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남은 조폭!?
w.1억
"…헤엑.."
아저씨랑 온 곳은.. 레스토랑.. 완전 고급 레스토랑.... 26년 살면서 처음 와보는 고급 레스토랑에 너무 기가 죽어버렸다.......
아저씨가 대충 사준 옷과.. 생각해보니까 화장도 못 한 얼굴로 이렇게 초라하게 앉아있다니..
"골라."
"네?"
"고르라고."
그래요 그 골라..라는 소리를 저도 들었는데요.
설마 이 메뉴판 보고 고르라는 거 맞죠 그쳐...?
기본이 10만원에서부터 시작인데.. 전.. 고를 자신이 없는데요ㅠㅠㅠㅠ
"전..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아저씨가 보고 정해주세요!!헿..ㅎ핳..."
결국엔 아저씨가 메뉴를 정해 주문을 했고, 나는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
와.... 나 생에 제일 비싼 스테이크는.. 아웃백에 갔을 때 5만원짜리 스테이크였는데.
고기가 나오고, 너무 비싼 나머지.. 아까운 마음에 제대로 자르지도 못 하면서 몇입 먹었나..
"어째 먹는 게 억지로 먹는 것 같은데."
"에?아, 아뇨! 그런 게 아니라.."
"그럼."
"이렇게 비싼 음식은 처음 먹어봐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으려고..ㅎㅎㅎ..핳.. 아껴서 먹는 거죠오.."
"별..시발.. 먹으라고 있는 걸. 왜 아껴서 먹어?"
"그냥...아저씨가..."
"뭐?"
"아저씨가.. 사주는..ㄱ..ㅓ니..ㄲ..ㅏ..."
"뭐라는 거야."
"아저씨가 사주는 거니까! 특별하잖아요! 그래서 더 아까워서 못 먹겠어서 그래요!..."
"……."
아저씨가 입안에 무언가를 씹다가도 내가 하는 소리에 곧 멈춰서 한참 날 바라보다가 콧방귀를 뀌었다.
평소처럼 나를 무시하는 듯 콧방귀가 아니라... 이번엔 좀 달랐다.
처음으로 나한테 마음을 열어준 것 같기도 하고..
"그만 쳐다보고 먹어."
"…녜."
아닌가보네..
괜히 아저씨가 늘 차가운 게 좋으면서도 서운해서 힐끔 아저씨를 보자, 아저씨가 나를 보지도않고 말했다.
"내일 너네집으로 가."
"네?.. 아.. 주말까지라고 그랬죠.. 일은 잘 해결 된 거예요?"
늘 그렇듯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런 아저씨에 익숙해져서 같이 고갤 끄덕인다.
"아저씨 저 가면 좀.. 외로울 것 같고 그렇죠 그쵸..?"
"네가 있어봤자 얼마나 있었다고 외로워?"
"치.."
간땡이도 부었다. 내가 아저씨한테 '치..'하는 날이 오다니.. 내가 하고도 놀라서 아저씨를 힐끔 보니, 아저씨는 나한테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다행이다.. 괜히 또 기어오른다는 생각이나 할까봐 겁났는데.. 근데 또 다른 생각들이 날 괴롭혔다.
아저씨랑은 잤던 사이고.. 내가 고백을 했는데.. 아저씨는 싫다고 했고, 아저씨가 멋대로 나한테 키스까지 했는데.
그럼 아저씨는 나한테 마음이 없는 게 확실한 걸까.
그냥 분위기가 그래서.. 키스가 하고싶었던 걸까? 물어보고싶어도 용기가 안 났다.
어차피.. 아저씨는 내가 원하는 대답을 안 해줄거라는 것도 알고, 나한테 마음이 1도 없다는 걸 알기때문이지.. 뭐..
그냥.. 그냥 넘기자. 내가 좋아하는 거 티내봤자지.
"술은."
"네? 아, 저는 괜찮은데.."
곧 아저씨가 대답도 없이 양주를 시켰고, 나는 혼자 술을 마시는 아저씨를 보며 신기한 듯 웃으며 말했다.
"근데 아저씨는 술 되게 좋아하시나봐요.. 엄청 잘마시기도 하시고... 안 취해요? 아저씨는??? 취한 걸 본적이 없는데!"
"사람인데 취하겠지."
"아하...!..핳ㅎ.."
늘 이렇게 할 말 없게 만든다 ㅡ.ㅡ... 그래도 뭐..
"……."
잘생겼으면 됐지 뭐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아저씨 또 운전하실 거 아니죠!!"
마치 그럴 거였다는 듯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나를 내려다보는데 눈썹이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아련하게 아저씨를 바라보고있자니, 문득 떠올랐다.
"제가 운전할게요!!"
"네가?"
"네!! 제가요!!"
아저씨랑 나는 서로 마주보고있다. 물론 아저씨가 나를 내렫보고있지만.. 서로 아무말도 안 하고 바라보는데.
곧 아저씨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철용아 레스토랑으로 좀 와라."
뭐야.
"아저씨...! 제가 못미더우세요???!!?!?!?!?!?!"
"너같으면."
"……."
"믿겠냐."
"너무해요 진짜 ㅠㅠㅠㅠㅠㅠ."
뒷좌석에 탄 평화와 지훈은 서로 창밖을 보고있다.
뭐 지훈이야 늘 말 없었던 사람이라 신경이 안 쓰이지만,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차 안을 둘러보던 평화가 창밖을 본 채로 뾰루퉁하게 입술을 내밀고있자.
부하인 철용이 룸미러로 둘을 힐끔 보며 눈치를 본다.
뭐야.. 싸운 거야 뭐야.. 하며 지훈을 본 철용이 곧 지훈과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서는 다시 앞을 본다.
"……."
완전 토라져서는 등까지 돌리고 창밖을 보는 평화는 마치 자기 화난 걸 알아달라는 듯 했고, 지훈은 힐끔 평화를 보았다가.. 표정을 보고선 작게 웃으며 창밖을 본다.
그리고 철용이 룸미러로 지훈을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또 눈이라도 마주칠까 급히 앞을 본다.
다음 날.. 아저씨는 없다.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돼서 짐을 다 쌌는데.. 아저씨는 무슨.. 철용이라는 사람이 나를 집까지 데려다준다.
뾰루퉁해져서는 밖을 한참 보았다. 아저씨는.. 정도 없나.
같이 살던 사람이 집에 간다는데.. 걱정도 안 되냐고.
"감사합니다아.."
철용이란 사람은 험악하게 생겨서 인상만 쓰던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에게 웃으며 '들어가세요'하고 말해주었고..
기분은 좋지만.. 아니? 안 좋다!!!!!!!!!!!
"너 왜 그래? 무슨 일이라도 있어?"
"…아뇨."
"아침부터 힘이 없잖아."
"…에휴우."
"얼씨구..?"
"제 인생은 왜 이럴까요..."
"인생까지 나온다고?"
"…사장님..에에에에휴."
"안 되겠다."
"네..?"
갑자기 사장님이 카페 문을 닫기 시작했고, 나는 물음표를 띄운 채로 사장님을 바라본다.
"뭐하세요......?"
"다음주에 놀 거 오늘 놀자."
"네에??????????????"
"어차피 나도 오늘 일하기 싫었어. 놀자!!!"
갑자기 놀자며 카페를 닫아버리는 사장님 덕분에 웃으면 안 되는데 웃음이 나와버렸다.
그래애!! 놀자!! 놀고 다 잊자!!!!!!!!!!!!!!!!!!!!
"……."
재밌다고 난리난 영화를 보러 왔는데 어째 하나도 재미가 없다.
나만 재미가 없나..싶어서 고갤 돌려보니, 사장님도 나랑 똑같은 표정이다.
그래서 결국 서로 웃음이 터질뻔해서 입을 틀어막았다.
우리만 있는 거 아니니까 진정해..진정해.........
"아니 네가 보자며. 왜 나를 그렇게 봐?"
"완전 재미없잖아요.. 절 말렸어야죠."
"나도 재미없을 줄 몰랐지. 너 되게 웃긴다."
"돈 아까워요."
"내가 냈잖아."
"그래도 아까워요 ㅍㅅㅍ..."
"친구한테 추천해줘야겠다. 나만 당할 수는 없지."
"악마다..."
"나 악마라고???"
"네.."
"그거 알아? 악마찜닭이라는 곳 겁나 맛있다? 찜닭 좋아해?"
"네!!"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우리가 웃겼다.
나름 사장님이랑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 사장님이 계속 편하게해주고 그러니까 아저씨도 잠깐 잊게되ㄱ.. 아 또 생각해버렸네 쒯..
"좀 팍팍! 먹어라.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원래 이럴 때 먹어야 돼."
"저 엄청 잘 먹고있는데요...벌써 세그릇짼데.."
"…언제 그렇게 먹었어?"
"사장님 잠깐 통화하러 나가셨을 때 계속 먹었는데..."
"ㅇ..ㅏ..."
사장님은 당황한 듯 나를 바라보다가도 '돼지..'하고 중얼거리기에 '에???'하고 흥분을 하니 아니라고 막 손을 흔든다.
밥을 먹다가 말고 잠깐만- 하고 일어나기에 무슨 또 통화라도 하나.. 싶어서 고기를 집어먹는데..
"에????"
사장님이 계산을 하고있는 게 보이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났는데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바람에 얼굴이 붉어져서는 앉아버린다.
아니... 밥은 내가 산다고 했는데..진짜...너무해......
"알겠어. 그럼 디저트는 네가 쏘면 되잖아. 삐져가지고 입술 나온 거 봐..."
"ㅡ.ㅡ.."
"완전 삐순이네... 한 번 더 사줬다가는 집에 가시겠네요 아주."
"그럴까 고민중이었어요."
"안 돼. 널 위해 카페 문도 닫았는데?"
"절 위해요?"
"아니. 사실은 내가 쉬고싶어서."
"아뉘이!!!"
"ㅋㅋㅋ."
지나가던 여자들이 사장님을 보며 수군거렸고, 나는 뒤늦게 사장님을 보았다.
하긴.. 사장님 엄청 잘생기시긴했어..
아저씨 아니었다면 내가 사장님 좋아했으려나.. 내가 어지간히 금사빠여야지....
카페로 가는 길에.. 젊은 친구들이 인생네컷을 찍고있기에 넋놓고 바라보고 있으면, 사장님이 내게 말한다.
"뭐야 스티커 사진인가..?"
"ㅡㅡ아니! 인생네컷 몰라요????????????"
"모르는데.."
"요즘 사람들은 다 찍어요. 스티커는 아니고 사진이 인화 돼서 나오는 건데.. 저는 한 번도 안 찍어봤어요 사실..."
"친구랑 찍으면 되잖아."
"…친구가 사진 찍는 걸 안 좋아하기도 하고..."
"……."
"사장님도 사진 찍는 거 안 좋아하실 것 같고..."
"무조건 찍어야지. 나 사진 찍는 거 겁나 좋아하잖아. 어떻게 알았어."
"진짜요?????????????????????????????????????"
"가즈아!!"
"가즈아아아!!!!!!!!!!!!!!!!"
나름 신났다. 나도 요즘 인싸들처럼!!!!! 인생눼컷!! 찍고싶었다고!!!!!!!!!!!!
가영이랑은 20살때 증명사진 그 뭐냐 그거 찍었었지!!!!! 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장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끼니까 나름 귀여우신데요."
"귀여운데 왜 웃어?"
이상한 머리띠를 하고있는 사장님을 보니 웃음이 다 나왔다.
아, 웃기네 진짜... 잘생긴 얼굴이라도 저런 거 끼면 막 웃기기는 하구나...
-하나 둘 셋~ 찰카악~!!!
사진을 다 찍고나서 뿌듯하게 사진을 보고 웃는데, 사장님이 나보다 더 신났다..
"인스타에 올려야 돼."
"아, 제 얼굴 가려요오.."
"왜 예쁜데."
"……."
"배경이."
"아 진짜아!!!"
사장님의 팔을 주먹으로 톡- 때렸더니 사장님이
"와 뭐야 때리는 것 같지도 않아."
라고 하길래 진짜 있는 힘껏 팕!! 때렸더니 사장님이 충격먹은 얼굴로 나를 보았다.
"아니 진짜 있는 힘껏 때리네."
사장님이랑은 카페에 가서 진짜 커피 마시고, 케이크 먹고 바로 나온 것 같다. 너무 쿨한 그런 날이었던 것 같고.. 그리고 또..
"사장님.. 감사합니다.."
"응? 뭐가."
"사장님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진짜? 다행이다. 난 덕분에 팔에 멍 들었어."
"ㅡ.ㅡ.. 죄송해요..."
"ㅋㅋㅋ농담이야. 기분 안 좋을 때는 놀아야지. 다음에도 기분 안 좋아보이면 바~로 논다."
"맨날 기분 안 좋아야지~~ㅎㅎ."
"그럼 내가 놀고싶을 때만 놀아야지~"
"이기적이에요!!"
"ㅋㅋㅋㅎㅎ."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아."
"그으래~ 조심히 들어가거라~"
"네에~~"
"그 평화야."
"네?"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말해도 돼."
"……."
"내가 막 듬직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나 나름 엄청 듬직한 사람이거든? 그러니까 힘든 일 있거나, 무슨 일 생기면 말해. 일을 해결해줄 수 있다면 해주고, 못 해주는 일이라면 기분이라도 확! 풀어줄게."
"감사합니다 사장뉨...ㅠㅠㅠㅠㅠㅠ."
"내가 생각해도 멋있어."
"진짜.."
"ㅋㅋㅋㅋ조심히 가~~ 저녁은 잘~~ 얻어먹었다~~~"
"네에에에...!!! 오늘 영화도 보여주시고, 점심도 사주시고!! 카페도 사주셔서 감사합니다아~~"
사장님이랑 오늘 하루종일 놀면서 너무 좋았다.
기분 안 좋았던 것도 다 풀리고.. 아저씨 생각도 하나도 안 나서 좋았는... 싀붕 ㅠ 또 생각했어..
"망했다.."
아저씨 생각.. 왜 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저씨 행복하냐.. 나 없이?? 나 가는 길 배웅도 안 해주고 조하???????? 진짜 너무해. 진짜 서운해!!
"미아안... 급한일이 있었어.. 죄송해요 사장님..하하..."
"별 일 없는 거면 됐다."
"너 되~게 멀쩡해보인다? 난 또 무슨 사고라도 난 줄.. 연락도 없고?"
"비슷했는데 뭐.. ㅎ.. ㅏ.. 미안해..연락은..그게..."
"됐어.. 너 멀쩡하면 됐지 뭐."
"고마어ㅠㅠㅠ가영아 ㅠㅠㅠㅠㅠㅠ네 친구한테 고맙다고 전해줘ㅠㅠ꼬옥..ㅠㅠㅠ"
사장님이랑 가영이가 화를 내는 것 보다는 나를 걱정을 해주었다. 그 덕분에 눈물이 날 뻔..했다지ㅠㅠㅠㅠㅠ
근데 문제는.
"아니 왜 안 와???"
"깜짝이야.. 뭐가."
아니 아저씨 왜 안 오냐고!!!!
하루..
이틀
사흘!!!!!!!!!!!!!!!!!!!!!!!!!!!사흘이 지나도 안 온다고.
아니 왜? 물론 그때도 안 온 적 있었긴해!!! 근데!!!!!!!!!!!!!!!!!!! 괜히 찝찝하게 왜 또 안 오냐고오! 왜 하필 이번주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쉬는 시간에나 괜히 다리만 달달달달달다라ㅏㅏㄹ라 떨면서 불안해하고있다.
"고생해라 문가영.. 난 먼저 퇴근이다.."
"그래.. 이 자식아.."
오늘은 내가 일찍 끝나고, 내일은 가영이가 일찍 끝나는 날이다.
슬프게 아저씨를 거의 일주일 동안 못 봤다는 생각에 슬피 나가려다가.. 가영이가 내 등을 툭- 치며 말한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어깨 좀 펴! 인마!!"
"그래..."
"집 가냐?"
"그냥.. 집가서 술이나 마실까 싶어서.."
"뭔 집가서 마셔? 여기 룸에서 술 마시면 되지."
"사장님이 허락해주실까.."
"사장님이 그러라고 했잖아. 기억 안 나?"
"그래도 돼?"
"ㅇㅇ."
"그럴까 그럼.... 집에가서 혼자 마시면 나 죽을지도 몰라 ㅠ"
"이상한 소리하고있어 ㅡㅡ 들어가있어. 너 좋아하는 치킨이랑 술 갖다줄게."
"웅!!!!!!!"
"귀엽게 대답하네^^ 우리 공주."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룸에 들어와서 아저씨를 떠올렸다. 아저씨가 자주 들어오던 방이네.. 에휴... 술이나 마시자.. 술이나... 에휴우우우우!!....
아니면 설마.. 아저씨..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설마.. 아니겠지? 전화라도 해볼까.
아니야.. 내가 뭐라고 전화를 해. 나나 걱정해.
어제는 밤에 또 잠도 못 잤잖아. 사실은 불안해서인 것도 있지만, 아저씨를 다시는 못 볼까봐 무서웠던 것도 있었다.
"야 무슨 벌써 한병반이나 마셨어?????"
가영이가 확인차 방에 들렀다가 입을 벌린 채로 한참 나를 보았다.
그래.. 스폰지밥이나 보면서 술마시는 내 인생이 그렇지.. 응.. 그래.. 이런 나랑.. 누가 만나주겠어.. 그치..ㅋㅋ..에휴..
벌써 두병째다.. 너무 슬프다.. 아저씨랑 나름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문여는 소리가 들리고.. 또 가영이가 왔겠지 싶었다. 자꾸만 나를 확인하면서 걱정해주는 가영이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영아.. 안 와ㅠㅠㅠㅠ 또 안 와ㅠㅠㅠㅠㅠ싀불.. 왜 안 올까..왜...흐어..진짜 너무 짜증난다."
"누가 안 온다는 거야."
너무 익숙한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아저씨를 올려다보았고
아저씨를 보자마자 또 화들짝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다.
그럼 아저씨가 취한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술주정인가."
"…아저씨."
"좀 가관이네."
"…너무해요."
"취했으면 집 가."
생각해보니 아저씨한테 너무 서운해서 나도 모르게 또 삐져서는 고갤 돌리며 말했다.
"아직 더 마실 수 있는데요."
"그럼 마시고 개 되던가."
"…아니 아저씨..!"
나도 모르게 화가나서 버럭하며 아저씨를 봤는데. 아저씨가 '뭐'하며 나를 내려다본다.
"…진짜 아저씨 개너무한 거 알죠."
"……."
"진짜 사람이 어떻게 그러죠? 저는 26년 살면서 아저씨같이 차가운 사람은 처음봤어요. 사람이 정도 없나봐. 아니 어떻게 그러지? 그냥.. 일주일을 같이 지낸 사람이 가는데도 인사 한 번 안 하고! 안부 한 번 안 하고."
"……."
"그리고! 아저씨 너무 이기적인 거 아세요? 내가 좋아한다고 했는데! 좋아한다고 했는데!!! 근데 막 멋대로 키스하고 그러면 어떡해요?"
"그럼 피했어야지."
"아니! 여봐요! 또 이기적이죠!! 아저씨는 총쏘면 총알 피할 수 있어요?"
"내가 무슨 총알처럼 달려들었냐."
"저한테는 그랬거든요."
"…허."
"…진짜 사람이 정도 없고! 늘 그렇게 차갑고! 너무하고!!"
"그래 그건 내가 실수했다고 쳐. 그리고."
"……."
"지금 찾아왔잖아. 뭐하고 사는지 보려고."
"…에?"
"시발..사람을 한순간에 나쁜새끼로 만드네..참."
"맞잖아요 나쁜새끼ㅠㅠㅠㅠ맨날 욕하고ㅠㅠㅠ."
"뭐..?"
"맨날 시발.. 시발.. 이러시고.. 무섭다구요ㅠㅠ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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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