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본부장이 날 좋아한다면
워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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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만 깨물고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니 본부장님이 다시 한번 물어봤다.
"어떤게 기분 나쁜거에요?"
그냥 확 그 대리님이 보부장님 꼬시는 것 같아서 질투난다, 본부장님이 애처럼 군다 그래서 정 떨어졌을까봐 걱정된다! 말해버리고 싶은데 거기까진 자존심이 허락치않음...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될 것 같긴한데 차마 입이 안떨어져서 땅만 쳐다보고 있으면 말안해줄거냐며 다시 물어온다.
그냥 속시원히 말해버리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고개를 끄덕거리면 본부장님이 하... 하고 한숨을 쉬더니 들어가라 한다.
"기분 풀리면 말해줘요, 그럼."
... 뭔가 잘못됐는데. 지금 말 안하면 진짜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데... 바닥에서 시선을 뗴고 본부장님을 쳐다보는데,
붙잡을 줄 알았던 본부장님은 '들어가요-'하며 먼저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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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자려고 누웠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안와서 결국 밤을 샜고, 할 것도 없어서 평소보다 1시간이나 일찍 출근했다.
사무실 자리에 앉아 혼자 멍때리고 있는데 아직 출근시간까지 많이 남아서인가, 내가 온 뒤로 들어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네..
"..일찍 왔네."
"네.."
왜때문인지 나랑 비슷하게 출근하던 본부장님도 오늘따라 일찍 왔고, 어색하게 인사만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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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님한테 줘야 할 서류가 있는데 본부장실에 들어가는 생각만해도 숨이 막혀서 1시간을 미루다가..
더 미루면 안되기에 노크를 하고 문을 열면, 나를 확인 한 본부장님이 약간 기대하는 눈빛이었다가 내 손에 들린 서류를 보고는 이내 아무렇지 않은척 들어오라 한다.
"저녁에 영화관 갈까."
별 말 없이 서류만 주고 나오려 했는데 서류를 받으며 먼저 말을 걸어온다.
"..."
"아직도 화났어요?"
"..아뇨.."
"그럼 이제 좀 받아주지."
역시 또 다시 먼저 손을 내민 본부장님에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고 알았다고는 했는데..
민망해서 호다닥 본부장실에서 빠져나와 자리에 앉는 순간 메신저가 울린다.
[영화관가서 하루종일 있을까]
[엄청 가고 싶어 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갈래요..]
[미안해요. 장난이었어]
[아니.... 그냥 영화관말고 다른데가요]
[어디요?]
[아 우리집!]
[엥]
[아니에요?]
[맞아요]
[ㅋㅋㅋ 알았어요. 이따 퇴근하고 주차장으로 내려와요.]
.
"본부장님! 혹시 오늘 시간 괜찮으시ㅁ-"
"바빠요."
"...그 일 좀 도와주실수 있나.. 해서.. ㅎㅎ"
"알아서 좀 합시다, 이제."
"...네..."
"그리고 퇴근하고 밤에는 연락 좀 하지 맙시다. 유치원생도 아니고 이런것도 알려줘야 돼요?"
직원들이 다 있는데서 대놓고 대리님한테 뭐라 하는 본부장님덕에 대리님은 얼굴이 빨개져서 자리를 벗어났고, 다른 직원들은 무서워서 고개를 숙인채 일에 집중했다.
나만 빼고..
.
퇴근하고 차에 타자마자 내 손을 붙잡고 만지던 본부장님이 배고프냐기에 별루.. 하고 고개를 젓자, 나를 빤히 쳐다본다.
"뽀뽀해도 돼요?"
"...?"
당황해서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자,
"아니.. 싫어 할 수도 있으니까..ㅎㅎ."
괜히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아서 내가 먼저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추고 떨어지면 그제서야 편하게 웃더니 다시금 다가와 입을 맞추고 떨어진다.
"아 하고싶어서 죽는 줄 알았네."
"...아아.."
"화 풀렸어요?"
"...녜.."
"왜 화났는데?"
"..."
"그건 아직도 비밀?"
".....아뇨오.."
"뭔데요? 말해줘야 나도 고치지."
"아니!!.. 본부장님이... 고칠 건 아니구...."
"그럼?"
"....그.. 대리님이.... 아.."
"대리님이?"
"자꾸!! 본부장님 꼬시니까!!!!"
"?"
확 지르긴 했는데.. 그 이후에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지.. 싶어 눈만 굴리고 있으면, 본부장님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대리가 날 꼬셔요?"
....끄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지마여...."
"ㅋㅋㅋㅋㅋㅋ. 그때 일 도와줘서?"
"..그것도 그렇구!!! 밤에 막 전화하고!!!"
"안받았잖아요."
"그건 본부장님 생각이구..."
"ㅋㅋㅋㅋㅋㅋ"
"....왜 웃어요..."
"그래서 질투한거에요?"
"아닝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는 것 같은데?"
"아!! 했어요!!!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놓고 웃기에 창피해져서 가만히 있으면 '왜 이렇게 귀여워요?' 하며 묻는 본부장님 때문에 더 창피해진다.
.
"아 그리구... 본부장님이...."
"내가 또 잘못했어요?"
"애같다구.. 했자나여..."
"아니 그건. 어.. 응. 내가 잘못했네."
"...그래서..! 막.. 애같아서... 싫어졌나..."
내 어깨에 기댄 채로 허리에 손을 올려 꼼지락 거리던 본부장님이 내 말에 고개를 들어 날 빤히 쳐다본다.
"그런 말이 어딨어요."
"..."
"싫어지는게 어딨어."
단호하면서도 다정하게 말하는 본부장님을 보고 있으니 속상했던게 다 풀리면서 괜히 울컥해서 훌쩍거리면 '울어요?'하고 물어온다.
대답도 못하고 계속 훌쩍거리고 있으면 '아아 미안해요~'하며 나를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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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본부장님이 몇주전부터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 발표날이라 팀장님한테 최종점검 부탁한다고 파일을 넘겼는데
팀장님은 귀찮아서 그걸 대리님한테 넘겼고 대리님이 확인하다가 파일을 날려먹었다.
그걸 빨리라도 말해줬으면 본부장님이 해결을 했을텐데 퇴근시간 다 되서 본부장님이 파일 달라고 말했을때야 얘기해서..
"하...."
다들 퇴근시간이 넘었지만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중이다.
팀장한테 넘겼는데 대리가 확인을 했다는거에서 1차로 화나고, 날려먹고 가만히 있던거에 2차로 화나고..
그 와중에 최종파일을 따로 저장하지도 않고 원본을 넘긴 본인 탓도 있기에 크게 뭐라 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화난 본부장님이다.
"그.. 본부장님.. 제가 어떻게 ... 다시 만들어 볼까요...^^ 하하..핳..."
"웃음이 나와요?"
"...죄송합니다."
"퇴근하세요 그냥."
대리님이 거슬렸는지 그냥 다 퇴근하라는 말에 진짜 가도 되는건가 싶어.. 다들 눈치를 보다가도 본부장님이 '다 퇴근하세요.'하고 다시 말하면 호다닥 정리해서 자리를 벗어난다.
....나도 얼떨결에 짐을 챙겨 나오긴 했는데.. 이대로 가면 안될 것 같아 시간이 좀 지나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왔다.
다시 오긴했지만 눈치가 보여서 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본부장님도 내가 온 걸 봤지만 딱히 아무 말 없길래 괜히왔나..싶던 찰나에 본부장님이 나와 밥이나 먹으러 가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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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난 후, 사무실에서 자료 마무리하고 정리하면 집에는 못 들어갈 것 같다는 본부장님 말에 집에 가서 옷이라도 챙겨다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내일 발표인데 옷은 새로 갖춰입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집에 들어가서 쉬라는 본부장님 말에 괜찮다며 가져다 주겠다 했더니 자기 카드를 주며 택시 타고 갔다 오라기에 거절하다가도 결국은 받아 나왔다.
본부장님 집에서 옷을 챙기고, 속옷...도 새로 챙겨야 하나.. 싶다가 민망해서 이건 패스하고. 정말 간단히 옷만 챙겨 나왔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간식거리도 사고, 커피도 사고.
피곤한지 의자에 기댄 채 눈을 붙이고 있던 본부장님은 내가 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빨리 가요, 이제."
"...진짜 가요?"
"ㅋㅋㅋ가요. 나 어차피 못 들어가."
"그래두.. 같이..."
"같이 밤새자구?"
"...ㅎㅎ.."
"ㅋㅋㅋ괜찮으니까 들어가요."
"아.. 그러면!! 이따가 피곤하면 당직실에 누워있을게요. ㅎㅎ"
"집에 가라니까."
"아 어떻게 가요..."
"거기 불편해요."
"괜찮아요!"
결국 졌다는 듯 에효.. 하고 작은 한숨을 쉬는 본부장님 옆에 붙어있다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려니 잠이 오는 것 같아,
본부장님한테 피곤하면 나 꼭 깨워야 된다고, 혼자 졸면서 일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는 당직실로 자리를 옮겼다.
[암호닉]
〈
감쟈 / 하저씨골쥐 / 지그미 / 츄얼 / 존설 / 마카롱 / 자몽 / 꿀떡 / 밍밍 / 둠칫 / 고구려망고 / 곤지지 / 맹고링고 / 삐빅 / 샬뀨 / 썬 / 꼬모 / 복슝 / 스완 / 밍꾸 / 김밥 / 숲 / 뚜뉴 / 힝구 / 하늘 / 까악 / 쭈브 / 오즈으 / 밤바다 / 빼슈 / 태태태 / 우롱차 / 스누피 / 쌤 / 슝슝 / 와사비 / 불닭마요 / 헬로키티 / 두부 / 라넷 / 써누 / 비비 /데자와 / 연노랑 / 떡보끼 / 시카고걸 / 묘링 / 리링 / 몽글 / 바두리 / 몰바 / 밀바엔 / 동댕 / 크헿 / 라넷 / 라미 / 동동이 / 잉스 / 올리브 / 트루
회사에서.. 밤에.. 둘이.. 모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