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
"퍽이나요...사장님 지금 시간이 몇 시에요!"
"뭐야, 신입이 안왔어?"
"안 올 생각인가봐요. 쬐끔 건드리면 바로 토라져버리니 원.
아직 일주일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지쳤나봐요."
"한달만 참아. 돈이야 뭐 안오고 안하는만큼 깎으면 되는거고."
"그러다 다음달에 또 오면?"
"설마.."
오랜만에 느껴보는 가게 안의 평화로움을 만끽하며 시시콜콜한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을때였어요.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새삼 당황스러운 얼굴이 보이네요.
"해피 뉴 이어! 떡국 한 그릇 곱빼기로다가."
오, 갓. 하느님..
저번에 그 잘생기고 이상한 남자에요.
저번에는 김치찌개를 시켜선 먹더니 이번엔 떡국이네요.
"파스타집에 왔으면 파스타를 시켜먹어 새끼. 여기가 중국집이야?"
"에이 형님 왜그러시나~ 장난이고 토마토 한그릇 줘요."
궁시렁궁시렁 욕을 중얼거리고는 이내 주방으로 들어가 불을 올려요.
그 남자는 마치 이곳이 미술관이라도 된 듯 도도하게 돌아다니며 인테리어를 감상하다 제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어요.
"우리 저번에 한번 봤었지?"
"예? 아 네.."
"니가 바로 탄소네. 형이 니 얘기 얼마나 많이 하는지.."
"예? 무슨 말이요?"
"김태형, 허튼소리하면 죽여버린다."
이름이 김태형, 인가봐요.
사장님의 살벌한 협박을 받고도 능글맞게 웃어넘기네요.
"아니 뭐 그냥. 얼굴은 못생겼는데 일은 그렇게 잘한다고 칭찬을 늘어놓지.
아 이거 좋은말이야. 에헤이 그런표정 짓지말고..앞으로 자주 볼 사인데 섭섭하게."
아 좋은말이군요..
나중에 사장님과 좋은말로 이야기 한번 해야겠어요.
딸랑-
"오빠들 안녕하세요!"
어이고, 우리 세영 공주님 귀한 옥채 이끌고 출근하셨다.
지각을 하고도 저렇게 해맑음을 유지하는 강한 멘탈에 박수를 쳐 주고 싶을 정도에요.
"옴마, 나 안온 사이에 언제 이렇게 알바가 늘었대?"
"어...안녕하세요? 되게 잘생기셨다...(수줍)"
"안녕 아가씨. 이름이 뭐야?"
"김세영 이요!"
"오 김세영? 난 김태형!"
"어이, 수작 부리지말고 파스타 빨리 쳐먹고 꺼져."
"잘 먹겠습니당~"
쌩판 아침부터 찾아와서는 느끼하지도 않은지 파스타를 먹기 시작하네요.
사람이 저렇게 능글맞은데 저 정도 느끼함으로는 택도 없나봐요.
그걸 또 김세영은 좋다고 헤벌레 하면서 바라보네요.
어우 저 면상 진짜 꼴도 보기싫어서 말이죠;;
"..사장님 큰일났는데요?"
"뭔데?"
"누가 돈 훔쳐갔나봐요. 돈통이 텅 비어있어."
"뭐?"
한순간 정적이 일었어요.
말없이 앉아 파스타를 흡입하고 있던 태형은 사장님과 호석오빠의 눈치를 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하고는 사라져버리네요.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카운터엔 호석오빠가 하루종일 있어서 아무도 훔쳐가지 못했을텐데요
그렇다고 그 돈을 호석오빠가 훔쳤다는건 더더욱 말이 안돼는 일이에요.
"오빠들 사실."
정적을 깨트린건 다름아닌 세영이었어요.
"저..누가 훔쳤는지 알아요."
"말해봐."
모두의 아니꼬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뻘건 입술이 한번 꾹 눌려졌다 열리고 나온다는 말이,
"언니요."
"..뭐? 야!"
저를 지칭하는 단어를 듣고는 표정이 다들 요상해지네요.
길게 뻗은 손가락이 의심의 여지없이 저를 가리킬때 비로소 참았던 분통이 폭발해버렸어요.
"이게 진짜 미쳤나!! 뭐 내가 했다고? 지금 말 다했어?
어린년이라고 고분고분 참아줬더니 내가 진짜 만만한가봐?"
"아뇨, 언니가 했어요. 제가 똑똑히 봤어요."
?????
?????????
??????????????
"씨발, 너 입 안닥쳐? 야 너 이리와봐. 이리오라고 이 미친년아!!!!"
"양심에 찔리는게 없으면 저렇게까지 화낼 이유가 없잖아요?"
"야!!!!!!"
"어이 잠깐만!"
높이 들어올려진 손이 세연의 뺨을 향해 달리려던 찰나 태형의 목소리에 의해 상황이 중재되었어요.
언제 돌아왔는지 한쪽 벽면에 기대 삐딱하게 서서는 뭔가를 흔들고 있어요.
자세히 보니 테이프 같기도 하네요.
"사장님, 아무리 가게에 관심이 없어도 CCTV 존재 정도는 알아줍시다. 우리 카메라 슬퍼해요."
"필요없어."
읭? 필요없다는 사장님의 말에 테이프를 흔들던 태형이 의아하다는 듯이 사장님을 바라보았어요.
"얘 어제 하루종일 나랑 주방에서 요리밖에 안했거든. 카운터는 커녕 출근 퇴근할때 빼곤 로비 지나간적도 없어."
"..."
"배우는데 한시가 급한 학생인데 카운터에서 돈냄새 맡을 겨를이 어딨다고.
니가 어떻게 알고 그런 말을 하지?"
"CCTV한테 몇 가지 물어봤는데 어제 카운터 담당 정호석이지.세영이 넌 걔 옆에 하루종일 붙어있었고."
"...사장님.."
"동정으로 호소하기엔 이미 많이 지나치셨어. 아가씨. 사장님은 더 이상 네편이 아닌것 같은데? 물론 전에도 아니었겠지만.
어이구, 남정네 득실한 꽃밭 사이에서 여우짓하랴 돈 슬쩍하랴 고생 많이 했겠네."
"어이, 신입알바."
"..."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라는 말 알지? 짧게 말할게.
차피 거기 들어있던 돈 얼마 되지도 않던것 같은데 그건 그냥 너 가져라.
대신에 니가 슬쩍한 그 돈 지갑에서 꺼낼때 마다 부끄러워지기를 바란다.
이 가게 지날때마다 수치심에 고개도 한번씩 숙여주고. 다시는 얼굴볼일 없다는건 4살짜리 애기도 알만한 상황이지?"
"..."
"근데 뭐 너 상태보니까 뉘우치지도 않은것같다?
학생이 말이야, 어 염색에 파마에 심지어 옷은 천쪼가리 걸친것도 못하고. 궁금한건데 그런건 대체 왜 돈주고 사는거냐?
화장품...어이구 화장품 사는데 돈 제일 많이 들었겠다, 향수가 따로 필요가 없네.
음식에 냄새 앉으면 큰일나게스리."
"..시발"
"그래. 화 나고 쪽팔리지. 가오는 잡아야 하는데 빼도박도 못한 상황에서 뭐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네?
맘 같아선 욕을 하고싶을꺼야. 어디한번 해 봐. 자랑은 아니지만 이래봬도 이 가게 유명세 좀 타서 까딱하면 너 바로 국민 톱스타로 만들어줄 자신 있어.
보니까 폭풍소비로 남아있는 돈도 얼마 없는거같고. 집에 갈 차비는 있냐? 여기 5000원 줄테니까 버스비 하고.
딱 봐도 나보다 현금은 많아보이네. 차피 이중인격 드러난거 남은 돈으로 부모님께 효도 좀 해라. 그리고..."
뚝, 하고 갑자기 하던 말을 끊는 사장님이에요.
무슨 일인가 싶어 빤히 바라보면 깊은 한숨을 끌어내쉬고는 진짜로 빡친 듯 딱 한마디 하네요.
"야 그냥 꺼져라."
하고는 혼이 빠져나간 듯한 처량한 여고생을 퍽 밀쳐 밖으로 내보내고는 문을 텅 닫아버려요.
경기의 끝을 알리는 종을 치는듯한 문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가게 안은 축제분위기가 되었어요.
"사장님!! 겁나 쩔어요!!!"
"우와아아악!! 우리 형님이 최고다!!!!!!"
"야, 악!! 이새끼 안떨어져??"
한 마디 한 마디 알차게 액기스만 담아 구성해서 정성껏 혀로 굴려줄때마다 얇은 종잇장마냥 구겨지는 아이의 표정이 얼마나 통쾌했는지.
그래도 아까 머리채 쥐어잡고 흔들 뻔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다음에 만나면 꼭 반갑다고 흔들어 줘야겠어요.
"그래도 멋있는척은 혼자 다 했네."
"CCTV 누가 맘대로 보랬냐 어. 뒤질래?"
"아이 사랑하는거 알면서 형님. 다음에 또 올테니까 저 갑니다!!"
하고는
또 순식간에 사라져버려요..
"..."
"야 정국아 사장님 진짜 말 잘하지 않냐? 대단하다 대단해.."
"..."
"오늘은 웬일로 조용하네? 무슨 일 있냐? 말이 없어..어디 아픈건 아니고?"
"됐어요."
하고는 불퉁한 표정으로 휴게실로 들어가 버리네요.
오늘따라 정국이가 조금 이상한것 같아요. 예전처럼 똘끼 넘치는 춤도 안 추고
다가와선 이상한 짓도 안하고..
겉으로 봐서는 정상인과 별 다를바 없는 행동을 하는데
정국이한테는 그게 치명적으로 비정상적인 행동이니까요.
사춘기가 늦게 온걸까요? 쟤 저래뵈도 성인인데...
...
..
+)
여러분...정쿠기가...성인이래효.....★
암호닉
[현]/[누텔라]/[류또또]/[0418]/[방여쁘]/[수야]/[전정국오빠]/[그린티라떼]/[짐잼쿠]/[새론별]/[태태쿠키]/[이다
]/[빙빙]/[현블리]/[새우]/[2반]/[0221]/[뀨쓰]/[찐슙홉몬침태꾹]/[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메로르]/[바나나]
/[망개쿵떡집]/[태퍼맨]/[태태(김태형)]/[설탕맛오일]/[정전]/[라임]/[강철순두부]/[꽃소녀]/[탄소613]/[뚜니니]/[
예삐]/[0622]/[첼리]/[쮸로뜌]/[0329]/[정꾸기냥]/[꼬끄]/[b612]/[뿌뿌]/[양식새우]/[넌봄]/[꼬르륵]/[웬디]/[치킨
머쨔]/[윤기꽃]/[매직핸드]/[룬]/[얄리얄리]/[강아지]/[정꾸야]/[0119]/[퍼플]/[잔디]/[따슙]/[징파] /[설탕]/[웃
다가안면근육파괴]/[마틸다]/[빵빵이]/[boice1004]/[오링]/[도마도]/[한윤]/[늉기]/[빙그레]/[서닌장]/[윤]/[물고
기]/[수저]/[쿠마몬]/[호시기호식이해]/[레인]/[민슈팅]/[진짱짱]/[모찜모찜해]/[근육돼지]/[다섯번째계절]/[꽃님
]/[하늘]/[꾸꾸까까]/[안녕재화나]/[와배]/[뱅골라]/[김태태]/[하앙쿼카]/[로슈]/[당근]/[빠네파스타]/[깔보나]/[
에그타르트]/[이연]/[lucki1y]/[탱크보이]/[망개떡]/[또르르]/[안돼]/[미니미니]/[방탄스타]/[ㄴㅎㅇㄱ융기]/[토토
네당근가게]/[요괴]/[신셩]/[탱탱]/[뿌얌]/[태태랑나랑]/[애플릭]/[눈누난나]/[매혹]/[환청]/[민피디]/[연꽃]/[끼야호
우]/[너와나의연결고리]/[Blossom]/[주문할게요]/[동상이몽]/[오리]/[모니모니랩]/[링링뿌]/[쿠쿠]/[민트슈]/[레
연]/[망개구름]/[밍밍쓰]/[꾸가까꿍]/[태태한침침이]/[모나리자]/[탵탵]/[에이취]/[뿌엥]/[리티]/[롸]/[밍슙]/[희
]/[퀚]/[0208]/[호비국이]/[홈매트]/[몽백]/[세젤예세젤귀]/[꼬이]/[19951013]/[힐링]/[충전기]/[리자몽]/[밍니밍융]
/[맨맨]/[민피디]/[감자도리]/[0309]/[0523]/[도손]/[아킴]/[대구]/[태형아]/[자몽]/[응애겨란마리우앵]/[라자냐]/[챠밍]/
[불닭발]/[콜라]
혹시 암호닉방에서 신청했는데도 위에 암호닉 안젹혀있으신분들 댓글 주세요!
암호닉 신청은 꼭 암호닉방에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