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아낀다
뭐어라고오~? 이 하숙집에 남자만 13명이라고?
-★청소정하기☆-
급 승철이가 우리를 거실로 다 불러모았어. 난 바닥에 슬라이딩하다가 엎어져서 겁나 추한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줬지ㅎㅎㅎ
무릎이 쓸려서 아프지만 쪽팔려서 아픔 따위 개나 줘버린지 오래야..ㅎ
"아 누나! 좀!!!"
앞에서 석민이가 기겁을 하며 멀어졌고
"언제쯤 철들까..?"
"왜? 이런 게 매력이지.ㅎㅎ"
한숨 섞어서 말하는 정한이의 말에 정색했고, 감싸주듯 말하는 지수로 웃음꽃이 피었어.
역시 지수는 천사야..★
"傻瓜"
"응? 뭐..?"
"아ㅋㅋㅋㅋㅋㅋㅋㅋ 준휘 짱!ㅋㅋㅋㅋ"
기다려봐. 나 알아. 저 뜻 안다고..!(울컥)
준휘의 말에 명호는 바닥에 누워 웃었고 난 아는 애들이 없을까하며 두리번거렸어.
믿을만한 지수를 보는데 내 눈을 피하더라구.. 날 봐 지수야..(부릅)
"보나마나 준휘형이 욕한 거겠지. "
"뭐? 뒤질래?"
한솔이의 말에 헤드락을 걸고 막 위아래로 흔들고 있는데 순영이가 위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이자마자 난 조신하게 앉아 경청자세를 취했어.
우리의 병맛돋는 모습을 지켜보던 승철이는 조용해지자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어.
"우리가 세봉이랑 민규랑 가족처럼 친해지기도 했고, 그냥 이대로 빈둥대기만 하기에는 아주머니께도 죄송하지? 그래서 청소도우미를 정해볼까해."
"누구 고용하려구요?"
승관이의 말에 승철이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잠시 참는 듯 하더니 봉지를 우리 앞에 내밀었어.
애들은 과자인 줄 알았는지 좀비처럼 달려가 먼저 가지겠다고 난리치다가 툭 떨어진 고무장갑에 서로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는 거야;;
결국 봉지는 외롭게 혼자 남아 버렸지..★
"모두 자리에 앉아볼까? 명상의 시간 가져야 조용해지지?"
"명상의 시간..? 야 다들 닥치고 승철이 말에 집중!!!"
애들이 너무 시끄러워 일어나 소리치니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어.
다행이야ㅎㅎ 더 떠들었으면 때릴 뻔했어^^
근데 신기한 건 내가 이렇게 화를 내고 승철이를 봤을 때는 항상 아빠미소로 바라보고 있는 거야.
그 모습에 설레서 난 입 꾹 다물고 자리에 앉았지. 근데 아;; 이런 소리가 들리는 거야.
식겁해서 방금 낚인 물고기처럼 튀어올랐지.
"방향감각 없냐고. 왜 내 무릎에 앉는데?"
"야 니가 이쪽으로 온 거지?"
"누나 요즘 물고기 언어 배워? 물고기랑 대화까지 하더니 이제 언어까지 공유하나봐?"
와.. 이 빡침을 어떡하면 좋지?? 나 어떡해야 하지??
최한솔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길 것 같아..ㅂㄷㅂㄷ
"아!! 그거 아니라고!!!"
"밥줄까?"
"안돼!"
"방금 먹었자낳ㅎㅎㅎ"
최한솔 김민규 이석민 다 따라나와;;;
무릎뼈가 으스러질 만큼 세게 내려치고는 승철이를 보았어.
제발 입을 열어서 이 상황을 막아줘.. 라는 눈빛을 보내며 쳐다봤지.
"자! 지금부터 청소구역을 정해볼게."
승철이는 역시 눈치가 빠른듯?ㅎㅎㅎ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청소정하기 겸 청소밀어내기가 시작됐어! 오예에에에에!!!
"일단 제일 쉬운 거 먼저 정하자."
"무조건 나. 정하지도 말고 나."
민규의 뒷통수를 때리고 귀에 속삭여주었어.
아주 작은 소리로.
"한번만 더 싸대면 죽여버리겠어."
"나 고3이야. 집안일 할 여유가 어딨어."
"게임할 시간은 넘쳐나나 봐? 집안일 혼자 다 시키기 전에 우리 정해보자^^"
"이응;;;"
"일단 창틀에 먼지 닦기."
"선생님 이의있습니다."
원우는 인생에 이의가 참 많은 아이인듯;
"뭔데?"
"여기가 학교입니까? 그거는 지나가다가 간지나게 휴지로 쓸어주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요즘 제일 힘들고 피곤한 지수가 지나가다 간지나게 휴지로 쓸어줘."
고급진 화이트보드에 지수-창틀 간지나게 휴지로 쓸기. 를 적어준 승철이는 뿌듯하다는 듯이 웃으며 다음 청소를 생각했어.
다음은 화장실 청소를 1층, 2층, 3층 한 명씩 정하자고 했지.
물론 난 방에 화장실 있으니까 제외!ㅎ
"각자 층대장이 하자!"
"야 니 대장 아니라고 막말하지?"
석민이의 말에 지훈이가 정색하며 말했고 석민이는 짜게 식어갔어.
소금 되기 1초 전.
"그렇게 따지면 세봉이 누나도 안되는데? 방에 화장실 있잖아."
"그러면 각 층 막내들이 하자."
"찬성!!"
막내들은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형들은 지들끼리 하이파이브 하고 난리가 났어.
찬이의 우울한 모습에 나까지 우울해져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주니 금방 활기를 되찾는 찬이야.
얼굴도 샤방샤방! 모든 것이 샤!방!샤!방! 이게 바로 청소년 파워..?
"이번엔 세탁담당. 엄청 많은 거 알지?"
"그건 민규가 하겠다고 했어."
"누나 막말 쩔어; 내가 언제;;;;;"
"미안하게 다른 애들한테 그걸 어떻게 시키냐? "
"그럼 누나가 하던가."
"이 누나가 어떻게 그 많은 빨래를 짊어져..?"
민규는 진짜 세상 가장 한심을 표정을 짓더니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어.
아구 예뻐!
"우리 민규 고개 끄덕였어요~?"
볼을 꼬집으며 말하자 팔을 내팽개치며 날 째려봐.
앙칼진 기지배!ㅎ
"세탁은 할 게 많으니까 한 명 더 할까?"
"네네네네네네!!!"
"할 사람?"
"하면 특혜는?"
"일주일동안 컴퓨터 빌려줌."
"나."
원우가 바로 손을 들었고 다들 존경의 박수를 쳐줬어.
물론 나도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원우도 세탁기 한다? 다음은 청소기 돌리기!"
"나나나나나나!!"
"이건 공평하게 가위바위보 하자."
"순영이.. 이겨라..!"
작게 응원하는데 옆에서 명호가 목소리가 왜 이렇게 작냐며 누나 답지 않다며 크게 말하라고 했엌ㅋㅋㅋㅋ
난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지. 이거 크게 말했다가 민망해서 순영이 얼굴 못 봐..ㅎ
"아오! 왜 빠를 내냐 멍청한 놈아!!!"
자기 자신을 한탄하며 바닥에 엎드려 절규를 하는 석민이를 보며 비웃어주고 또 작게 순영이를 응원했어.
나의 바램이 이루어 지기를..!!!
"워후!!!!!!!!!!!"
순영이가 이기자마자 난 내가 이긴 것 마냥 일어나서 만세를 하며 워후를 외쳤어.
그런 나를 발견하자 쪽팔림이 찾아오더라..
나에게 시선집중이 됐고 난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어. 쥐구멍 좀 파줄 사람..?
"ㅋㅋㅋㅋㅋㅋ누나는 바닥닦기해. 나랑 같이하자."
순영이의 말에 눈에 불을 켜고 바닥닦기를 말해줄 승철이를 기다렸지.
근데 생뚱맞게 설거지가 나오는 거야. 뭐야.. 김빠진 콜라 마신 기분..
"설거지 할 사람?"
"없을듯.."
"그러면 아직 안 정해진 애들끼리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나 이런 거 운 드럽게 없는데..?
마지막까지 남은 난 체념하고 찌를 냈어.
이럴 줄 알았어. 역시 난 루저야..
"설거지 당첨! 세봉이는 뽀득뽀득하게 거품이랑 그릇이 놀 수 있게 해줘요."
머리를 쓰다듬으며 날 우쭈쭈해준 승철이는 화이트보드에 내 이름과 설거지를 적고 옆에 하트까지 그려주는 센스를 발휘했어..
하트가 원래 이렇게 안 좋은 거였나..?★
"다음은 바닥닦기!"
"와.."
원망의 눈초리로 쳐다보자 승철이는 내 손을 잡고 몇번 흔들더니 놔줬어..
또 애기가 된 기분..? 응애..ㅎ
"바닥닦기도 가위바위보?"
"제발..제발..!"
결국 석민이가 이겼고 좋다고 일어나 해괴망측한 춤을 추더라..
저기.. 석민아.. 저리 꺼져..ㅠㅠㅠㅠ
"남은 애들은 음.. 식탁 차리는 거 도와드리는 거?"
"헐 그거 내가 겁나 잘하는데."
정한이의 말에 다들 정한이한테 양보해줬어.
숟가락 젓가락만 해도 어후.. 말도마..
"치우는 것도 정하자. 할 사람?"
"저요!!"
"명호? 그럼 명호가 식탁치우는 거 해! 다음은 화분 물주기."
남은 애들 다 손을 들었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훈이가 이겼어.
지훈이는 기분이 좋은지 해맑은 미소까지 보여주더라구ㅠㅠㅠㅠ
물론 나랑 눈 마주치자마자 어색한 미소로 바뀌었지만..
"준휘랑 나만 남았네. 우린 하지 말까?"
"응."
"아니라고 해야지! 난 내가 제안했으니까 제일 어려운 거 할 거고 준휘는 적응 아직 안 됐을 테니까 쉬운 거 하자."
"제일 어려운 거라면 카페 청소..?"
"그래 그거 할게. 준휘는 잡일담당하자. 괜찮지?"
"하오!"
그 날 바로 우리는 정해진 대로 시행에 옮겼어.
밥을 다 먹고 명호가 식탁을 치우자 난 싱크대를 보며 절로 한숨이 나왔지. 하.. 이 많은 그릇들을 언제 해..?
거품과 아주 소프트하게 놀 수 있도록 내가 열심히 닦아줄게!!!!!!!
그릇에 거품을 묻혀서 닦으며 옆 싱크대에 놔두니 누가 와서는 씻어서 위에 하나씩 올려놓더라구..
옆을 보자 승철이가 날 보며 웃는데.. 엄마.. 나.. 천사를 보았어요..
"괜찮아! 내가 할게!"
"난 오늘 할 거 없어서 그래. 이거 시킨 거 미안하기도 하고."
"너가 뭐가 미안해ㅠㅠㅠㅠ"
"물 아깝다. 얼른 할까?"
"응..? 응..!"
얼른 하고 고무장갑을 벗고 승철이 손을 보자 물에 불은거야..
수건으로 닦아주는데 승철이가 가만히 내 눈을 보더라고..
그 눈빛이 진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 너희들이 봐야돼ㅠㅠㅠㅠㅠㅠㅠ
"다 됐다!"
"아니."
"응?"
"아직 안됐어."
승철이가 목소리를 확 내리깔 때는 엄청 섹시해..ㄷㄷ
아니라고 말하는데 섹시해서 코피 터질 뻔..
이미 다 닦은 것 같았지만 속아주는 척 더 닦아줬어.
눈치를 보고 수건을 치우는데 귀엽다며 내 볼을 누르는 거야..
승철이 원래 그래.. 항상 귀여우면 꼭 뭐든 해야돼..ㅋㅋㅋㅋㅋㅋ
"왜 눈치를 봐 귀엽게.ㅋㅋㅋㅋ"
난 또 민망해져서 피하듯 도망쳤어.
다들 청소가 끝나고 거실로 모여 바닥에 대자로 누웠어.
막내들은 힘들지도 않은지 막 장난치며 놀고있더라구..
이 때 승철이가 익숙한 걸 들고 왔어.
저건 분명 칭찬스티커야.
"다들 손 내밀자."
승철이랑 동갑인 정한이와 지수는 기겁하며 손을 감췄고 나머지 동생은 할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내밀었어.
결국 정한이와 지수의 손등에도 붙여졌고 이제 내 차례가 됐어..
"난 방에 쌓였는데.."
"칭찬 스티커 많아지면 좋은거지 뭐. 손 내밀어야지?"
손을 내미니 칭찬스티커가 붙여졌어.
얘는 누가 뭐라해도 유치원 선생님이 될 거야..
Bonus
세봉이네 하숙집! 이건 꼭 지켜줘요~
1.다 비운 식판은 싱크대에 넣어요!
2.세탁할 옷은 빨래통에 넣어요!
3.수건은 한 장 씩만 써요! 제발 부탁이야~
★4.하숙집 내 연애를 금지해요! 연애하면 내쫓을 거야^^
(난 내 딸을 너희에게 줄 수 없단다^^)
5.목소리 데시벨 좀 줄여요! 이웃 주민들의 앞담이 장난 아니에요!
(떠드는 건 너희인데 왜 욕은 내가 먹니?^^)
6.12시 이 후 tv시청을 하지 말아요!
7.화장실로 싸우지 말아요! 방법을 구해 보아요! -나이 상관 없이 온 순서로
암호닉
일공공사/지유/홉푸/숲/지후니
제가 돌아왔습니닿ㅎㅎㅎ
글을 올리고 반응 보는 맛에 산답니다ㅠㅠㅠ
앞으로는 거의 매일 올거예요!
못 오는 날에는..다음 날에 올게요..(오열)
다음 편은 뭘까요~? 맞춘 사람에게는 제 사랑 드립니닿ㅎㅎㅎ
일부러 안 맞추시는 거 아니죠..? 마상..
다음편에 만나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