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며칠째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몸은 으슬으슬 추웠고, 어제 밤에는 열도 꽤 많이 났었던것 같다.
대학을 오며 혼자 독립을 하게되어 곁에는 돌봐줄 사람도 없었다.
혼자살 때 아프면 서럽다더니.
그래도 밤새 땀을 흘려그런지 오늘은 몸이 많이 아프지 않았다.
조금 찝찝한 마음에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하다 언뜻 거울에 비친 내 몸에 무언가 새겨진 것이 보였다.
잘못봤나 싶다가도 신경이 쓰여 거울을 한번 닦고 바라본 난
내 목에 새겨진 이름을 발견했다.
閔玧基
네임이었다.
읽을 수 없는 한자였지만.
잠시 멍하니 거울을 들여다보며 네임드된 내 목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나에게도 내 운명이 생긴것이다.
-
'오늘도 작업은 다했네.'
윤기는 며칠째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얼마전부터 손가락에 새겨진 네임이 뜨겁고 아프게 달아올랐다.
처음에는 걱정이됬다.
아무리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다지만 내 운명이었다.
어디가 아픈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며칠째가 되고 작업도 며칠째 하지 못하자 이제는 짜증이 났다.
윤기의 네임은 고등학생시절 발현이됬다.
아직도 기억하는, 고통스럽고 힘겨웠던 날이었다.
새겨진 네임은 그때 사귀던 첫사랑도, 아니면 그 주변의 누구도 아니었다.
완전히 처음보는 이름이었고, 그때 윤기는 첫사랑을 잃었다.
처음에는 원망햇다.
왜 이런게 새겨진건지. 새겨진 이름이 그날 사랑하던 그녀가 아니었는지.
서서히 그녀를 잊어가면서 그 이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궁금해져갔다.
운명이라면 언젠가 만나겠지라는 생각으로 아직 찾아본 적은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