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본부장이 날 좋아한다면
워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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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있는데요."
본부장님 대답에 빤히 쳐다봐도 나한테는 눈길도 안주고 병규만 노려본다.
"누구신데요?"
"남자친구요."
"네?"
"말을 잘 못알아듣나? 지온이 남자친구라구요."
가끔가다 반말을 한 적은 있는데, 꼬박꼬박 지온씨라고 불렀는데.
처음들어보는 말투에 괜히 오글거려서 '어억'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자 이번엔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쳐다본다.
순간 나를 서운함 가득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본부장님을 보니 아차싶었다.
빨리 상황을 수습해야겠다 싶어 애꿎은 본부장님 손가락만 붙잡고 '어어.. 남자친구.. 맞는뎅...'하고 말하자
"왜?"
"왜냐니... 병규야, 너야말로 갑자기 찾아와서 왜 이러는ㄱ,"
"너 나밖에 없잖아."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병규를 째려보다 더 서있어봤자 기분만 상할 것 같아 본부장님 손을 붙잡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 여기..! 앉아 계세용..."
쇼파에 앉아있으라는 말에 대답은 안하고 한숨만 푹푹 쉬는 본부장님 눈치만 보다 방으로 들어와 옷을 몇개 챙겨들고 다시 나왔는데..
"잘생겼던데-"
"네?!"
"아까 그 친구"
쇼파에 앉아서 괜히 허공만 바라보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 본부장님이 귀여워서 ㅋ..하고 웃으려다 정신 차리고 옆에 가서 앉았다.
"아닌데. 본부장님이 더 잘생겼는데."
"..."
"진짜!!! 본부장님이 훨씬 잘생기고 매력있고 멋있고"
"됐거든요."
"아아.. 저는 관심도 없어요. 진짜루.."
"응"
누가봐도 '나 삐졌어요.'하고 앉아있는 본부장님을 빤히 쳐다보다가 물어봤다.
"본부장님 지금 질투해요??"
"내가 질투를 왜 해요. ㅎㅎ."
"질투하는것 같은데..?"
"아닌데요."
"으음..."
"진짜 아닌데요."
"질투하는거면 뽀뽀해줄라 했는데"
"?"
"??"
"..질투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질투 많은 사람도 좀.. ㅎㅎ"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난이에요..."
.
집에서 나왔을때 다행히 병규는 없었다.
딱히 말은 안했지만 나도, 본부장님도 속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겠지.. 진짜 아직도 서있으면 어떡하나 긴장했는데..
"피곤해요?"
"아뇨! 아직 괜찮아요. ㅎㅎ"
"술이나 한잔 할까?"
"술이요?!"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
"ㅎㅎㅎㅎㅎ"
본부장님 집에 차를 세우고 근처 술집에 왔다. 둘 다 시끄러운 건 별로 안좋아해서 제일 구석자리에 앉았다.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잔을 채우고 '짠~'하면 본부장님도 잔을 들고 맞춰준다.
"본부장님 왜 회사에서는 머리 안내려요?"
"머리요?"
"넹.. 지금 머리가 훨씬 귀여운데 ㅎㅎ"
출근할때는 항상 단정하게 머리를 세팅하고 다니는데, 주말이나 회사에 안나가는 날에는 따로 세팅안한 생머리로 다니는데 갭차이가 엄청나다.
"귀여운건 좀.."
"귀여운것도 좋은데 ㅎㅎ"
"나도 지온씨 좋은데."
"어억..."
"ㅋㅋㅋㅋ."
.
둘 다 술이 조금 들어가니까 맨정신에는 둘 다 못할 얘기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오래 만났어요?"
"4년..정도...? 근데 진짜!! 연락 한 적도 없구요, 찾아온것도 처음이고.. ㅠㅠㅠ"
대답은 그렇구나.. 하면서도 표정이 계속 뚱한게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아예 본부장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시 만날일 없을거에요, 진짜! 아까 본부장님이랑 만난다고 얘기도 했으니까."
"지온씨 믿으니까 괜찮아요, 뭐. 알아서 잘 하겠지. ㅎㅎ"
"맞아요!!"
다행히 이번엔 진심으로 괜찮다고 하는 것 같아 나도 한시름 놓였다.
그래서 나만 당할 순 없지-하는 생각에 스스로 무덤을 팠다.
"본부장님은 전에 만난 사람이랑 언제 헤어졌어요?"
"난 아무도 안만났어요."
"숨도 안쉬고..."
"ㅋㅋㅋ"
"진짜!! 그냥 궁금해서 그래요.. 전 누구처럼 뭐라고 안해요..!!"
"그 누구가 누군데요?"
"ㅎㅎ.. 그러게요..^^"
'난 알 것 같은데-'하며 살짝 인상을 찡그리는 본부장님을 보다 '전 모르겠는데요~'하며 시치미를 떼자 혼자 꿍얼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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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와서 씻고 침대에 누웠는데,
몇번이고 거절했지만 계속 고집 부리는 본부장님덕에 본부장님 팔을 베고 누웠다.
본부장님 불편할까봐 거절했던건데 막상 팔 베고 누워서 몸을 돌려 끌어안고 있으니 편안하긴 하다.
술도 마셨겠다, 품 안에 안겨서 편안하겠다.. 눈이 감기는데 본부장님이 계속 말 걸어서 '녜에.. 으응..'하며 겨우 대답하다 나도 모르게 잠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제와는 다르게 옆에 본부장님이 없어 바로 일어났다.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가자 잠이 덜 깬 얼굴로 쇼파에 앉아 멍때리고 있는 본부장님이 보인다.
일단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수랑 양치를 하고 나와 본부장님 옆에 앉자 잘잤냐고 물어온다.
"네! 본부장님은요?"
"팔 저려서 못잤어요."
히익-. 물론 농담이었겠지만 괜히 민망해서 입을 벌리고 쳐다보자 'ㅋㅋㅋ 장난인데.' 하며 자연스럽게 내 무릎을 베고 눕는 본부장님이다.
아. 밑에서 쳐다보면 진짜 못생겼을텐데;
"오늘은 뭐하고 싶어요?"
..분명 오늘 뭐하고 싶냐고 물어봤던 것 같은데.
아침먹고 3시간째 바닥에 앉아 일만 하는 본부장님을 쳐다보고 있자니 지루해져서 이번엔 내가 본부장님 다리를 베고 누웠다.
"ㅋㅋㅋ조금만 하면 돼요. 미안-"
나때문에 갑자기 휴가를 쓴 탓에 밀린 일이 많아서 그러는거라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서운한 마음에 가만히 누워서 얼굴만 쳐다보고 있으면 왼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어 준다.
내 얼굴을 만지면서도 눈길 한번 안주는 본부장님 손을 붙잡고 쪼물거리면 또 웃어준다.
회사에서는 너무 예민해서 일 할때는 항상 그런 줄 알았는데, 또 집에서 일하는거 보면 예민미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근데요, 본부장님"
"네."
"왜 회사에서는 예민해요?"
"내가요?"
"네..."
"모르겠는데."
"처음에 막 다들 본부장님 조심하라 그러고.. 무서워해서 저도 엄청 무서운줄 알았는데 ㅎㅎ"
"그랬는데?"
"아니던데요! 저는 처음부터 본부장님 좋았어요 ㅎㅎ"
"나도."
"에?"
"나도 지온씨 처음부터 좋았는데."
"ㅋㅋ..ㅋ....ㅋㅋ..."
"거짓말 같아요?"
"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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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님이 회사에서 일부러 예민하게 굴거나 무섭게 보이려는건 아니라기에 그러면 스타일부터 바꿔보자고 했다.
"머리 내리는게 훨씬 귀여우니까 내일부터 이렇게 출근하면 안돼요? ㅎㅎ"
"...한번도 그런적 없는데."
"아아.. 제 소원인데..."
"ㅋㅋㅋ. 알았어요, 알았어."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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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고갈.. 아이디어..고갈...
너무 안써져서 올리기도 민망하지만... 다덜 기다릴까봐 일단...
/호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