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괴롭혔던 변백현
9
W. 백빠
문득 눈을 떴다. 내 눈을 파고드는 아침 햇살이 이젠 기분 좋게만 느껴진다.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살짝 열어놓고 어제 모르는 여자에게 받았던 담뱃갑을 꺼냈다. 사실 변백현은 내 손을 잡고 엘레베이터에 올라타면서 이렇게 말했었지만.
“끊어, 담배.”
“……담배는 못 끊어.”
“네 의사 물어본 거 아니야.”
“이런거까지 터치하는건 너무한거 아니야?”
“그럼 사천만원 갚고 나가던가, 내 집에서.”
“그건 니가 마음대로 갚은거잖아..! 누가 갚아달랬어?”
“그럼 다시 무를까?”
“…….”
결국 끊을께, 하며 내 패배로 끝난 대화였지만 난 애초부터 그 말을 들을 생각따윈 없었다. 그에게 버리는 시늉을 해보였지만 이렇게 귀한 걸 버렸을리가. 기분 좋게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무는데 이런 미친. 생각해보니 라이터가 없었다. 확 치미는 짜증에 담뱃갑을 옆에 던져놓곤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진짜 나 등신 아니야? 어떻게 라이터도 없이... 이따가 아주머니 없을 때 부엌 가서 가스레인지로 킬까? 아, 얘네 집 전기인덕션인데. 애꿎은 침대만 주먹으로 퍽퍽 때리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가씨, 일어나셨어요?”
담배를 배게 아래로 숨기곤 네, 하며 대답하며 밖으로 나갔다. 아주머니 혹시 라이터 가지고 있으시려나.
아주머니가 가고 나서도 나는 끝내 담배에 불을 붙이지 못했다. 그제서야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대단한 물질을 발명했는지 알 것 같고 난 지금까지 불이라는 존재를 얼마나 하대해왔는지 깨달았고... 어떻게 해야 이 작은 담배에 불을 붙일 수 있을지, 다시 그 공원에 나가봐야할지 고민하는데 뜬금없이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
초인종 소리. 내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었다. 아주머니나 변백현이었다면 당연히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는데 지금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천천히 현관문 앞으로 걸어갔다. 다시 한번 초인종 소리가 집 안에 울려퍼졌다. 아무도 없는 척을 해야겠지? 분명 변백현의 집이라고 알고 찾아온 사람일텐데 여자인 내가 있으면 이상하게 생각할거고 오해할지도 모르잖아. 다시 거실로 발을 옮기려는데 이번엔 초인종이 아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쾅쾅쾅.
어떻게 해야하지? 이거 급한 일인가? 그래도 없는 척 하는게 더 나을거야. 아니, 무슨 일 난거면 어떡하지? 무섭게 문을 두드려오는 누군가에 혼자 혼란해하며 현관문만 빤히 바라보는데 몇 번을 두들겨대던 소리가 우뚝 멈춘다. ...이제 가나보다 싶어 현관문에 달려있는 작은 렌즈로 바깥을 바라보는데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문은 찰나에 열려버렸다.
나는 비밀번호를 알고 있으면서도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던 사람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
“…뭐야.”
남자였다. 트레이닝 팬츠와 후드 집업의 편한 차림, 선글라스, 검은색의 마스크까지. 남자는 날 보자마자 미간을 구기며 뭐야, 라고 말했다. 마스크 때문에 웅웅 댔지만 정확히 들었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었다. 순간 변백현을 만났던 첫 날, ‘형’의 생일파티를 이야기 했던 게 문득 생각이 났다. 혹시 형인가? 남자는 나를 위아래로 기분나쁘게 훑더니 마스크를 벗으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새끼도 꼴에 남자라고...”
“…네?”
남자는 나를 지나쳐 집으로 들어갔다. 아니, 누구신데..! 뒤를 따라가니 남자는 선글라스를 벗고 집 안을 둘러보며 내게 물었다.
“변백현은 몇시에 와?”
것도 반말로. 난 집 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남자에게 되려 물었다. 아마 말투가 조금은 삐딱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신데요.”
그제서야 남자는 그 자리에서 멈춰 나를 바라보았다. 나를 마주한 얼굴이 굉장히 익숙했다. ...내가 저 남자를 어디서 본 적이 있던가? 남자는 날 빤히 바라보다 내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내 앞에서 허리를 숙여 나와 눈높이를 마주하곤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그 남자를 알아보았다.
“……어?”
*
어제 밀린 서류를 결제하느라 점심도 거른 채 일을 하고 있었다.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는 텍스트는 오늘따라 백현을 힘들게 했다. 왜 이렇게 자꾸만 집에 가고 싶은지, 이게 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너가 나를 이렇게 만드는 건 아닐지. 일이 하기 싫게, 집에 가고 싶게 날 그렇게 만드는 건 아닐지. 백현은 잠시 파일을 손에서 내려놓고 의자에 기대 눈을 감았다. 아픈 손목을 꾹꾹 누르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보나마나 윤비서일거란 생각에 눈도 뜨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나 들리는 건 윤비서의 목소리였다.
“부사장님. 오늘 형님 입국하셨다고 합니다.”
“..김민석 해외 나갔었어?”
“예. 어제 아시아 콘서트 마치고 한국 들어오셨답니다.”
“나중에 전화나 한번 연결해.”
변백현에게는 형이 하나 있다. 엄마만 같은 이복형제이며 나이는 2살 많은 28살, 이름은 김민석. 엄마가 결혼 전 다른 남자와 낳은 자식이 김민석, 제 과거를 세탁한 후 재벌가 회장과 결혼하여 낳은 것이 변백현이었다. 모성애 때문인가, 엄마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어린 민석을 데리고 와 함께 살았고 마찬가지로 어렸던 백현은 엄마를 빼앗겼다는 생각을 했다. 민석은 제 몫까지 백현이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했고. 둘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지냈으나 그 사이는 심각하게 틀어져있었다. 고등학생 때 민석이 연예인이 되겠다며 출가를 하고 백현이 미국으로 유학을 간 이후부터는 공식적으로만 형제관계를 유지한 채 마주치면 서로 으르렁대며 신경전을 벌였다.
백현은 윤비서의 이야기가 반갑지 않다는 듯 시큰둥하게 얘기했다. 윤비서는 이제 알았다고만 대답하면 되는데 그 자리에서 우물쭈물하며 머뭇거렸다.
“저, 근데……,”
윤비서는 이걸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분명 이 말을 들으면 변백현은 회사 일이고 뭐고 다 집어치운 채 집으로 갈 게 뻔했다. 일단 저 근데, 로 운을 띄운 이상 말을 해야겠단 생각에 여전히 눈을 감고 편히 기대 앉아있는 백현에게 윤비서는 죄를 짓는 듯한 기분으로 말했다.
“지금 부사장님 댁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백현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곤 미간을 옅게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뭐?” 윤비서는 다시한번 이야기 했다.
“민석 도련님이 부사장님 댁으로 향했다고….”
“그 새끼가 대체 왜?”
“그건 저도 잘...”
그리고 역시나 백현은 외투를 낚아채듯 챙기곤 부사장실을 순식간에 나가버렸다. 윤비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
그녀는 민석의 얼굴을 보며 깜짝 놀랐다. 당연한 반응이라는 듯 민석은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곤 옆 쇼파에 털썩 앉았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민석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내 앞에 있는 이 남자는, 김민석이다. 이 한마디면 더이상 할 설명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김민석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TV에서만 보던 연예인 중의 연예인.
“……둘이 친구에요?”
“형이야. 배다른.”
“…….”
“변백현 그새끼가 말 안했나봐?”
그렇게 유명한 연예인이라도 입은 더럽구나.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데 민석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 확 잡아 끌었다. 얼떨결에 그의 바로 옆에 앉게 된 그녀가 민석을 바라보자 그는 씨익 웃으며 물었다.
“언제부터 사겼어?”
“…사귀는 사이 아닌데.”
“아. 섹스파트너, 뭐 이런건가.”
“네?”
“그냥 즐기기만 하는 사이 있잖아, 왜.”
“그런거 아니에요.”
민석이 그녀를 은근슬쩍 훑었다. 널널한 변백현의 옷을 입고 있는 모양새가 보통 사이는 아닌 듯 한데 사귀는 것도 아니고 엔조이도 아니라고? 변백현이 엄한 여자를 집까지 들일리가 없는데. 그간 백현의 여자관계를 생각해보던 민석은 흐음, 하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혹시 그 첫사랑인가 뭔가 하는 그여잔가. 미국에 있을때도 여자 한번 사귀면 육개월을 못가고 선이란 선은 다 퇴짜를 놨던 변백현에겐 그 이유가 첫사랑 때문이라는 소문이 한참 돌았었다. 얼마나 좋아했던 여자면 10년 가까이 못잊나 싶었지. 그게 얘라면 좀 실망인데.
“설마 니가 변백현 첫사랑이야?”
“…어떻게 알아요?”
“그 새끼 주위 사람들은 다 알아.”
한국에 와서 어떤 여자를 쥐잡듯이 찾더라, 하는 얘기도 다 들었고 말이지.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니 은근 귀여운 구석도 있는 것 같다. 그때 쇼파 앞 테이블에서 진동이 울렸다. 그녀의 휴대폰이었다. 액정 위에는 [변백현] 이라는 이름이 반짝 떠올랐고 그녀가 받으려 손을 뻗는 순간 김민석이 먼저 그 휴대폰을 채갔다. 그리고 그녀가 뭐라 말리기도 전에 통화버튼을 누른 그였다.
“오랜만이다, 백현아.”
[……너 뭐하자는거야.]
“뭐하긴. 니 첫사랑이랑 대화하고 있었지.”
[당장 나가.]
“걱정마, 나 아무 짓도 안할거야.”
[씨발, 너 진짜 뭐하자는건데 지금.]
“와, 나 변백현 흥분하는거 처음본다.”
[헛소리 하지말고 집에서 나가라고.]
“그렇게 걱정되면 빨리 오든가. ”
김민석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리곤 휴대폰을 거실 바닥에서 저 멀리로 밀어버렸다. 그녀가 깜짝 놀라 뭐하는거냐며 휴대폰을 주워오려 하자 김민석이 그녀의 두 손목을 잡아아 가지 못하게 막았다. 그녀가 손목을 비틀며 휴대폰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여자인 그녀가 김민석의 힘을 감당하기엔 무리였다. 그 순간, 김민석의 머릿 속엔 미치도록 흥미진진할 것 같은 일이 하나 떠오르고 있었다. 인상을 쓰고 빠져나가려 안간힘을 쓰는 그녀를 보며, 민석은 작게 웃었다. 안그래도 요즘 인생이 좀 지루하다 싶었는데.
“아, 이것 좀 놔요..!”
“야. 너 변백현 좋아해?”
“네? 갑자기 그게…… 일단 좀 놔봐요, 아파요!”
“대답하면. 너 변백현 좋아하냐고.”
“..몰라요, 저도.”
눈을 살짝 내리깔고는 넘겨짚듯 대답하는 그녀. 몰라요, 라는 대답이라니. ‘재밌을 것 같은’이 아니다. 무조건 재밌는 일이다, 이건. 김민석은 이제야 제대로 변백현에게 엿을 먹여줄 수 있을거란 생각에 웃음이 난다. 변백현이 뭘 빼앗겨본적이나 있을까. 항상 원하는게 무엇이든 모두가 발 아래로 갖다 바치는 세상에서 살았던 백현이 처음으로 목을 매는 여자였다. 그 여자는 변백현을 ‘몰라요, 저도.’ 만큼으로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가엾게 느껴지긴 하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재밌는 일을 만들 수 있게 됐으니.
“대답하면 놔준다면서요!”
“이름 알려주면 진짜 놓아줄게.”
“……한에리에요.”
김민석은 그녀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러나 민석은 그녀가 아픈 손목을 잠깐 매만지는 사이 먼저 그녀의 휴대폰을 주워들었고 재빠르게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수신지는 다름 아닌 김민석, 자신의 휴대폰이었다.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민석에게 다가가 휴대폰을 뺏어들었지만 이미 민석의 휴대폰으로 전화는 간 후였다.
“지금 뭐하는거에요? 남의 핸드폰을..!”
“내 번호 저장해놔. 다음에 누구세요? 하지말고.”
“아니, 제가 왜 그래야하는데요?”
“왜냐면, 우리는 이제 같은 팀이니까.”
김민석이 개구지게 웃었다. 그녀는 그가 미치기라도 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 막무가내에 지 멋대로다. 심지어 자기랑 같은 팀이란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영문 모를 얼굴로 그를 바라보니 김민석은 두 손으로 그녀의 양 볼을 감싸며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우리 잘해보자, 에리야. 응?”
대체 뭘? 뭘 잘해보자는거야? 김민석은 연거푸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해대고 있었다. 그러더니 김민석은 가려는 듯 현관문으로 향했다.
“변백현 오면 한대 쳐맞을지도 모르니까 가야겠다.”
“…….”
“잘 있어, 에리야. 내 전화 잘 받고. 안받으면 매일 올거야.”
어이없다는 얼굴로 김민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녀가, 문득 물어볼 것이 생겼는지 그의 뒤를 따라갔다. 뭔가 고민되는 듯, 물어볼까 말까 입술을 이빨로 깨작댄다. 김민석이 현관문을 나가려는 순간 그녀가 결국은 김민석을 불렀다.
“...저, 저기요!”
김민석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망설이다 결국 자그마한 목소리로 물어보고야 만다.
“……혹시 라이터 있어요?”
이 상황에서도 담배를 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니. 심지어 저런 또라이에게 라이터를 빌리는 나 자신이라니. 그녀는 자기 자신을 자책하면서도 민석에게는 라이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녀의 질문을 듣자마자 김민석은 푸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라이터라니 뜬금이 없어도 너무 없다. 저 얼굴에 담배를 필 줄은 몰랐는데.
김민석은 한참이나 웃고 난 후에야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그녀에게 건내주었다. 그녀는 누가 훔쳐갈새라 얼른 라이터를 주머니에 넣는다. 그게 또 나름 귀엽다. 아, 이러다 변백현이 너무 불쌍해지면 어쩌지. 그저 오랜만에 변백현 그 면상이나 볼까 하고 와본 건데 뜻밖에 수확을 거둬들여 현관을 나서는 김민석에 얼굴엔 의미 모를 웃음이 피어났다.
뚫릴 기미가 없는 꽉 막힌 도로. [그렇게 걱정되면 빨리 오든가.] 머릿 속에 계속 김민석 그 미친새끼의 말이 맴돌았다. 변백현은 욕을 읊조리며 신경질적으로 핸들을 주먹으로 쳤다. 과속을 해도 모자랄 지경에 이 도로 위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 꼴이라니. 김민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충은 짐작간다. 지금쯤 그 여자가 내 유일한 약점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어쩌다 김민석한테 한에리를…. 뭘 하고 있는지 알고는 싶은데 상상조차 하기 싫은 자신의 상황이 짜증났다. 백현은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이상한 상상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백현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집으로 뛰어올라갔다. 그녀가 온 이후로는 하루도 편하게 지난 날이 없는 것만 같다. 왜 나는 그녀가 자꾸 불안한지. 어디론가 없어져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내가 그녀를 그만큼 좋아하고 있다는게 무서웠다. 그가 집으로 들어가자 그녀가 쪼르르 제 방에서 나왔다. 변백현은 그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희미한 담배냄새가 났다. 일단 그건 나중에 혼내기로 하고.
“김민석은?”
“너 오기 방금 전에 갔어.”
“그 새끼랑 이 집에서 있었던 일 하나도 빼놓지 말고 다 말해.”
그녀는 별 일 없었다는 듯이 있었던 일들을 말했지만 변백현의 낯빛이 여전히 언짢아 보였다. 사실 있었던 일 그대로 얘기했다간 백현이 과도하게 신경 쓸 것 같아 자극적인 이야기는 다 빼고 간략하게만 말했을 뿐인데도 백현의 얼굴에 그녀에 대한 걱정이 확연히 드러났다. ...진짜 세세하게 말했다간 큰일나겠는데.
“그래서 김민석이 어디 만졌어?”
“어? 만진..건 아니고 그냥 잡았어. 뭐 손목 이런데.”
“……또.”
“딱히 없어. 손목이랑 손 빼고는.”
내 볼을 만지긴 만졌지만 그건 말하지 않기로 한다. 변백현의 눈빛이 확 변해버릴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손목과 손만으로도 충분히 변백현은 비위가 상했다. 어느 조금도 허용하고 싶지 않다. 어떤 작은 틈새라도. 변백현은 두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 도망 안가, 백현아 하고 말했던 그 예쁜 얼굴. 그래, 에리야. 내 옆에서 도망가지마. 조금이라도 멀어지지마. 다시는 그녀와 김민석을 볼 수 없게 해주고 싶었다. 누구 하나를 가둬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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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또 다른 남주의 ☆등!장!★
집착.. 으로 가는 것 같지만 감금물은 아니니까 걱정마세요..ㅎ 사실 전 좋아하지만 이번 작품은 노말하게 가려고 마음 먹었어요^0^
고3 여러분들 졸업 축하드려요...ㅠㅠㅠ♡ 아 기념으로 불마크 쓰고싶다 강렬하게 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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