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속은 깊고 검었다
다니엘은 저 바닥에 있는 커다란 해초들에 점점 가까워졌다
'저 바닥 속에 슬리데린 기숙사가 있겠지?'
다니엘은 생각했다.
그리고 다니엘의 생각은 사실이었다
루이스를 비롯한 여러 슬리데린 학생들- 자신들과 다른 학교에서 온 학생들과 부대끼길 꺼리는 고귀한 학생들-이
검은 호수의 밑바닥에서, 그러니까 슬리데린 기숙사 안에서 코코아를 마시거나 신문을 읽거나 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초조했지만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 역시도 다른 학교 학생들과 부대끼는 것이 싫어 기숙사에 남아있는 것이지만
정상이 걱정되는 마음에 계속해서 손톱을 물어뜯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인 스테판이 물어왔다
"여이, 루이스. 왜 그래? 어디 불편해?"
"아니, 그냥"
"그 정상인지 하는 여자애때문에 그래?"
"아마도."
"그럼 나가서 구경하지 그래?"
"나가서 봐봤자 그 망할 그리핀도르 녀석들이 성가시게 굴게 뻔하다구-
난 그냥 여기 앉아있다가 나중에 만날래"
"자꾸 그렇게 차일피일 미룰거야?"
"..나도 말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용기가 안 나.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걔의 눈을 보면
할말을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아"
"그건 나도 동감해. 다른 그리핀도르들을 싫어하는 애들은 많이 봤어도
걔를 싫어하는 애는 많이 없잖아. 애가 착해서 그런건가?"
"아마도.."
루이스는 생각했다.
여기를 박차고 나가야하나?
"니가 하고 싶은데로 해, 뭐 니 선택이니까. 내가 하라고 해서 할 애도 아니고"
스테판이 지루해졌다는 듯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루이스는 초조한 기분에 입술을 잘근 잘근 물었다.
+
다니엘은 아직도 바닥으로 헤엄치는 중이었다
물 속은 이상하리 만큼 고요했다.
'이상하다. 이 정도 내려오면 다른 학생들 소리가 들려야하는데?'
실제로도 검은 호수는 굉장히 조용했다
평소 같았다면 대왕오징어나 플림피로 가득 차있어야 할 곳이 이렇게 고요하다니 참 이상한 일이었다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왔다
"안녕 또 다른 다니엘"
보바통의 스눅스였다
"오. 안녕"
그의 입 주변에는 커다란 공기방울이 자리하고 있었다
'꽤 상급 마법인데..'
다니엘은 생각했다
"너의 소중한 사람은 누구야? 정상인가?"
"네가 정상을 어떻게 알아?"
"린다 친구여서."
"음, 그래. 그래서, 정상이는 어디있을까?"
"나도 계속 찾는 중이야. 맥심 부인이 그랬는데,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리면
근처에 있다는 뜻이래. 인질들을 인어들이 지키고 있거든"
"그래?"
"인어들은 바닥에 산대. 기다란 해초 숲을 해치고 나면 보인다더라"
"그래서?"
"같이 가자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잖아. 너도 그걸 찾는거 아니었나?"
"음, 맞긴 하지"
"그럼 서둘러"
스눅스는 다니엘의 팔을 꼭 붙잡고 지팡이로 불꽃을 쏘았다
곧, 둘의 몸이 앞으로 쏠리며 두 사람은 물 안을 빠르게 옮겨다닐 수 있게 되었다
+
"벌써 시간이 30분이나 지났다구!"
관중석에서 내내 서있던 샘이 소리쳤다
"니가 자리에 서서 우리 시야를 가린지도 정확히 30분이나 지났다는 뜻이야 샘"
일리야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일리야, 타일러, 위안은 다니엘이 물속으로 뛰어든 후 곧장 관중석으로 올라온 상태였다
"하지만- 걱정되는걸요.. 아무 변화도 없는 검은 호수를 그냥 보고 있는게 얼마나 무료한줄 알아요?
안 그래 린다?"
샘이 시무룩해 자리에 주저 앉으며 말했다
사실, 린다는 여기 있는 누구보다 우울한 상태였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와 스위티가 보이지 않는 호수속에서 허우적 대고 있을 생각을 하니 심하게 울적할 수 밖에 없었다
"나 지금 많이 우울해 샘."
"나는 지루한데.....졸려 죽겠어."
샘의 말에 그의 옆에 앉아있던 수잔이 들고있던 손바닥 모양의 플랜카드로 샘의 머리를 때렸다
"아!!! 왜 때려 왜!"
"지금 애 울적한거 안보여? 왜 그런 말을 해!"
"나도 울적해서 그랬지!!"
"그래도오!"
이내, 검은 호수안 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빨간 불꽃 (두 다니엘) 이 샘의 시야에 들어왔다
"호수 안에 불이 났나봐!!!"
+
두 다니엘이 지팡이를 타고 호수안을 돌아다닌지 어언 10분이 지났다
아름다운 인어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지만 인어의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인어가 어디있다는거야"
인내심이 다한 스눅스가 지팡이의 불꽃을 끄고 물위를 유영하며 말했다
다니엘은 곰곰히 생각했다
계속해서 들리는 인어의 목소리. 보이지 않는 인어
그렇다면,
"아파레시움 (보이지 않는 것을 나타나게 하는 주문)"
그의 주문과 함께 곧 인어들의 형체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인어다!"
그리고, 인어의 옆에는 둥둥 떠있는
제임스와 피터 그리고 정상이 보였다.
스눅스가 입술을 비죽이며 말했다
"이렇게 형체를 감춰놓으면 어떻게 찾으라는거야.
말이 되냐구"
"그래도, 찾았으니까.
음, 얼른 갈까? 주니어 녀석이 곧 올것 같거든"
"그래"
아이들은 조심스래 인어의 곁으로 헤엄쳐갔다
인어의 옆에 있는 정상과 제임스의 발에는 밧줄이 묶여있었다.
"다니엘"
"음?"
"내가 줄을 끊을게, 그럼 니가 정상하고 제임스를 데리고 올라가"
"그럼 스눅스 너는?"
"나는 원래 이런거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구.
게다가, 친구들을 위험하게 만드는건 더 하기 싫어.
근데 주니어 녀석이 일등하는 거보단 너가 나을것 같아.
너가 수면에 도달하면 나는 그때 올라갈게. 괜찮지?"
"응."
다니엘은 아가미가 생긴 자신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그 대신 스눅스"
"음?"
"우리 이제 친구하는 거다?"
"그럼."
스눅스가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주문을 쏘았다
"레라시오 (쇠사슬을 해체하는 마법)"
곧, 정상과 제임스가 떠올랐고, 다니엘은 그런 정상과 제임스를 붙잡고 위로 헤엄쳤다
위로 올라가는 세사람의 형체를 보며
스눅스는 생각했다.
'이제 슬리데린 녀석들. 골탕 좀 먹여볼까?'
하고.
+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정상아!!!"
귓가에 타일러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무슨 상황이지?
주위를 둘러보자 헤엄치고 있는 제임스,
나를 안고 있는 다니엘이 보였다
그럼, 여기는 검은 호수.
다니엘이 나와 제임스를 구했다
줄리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아, 호그와트의 다니엘 선수가 정상과 제임스를 동시에 구했습니다.
스눅스 선수는 어디있는걸까요?"
다니엘이 수상건물 옆으로 헤엄쳐가자,
기욤이 내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빠르게 물속에서 끌어올렸다
타쿠야와 블레어, 샘은 호들갑을 떨며 수건을 여러장 가져왔고 (나중에 세보니 무려 12장이었다)
수잔은 따듯한 코코아를, 알베르토는 내가 좋아하는 허니듀크의 사탕을 건네주었다
다시 돌아와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