / 썬 / 꼬모 / 복슝 / 스완 / 밍꾸 / 김밥 / 숲 / 뚜뉴 / 힝구 / 하늘 / 까악 / 쭈브 / 오즈으 / 밤바다 / 빼슈 / 태태태 / 우롱차 / 스누피 / 쌤 / 슝슝 / 와사비 / 불닭마요 / 헬로키티 / 두부 / 라넷 / 써누 / 비비 /데자와 / 연노랑 / 떡보끼 / 시카고걸 / 묘링 / 리링 / 몽글 / 바두리 / 몰바 / 밀바엔 / 동댕 / 크헿 / 라넷 / 라미 / 동동이 / 잉스 / 올리브 / 트루
아 이 게 아 닌 데 아 망 했 네 아 오 래 쉬 니 까 또 감 잃 었 네 아 오 늘 내 면 또 언 제 오 나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