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철아 (늑대소년 motive) 中 악토버 - Acacia
그 날 이후 승철이에게 밥만 딱 챙겨주고 나온것 같다. 얼굴을 보기 너무 부끄럽고 얼굴을 보면 심장이 마구 뛰어 말도 제대로 못 할 것같았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승철이에게 심호흡을 하고 말을 걸어 보았다.
"저.. 승철아.. 그때는.."
그러자 승철이는 차가운 내 손을 잡아주었다. 이해한다는 뜻인건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빛과 손을 잡는 것으로 난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승철이의 마음도 나와 같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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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이웃이라곤 쌍둥이남매뿐. 승철이와 함께 4명이서 숲 산책을 자주 하곤 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소나무가 서 있어 걷기만 해도 머리가 시원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주는 산책길을 같이 걸었다. 산책로의 끝에는 계단이 있었는데 그 계단 위로 올라가면 우리 마을의 전체적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난 그 곳이 좋았다. 승철이도 그런 것 같았다. 매일 산책가자하면 같이 가주니까. 산책을 다녀오는 길에 전원우가 또 우리 집 앞에 서있었다. 그냥 무시하고 들어가려는데 술을 먹었는지 비틀거리며 승철이와 나의 손을 잡았다.
"김너봉 손 놔."
"저번부터 계속 왜 상관하는데. 우리 서로 좋아한다니까?"
"누가 누구마음대로 좋아하래. 넌 나랑 살건데 어?"
"너 술 많이 마셨어. 얼른 ㄱ.."
쫘악 -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머리가 멍해져 잡았던 손도 놓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전원우도 놀랐는지 째진 눈이 커다랗게 커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승철이는 호흡이 가빠지더니 내가 알던 승철이가 아닌, 내 눈앞에서 마치 먹이를 노리는 듯한 늑대 한마리가 서 있었다. 몸은 평소 승철이보다 2~3배 정도 크고 온몸엔 털이 덮여있었다. 이게 사람인지 늑대인지 구분도 못할 만큼 으르렁소리와 눈빛. 늑대의 차가운 눈빛은 전원우를 향해 있었고 전원우는 겁에 질려 뒷걸음질을 했다. 그러나 뒤에있는 차때문에 걸음은 멈추었고 전원우는 늑대에게 뒷덜미가 잡혀 내동댕이 쳐졌다. 그 모습을 지켜본 나는 저게 승철이가 맞나 싶어 이름을 불러 보았다.
"승철아.. 기다려."
그러자 뒤를 돌아보는 순간, 자신의 암컷을 지키려는 냉랭한 늑대가 아닌 내가 평소에 알던 순둥이 승철이가 뒤를 돌아 보았다. 난 그때 무섭다. 라는 단어만 생각날 뿐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전원우는 놀랐는지 차를 타고 도망쳤고 그 자리엔 나와 승철이만이 남아있었다.
***
"저 늑대같은 새끼가 나를 던졌다구요.."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냐면 전원우는 우리집에 경찰을 불러 내가 아직까지도 믿지 못하는 일을 주저리 늘어 놓고 있고 나는 그 상황에 같이 있었던 증인이었지만 아무 말 않고 앉아있었다.
"야 김너봉 너도 봤잖아. 그 새끼가 나 내려치는거!!"
순간 맞다고 할 수 없었다. 승철이를 곤란하게 할 수 없었다. 나를 지키려고 한 행동임을 나는 알고 있었고, 또 좋아하기 때문에.
"..몰라."
"아 진짜 뭘 모르는데 니가 다 봤으면서!"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까요. 여기서 이야기하실게아니라 서에 가서 같이 말을.."
"아 됐어요. 저 새끼 변하는거 직접 보셔야 믿죠."
"예?"
"가시라구요."
전원우의 한마디에 그 많던 경찰들이 우리집에서 빠져나갔다. 그냥 혼란스럽다. 아직 그게 승철이인지 괴물인지 구분도 안가고 그게 만약 승철이래도 그 앞에서 승철이가 전원우를 내려쳤다는 소리도 못 했을 것 같다.
"너 직접 봤으면서 왜 모르는 체 하는데? 지금 감싸주는거야?"
"어. 너도 알잖아 내가 걔 좋아하는거. 그리고 잘못은 니가 먼저했지. 술먹고 운전해서 와가지고 나한테 뭐라 짓껄이더니 내 뺨까지 때리고."
"진짜 어이가 없네. 그니까 내가 같이 살자 그랬잖아! 너 왜 이렇게 나 싫어하는 건데? 혹시 그 일ㄸ.."
쫘악 - 전원우가 그랬던것 처럼 난 부들거리는 손으로 전원우의 뺨을 쳤다.
"그래. 잘 아네. 알면 제발 좀 내버려 둬. 나 좋아하는 사람따로 있으니까."
전원우는 어이가 없는 듯 웃다가 집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아직도 부들부들 떨리는 손과 다리로 지금 생각나는 한 사람을 향해 걸었다. 엄마는 지금 뭐하는 짓이냐며 소리치지만 난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지금 날 위로해줄 사람은 단 한사람뿐이니까.
"승철아..."
위태위태한 날 보더니 낑낑대며 나에게 다가온 승철이다. 날 위해주려 하는 승철이를 보고 마음이 울컥해 결국 승철이의 품에서 울어버렸다. 승철이는 그 마음 다 안다는듯 나를 안고서 등을 토닥여 주었다. 울고나서 한참 뒤 민망해진 나는 얼른 승철이의 품에서 나와 아무렇지 않은 척 창고를 나왔다.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그날의 기억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암호닉]
소재요정 가온누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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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사랑요정 뀨욤입니다'ㅅ' 아까 할 말 다 써서 딱히 할 말은 없지만 탈 말은 있습니다'ㅅ'(원우냐) 신알신, 암호닉, 댓글 그리고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분들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