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쌀쌀하던 어느 봄 날, 하얀 나비가 나의 어깨로 팔랑, 팔랑 날아 왔다.찢어진 너의 날개를 고쳐 줄 터이니 훨훨 날아가거라. 오랜 망설임은, 결국 독이 되는 법이다. 어느 새 하늘에 어둠이 찾아 들었다. 청명하던 푸른 빛은 어디 가고 암흑만이 남았구나.너와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라져 버린 것 처럼.. 이 밤은 조용하기만 하다. 한참을 발작 하던 택운을 자리에 뉘였다. 식은 땀을 흘리며 겨우 잠이 든 택운의 모습에 상혁의 마음이 어지러이 흩어진다. 택운의 하얀 이마를 쓸어내리며 중얼거려본다. 많이 사모한다. 내가, 너를.이따금씩 흔들리던 상혁의 눈동자가 올곧게 잡힌다. 택운아. 많이 힘들었겠구나. 너의 날개를 꺾은 이가 꼭 나인 것만 같아서. 나는..상혁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스라히 맺히는 눈물이 매우 시리었다.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생애 처음 검을 잡았을 때. 아버님께 많이 호통을 받았었지.철 없던 유년기 시절을 지나 청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께 목검이 아닌 진검을 하사 받고..아버지를 이어 김 대감님을 보필하게 된다.수련을 하던 도중 괴한을 맞닥뜨려 죽을 뻔 한 위기를.. 단하의 팔로 구사회생 하기도 하였고.. ... ... ... 곧, 택운이 너를 만나게 되었지.온통 하얗게 물든 너는, 나에게 있어서 청초한 백합과도 같았다.감히 다가 갈 수 없었던 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에게 미소를 건네 주었다. 언제부터 너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나도 정확히 가늠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는 급작스럽게 나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말았다.상처 입은 너는 항상 밤마다 달과 별을 보곤 하였지.별이나 택운이 너나,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것은 비슷하구나. 사랑에 미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모든 것을 뒤로 하고, 너 만을 위해 나를 바치려고 한다. 상혁은 택운의 손을 꼬옥 쥐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택운의 손이 사랑스러웠다.그래. 너는 나에게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 택운아. 나는, 이제 너를 훨훨 날아 보내려 한다. 너를 상처 입히는 가시들로부터. ... 상혁이 나간 방 안에는 숨을 색, 색 내쉬는 택운만이 남았다.곱게 찡그린 얼굴이 어쩐지 서글펐다. - 꽃이 져 버린 쓸쓸한 별채.연옥은 그 곳에서 몸을 웅크린 채 떨고 있었다.원식이 죽고 난 후, 한참을 울었다. 택운이 혹시라도 발설할까봐. 불안에 떨 수 밖에 없었다. 이.. 천하의 박연옥이.! 연옥은 살기에 번뜩거리는 눈을 치켜떴다.그러고 보니, 택운만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하인이 죽다 살아 난 모습으로 자신에게 고하였다. 한상혁이, 알아버렸다고. "... 어째..?" 어떻게 해 버릴까. "싸악, 죽여버릴까."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던 연옥은 또 다시 입술을 꾹 깨물었다.주위가 쌀쌀했다. 마치 연옥을 갉아 먹는 것 처럼. 끼익-. 조용히 열리는 연옥의 방 문이 천천히 움직였다.연옥은 자지러질듯이 놀라며 뒤로 엎어졌다.어둠으로 가려진 형체가 잘 보이지 않았다. 누구냐! 소리치는 연옥의 모습을 주시하고 있던 형체는 방 안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 이..! 누구냐고 물었지 않느냐!" "..." "택운이 년이냐?" "..." "오호라.. 나를 죽이려고 찾아 온 것이야?! 그래?" .. 상혁의 말라붙은 입술이 서서히 열리었다. "당신을, 곱게 죽이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 "... 뭐... 뭐..." 한.. 상혁..? 연옥의 눈이 두려움으로 크게 뜨였다. "아악!!!!!!!" 순간, 상혁의 장검이 크게 휘었다. 사방에 피가 튀었다. 불처럼 밝게 타오르는 그 모습에, 상혁은 참고 있던 숨을 푸욱, 내 쉬었다. 불처럼 활활 타오른다. 아주, 활활.. 택운아. 이제.. 따뜻하지? 그런거지..? 상혁의 손에서 피범벅이 되어 버린 검이 툭, 하고 떨어졌다. 이제, 끝났다. - 택운을 업은 상혁의 몸이 무겁다.택운은 가벼운데, 어째서 몸이 이렇게 무거운지 알 수 없었다. ".. 택운 도련님." "..." "... 아프지 마십시오." "..." "..울지도, 마십시오." "..." ".... 연모 합니다." 상혁의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하고 떨어져 흙바닥을 적시었다. 이제, 훨훨 날아 오르셔야 합니다. 더보기 왕의 남자가 벌써 22편 입니다 여러분!! 연재 한 지 한 달 가량이 지났어요ㅠㅅㅠ매번 부족한 글에 포인트 내 가시면서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고전물을 처음 써 보는 거라 미숙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에요ㅠㅠ 단어 선택도 그렇고 문체도 그렇고.. 많이 어리숙 할 거에요ㅠ그래도 최대한 어색 하지 않게 쓰도록 노력 할 거에요! 독자님들의 포인트가 아깝지 않게ㅠㅠㅠㅠㅠㅠ1편, 아니.. 여는 글 쓸 때만 해도 이렇게 장편으로 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는데..독자님들이 귀찮으심에도 불구하고 한자 한자 댓글을 적어주시니, 그에 매번 글을 쓸 힘이 납니다.ㅜㅜ징쨔 징쨔 고맙습니다. ♥♥
공기가 쌀쌀하던 어느 봄 날, 하얀 나비가 나의 어깨로 팔랑, 팔랑 날아 왔다.
찢어진 너의 날개를 고쳐 줄 터이니 훨훨 날아가거라.
오랜 망설임은, 결국 독이 되는 법이다.
어느 새 하늘에 어둠이 찾아 들었다. 청명하던 푸른 빛은 어디 가고 암흑만이 남았구나.
너와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라져 버린 것 처럼.. 이 밤은 조용하기만 하다.
한참을 발작 하던 택운을 자리에 뉘였다. 식은 땀을 흘리며 겨우 잠이 든 택운의 모습에 상혁의 마음이 어지러이 흩어진다.
택운의 하얀 이마를 쓸어내리며 중얼거려본다. 많이 사모한다. 내가, 너를.
이따금씩 흔들리던 상혁의 눈동자가 올곧게 잡힌다.
택운아. 많이 힘들었겠구나. 너의 날개를 꺾은 이가 꼭 나인 것만 같아서. 나는..
상혁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스라히 맺히는 눈물이 매우 시리었다.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생애 처음 검을 잡았을 때. 아버님께 많이 호통을 받았었지.
철 없던 유년기 시절을 지나 청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께 목검이 아닌 진검을 하사 받고..
아버지를 이어 김 대감님을 보필하게 된다.
수련을 하던 도중 괴한을 맞닥뜨려 죽을 뻔 한 위기를.. 단하의 팔로 구사회생 하기도 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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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택운이 너를 만나게 되었지.
온통 하얗게 물든 너는, 나에게 있어서 청초한 백합과도 같았다.
감히 다가 갈 수 없었던 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에게 미소를 건네 주었다.
언제부터 너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나도 정확히 가늠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는 급작스럽게 나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말았다.
상처 입은 너는 항상 밤마다 달과 별을 보곤 하였지.
별이나 택운이 너나,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것은 비슷하구나.
사랑에 미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너 만을 위해 나를 바치려고 한다.
상혁은 택운의 손을 꼬옥 쥐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택운의 손이 사랑스러웠다.
그래. 너는 나에게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택운아.
나는, 이제 너를 훨훨 날아 보내려 한다.
너를 상처 입히는 가시들로부터.
상혁이 나간 방 안에는 숨을 색, 색 내쉬는 택운만이 남았다.
곱게 찡그린 얼굴이 어쩐지 서글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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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져 버린 쓸쓸한 별채.
연옥은 그 곳에서 몸을 웅크린 채 떨고 있었다.
원식이 죽고 난 후, 한참을 울었다. 택운이 혹시라도 발설할까봐. 불안에 떨 수 밖에 없었다.
이.. 천하의 박연옥이.!
연옥은 살기에 번뜩거리는 눈을 치켜떴다.
그러고 보니, 택운만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하인이 죽다 살아 난 모습으로 자신에게 고하였다. 한상혁이, 알아버렸다고.
"... 어째..?"
어떻게 해 버릴까.
"싸악, 죽여버릴까."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던 연옥은 또 다시 입술을 꾹 깨물었다.
주위가 쌀쌀했다. 마치 연옥을 갉아 먹는 것 처럼.
끼익-.
조용히 열리는 연옥의 방 문이 천천히 움직였다.
연옥은 자지러질듯이 놀라며 뒤로 엎어졌다.
어둠으로 가려진 형체가 잘 보이지 않았다.
누구냐! 소리치는 연옥의 모습을 주시하고 있던 형체는 방 안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 이..! 누구냐고 물었지 않느냐!"
"..."
"택운이 년이냐?"
"오호라.. 나를 죽이려고 찾아 온 것이야?! 그래?"
.
상혁의 말라붙은 입술이 서서히 열리었다.
"당신을, 곱게 죽이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
"... 뭐... 뭐..."
한.. 상혁..? 연옥의 눈이 두려움으로 크게 뜨였다.
"아악!!!!!!!"
순간,
상혁의 장검이 크게 휘었다.
사방에 피가 튀었다. 불처럼 밝게 타오르는 그 모습에, 상혁은 참고 있던 숨을 푸욱, 내 쉬었다.
불처럼 활활 타오른다.
아주, 활활..
택운아. 이제.. 따뜻하지?
그런거지..?
상혁의 손에서 피범벅이 되어 버린 검이 툭, 하고 떨어졌다.
이제, 끝났다.
택운을 업은 상혁의 몸이 무겁다.
택운은 가벼운데, 어째서 몸이 이렇게 무거운지 알 수 없었다.
".. 택운 도련님."
"... 아프지 마십시오."
"..울지도, 마십시오."
".... 연모 합니다."
상혁의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하고 떨어져 흙바닥을 적시었다.
이제,
훨훨 날아 오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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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가 벌써 22편 입니다 여러분!! 연재 한 지 한 달 가량이 지났어요ㅠㅅㅠ
매번 부족한 글에 포인트 내 가시면서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고전물을 처음 써 보는 거라 미숙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에요ㅠㅠ 단어 선택도 그렇고 문체도 그렇고.. 많이 어리숙 할 거에요ㅠ
그래도 최대한 어색 하지 않게 쓰도록 노력 할 거에요! 독자님들의 포인트가 아깝지 않게ㅠㅠㅠㅠㅠㅠ
1편, 아니.. 여는 글 쓸 때만 해도 이렇게 장편으로 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는데..
독자님들이 귀찮으심에도 불구하고 한자 한자 댓글을 적어주시니, 그에 매번 글을 쓸 힘이 납니다.ㅜㅜ
징쨔 징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