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퇴마사
w. 꾸르륵
04. 수영장의 변태귀신 (4)
아슬아슬하게 한손에는 우산을 받쳐들고, 다른 한손에는 꽃다발과 케이크를 든 쑨양은 얼른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렸다. 태환이 벌써 가버렸을까봐 자신의 손목시계와 신호등을 계속해서 번갈아 보던 쑨양이었다.
"비가..많이 옵니다,태환."
중국에서는 비오는 날 고백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들 합니다.‥ 나도, 태환과의 사랑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쑨양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태환의 모습에 살짝 눈을 감았다. 희미했던 태환이 뚜렷하게 보였다.
잠깐 감았던 눈을 다시 떠보니 신호가 바뀌어져있었다. 쑨양은 태환을 곧 만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져 부드럽게 웃으며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날은…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시끄러운 브레이크 소리가 들렸고‥주위에선 사람들이 안쓰럽단 표정으로 저마다 발을 굴리고 있었고‥ 그리고, 태환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태환의 모습을 보고 쑨양은 눈을 감았다. 뚜렷하게 보였던 태환이…다시 희미해졌다.
*
"그렇게..된겁니다."
"…"
상대방이 아무런 말이 없어 이상한 느낌이 든 쑨은 고개를 들어 성용을 보았다. 성용의 눈가엔 희미한 눈물자국이 남겨져있었다. 급하게 눈을 비비던 성용은 큼큼,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그렇게 불쌍하게도 죽었냐,넌."
"쑨,괜찮습니다. 이렇게 다시 태환을 보게 된 것 만으로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넌‥귀신이야,임마."
"알고 있습니다. 죽어서도, 그리고 살아서도 태환은 저를..알지 못한다는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늘로 올라가야 된다는것도 잘 알고 있잖아."
"…쑨, 딱 한번만이라도 태환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간절하게 부탁하는 쑨의 모습에 성용은 난감하단듯, 이마를 긁적였다. 딱 한가지 방법이 있긴 한데..
"‥박태환한테 그 말만 전하면, 갈거지?"
"..전할 수 있습니까?"
"어."
짤막하게 답한 성용은 문 앞에 쭈구려 앉아있는 자철을 쳐다보았다. 저 녀석, 이거 굉장히 싫어하는데..어쩌겠어, 이 방법 밖에 없는걸.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올게. 물론 박태환 데리고. 그러니까 넌 낮에 좀 숨어있어, 모습 보이지 말고."
"알겠습니다,쑨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쑨은 자신의 모습을 유유히 감추었다. 쑨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성용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 자철에게 다가갔다.
"끝났어?"
"아직."
"안가겠대?"
"아니."
"뭐야,그럼 끝난거 맞잖아."
"아직 안갔는데, 곧 가겠대."
"거 다행이네."
"구자철."
"왜?"
"너 빙의 해야겠다."
"에에엑?!! 야, 나 그거 싫어하는거 알잖아!찝찝하고..어우..싫어!"
진저리가 난다는듯, 몸서리를 치는 자철이었다. 그러나 성용에게서 쑨의 사연을 듣자 자철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물귀신은 정말 싫은데, 쑨양 이라고 하는 이 녀석은 정말 불쌍하고, 또 선불로 받은 돈때문에 이제와서 의뢰를 포기할수도 없고‥. 결국 자철은 계속된 성용의 설득에 그렇게 하겠노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분량이 조금 적은것 같네요ㅠㅠ어우 이놈의 기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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