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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탄 전체글ll조회 326l

 

 

AM 5:34

 

"하아.. 하아.. 하.."

 

 

버스도 이제 운행을 시작하는 그런 시각이었다. 마땅히 타고갈 택시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이제 막 깨어나는 이른 아침이었다. 어둠에서 해가 떠오르려 기지개를 켜는 시간. 나는 차가운 길 위를 미친놈처럼 달리고 있었다.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 어딘지도 모른체 확신만 갖고 가고 있었다.

 

 

 

 

***

 

 

 

"어, 안녕하세요 형수님. 제가 요즘 수사를 하다가 몇가지 꼭 듣고 싶었던 말이 있어서요."

 

 

"네.. 물어보세요."

 

 

"어..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몇가지 여쭈어볼게요. 일단 행적이 묘연해졌던 그 날 새벽에 정말 옆에서 잠들은 인기척을 느끼셨나요?"

 

 

"아.. 그럼요. 그날도 제가 먼저 잠에 들고 그이는 서재에 있었어요. 그리고는 잠이 들랑말랑할때 이불을 살포시 들추면서 들어와 자는 느낌이 들었고 안도감에 바로 깊은 잠에 들었죠."

 

 

"그렇다면 나가는 인기척은 느끼지 못했다는거죠?"

 

 

"하.. 네. 안타깝게도.. 그랬어요. 그것만 알았어도.. 막을 수 있었을텐데.. 그쵸?"

 

 

"형수님 잘못이 아니라는거 아시잖아요. 제가 꼭 알아볼테니까 그런 마음 가지지 마세요. 그럼 다음으로 그.. 서재에서 자주 보시던 책에 대해서 묻고 싶은데요. 일기 형식으로 되어있던 그 책에 대해서 혹시 알고 계신가요?"

 

 

"그럼요. 그이가 정말 자주 읽던 책이에요. 아마도 밤에 잠들기 전에 책을 읽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 책을 읽었어요."

 

 

"아.. 그러셨군요.. 뭐 잠꼬대라던가 잠버릇 같은건 없으셨나요?"

 

 

"잠꼬대나 몸을 움직이면서 꿈에서 깨어나는 일이 종종 있었어요. 막 식은땀도 흘리는가하면 웃는 얼굴을 보일 때도 있었고 다양했죠."

 

 

"네.. 뭐 일단은 이정도면 될 것같아요. 정말 감사해요 형수님.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같이 나가시죠."

 

 

"네 고마워요."

 

 

 

***

 

 

 

"어 엄마 오셨어요?"

 

 

 

"어.. 저녁 먹고 있니?"

 

 

 

"네, 아 엄마 여기는 그때 왔던 정국이요."

 

 

 

"안녕하세요 어머니. 덕분에 맛있는거 먹고 있어요. 같이 드세요."

 

 

 

"어.. 아니야. 나는 먹었어. 얼른 먹어."

 

 

 

"엄마 무슨일 있었어요?"

 

 

 

"아니야. 얼른 먹어 엄마는 좀 쉴게 형사님까지 만나고 오니까 피곤하다."

 

 

 

"네, 엄마."

 

 

 

"아 참. 형사님도 오셨어. 주차하시고 올라오실거야. 오시면 아버지 서재 보여드리고 잘 보내드려. 엄마는 좀 쉴게."

 

 

 

"네 엄마. 쉬세요."

 

 

 

"네, 푹 쉬세요."

 

 

 

RingRing

 

 

"문 안 잠궜어요. 들어오세요 형사님."

 

 

 

"어, 그래. 태형아 안녕?"

 

 

 

"네, 형사님. 아, 이쪽은 제 친구 정국이에요."

 

 

 

"아, 새로운 친구?"

 

 

 

"아.. 네 뭐."

 

 

 

"안녕하세요. 전정국입니다."

 

 

 

"어.. 그래.. 안녕?"

 

 

 

"아참 서재 보신다고 하시던데 들어가보세요."

 

 

 

"어.. 그래."

 

 

 

 

***

(김석진 ver)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집으로 올라갔다. 엘레베이터 안에서 많은 생각들을 떠올렸다. 이 집에서의 잠깐은 잠을 자며 생생한 꿈을 처음 꾸던 그 날. 그렇게 쉽게 넘겼으면 안됐었는데. 좀 더 오래 잠들어서 그 안에서 선배님을 찾아다닐 수만 있다면 선배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터무니 없는 생각..'

 

 

RingRing

 

 

안으로 들어서니 태형이와 모르는 아이가 한 명 있었다. 눈매가 날렵하고 인상이 차가운듯 밝은 아이였다. 나를 보는 눈빛에서 무언가 느껴졌다. 경계라고 한다면 저 아이는 무언가 확신에 찬 눈빛이 있었고 두려움이라고 한다면 자신감이 넘치는 눈빛이었다. 그 오묘함에 말끝이 흔들렸다.

 

 

"어.. 그래.."

 

 

이 말을 마지막으로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 아직도 그 자리 그대로 꽂혀있는 책을 집어들었다. 형사님이 계실만한 곳을 찾아내야만 했다. 이걸 읽고 집에서 끝까지 깨지 않는 방법을 연구해볼 생각이었다. 그래야지만 어떤 단서라도 찾아낼 수 있으니까.

 

 

"있을만한 곳.. 아니.. 긴 단원?"

 

 

일기 파트의 분량은 10장 내외정도 였다.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았고 하룻밤 꿈에 그리기에는 충분한 분량이었다. 그 중에 제일 긴 파트가 있었는데 다른 것과 비교하여 10장정도가 더 많은 부분이었다. 그 부분을 암기듯 읽었고 익혔다.

 

 

'이정도면 꿈에 그릴 수 있겠어..'

 

 

 

***

 

 

 

"밥 먹다가 뭘 그렇게 생각해?"

 

 

 

"어? 아니야. 그런데 저분 형사야?"

 

 

 

"응 우리 아버지 후배셨고 지금은 우리 아버지 사건에 대해서 조사해주시고 계셔."

 

 

 

"...그렇구나. 아, 난 다 먹었어."

 

 

 

"어 나도."

 

 

 

"잘먹었어. 배부르다."

 

 

 

"나도. 양심상 니가 치울꺼지?"

 

 

 

"네네. 알겠습니다."

 

 

 

"그릇 그냥 모야서 밖에다가 내놓으면 되고 젓가락 같은거는 반 뿐질러서 버리면 돼."

 

 

 

"응. 그정도는 알아서 할 수 있어."

 

 

 

"혹시나. 혹-시나 모를까봐 말해준거지."

 

 

 

"뿡이다."

 

 

 

"어, 태형아 나 이만 집에 가볼게."

 

 

 

"형사님 안녕히가세요."

 

 

 

"어, 태형아 나도 이만 갈게. 어머니 저 이만 가볼게요-"

 

 

 

"어, 그래. 잘 가."

 

 

 

 

***

 

 

 

그날 나는 사방이 까맣게 물들은 곳을 걷고 또 멀었다. 오로지 나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켜졌고 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밝은 빛 때문인지 앞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조금은 어지러운 기분이 들때쯤 배경이 바뀌며 어둠이 하얀 빛과 섞였다. 그렇게 뿌연 잿빛 안개가 드리워졌고 땅이 흔들리며 벽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난 미로 안에 갇히게 되었고 끝이 어딘지도 무엇인지도 모르는 미로를 걷고 또 걸었다.

 

 

일반 미로와 다른 점은 막다른 곳에 문이 하나 있다는 것. 그 문을 통과 할 때 마다 미로의 다른 부분으로 이동되는듯 했다. 그렇게 몇 십분을 걷고 또 걸었을까. 더이상 걸을 힘도 그럴 의미도 찾지 못해 의욕을 잃어가고 있었다. 주저 앉아 있던 곳 앞 벽에 문이 하나 생겼고 그 문을 열고 형사님이 나오셨다.

 

 

그렇게 우리는 꿈속에서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었다.

 

 

 

"형사님."

 

 

 

"어, 그래 태형아. 너도 이 꿈을 꾸고 있는거니?"

 

 

 

"네.. 근데 이건 제가 본 것이 아니에요."

 

 

 

"그래 내가 읽은 이야기도 아니야. 누군가.. 누군가 우리를 이 곳으로 부른건 아닐까?"

 

 

 

"눈치가 빠르네? 형사라더니?"

 

 

 

형사님은 제빠르게 소리가 나는 쪽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귓가에 생생하게 들릴 뿐이었다.

 

 

 

"왜 내가 굳이 여기로 당신들을 불렀을까?"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

 

 

 

"또 그만두게 하려고 그러는건가?"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 뭐가 있는데?"

 

 

 

"이 길의 끝에 정말 꿈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있어.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는 곳이지."

 

 

 

"그럼 우리 아버지가 그 세계 안에 계시다는거야?"

 

 

 

"당연하지. 그러니 없어지셨겠지."

 

 

 

"하지만 시체는 우리가 찾았잖아."

 

 

 

"그정도 조작이야 쉽죠. 그 사체 알아볼 수나 있었어요? 그냥 때려맞춘건 아니고? 아아- 고작 그 DNA검사? 그정도야 뭐 진짜 쉽죠."

 

 

 

"어디서.. 들어본 목소린데.."

 

 

 

"이제 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꿈속 세계라는 것까지 알아버렸으니. 이제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당신들 궁금증을 해결되지 않았어?"

 

 

 

"선배님을 돌려줘."

 

 

 

"그 사람은 돌려 줄 수 없어. 그리고 그 사람이 원해서 가지 않는거기도 하고."

 

 

 

"그게 무슨 소리야?"

 

 

 

"그것까지 알 필요는 없고. 아무튼 그렇게 알아두고 이만 물러나. 이미 그 세상에 없는 사람인데 그렇게 애타게 찾아봤자. 수사도 종료되고 해결 사건으로 끝났잖아."

 

 

 

"살아있다는 것을 아는데 어떻게 그만둘 수가 있지? 너의 아버지라도 그럴 수 있나?"

 

 

 

"나한테는 그런 말 해도 소용없고. 됐고 이만 이 꿈에서 나가줬으면 좋겠어."

 

 

 

"전...정국..?"

 

 

 

"....?"

 

 

 

"전정국... 목소리가.."

 

 

 

갑자기 바닥이 훅 꺼지는 느낌이 들며 깨어났다. 안개의 축축한 때문에 옷이 눅눅하게 젖어 있었고 한 단어만이 입가에 맴돌았다.

 

 

 

"분명 전정국이었어.."

 

 

난 무작정 방으로 가 외투를 집었다. 그리고는 시간도 확인하지 못한체 달려나갔다. 가까운 버스정류장으로 뛰었다. 아직 운행대기인 버스들만 가득했고 온다고 해도 15분은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그냥 발로 뛰기로 했다.

 

 

어떻게 처음보는 녀석의 목소리를 거기에서 들을 수가 있었을까. 이 책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는 아이였을텐데.. 아니 설마. 저번에 우리집에 잤을 때 이 책을 본건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저렇게 자세하게 알고 있는거지?

 

 

많은 궁금증들이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어서 그 아이의 입에서 대답을 듣고 싶었다. 그 아이의 집을 모르지만 한 곳이 번뜩 떠올랐다. 그 골목, 그곳이라면 그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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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탄
약속도 못지키고 너무 늦어져서 죄송해요 ㅠㅠㅠ
8년 전
독자1
오!!!!!!!!!!!!! 정국이는 이제 어떻게 될까요! 다음 화 읽으려고 했는데 다음 화가 없어... 기다리고 있을게요ㅠㅠㅠㅠㅠㅠ 잘 읽었습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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