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와김영권] 눈 위에서
3.
어떻게 이유를 아냐고 묻는다면 할말은 없다.
어젯밤 넌 우리 둘밖에 없는 방에서 갑자기 고해성사를 하듯이 말을 풀어놨다.
난 침대에 누운지 시간이 꽤 됬었다. 눈도 감고.
"자?"
어제 난 국가대표가 된 이후 오랜만에 찾아온 감기 기운때문에 약을 먹었다.
"힘들다. 이렇게만으로 버티는거."
그래서 평소와 달리 잠이 올랑말랑, 약기운에 힘들었다.
"지금 말고 환한 낮에 말해주고싶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거기다가 난 니가 상대가 남자건 여자건 잠들어있는 상대방에게 말거는 그런 유치한 건 안한다고 생각했고,
그저 통화나 하고 있는 줄 알았다.
"말한다고 해도, 말할 수 없겠지."
그래서 온통 이상한 니 말들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하는 말이란 걸 깨달은 건 좀 뒤였다.
"근데 지금은 깜깜해서 얼굴도 못보고........"
슬슬 오는 잠을 무시하느라 힘들었다.
"정호야."
그런데 평소 '홍정호'와 다르게 나를 부른 너때문에
"내가, 내가 너를 좋...............좋.......................흐아"
너의 그 뒷말이 뭔지 알아챈 듯 만 듯한 나때문에
"푸하, 깜깜하다고 해도 말 못하는게 뭘 환한 낮에 말하겠다고."
잠이 확 깨버렸다.
4.
"안자냐."
나는 그 뒤로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니가 아무 말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니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계속 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이건 알고 있다.
난 잠을 다 깨버렸고,
너 또한 잠을 다 깨버렸다는거.
삉삉 말투가 바뀐건 화크때문이다. 화크를 보고 난, 멘붕을 머거따.
독자님들 화크보세요 두번보세요
+ 장편으로 쓴다고 해놓고 급한 마무리 너무 죄송합니다ㅠㅠ 다음 더 재밌는 단편으로 다시........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