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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재현]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나는 사랑을 할 겁니다 06 | 인스티즈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나는 사랑을 할 겁니다
06 듣지 말았어야 할 말



























피해갔어야 하는 타이밍이 있다.

그 때 내가 듣지 말았어야 했던 말들, 당신이 몰랐으면 했던 일들

그 타이밍을 잘 피해 갔더라면 우리는 조금 더 함께 할 수 있었을까?





















재현에게도 힘들고 벅찬 하루였다. 제가 주최하는 행사 였기에 성공리에 끝나야 했고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바쁜 일정을 쪼개고 쪼개서 준희를 데리러 집에 들릴 시간을 빼놨다.











사람들은 항상 재현이 철두철미하고 완벽한 줄로 알지만, 재현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더 자신을 채찍질 해왔다.
집안에서 반대하는 영화를 공부했고, 이제는 제작사 대표로 보란듯이 자리 잡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였다.

재벌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재현이 성공 할 때면 좋은 배경이 있어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질타로 돌아왔고,
재현이 실수하고 실패 할 때면, 그렇게나 좋은 환경에서 저것밖에 못해냈다는 실망을 눈길로 돌아왔다.

얼마나 아등바등 살았는지 사람들은 모를거다. 그저 겉으로 보기에 태어날 때 부터 다 가진, 외모까지 완벽하게 다 가지고 태어난 사람인 줄로만 안다.


[NCT/재현]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나는 사랑을 할 겁니다 06 | 인스티즈









준희에게 "잘 할 수 있을 거에요." 라고 짧은 응원을 들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녁에 행사장에서 볼 거지만 좀 더 일찍 보고 싶어서

기비서님께 준희의 일정을 여쭤보고 직접 준희를 데리러 가겠다고 했다.




"대표님이 직접 데리러 가시겠다고요?"

"네, 뭐 다른 일정 있나요?"

"어.. 대표님. 회장님이 아시면 싫어하실 텐데, 저는 대표님께 거짓말하기가 더 싫으니까 그냥 말씀 드릴게요."

"뭔데요? 말씀 하세요."

"작은 사모님 집에서 바로 행사장으로 안 오시고 본가 들리셔서 회장님이랑 잠깐.. 어 잠깐 이야기 나누시고 행사장으로 오는 일정이신데"

"어머니가 본가로 부르셨어요?"

"공식석상에 서는 날은 본가로 부르셔서 의상이나 뭐 행동가짐에 대해 조언을 하시는 편입니다. 회장님께서"

"참.. 별 걸 다 하시네요 우리 회장님,, 별 이상한 시집살이를 시키시네."

"그게, 두분 결혼하실 떄 계약 조항에 포함되어 있던 부분이라."

"아니요. 기비서님이 미안해 하실 일은 아니죠. 말씀 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같이 본가 가서 그런 짓 그만 하라고 말씀을 드려야 겠네요. 제가 준희씨 픽업 갈게요. 비서님은 행사장에서 뵙죠."

"네, 알겠습니다."






우리 집이 재벌이구나 느끼는 순간은 몇 번 없었다. 처음 경영 수업을 때려 치고 영화를 하겠다고 도망갔을 때 전세기 보내 줄테니 집에 당장 돌아오라고 했던 어머니를 보고 우와 내가 재벌 2세이기는 하구나 우리 집 돈 많구나 생각했던 재현이었는데, 그 이후로 두번 째로 우리 집 재벌이구나 느끼는 게 오늘 이었다.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2020년에 사는데 조선시대도 아니고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불러다가 복장에 행동 가짐에 대해 말을 한다니.
그게 자기가 한 결혼에 포함되어 있는 조항이라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참.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고 또 한편으로는 준희 앞에 서기가 너무 부끄러워 졌다.  내가 엄마를 저렇게 키워놔서 미안하다 할 수도 없는 일이니..


















집으로 들어서는데, 준희를 준비시키기 위해서 온 전담팀이 모두 거실에 있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저희 와이프는 준비중인가요?"
"네, 준비하고 계신데, 잠깐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셔셔요."
"그래요?"










어젯밤에 고백 아닌 고백을 하고 나서 처음으로 얼굴을 보는 거라서 내심 떨려왔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행사 준비가 너무 벅찬데 얼굴 빨리 보고 싶어서 왔다고 해도 되는지, 
어젯밤에 토닥여 줬던 것처럼 함께 있어주면 좀 덜 긴장될 것 같다고 하는 건 너무 부담이 되는 말 일지, 잘 잤어요 하고 묻기에는 이미 너무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건 아닌가, 
뭐라고 해야 하는지 생각을 정리하면서 준희가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처음으로 말을 거는 것도 아닌데 별것도 아닌 일에 설레어 하는 자신이 어이 없다는 생각도 했다. 
고민 끝에 결정한 말은 "잘 잤어요" 였다.









옷방과 연결되는 파우더룸이 있었다. 준희가 화장대 앞에 앉아서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방문은 열려 있었고, 똑똑 노크를 하려고 하는데 전화 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처음으로 들어보는 준희의 짜증과 울음섞인 목소리였다.




"우리가 연애하고 결혼했어?, 정략결혼 고작 3개월만에 아이가 생기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

.

"그만해요. 나 하나로 부족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내 아이도 아빠 정치를 위해 살아야 하는 거야? 아빠 선거 시즌 맞춰서 아이 낳고 갓난 쟁이 안고 사진이라고 찍고 싶어요 엄마?"

.

.

"나 하나로 만족해요. 내 인생 없이 엄마가 하라는 대로 살아줬잖아. 아빠 정치 시작하고 하품 한번 편하게 못하고 살다가 이 집에 팔려오고는 하품이 뭐야 숨도 크게 한번 못 쉬고 살아. 내가 얼마나 많은 걸 포기했는지 엄마가 알아?"

.

.

"그만해요 이제. 더 이야기 해도 똑같을 것 같아. 끊을게요."





엿 들을 생각은 없었는데, 문 앞에 그대로 얼어서 준희가 하는 말을 다 듣게 되었다. 정략결혼 3개월에 아이가 생기는 게 더 이상한 게 아니냐고, 

아빠의 정치를 위해 살아가는 건 저 하나로 부족하냐고, 간난 장이 안고 사진 찍고 싶냐는 말을 듣는데, 유난히 기자들 앞에 서고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던 준희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 인생이 누군가의 인생을 위해 소비되는 게 어떤 기분인지 재현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거기까지만 들었어야 했다. 아니 처음부터 듣지 말았어야 하는 이야기 였다. 

준희의 어머님이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준희의 대답은 차갑지 차가웠다.

나  하나로 만족하라고 원하는대로 살아줬지 않냐고,... 이 집에 팔려오고는 숨 한번 크게 쉬지 못하고 살았다고, 얼마나 많은 걸 포기했는지 알고 있느냐고. 





듣지 말았어야 했던 이야기들 앞에서 재현은 아무 꺼낼 수 없었다. 말문이 막히는 이야기였다.



재현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는데, 비수가 되어서 재현에게 꽃힌다.

당신이 내 인생을 앗아갔다고, 나는 숨 한번 크게 쉬지 못하고 살고 있다고, 얼마나 많은 걸 포기했는지 알기는 하냐고.
준희에게도 꿈이 있고, 살고 싶은 인생이 있었을 거다. 그걸 알아서 재현에게 준희의 말은 더 상처였다. 
나랑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네, 그런데 내가 그 사람을 더 힘들게 하고 있는 장본인 인가보다... 








한참 고민하고 결정한 "잘잤어요"는 꺼내 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발걸음을 돌려서 재현은 다시 차를 몰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 결혼이 당신한테는 뭘까..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듣기에 그런 대답을 하고, 어떤 걸 포기한 걸까..






















그리고 나서 다시 차 안에서 마주한 준희였다. 본가에 들렸으면 분명히 어머니가 한소리 하셨을 건데 그래도 울지는 않았나 보다.

고맙다는 인사도 해야 하고, 제 어머니의 만행에 대해 사과도 해야 하고, 엿 듣게된 이야기들을 위로해주고도 싶지만
섣불리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했다.






"기자들이 꽤 몰릴 거예요. 오늘 났던 기사 때문에.."

일상적인 듯한 말, 아까 그 통화를 엿듣지 않게 됐더라면 지금 어떤 말을 하는 게 맞을까 생각해서 한 말이었다.



"... 재현씨....우리 이 연극 꽤 잘해내고 있나봐요. 사람들은 우리가 정말로 사랑한다고 믿네요."


차갑게 선을 긋는 준희의 대답 이었다.

준희가 어떤 하루를 보냈을지 알아서, 그게 얼마나 준희를 힘들게 할지 알아서  준희가 밉지는 않았다.

그저 힘들었을 하루에제 감정까지 얹어서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가가려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뒤로 한발 물러난다.




정략결혼으로 시작해서 서로에게 익숙해져 가는 사이, 약속한 것들을 서로 지키고 가끔은 밥을 같이 먹고 농담도 하는 사이 그 정도로 다시 돌아갔다.




"................................동화책 보듯 하는 거죠. 왕자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했답니다. 그걸 우리한테 대입해서 보는 것 같아요"

"왕자랑 공주가 결혼했으니 이제 딸 아들 낳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를 기대하나 보네요." 

















그 대화를 끝으로 차 안은 고요했다.
준희는 바닥까지 내려간 기분이 티 나지 않게 사람들 앞에 서기 위해서 마음을 다시 다 잡았고, 재현은 그런 준희를 안쓰럽게 볼 뿐 이었다.
위로를 해주려면, 제가 알게 된 것들을 말해야 하는데,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이었고, 듣지 않았어야 할 말들 이기에
준희에게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NCT/재현]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나는 사랑을 할 겁니다 06 | 인스티즈














함께 내렸다. 오늘도 같은 차에서 내려야 하니까.
들어와서 인사하는 모습까지는 사진으로 찍혔고, 재현과 함께 주요 인사들에게 인사를 했다.

예쁘게 꾸며진 채로 인사를 하는 제 모습이 꼭 꼭두각시 같다는 생각을 하는 준희였다.


티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보는 사람들 마다 "안색이 안 좋으세요.", "괜찮으세요?" 하고 한마디 씩 던져왔다.
오늘 아침 기사 봤다고 임신 초기에는 쉬는 게 낫다고, 그 말에 더 얼굴이 굳어가는 준희였다.






재현이 준희를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의자에 앉혔다.



"컨디션 괜찮아요?"
"그냥 좀 지치네요. 오늘은."
"어제 제대로 못 잤을 텐데, 미안해요."
"괜찮아요. 공식 일정이니까. 원래 공식 석상은 동행하기로 했잖아요."
"행사 내내 사람들이랑 이야기 한다고 바쁠거에요. 준희씨한테 무리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룸에 가서 좀 쉬고 있을래요?"


"내가 같이 있을게."


호텔 연회장에서 진행되는 행사여서 극빈들에게는 호텔 룸이 제공되었다. 재현이 힘들면 먼저 호텔 방에 올라가서 쉬라고 하는데 
딱히 반갑지 않은 얼굴이 "내가 같이 있을게" 라고 한다.

진경이다.




재현의 사무실에서 마주쳤던 친구였다. 영화감독인 진경이 영화인의 날 행사에 참여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준희에게 남긴 첫인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준희는 별로 달가워 하지 않았다.
주최자인 재현은 계속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행사를 진행해야 해서 누군가 준희 옆에 있을 사람이 필요하긴 했다. 준희가 불편해 할까봐 준희를 살피는 재현인데 진경이 거절 못하게 한 마디를 더 한다.




"준희씨 나 안불편하죠? 여기 다 초면 일텐데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 편하잖아요. 그리고 정재현 나 니 와이프 안잡아 먹어."
"재현씨 가봐요. 친구분이랑 있을께요. "
"그래요 그럼... 부탁 좀 하자" 













진경에게 부탁 좀 하자는 말을 남기고  재현은 다시 행사장으로 들어갔고 준희는 진경이랑 둘이 남았다.



"그 때 우리 제대로 인사 못했죠? 김진경이라고 해요."
"차준희 입니다."
"딱히 할 이야기가 없네요. 우리... 와인 할래요?"
"아니요, 괜찮아요."
"뭐야, 진짜 임신이에요? 그래서 와인도 안 마시는 거예요?"
"........네?"
"오늘 아침 메인 기사가 차준희씨 임신 기사 였잖아요. 설마.. 아니죠? . "
"궁금한 게 참 많으시네요, 초면에 실례되는 질문 아닌가요?"
"세상이 다 궁금해 하는 질문인데 내가 하면 실례에요? 두사람, 실제로 부부도 아니잖아요. 그냥 비즈니스적인 관계 아닌가? 재현이는 그렇게 생각하던데?"
"그럼 김진경씨를 포함한 세상이 저한테 실례를 하고 있나 보네요. 사생활이라는 게 있는데"
"정재현이랑 결혼하면서 사생활이 보장되길 바랬어요? 오우.. 생각보다 순수하네."
"한잔 주세요. 맨정신에 상대하기는 제가 너무 벅찬 대화 내용이네요."



진경이 비어있는 잔에 와인을 따라서 준희에게 건냈다.
빨리 취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잔에 담긴 와인을 원샷 했다.



"그 때, 재현이 사무실에서.. 그 때는 미안했어요. 이제 와서 하는 사과가 뭔 소용인가 싶은데. 어디서부터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기분 나빴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아니 뭐 그렇다구요."
"재현 씨랑 대학 떄 친했다고 들었어요."
"친했다고만 해요?"
"대학내내 붙어 다녔다고, 친했다고. 그랬어요"
"대학내내 붙어 다니면서  우리가 뭘 했는지는 이야기 안 했나 보네."
"............"
"지금 준희씨 자리, 그 자리가 한 때 내가 미치게 원하던 자리였어요."
"...네?"
"대학 들어가서 졸업까지 5년동안 남녀가 붙어 지냈는데 뭘 했겠어요. 찐하게 연애하고 쿨하게 다시 친구로 돌아왔어요. 정재현은 친구로 돌아왔는데 나는 미련이 조금 남았나봐요. 그래서 준희씨 처음 봤을 때 말이 퉁명스럽게 나갔어요. 원래가 그렇게 싸가지 없지는 않아요.."




사과로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트더니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을 쏟아 내는 진경 이었다.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그냥. 부러웠어요. 그 자리 .. 재현이 옆자리. 껍데기 뿐이더라도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었는데, 준희씨는 가졌잖아요."
".. 이 자리가 그렇게 가지고 싶었어요?"
" 그 자리가 단순히 정재현 옆자리라면, 지금도 가지고 싶어요. 정재현이라는 사람만 두고 보면.. 근데  재경 그룹 작은 사모님 타이틀이 같이 걸려있잖아요."
"그래서 포기했어요?"
"재벌이랑 헤어지면 돈 봉투 받고 물 싸대기 맞고 뭐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정재현이 먼저 나를 놓더라구요. 결혼은 집에서 정해주는 사람과 할 거고  더 이상의 만남은 서로를 힘들게 할 뿐이라고. 정재현 똑똑하잖아요. 걔는 나를 만나는 동안 이미 알았던 거예요. 우리가 결혼 까지 갈 수 없다는 걸. 그래서 나는 못 가졌고 차준희씨는 가진 거죠. 그 자리를"
"별거 없어요. 이 자리..사실 꽤 힘들어요. 진경씨가 일찍 포기하길 잘했을 정도로."
"회장님이 좀 쎄시죠? 아직도 정정하셔서 포스장난아니실건데"
"회장님 뵌 적 있어요?"
"있죠. 너무 충격적이여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사람취급도 안 하시던데요. 아예 안보인다는 듯이 인사도 안받아 주시고"
"어우. 심하셨네"











얼떨결에 진경이 재현의 대학시절 여자친구였다는 것과, 진경은 아직 미련이 남아 있다는 것과, 둘이 어떻게 헤어지게 됐는지까지 다 듣게 됐다. 
도대체 이걸 왜 듣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진경의 말을 들으면서 준희는 자연스럽게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던 이야기들을 하게 됐다.

당신이 꿈꿔오던 이 자리는 생각보다 행복하지 만은 않은 자리라고. 
재현의 어머니인 재경그룹의 회장님 이야기를 하면서 두 사람은 공공의 적을 가진 동지처럼 말을 이어갔다.








불편하게 시작되었던 대화 안에서 준희는 오히려 편안했다. 새어나갈 걱정 없이 재경그룹 안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진경이 처음이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소치리는 대나무 숲 같은 곳이 필요 했는데, 눈앞에 있는 진경이 딱 그 상대였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진경은 말을 툭툭 내 뱉는 가식없는 사람이었지, 나쁜사람은 아닌것 같았다.  먼저 패를 다 까고 사과를 했고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그 자리가 내가 가지고 싶던 자리였다고 한다.




앉은 자리에서 와인을 두 병 비우고,  호텔방으로 올라가서 한병을 더 깠다.


도수를 놓여서 양주가 들어가니 더 속깊은 이야기도 다 하게 됐다.




















생각하고 행동해야지, 보는 눈들이 얼마나 많은데. 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거의 반 공인의 삶을 살게 되면서 준희는 항상 절제하고 조심하고 참는 삶은 살았는데, 오늘은 쌓인것도 많았고 그걸 들어주는 상대도 있어서 폭주했다.
치사량의 두배를 마신 준희는 쇼파에 뻗었고, 똑같이 달렸지만 영화판에서 술을 배운 진경은 멀쩡 했다.







새벽 2시를 넘어서 영화인의 날 행사는 끝이 났고 재현이 호텔 룸으로 올라왔다.


"아니 둘이 술을 마셨어?"
"응. 술이 생각보다 약하더라 준희씨"
"말도 놨어?"
"응 친구하기로 했어. 너네 어머님이 우리 공공의 적이더라고."
"진짜 상상도 못한 그림이다. 얼마나 마신거야?"
"꽤, 꽤 마셨어 안 세어 봤어."
"재현아. 준희씨 한테 우리 만났었던 이야기 했어. 내가 아직 미련 남았다는 이야기도 했고, 준희씨가 있는 자리 내가 한 떄 가지고싶었다고 그 이야기도 했어"
"...... 그랬더니 뭐래"
"생각보다  그 자리가 꽤 힘들데. "
"........."
"잘해줘..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힘든 자리야 니 옆자리."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말을 남기고 진경은 떠났고, 쇼파에서 와인잔을 끌어안고 누워 있는 준희가 눈에 들어 왔다.
정말 오늘 하루는 놀라움의 연속이구나 준희가 취해서 잠든 것도 보게 되고, 진경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뭐가 얼마나 힘들다고 한 건지. 


잠들어 있는 준희를 두 팔로 안아서 침대로 옮겼다.
이불을 덮어주니 웅얼웅얼 잠꼬대를 한다.



 















"나 좀. 좀 사랑해 져여. 나 너무 힝등데, 사랑받지도 못하며능 너무 불쌍하자나."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나 좀 사랑해 달라고, 나 너무 힘든데, 사랑받지도 못하면 너무 불쌍하잖아 라는 혀꼬인 준희의 잠꼬대에 
재현은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라고 대답한다.






내일 아침엔 기억도 못하겠지만, 나는 당신을 이미 사랑하고 있는데 
왜 한걸음 다가가기가 이렇게 어려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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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시너와나
6화는 "듣지 말았어야 할 말" 입니다.
준희가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는지 재현이가 깨닫게 되는 상황들이에요.
진경이는 재현이에게 미련이 남아 있지만 재현이가 준희를 보는 눈빛이 예전에 저를 보던 눈빛 이라는 걸 알아서 깔끔하게 마음을 접고 준희의 대나무 숲이 되어줍니다. 나쁜 친구는 아니었어요!

3년 전
독자1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우왁 쏘리 질러어어어~~~~~

오늘 하루에 2개 올라오는 날이라니
뭐지 오늘 계탄 날인가......요

3년 전
이도시너와나
예예예에에에!!! 소리쥘러!!
하지만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라는 말도 준희는 못듣죠..
기다리시는 것 같아서 6화 빨리 가져왔습니다 :)

3년 전
독자2
후... 그건 이미 하고 있다니... 왜 사랑한다고 말을 못해... 왜.... 그걸 속으로만 생각하면 누가 알아... 말을 해야 알지... 아효... 하...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너무 좋네요.. 다음편도 기다리겠습니다ㅠ
3년 전
이도시너와나
계속 삽질만 해서 많이 답답하시죠... 서로 좋아하는데, 서로를 밀어내요 ㅠㅠㅠ
댓글 감사합니다 !!

3년 전
독자3
으아니 오늘 무슨 날인가요?! 두편이나 올라오다니ㅠㅠㅠ진경씨 오해해서 미안해요!!! 준희편 해주세요!!! 재현...준희한테 잘해죠...
3년 전
이도시너와나
기다리시는 것 같아서 빨리 가져왔죠!! ㅎㅎ 진경이를 얄미운 캐릭터로 갈려고 했는데, 재현이가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너무 나쁜 사람은 아닐 것 같아서 아예 준희의 대나무숲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ㅎㅎ
3년 전
독자4
속상함에 속상함이 더해졌다닝..사랑해줘라 점 ㅠㅠ
3년 전
이도시너와나
서로가 힘드니까 더 선을 지키려고 하는거죠 ㅠㅠㅠ
3년 전
독자5
가까워질 듯 가까워지지 않는 둘..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에서 기절..준희 재현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회장님..
3년 전
이도시너와나
좋은날 곧 옵니당, 찐한 이별 하고 빨리 꽁냥꽁냥 해야죠!!
3년 전
독자6
그냥 볼 수록 너무 안타까운 것 같아요 둘다 서로를 좋아하는 맘이 있는데 그 마음 때문에 더 밀어내고 또 거리두면서 더 상처받는 느낌이라 .... 놓아주고 멀어지는 게 서로를 위한 길이라고 믿지만 그게 아닌데 ㅠㅠㅠㅠ 맘을 열어줘 제발 ㅠㅠㅠㅠ 이 사람들아 ㅠㅠㅠㅠㅠ
3년 전
이도시너와나
이거거든요 ㅠㅠ 서로를 좋아하는데 그 마음때문에 거리를 두고 선을 지키게 되는거. 그래서 보는 우리만 더 맴찢인거 ㅠㅠㅠㅠ
3년 전
독자7
헐 그건 하고 있는데 ㅠㅠㅠㅠㅠ 하 결말이 해피라면 참 행복하겠지만..... ㅠㅠㅠㅠ 씁쓸하네요
3년 전
독자8
너무...재밌어요... 빨리 서로의 마음을 깨닫길 ㅜㅜㅠ
3년 전
독자9
글이 너무 제스타일이에요ㅠㅠㅠ선생님 다음 편 기대하고 있어요ㅠㅠㅠㅠ
3년 전
이도시너와나
다음편 나왔어요! 얼른 보러오세요
3년 전
독자10
하..이거 몇번째 보는건데도 질리지 않고 재밌는 화다..제발 둘이 이어져 행복해
3년 전
이도시너와나
와 진짜 ㅠㅠ 최고의 칭찬이에요
이건 댓글 땜에 진짜 글쓴다니까요!!
다음편도 얼른 보러오세요

3년 전
독자11
💚
3년 전
독자12
헐........ 사랑하고 있는 건 유죄야.... 빨리 알려주라구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13
왜 이렇게 힘들어야되는건데,,ㅠ 재현이 스케줄이 꼬인게 아니라 듣고 간거였구나,,, 갑갑하고 먹먹하게 읽다가 이번엔 좀 눈물,, 사랑만 받으면서 자라도 모자랐을 어린 시절부터 결혼생활까지,, 너무 힘들고 막막해보여서 준희가 너무 안쓰러워요ㅠ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14
그건 이미 하고있는데 라니 ㅠㅠ재혀나 ㅜㅜ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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