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해야할 것들
Written by. 비얀코
*
2012년, 4월 오스트리아의 봄.
어느 이름 모를 자제분의 생일파티에 초대된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서빙카트에 빵과 포도주와 와인 잔을 담은 뒤 나르는 단정한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경수는 양 손톱의 끝을 맞대어 여러 번 퉁기었다. 단 한 번도 이런 분위기는 접해본 적이 없다. 한국에 있을 때도 행복과 부유함은 타인의 것이라고 간주하며 가난하더라도, 부족하더라도 마음만은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가정의 아들이 되고 싶었다. 이 마음을 먹었던 게 열한 살. 아직 어린 경수에게 고아원의 생활은 적어도 그랬다. 질은 밥을 반찬도 없이 꾸깃꾸깃 입안으로 삼키며 간혹 오는 사람들 앞에 서서, 이것저것 저울질 되며. 얘는 나이가 너무 많아. 더 어린 아이, 귀여운 아이가 필요해. 하는 이유로 번번이 경수는 국내입양에 실패했고 결국 열여섯이 되어서야 푸른 눈을 가진 서양인부부의 눈에 들어 오스트리아로 오게 되었다. 보육원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처음엔 적응하긴 힘들겠지만 부유하고 좋은 환경 속에서 클 수 있을 거라고 처음으로 커다란 막대사탕을 쥐어주시며 잘 가 하고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그 모습은 마치, 마치….
“짐.”
그래, 짐 덩어리야, 잘 가. 라고 들렸어. 경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다. 얼굴이 희고 금발의 머리를 띈 소년이 갈색 머리의 소년의 팔을 붙잡으며 짐 하고 불렀다. 남자는 그 소년의 부름에 뒤돌아보았고, 금발의 소년은 그 남자가 소중하다는 듯 얼굴을 어루만지며 얼굴을 가까이 했다. 경수는 조금 머쓱해져서 시선을 애써 돌리며 제 앞에 있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근데, 갈색 머리. 그 애, 동양인 같은데. 확실히 동양인이었어. 확신을 가지고 고개를 돌렸을 땐 금발의 머리를 가진 소년의 뒤통수가 보였고, 그 앞엔 그 소년보다 키가 더 큰 갈색머리의 남자가 그와 입을 맞추고 있었다. 충격이라도 먹었을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하도 많은 걸 보아온 터라 아무렇지도 않았다. 물론 내가 게이가 된다고 하면 한 번 생각해 보겠지만.
"레오!"
“어, 엄마.”
“…이게 무슨 망신이야. 사람 다 불러놓고. 게이라고 소문나고 싶어?”“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넌 네 방에 들어가 있어.”
아, 이게 무슨 소동이야. 검은 머리칼을 한 여자는 키스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떼어내며, 금발의 남자를 나무랐다. 레오라고 했던가, 그런데, 너무도 익숙히 들려오는 한국말이 조금 낯설었다. 그러고 보니 그 엄마라는 사람도, 레오라는 사람도 모두 한국말이 모국어처럼 편안하게 들렸다. 오스트리아에 온지 어언 2년,
의사소통이 편해졌을 무렵, 오랜만에 들려오는 한국어는 경수의 심장을 두근거리게끔 했다.
“엄마, 이곳의 모임, 혹시 동양인들의 파티인가요?”
“음,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동양인의 자제를 둔 부모님들의 만남이니까.”
“그럼, 저처럼 한국인도 있겠네요?”
“당연하지, 한국인 위주야. 그래서 너를 이곳에 데리고 왔는걸.”
푸른 눈으로 온전히 경수만을 향하며 웃어주는 새 어머니는 꽤나 자상한 분이였다. 경수를 위해 동양인 자제를 둔 부모님들의 사교파티를 직접 찾아다니시며, 드디어 오늘에서야 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사교계 모임이 형성이 되었으니 말이다. 곳곳에서 한국말, 혹은 아시아권의 나라말이 들려왔고 경수는 오스트리아 태생인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의 옆에서만 앉아서 조곤조곤 말을 했다.
“음, 어머니, 저기 있는 그랜드피아노는 값이 좀 있어 보여요.”
“당연하지. 이곳은 명문가의 집인 걸. 부모님이 모두 음악을 하시고, 이 생일파티의 주인공인 레오역시 피아노에 천재적인 음감을 가지고 있어.”
“레오? 혹시, 그 아이도 동양인인가요?”
“음, 어머님은 한국인, 아버지는 프랑스사람이야. 혼혈이지.”
“…아, 그렇구나.”
이유 없는 끌림, 그건 필시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거다. 경수는 자꾸만 할 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 말을 붙였고, 어머니는 그런 경수에게 조금 답답함을 느끼며 이 자리에 널 오게 한 이유가 뭔지 아직도 모르겠니? 하며 경수의 등을 떠밀었다. 경수는 터덜터덜 자리에서 일어서서 자기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까 보았던 금발의 소년도 갈색의 머리를 한 소년도 있었다. 그리고 둘 뿐이던 아까와 다르게 제법 사람이 있었다.
“그래, 루한. 클라리넷은 잘 세팅해놓았어?”
“응, 진즉에 해놨지.”
“좋아, 카이 너는 준비된 거야?”
“…안 해.”
“왜?”
“누가 이런 음악에 춤을 춰?”
“…내 생일이잖아.”
“어린 애처럼 굴지 마. 난 안 해.”
기껏 가까이 다가왔는데, 분위기가 싸늘하다. 검정 머리만큼, 어두운 피부색을 띈 동양인의 소년의 입이 굳게 다물린 채로 경수의 어깨를 툭 치고 반대편으로 멀어져갔다.
그런 그의 뒤통수를 바라보던 레오는 그제야 경수가 보이는지 알은 체를 해오며 못 보던 애네? 어느 나라 사람이야? 하고 물었고 경수는 한국어로 대답했다.
“한국.”
“오, 진짜? 간만에 보네. 한국인.”
“난 오스트리아 와서 한국인 처음 봤어.”
“음, 좀 드물긴 하지. 너 나이는?”
분명 한국어이긴 한데, 어째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가 없다. 아무리 보아도 내가 형인 것 같은데…. 경수는 열여덟. 하고 짧게 답했고 역시나 경수의 예상대로 세훈이 한 살 더 어렸다. 한국에서 온지 이년 되었다고 소개하자, 여기저기서 경수에게 손을 내밀며 친한 체를 해왔다. 아까 본 갈색머리에 키 큰 남자 애 역시도 경수의 손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며 반갑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했다.
“어? 너도 한국인 이였구나.”
“…바보. 아무리 처음 왔대도 그렇지. 여기 세훈이 친구들은. 아니, 레오 친구들은 거의 다 한국인이야.”
“…아, 그렇구나.”
“나도 열여덟 살이야.”
다들 바쁘게 경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루한이라는 사람은 스무살, 국적은 중국인. 하지만 한국과 오스트리아 모두 유학경험이 있어. 삼개국어에 능통하다고 했다.
크리스, 캐나다계 중국인, 그러나 루한과 마찬가지로 한국, 오스트리아 유학 경험 있음. 첸, 국적 한국인, 중국유학경험 있음. …음, 모두 비슷비슷한 것 같다.
여기저기서 손을 내밀며 이름과 출신지, 나이를 나열했다. 아 못 외우겠어. 너무 많아!
경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와 동시에 그 틈을 비집고 나가는 레오, 그리고 그런 그를 뒤따라가는 짐, 아니 한국이름 박찬열.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고.”
“…난 걱정 돼.”
경수는 머리를 숙이며, 그들에게 가볼게. 하고 인사했다. 그리고 멀어진 둘의 뒤를 뒤쫓았다. 키가 큰 찬열의 뒷모습은 조금 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쉽게 띄었다.
작은 체구의 경수가 빠른 걸음으로 찬열의 앞까지 발걸음을 옮겼고, 발코니의 문 옆의 벽에 붙어있던 찬열이 그런 경수를 끌어당기며 제 옆에 붙였다.
“…뭐, 뭐야.”
“조용히 해.”
“…무슨 일 있어?”
찬열은 그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발코니의 문은 조금 열려있는 채였다. 그 틈새로 레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혼혈이라 그런가. 발음이 좀 안 좋다.
그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방금 전 들린 한국어 말을 곱씹어보니….
“내 생일인데, 내가 원하는 대로 한 번만 해 주면 안 돼?”
“…한 번? 너는 이번이 한 번이라고 생각하지? 너 작년 생일에도, 제 작년 생일에도.”
“…아아, 종인아. 넌 어떻게 그렇게 매정해? 응? 내가 제일 예쁘달 때는 언제고.”
“너, 네가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단 한번이라도 누굴 사랑해본 적이 있긴 해?”
“…너도 나 말고 더 있잖아.”
“…걸레 같은 게.”
“너, 내 생일에 꼭 말을 그렇게 해야 해?”
열일곱 살, 그리고 별다른 호칭이 없는 걸로 보아, 둘은 동갑. 동갑인 남자애들끼리 저게 오갈 수 있는 대화인가 싶어서 조금은 앙칼진 세훈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경수는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움직여 둘의 모습을 엿봤다. 분명 그를 때리려고 했음이 분명한 세훈의 손은 그대로 종인에게 잡혀져 조금 더 크게 세훈은 언성을 높이며 울먹였다.
“해줄 거라고 말해. 넌 내가 원하는 거면 다 해줬잖아.”
“…끝까지 반성 안한다 이거지?”
“그래, 미안해. 잘못했어. 그러니까. 오늘 파티가 끝나면 내 방으로 와.”
…뭐야, 갑자기 분위기가 왜 변한거지? 경수는 의아해하며 그런 둘의 모습을 살폈다. 울먹이던 세훈의 얼굴에선 결국 한 줄기의 눈물이 흘렀고 말투는 부드럽게 누그러졌다. 그리고 종인은 세게 잡고 있던 세훈의 손목을 밑으로 내리며 놓아주었다. 어깨를 잘게 떠는 세훈은 조금 더 흐느껴 울었다.
“울면 다야? 어? 내가 너 봐주는 건. 더 이상 못 되게 굴면 밖에서 엿듣고 있는 친구가 날 너무 나쁜 놈으로 생각할까봐. 봐주는 거야.”
아, 너무 가까웠나. 경수는 다시 옆으로 발걸음을 슬금슬금 옮겼고, 그러던 차에 찬열과 눈이 마주쳤다. 아니, 애초부터 찬열은 뻔히 들킬만한 위치에 있는 경수가 신경이 쓰였는지 여러 번 쳐다보며 눈치를 줬지만, 경수는 그저 입을 벌린 채로 밖의 모습을 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찬열은 짐짓 화난 표정으로 경수를 내려다보며 독일어로 말했다.
“원래 연애싸움은 타인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해결되는 문제란 말이야.”
“…연애싸움?”
“그래, 지금 저들은 연애싸움을 했어.”
발코니 문을 열고나온 종인이 바로 옆에 붙어있는 찬열과 경수를 보고 작게 웃음 지었다.
“뭐야, 하나가 아니라 둘씩이나 여기 붙어있었네.”
“…미안.”
“네가 왜 미안해해. 박찬열, 너는 여기 무슨 낯짝으로 있는 거야?”
“세훈이 좀 그만 울려.”
“네가 세훈이 옆에서 떨어져준다면 아무 문제없을 텐데.”
“…걱정돼서, 속이 타서 떨어질 수 가 없어.”
“…그러니까. 항상 이 레퍼토리 인거야.”
세훈이 뒤늦게 나와 종인의 와이셔츠 깃을 붙들고 숨통을 죄이는 찬열의 손을 제지했다. 형, 그만하자. 내가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지금의 이 상황을 피해보겠다고 세훈은 연신 미안하단 말을 내뱉으며 둘을 말렸다. 덕분에 주먹이 오가지는 않았지만. 찬열이 종인의 와이셔츠 깃을 놓자마자 종인이 잔기침을 하며 켁켁 거렸다.
세훈은 걱정스러운 손길로 종인의 등을 두드렸고, 찬열은 잘 해결됐네. 악기 세팅해야 되는데, 곧 공연 해야 하잖아. 계속 여기서 이러고 있을 거야? 하고 먼저 뒤돌아섰고
경수는 어찌할 바를 모른 체 그 자리 그 모습 그대로 굳었다. 세훈이 그런 경수의 앞에 섰다.
“디오, 여기서 뭐 원하는 거라도 얻었어?”
“……아니.”
“이건 내 사생활인데. 앞으로 나에 대해 궁금한 거 있으면….”
몰래 엿듣지 말고 나한테 직접 물어봐. 다 알려줄게. 세훈의 숨결이 귓가에 닿았다. 떨어졌다. 숨과 함께 뱉어내는 세훈의 목소리는 조금 위태로웠고 야릇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세훈이 빠르게 찬열의 뒤를 쫓아 뛰어갔고 종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빠른 걸음으로 세훈의 뒤를 쫓았다. 그 자리에 남은 건 오직 경수뿐이었다.
저 셋의 관계는 어쩐지 이상해….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레오는 더더욱 이상해.
*
중앙에서부터 크게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에 경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1층으로 내려와 홀에 앉아있는 어머니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중앙에서부터 연주를 하는 이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아, 죄다. 아까 보았던 친구들이구나. 세훈의 피부만큼 흰, 새하얀 그랜드피아노에 앉은 세훈이 메인피아노를 연주했고, 찬열은 호른을 불었다. 첸은 경수와 비슷한 체구인 듯 했으나, 꽤 탄탄한 발성을 가지고 있었다. 중앙 홀에서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결코 작아 보이지 않았다. 클라리넷 루한, 첼로를 켜는 크리스,
아까 경수와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 못한 두 명의 한국인, 지휘자 준면, 첼레스타 백현까지. 소규모의 오케스트라 였지만 제법 탄탄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에 와서 연주회를 제법 가본 적이 있던 경수는 찬찬히 그들을 둘러보며 제 나이 또래에 좋은 실력을 지닌 그들을 뜯어보고 있었다.
근데, 가만. 아까 보았던 몇 명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레오의 생일파티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제 노래는 끝이고, 무용수 두 분 공연만 남았네요.”
종대가 꾸벅 인사를 하며 중앙 무대에서 내려왔고, 그 자리를 종인과 타오가 메웠다. 중국 전통 무술이라고 소개한 뒤, 빠르게 중앙에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기다란 봉을 잡고 허공을 찌르고, 봉을 돌리는 그의 동작에 테이블에서 작은 탄성이 들렸다. 봉을 휘두르며 두 바퀴를 연속으로 돌며 마지막으로 타오는 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무대 밑으로 그가 내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인이 무대에 섰다. 웅장하고 빠른 음악소리는 조금 차분해 졌고 종인은 검정색 슈트를 입은 채로 재즈풍의 춤을 췄다. 자유로운 그의 몸짓과 눈빛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허공으로 뻗은 손은 다시 부드럽게 종인에게 돌아왔다. 제 자리에서 빠른 턴을 도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현기증이 일었다.
무려, 네 바퀴나 돌았다. 종인의 시선은 여전히 앞을 보고 있었다.
“엄마, 이곳의 친구들은 모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렇지? 엄마도 그렇게 생각한단다. 디오 너도 악기를 배우면 저들과 같은 자리에 설 수 있을 텐데….”
“저는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아무것도 없는 걸요.”
“배우면 되지.”
“…저들은 어렸을 때부터 배웠을 거예요. 저는 늦었….”
“늦지 않았어. 네가 원한다면 내일부터 당장 개인교사를 붙여줄게.”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푸른 눈을 한 여자가 경수의 볼을 쓰다듬었다. 짧은 대화를 마치고 다시 중앙 무대로 시선을 돌렸을 때는 이미 종인은 사라져있었다.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중앙무대로 발걸음을 옮긴 세훈이, 아까의 종인처럼 그 무대위에 올라섰다. 생일의 주인공인 그가 형식적인 인사말을 하며 예쁘게 눈을 접어 웃었다. 늘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하는 제 생일파티가 지루하진 않으셨나요? 제가 좀 더 잘 연주했어야 했는데, 손가락이 굳어 긴장을 해 피아노 연주가 매끄럽지 않았네요. 그런 말투로 그는 최대한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독일어는 한국어와는 다르게 제법 강단 있고 발음도 좋았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여워 보이는 건 빼어난 외모와 애교 있는 눈웃음 덕분인지도.
“아, 마지막으로 올해 생일은 좀 더 특별해요. 제게 새 친구가 생겼거든요.”
“오, 누구?”
무대와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 앉아있던 세훈의 어머니가 조금 크게 세훈에게 되물었고, 세훈은 아까와도 같이 화사하게 미소 지으며 디오, 경수의 이름을 불렀다.
“디오, 아직 안 갔지? 널 만나게 돼서 좋았어. 좀 더 친해지고 싶어.”
“오, 새로운 친구가사바티에 부인의 자제분 이였구나.”
“사바티에 부인이요?”
“응, 그녀는 아주 기품 있는 부인이지. 작년에 처음 뵀지만 음악적취향도 비슷하고 여러모로 훌륭한 분이시란다.”
세훈과 다르게 단정한 검은색 머리를 한 여자가 무대위로 올라가며 아들의 옆에 섰다.
“모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진짜 파티를 시작해도 될까요?”
테이블이 소란스러워졌다. 무대를 향해 와인잔을 든 여러 무리들을 따라 경수의 새 어머니도 그 행동을 따라했다. 무대의 중앙에서 세훈의 어머니가 제 아들과 비슷한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제 2부, 어른들의 파티를 시작하죠. 아들의 친구들, 혹은 데려오신 자제분들은 모두 2층으로 올려 보내겠습니다.
사바티에부인은 제 말이 끝나는 즉시 무대밑으로 와주세요. 못다한 얘기들이 많군요.
그녀의 얘기가 끝난 뒤, 경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계단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까 악기를 연주하던 소년들은 금세 제 나이 또래가 되어 어깨동무를 하고 실없는 농담들을 던지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경수가 계단에 다다랐을 때.
“디오, 어디 있다가 이제 온 거야. 짧았지만 보고 싶었어.”
하루밖에 안 되었지만 익숙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레오. 짧게 이름을 부르자 세훈이 웃으며 말했다. 디오, 한국이름이 뭐야?
“도경수.”
“내 이름은 세훈, 한국이름이 더 편하면 그렇게 불러.”
“근데 2층 가면, 뭐해?”
“음, 가서부턴 따로따로 놀아. 나는 처음 온 너를 챙겨야 하지만….”
어쩐지 세훈의 눈초리가 조금 슬퍼보였다. 세훈은 금세 그 눈빛을 거두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다른 볼일이 있어서, 한두 시간, 정도 뒤에 꼭 네 옆에 있을 테니까. 그 때까지 다른 사람이랑 놀고 있어. 그래, 짐. 찬열, 그는 아주 착한 사람이니까.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야. 나는 아까, 그 …싸웠던 친구랑 화해하러 가는 거야.
이번엔 엿보거나, 엿듣거나 그러면 안 돼. 절대 안 돼.
왠지 앙칼진 세훈의 목소리가 귓가로 꽂혔다. 그리고 찬열의 손목을 붙들고 잠시 귓속말을 했다. 세훈은 앞서가는 종인의 옆으론 뛰어갔고 찬열은 걸음을 늦추고 경수를 기다렸다.
“뭐야, 아까 엿들은 거 때문에 첫인상 완전 꽝인 줄 알았더니, 세훈이가 너 정말 마음에 드나보다.”
“…너도 같이 엿듣고 있었잖아.”
“난 원래 알던 사이잖아.”
“근데, 여기 원래 이렇게 다 따로 놀아? 아까는 다 모여 있더니….”
2층에 도착하자마자 뿔뿔이 둘둘 삼삼 무리지어 다른 방으로 흩어지는 사람들에, 찬열과 경수는 복도에 단 둘이 남았다. 적응 안 된다. 정말.
“초면에 방에 들어가서 얘기하긴 좀 그런데.“
“…처음부터 낌새는 차렸는데. 혹시 너 게이….”
“맞아, 게이.”
“근데 좀 이상한 게 세훈이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우리 사교계 모임에서 이상한 점 못 느꼈어?”
“…생각해보니 여자가 없었어.”
찬열은 차분히 설명했다. 그래, 생일의 주인공인 세훈이 때문에 같은 나이또래 여자애들은 출입금지야, 한 마디로 엄마 외에는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한 거야. 예술 쪽에 몸담은 사람이 그렇듯 예민하고 까다롭고 오래된 것에 질려하는 그런 거, 세훈이는 유독 심해. 그래서 한 사람이랑 오래 못 만나, 아니 만나도 한 사람한테만 정착하는 타입이 아니지. 근데, 디오, 너 세훈이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 하냐고?“
글쎄 호기심이 생기기는 하는데, 난 단 한 번도 남자를 좋아해본 적이 없어. 아 물론 여자도. 내가 누굴 좋아하거나 그럴 군번이 되진 못했거든.
나 자신 챙기기에 급급해서 단 한 번도 남에게 신경써본 적이 없어. 근데, 자꾸만 세훈이가 눈에 밟혀.
-----------------------------------------------------------------------------------------------------------------------------------------------------------
이게 뭔 뻘글이냐고요.. 저도 모릅니다..
바카라도 내팽겨치고.. 다 내팽겨치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요..
일에 치이면 이렇게 됩니다... ㅠㅠㅠ 일을 포기하고 팬픽을 쓸 순 없잖아요? 허허..
이거 단편 아닙니다.. 상중하로 끝낼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스케일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편 수를 적으면. .괜히 부담도 되고.. 제목 그대로.. 연재를 해볼까.. 합니다.
게다가.. 커플링을 딱 뭐뭐다 말해주기도 그런게.. 세훈총수같지만..
세훈수는 맞지만.. 다른 커플링도 있고.. 막 조잡하고..
아니 글의 흐름이 좀 그럴거에요... 그리고.. 다른 때랑 틀리게 배경이 오스트리아..;;
쿡 스케일 보소.. 그래서 번역체를 쓸 건데.. 조금 딱딱할 수 도 있구요...;;
누가 일하러간대서.. 작가 쪽일 하냐고 물어보셔서.. 제가 글을 그다지 잘쓰는건 아니지만..
학창시절에 다양한 소설을 읽었죠..ㅇㅇ 도서관에서 그 마일리지? 쌓이는 재미로다가..ㅋㅋㅋㅋㅋ
그렇게 읽었지만.. 책더쿠들을 이길 수 없어.. 항상 행사 때마다.. 뭐 받아먹는 게 없었음.ㅠ.ㅠㅠ
14k 책갈피도 받았었는데.. 하하... 한 달도 못간듯.ㅋㅋㅋㅋㅋㅋㅋ멍청하게 도서관 책에 꼽아서 반납했을 확률 98.9%
아.. 잡소리는..그만하고요.
누가 제 직업에 대해 궁금해하시길래.
예술계 일합니다..ㅠㅠ.. 작가 일 안해영....
허.. 부끄럽긴 한데. 음미 둘중하나에여.. 더 이상 좁힐 수 없돠.. .하..ㅋㅋ
그래서... 제 글도 들쑥날쑥한다는게 함정.. 가끔 보면 이게 한 사람이 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작품 해놓고.. 완결까지 찰떡같이 구상해놓고... 글이 안써진다고 예민하다고.. 날 마다 쓰고 싶은 글장르도 달라지곸.ㅋㅋㅋ
...그래서 지금에서야 나타납니다. .콜록..ㅠㅠㅠ 그냥.. 봐주세요..
그리고 reina... 진짜 일단... 정말 지금은 그냥.. 암호닉있는분들, 부터 제가 댓글로 끊어놓은데 까지 완결파일만 보내드릴께요.ㅠㅠㅠ
엉엉..ㅠㅠㅠ 카디번외는.. 꼭꼭 써드릴게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차분히 쓰고 있긴한데. .정말 차분히 쓰고 있어요..
컴퓨터 안 키는 날도 있고... 쓸 때도 한페이지만 써도.. 벅찰때가 있고.. 그래서.. 하... 일단 보내드리고.. 구월이 되기전. 다 보내드릴게요.
뒤늦게 댓글 다신분들은.. 아니되오.. ㅎ...
급 공지화가 되고 있다... 네, 여기서 줄일게요.
다음 편.. 제가 삘 받는 날 올라옵니다... 하.. 참 대책없는 작가다..ㅠㅠㅠㅠ
잠시 여유가 생겨 글을 조금 쓸 수 있게 되었어요. ㅎㅎ.. 보시는 분 있겠지...? 소금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