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있을 중간고사준비로 정신이 없던 정국이 신경 안 쓰는척 곁눈질로 지민을 바라보았다.
조그만게 저렇게 뽈뽈거리고 다니니 더 신경쓰인다.
지딴엔 날 배려한답시고 날 안 부르고 혼자 책상에서 내려와보려는거 같은데 말이지.
듣다보니 혼자서 끙끙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계속 보고있으니 내 눈치라도 살피듯 날 쳐다보던 벌레가 나랑 눈이 마주치자 멈춰섰다.
눈이 커지고 이내 머리맡에 달린 새싹이 쫑긋 세워진다.
"....꾸기야. 짐니 온제부터 보고이써써?"
"아까부터."
".....꾸가. 짐니가 방해해쏘?"
..벌레주제에 또 눈치는 엄청 보네.
"무슨 방해."
"..꾸기 막 이케이케 동부? 어..음..겅부!
그거 막 하고이짜나! 짐니 꾸기 그거 하는고 모시써서 조용히이 했는데에."
쪼그리고 앉더니 뭔가 쓰는것처럼 흉내내는 지민에 정국은 지민쪽으로 아주 시선을 틀었다.
"했는데."
"짐니 죠고 떨어뜨려써...짐니 쪼고만 가져오면 되는데 짐니..구래서 내려가꼬이써. 여차영차."
그래봤자 아직 책상서랍한칸도 못 내려간 상태였다.
첫날 지민이 뭔가싶어 지민을 들어올렸던 때가 생각났다.
높은거 무서워하더니 용케 그걸 참고 내려가려한게 조금 기특해서 손바닥을 펴주니 또 함박웃음이다.
"짐니 내려주는고야? 끄기..키햐! 역시 꾸기는 청싸님이야!"
...진짜 천사 들으면 울겠다. 임마.
그나저나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뭘 줍겠다는거지.
"차자따! 꾸기야! 짐니가 차자써!"
떨어진게 뭔지 보이지도 않는데 뭘 찾았다는건지.
지민은 신이 났다. 그것도 잔뜩.
통통거리면 정국의 발께까지 와서는 정국을 향해 고사리같은 손을 펴보인다.
뭔가 있긴 있는거같은데 잘 보이지않아
정국은 한번더 지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게 뭔데."
"우웅? 요꺼 찜니꼬!"
은색의 링이 보였다. 이건 대체 뭐지.
"꾸가, 그꼬 난,나!쭈에 꾸기 주께여!"
정체불명의 은색링은 너무 작아 제대로 보지않으면 보이지도 않았지만,
지민은 그걸 두손으로 감추며 베실베실 웃어보였다. 뭐, 어쨌건 주웠으니 됐다싶었다.
다시금 지민을 책상위로 올려주자 전공서적근처로 통통 뛰어오더니 주저앉는다.
"벌레. 왜."
"우? 찜니 꾸기 동부! 하눙고 꾸경하고시따! 꾸기 이케이케하눙거 모시써, 히이-"
정국은 니맘대로 해라. 벌레. 하며 전공서적으로 고갤 돌렸다.
...왠지 공부가 안되는거 같은 이 느낌, 착각일까.
댓글..고맙습니다..이게모라고..8ㅅ8(식은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