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은 오늘 입었던 셔츠앞 주머니에 지민이 다치지않도록 조심히 지민을 넣어주었다.
지민은 주머니섶을 잡고 신이 났다.
'짐니는 꾸기랑 마트가지요오-'
어디서 들어본적도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는건 덤이었다.
마트를 가는 길에 정국은 혹여나 지민이 어지럽기라도할까 정국이 나고 자란 중에 가장 천천히 걸었다.
덕분에 정국은 본의아니게 모처럼 지민과 신나게 세상구경중이었다.
"꾸가! 죠고는 모야? 죠고는 짐니가 모그는거랑 또가치 생겨따!"
"꾸가? 죠고는 모야? 코다래!"
"꾸기야, 구롱데 죠고는 모야? 자바먹히능고야? 으, 꾸기야. 짐니가 가소 구해주묜 댈까?"
"...저건 버슨데."
....그래, 어쩜 지민만 신났을지도 모른다.
10분이면 도착하는 집앞 큰 마트는 지민과 함께 가니 20분이 좀 넘어서야 도착할수있었다.
주머니가 흔들흔들거렸다. 지민이 방방거리며 뛰는 탓이었다.
지민은 처음 보는 마트의 모습에 신이 났다.
"꾸가! 요기가 마트야? 구론데 마트는 모하는 고시야?"
"....벌레, 넌 마트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렇게 신났냐."
"우웅? 짐니는 구냥 꾸기랑 가치 이쓰면 싱나! 히이-, 꾸기도 고러찌여?"
지민의 해맑은 웃음에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않기로 한 정국이 카트를 밀기 시작한다.
얼마 가지않아, 시식해보라며 고기를 굽고 있는 점원을 지나쳤을때 쯤, 지민이 말했다.
"꾸기야. 마싰는 냄새가 나여. 짐니 배구파."
그렇게 뛰었는데 배가 안 고플리가.
정국은 지민을 위해 뭔가 특별한 걸 먹이고 싶었다.
마트를 두번정도 돌고, 간간히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는 지민에게
사람들이 안 보는 틈을 타 고기 조각도 두어번 먹였다.
그러다가 생각해낸게 소고기였다.
비싸서 못 먹는다는 소고기를 통크게 한근반이나
사서 카트에 담은 정국에게 지민이 물었다.
"꾸기야. 고거는 모야? 짐니도 모그는거야?"
"어. 벌레 너 이거 초코빵보다 더 맛있다고 할걸."
"...히익! 쪼꼬쁘앙보다 더 마싯능게 이써?
짐니 그망끔이나 사주꼬야? 우와, 찜니 오늘도 생리다!"
"...생일....후."
이제 지민의 발음을 더이상 고쳐주길 포기한 정국이 셔츠주머니께로 톡 튀어나온 지민의 머리를 엄지손가락을 살살 쓰다듬고선 말했다.
"벌레야. 이거 먹고 쑥쑥 커라."
"우웅? 히이- 짐니 쑥쑥쑤욱 크께에, 꾸가. 찜니 꾸기만콤 코며는! 찜니도 꾸기요페서 코하꾸야!"
아직도 정국과 같이 잠드는것에 미련을 버리지않은 지민이 주먹을 꼭 쥐어보이며 말한다.
정국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면 크게 웃고 싶었다.
한바퀴쯤 더 돌고 집으로 가자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마트 한바퀴 돌기중
필요한 생필품과 다른 반찬 두어개쯤을 더 집어들고 지나치게 된 장난감코너에
정국이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이내 지민에게 딱 맞을것같은 인형옷 두개를 양손에 들고선 지민에게 묻는다.
"벌레. 이거랑 이거중에 뭐가 더 좋아."
"우웅? 짐니느은! 짐니는 죠고!"
"그래. 그럼 두개 다 사자."
하나는 곰돌이 패치가 앙증맞게 붙어있는 멜빵바지였고, 하나는 분홍색티셔츠에 노란색스마일이 그려진 까만 고무바지였다.
아, 이것도 귀엽고 저것도 귀엽네.
잠깐동안이지만 다 사줄까 생각하던 정국은 자신이 팔불출일수 있다는 생각을 잠깐 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지민을 협탁위에 올려주며 아까 사온 지민의 옷들을 지민에게 주자,
지민은 양 볼이 빨갛게 물들정도로 꺄르르 웃으며
"꾸기가 체고야! 꾸가 짐니가 꾸기 쩨일루 조타구 말해쏘? 히이-"
그리고 그날 저녁 지민은 정국이 사준 멜빵바지가 불편하지도 않은지 그걸 굳이 입고 저녁을 먹겠다고 떼를 썼다.
"벌레. 그거 진짜 입고 밥 먹어?"
"우웅! 찜니 곰두리야! 이고 짐니꺼야!"
...누가 뭐랬냐. 어차피 줘도 못 입거든.
"어. 그래, 벌레 니꺼 해."
멜빵바지에 붙은 곰돌이 패치를 가리키며 히이하고 웃던 지민이 코코몽그릇을 내밀고선 "꾸기야! 짐니 소꾸기 또 주떼여." 했다.
그날저녁으로 구운 소고기 중 한점을 잘게 쪼개 지민에게 주자 손으로 조각을 잡고선 두 볼이 빵빵해져 먹는 모습이 볼만했다.
그날 이후로 지민은 고기얘기만 하면 찜니! 소꾸기!소꾸기! 하며
소고기 찬양을 했다는건 안 비밀.
정국은 생각해본다.
...내가 애입맛을 너무 고급지게 키웠나.
지난편에 이어 마트2편입니다!....댓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8ㅅ8 저 막 두번세번씩 읽고있어요...
누군가 저에게 암호닉신청 안 받으시냐고 여쭤주셨는데....
제가 그럴 능력이 있을까요(울뛰)..
아무튼 오늘고 1일 1국민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