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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더보이즈 변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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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왕궁교사로 처음 성에 가던 날, 타일러는 잔뜩 긴장해 동료들을 만나러 갔다. 학교에서 당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다시 똑같이 당하는 건 아닐까? 타일러는 더듬거리며 동료들에게 인사했다.

"자, 잘 부탁드립니다... 타일러 라쉬입니다."

"그래. 나도 잘 부탁해. 나는 새미 라샤드고, 수학 부문이다. 그런데 혹시, 스테판 왕립 학교 출신?"

"네? 네..."

"...역시.... 자, 날 따라와. 마지막으로 왕궁교사장을 만나야지."

타일러는 여전히 긴장한 채로 새미를 따라갔다. 새미가 문을 몇 번 두드린 뒤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그가 잘 아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카를로스 선배님?"

"타일러 라쉬, 오랜만이야."

"선배님께서 왕궁교사장... 그렇다면 여기 새미 선생님도?"

"그래, 새미도 스테판 왕립학교를 나왔어. 너한테도 선배지. 나랑 동기니까."

"아....."

"얘기 좀 하고 싶은데, 시간 되나?"

"네? 네..."

새미와 타일러는 의자에 앉았다. 타일러는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학교 선배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학교에서의 기억이 갑자기 하나둘 떠올랐다.

"...일단, 사과하고 싶다."

"네?"

"그때, 못 도와줬던 거... 미안하다. 정말로..... 미안하다. 지금 이러는 거 아무 의미 없고 염치도 없는 거 알지만, 사과하고 싶었다. 정말 미안하다. 너무 겁이 났어."

타일러는 어리둥절했다.

그리곤, 문득 화가 치밀었다.

"왜..... 그 때 모른 척했어요? 왜 아무것도 안했어요? 왜 가방도 안 주워주고, 말도 안 걸었냐고요. 왜, 왜!"

".....미안하다. 그때는 나도.... 똑같은 처지였어, 너만큼 심하진 않았지만."

타일러는 깜짝 놀라서 카를로스를 쳐다봤다. 거짓말을 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진짜다.

'말도 안 돼! 전교회장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나 때문이야."

옆의 새미가 불쑥 말을 꺼냈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날 감싸주다가 당한 거야. 내 출신 때문이지. 난 빈민가 출신이니까. 많이 맞아도 봤고, 교복이 망가지는 건 예삿일이었고, 심할 때는 팔도 부러진 적도 있어. 카를로스가

직접 병원으로 옮겨준 적이 있었는데, 그 길로 바로 괴롭히더라고."

"교과서를 훔쳐서 버리기도 하고, 책상에 욕을 써놓는 놈도 있었어. 물론 난 전교회장이란 위치 때문에 그 이상으로 괴롭히진 않았지. 하지만 새미랑 너는..."

카를로스는 책상 위의 두 손을 꽉 맞잡고 있었다.

"네가 용서해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네가 계속 원망하겠다면, 할 말 없다."

타일러는 뒤죽박죽이 된 머리를 정리하느라 1,2분 정도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카를로스와 새미는 그런 그를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그런 일..... 몰랐어요."

"모를 만하지."

새미는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려 화제를 돌렸다.

"카를로스, 타일러가 할 일이 마엘 공주님을 가르치는 거지?"

"어, 그렇지. 맞아."

"마엘 공주님이요?"

"읽고 쓸 줄은 아시지. 그렇다고 글씨가 어른 수준은 아니니까. 책도 조금씩 어려운 걸 권해드려야하고. 보아하니 언어 부문 성적도 상당하던 걸. 네가 마엘 공주님을 

잘 가르쳐드린다면 제이콥 왕자님과 마르티노 왕자님에게 외교 부문을 가르칠 수 있을 거다. 두 분 왕자님께서 정치적으로 유력한 분들이셔서 새로 들어온 왕궁교사가 바로

맡을 순 없어."

그 후로 마엘과 일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타일러가 일어서며 카를로스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카를로스는 기꺼이 손을 잡았다. 새미와도 악수를 나눴다.

세 사람 모두, 미소를 짓고 있었다.

***

가르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상대가 어린아이여서 더 그랬다. 카를로스와 새미도 어린 두 왕자를 가르치는 것을 힘들어하는 데 자신은 더 어린 공주를 가르쳐야했다. 일부러 골려주려고 이런 일을 시킨 게 아닐까, 의심했다. 동료들의 얘기에 따르면 마엘은 이미 소문난 말괄량이였다. 게다가 끊임없이 조잘대는 탓에 예법을 가르치는 

안드리는 수업을 마치고나면 몇 시간을 뻗어버렸다. 스스로는 잘 몰랐지만 타일러는 굉장히 엄한 편이어서, 마엘도 몇 번 조용해지곤 했다. 물론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속도는 더뎠지만 마엘의 글씨가 조금씩 나아지자 주위에서 그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도 칭찬을 많이 들었지만, 지금 동료들과 카를로스, 새미에게 듣는 칭찬이

더욱 듣기 뿌듯했다. 타일러는 그렇게 어엿한 왕궁교사로 자리잡아갔다.

***

여왕은 몇 시간 동안 붙잡고 있던 책을 덮어버렸다. 손에 얼굴을 묻으며 한숨을 쉬는 여왕을 보니 줄리안도 저절로 마음이 울적해졌다. 여왕은 항상 책과 서류, 일에 매일같이

둘러싸여 있었다. 자신을 비롯한 부군들이 열심히 여왕을 돕고 있었지만 일은 항상 새로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럴 땐 방법이 있단 말씀.'

줄리안은 시종을 자신의 방으로 보냈다. 이윽고, 가벼운 발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 열렸다.

"어머니!"

"오, 마엘이구나!"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왔지요! 뭐하고 계세요? 사실, 오늘 수업에서요...."

새처럼 지저귀며 말하는 어린 딸의 모습에 여왕은 어느새 환히 웃고 있었다. 꿀을 발라놓은 것처럼 윤기가 흐르는 선명한 색의 금발이 오후의 햇살을 맞아 반짝거렸다.

뽀얀 피부에 아무 걱정 없이 빛나는 천진한 파란 눈동자. 여왕은 딸의 구불거리는 금발을 쓰다듬었다.

'어쩜 이렇게 예쁠까, 어쩜!'

사실 마엘이 말괄량이가 된 것은 줄리안의 성격을 물려받은 탓이기도 했지만 여왕의 탓도 작지 않았다. 첫딸 소군 이후로 처음으로 낳은 딸이라, 소군에게 못해준 것을

마엘에게 해주려했다. 또 그녀 자신의 어린 시절로 생긴 상처 때문에 공주로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리게 해주었다. 덕분에 조금 버릇이 없어지긴 했지만, 천성이 착한 데다

마엘이 웃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녹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자 새미 선생님 수업 싫어요! 안 들을래요!"

"새미 선생님?"

"새미 라샤드라고, 수학 선생이 하나 있습니다."

줄리안이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안드리 선생님도 싫어요.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이것저것 안 된다고만 하고!"

"예법 선생님인가 보구나. 줄리안, 마엘은 아직 어린데 예법을 너무 강하게 가르치는 거 아닌가요?"

"아, 그게 저도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몬디 대공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 때쯤 가르쳐야 한다고...."

"하긴 마르티노와 제이콥도 마엘과 똑같은 나이에 시작했으니..... 그래도 마엘이 힘들어하잖아요. 진도를 너무 빨리 빼는 것 같으니 조금 늦춰달라고 일러줘요."

"알겠습니다. 우리 딸, 이제 가야지."

"벌써? 싫은데."

"간식 시간인데? 초콜릿 쿠키 나온다고 어제 기대했잖아."

"와, 초콜릿 쿠키!"

마엘은 여왕을 한 번 꼭 안은 뒤, 품에서 빠져나와 줄리안의 손을 잡고 발을 동동 굴렀다. 그 모습에 여왕과 줄리안은 웃음이 터졌다. 줄리안은 마엘과 함께 방문을 나섰다.

마엘의 분홍 드레스 자락이 나풀거렸다. 둘이 떠난 뒤 방에 남은 건 여왕과 산더미 같은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아이들처럼 선생에게 뭘 제대로 배운 적이 없지......"

그녀는 열심히 일하긴 했지만 자주 한계에 부딪혔다. 부군들이 여러모로 도와주긴 했지만 언제까지 도움만 받을 순 없었고, 그녀 자신도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아무래도 교사가 필요하겠어."

***

누가 보아도 지친 기색의 안드리가 방문을 열고 곧장 소파에 주저앉았다.

"아아, 힘들어어....."

"누가 보면 괴물이라도 무찌르고 온 줄 알겠네."

"위살봇, 넌 제이콥 왕자님이랑 마르티노 왕자님밖에 상대 안 하잖아. 마엘 공주님 상대하기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

위살봇은 여전히 우습다는 표정이었다.

"왜, 귀여우시기만 한데. 아까 간식시간에 마엘 공주님을 봤는데, 와 진짜 귀여우신 거야."

"간식시간이잖아, 간식시간. 조금만 있으면 너도 힘들어질거다. 이 망할 복지정책 담당 교사님아."

안드리가 위살봇을 째려봤다. 위살봇은 끄떡도 않고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그 모습에 무용 부문 교사인 크리스티안도 위살봇을 째려보며 그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마엘은 예법 시간이나 무용 시간이나 천방지축이었던 탓이었다.

"넌 몰라!"

"왜 애먼 사람을 때려!"

그 모습에 반 전체가 웃음이 터졌다. 물론 안드리와 크리스티안, 위살봇은 예외였다.

"그러고 보면 타일러는 진짜 대단한 거야. 마엘 공주님 실력이 꽤 늘었잖아."

타일러는 쑥스럽게 웃었다.

"아냐, 뭘......"

"빈말 아니야. 난 아직 공주님한테 악기 가르치기는커녕 관심 끌기에 바쁘다니깐."

음악 부문 교사 가브리엘은 고개를 푹 숙였다. 실제로 마엘은 줄리안의 딸답게 음악에 재능이 있었다. 노래도 잘 부르고 악보 보는 법도 빨리 익혔다. 문제는 악기였다.

줄리안처럼 기타를 배우고 싶어 했는데, 일국의 공주가 길거리의 악기인 기타라니, 가브리엘이 펄쩍 뒤면서 기타 빼고 모든 악기를 권해 봤으나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마엘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갑자기 카를로스가 방으로 들이닥쳤다.

"여러분, 일단 주목해 주십시오. 여왕님의 전갈입니다."

여왕의 전갈? 타일러와 동료들은 긴장했다.

"여왕님께서 본인이 쓰실 전담교사를 하나 구하신답니다. 업무를 하는데 한계를 느끼신다면서 말입니다."

전담교사라니. 타일러는 침을 삼켰다. 굉장히 영광이기도 했지만 시원찮거나 무능력을 보일시에는 왕궁교사부의 명예가 흔들릴 것이었다. 나랏일에 관한 도움을 위한

교사이니, 예법, 음악, 무용 부문의 안드리, 가브리엘, 크리스티안은 자동적으로 제외되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자신을 비롯해서 카를로스, 새미, 위살봇이었다.

"어이쿠, 전 못합니다. 그럴 배짱도 없고 왕자님들께 가르쳐야 할 게 산더미인데요!"

위살봇이 손사래를 쳤다. 그런데 카를로스가 단호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타일러 선생, 이번 일은 자네가 맡았으면 하는데, 어떤가?"

타일러는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 속이 메스꺼워졌다. 아무 말도 못한 상태로 몇 초가 흐르자 카를로스는 고개를 끄덕하고 왕궁교사실로 들어가 버렸다. 타일러는 곧장

카를로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왜 이렇게 갑자기...... 게다가 이건 선배님께서 하실 일이잖아요! 저에 대해서 아직도 미안해서 그러세요? 저는 여기서 경력도 제일 짧은데다가 가르쳐 본 사람은 어린 마엘

공주님뿐인데....."

"그건 중요치 않아. 새미와 나는 이미 바쁘고, 위살봇도 아까 거절했잖아. 그리고 마엘 공주님을 다루는 실력을 보니까 여왕님의 전담교사로도 부족하지 않아.

그리고 네 실력은 학교에서 지금까지 내가 잘 알아. 새미도 동의했어."

"하지만...."

"타일러. 이건 기회야. 너 그동안 방안에 갇혀 살았다며. 그리고 넌 더 이상 혼자가 아니잖아. 나도 있고, 새미도 있고. 무엇보다 동료들이 너를 좋아하고 인정하잖아.

이제 기회를 잡아."

카를로스의 눈동자에는 타일러에 대한 신뢰가 가득 차 있었다.

***

타일러는 문을 두드리기 전 심호흡을 크게 했다. 평소보다 더 하얀 셔츠에 처음 입는 질 좋은 녹두색의 조끼. 안경을 한 번 고쳐 쓰고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요."

여왕은 부드러운 소재의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그를 반겨주었다. 책상엔 벌써 필기구와 책이 있었다. 한쪽에 위태롭게 쌓인 서류들이 흠이었다.

"여, 여왕님을 뵙습니다. 타일러 라쉬라고 합니다."

"잘 부탁해요. 나도 조금 긴장되는군요."

"네, 네..."

여왕은 의욕적인 학생이었다. 질문도 열정적이었고, 무엇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짓는 따듯한 미소가 눈부셨다. 그는 긴장이 풀리며 하루하루 수업을 진행해 나갔다.

여왕과 친해지면서 여왕과 함께 서류를 같이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의 말에는 다른 부군들과 다른 명쾌함이 있어서 여왕도 만족해했다. 타일러는 매일같이 여왕과의 수업

시간을 기다리게 되었고, 매번 그의 가슴속엔 그녀의 따스함이 물들었다.

***

늦은 오후였다. 오후의 햇살이 방 안 가득히 온기를 채웠고, 타일러는 골똘히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을 말없이 지켜았다. 먼저 가서 모르는 점을 물어보고 가르쳐야줘야 했지만,

오늘은 왠지 가만히 보고 싶었다. 그런데 멀리서 들려오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문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 살려주세요!"

먼저 마엘이 드레스 자락을 휘날리며 들어오더니, 제이콥과 마틴이 숨을 헐떡이며 뒤따라 들어왔다. 마엘은 여왕의 뒤에 쏙 숨고 오빠들을 향해 혀를 쏙 내밀었다.

"어때? 이젠 못 잡겠지!"

"치사하게 어머니 뒤에 숨는 게 어딨냐?"

"여기 있지!"

"마엘, 그만하고 나와! 지금 어머니를 방해하고 있잖아! 나랑 마르티노가 먼저 나갈 테니까, 응?"

보아하니 잡기 놀이를 하다 들이닥친 게 분명했다.마엘은 여전히 짓궂은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아, 미안하군요. 아이들이 종종 들어오긴 하는데......"

"괜찮습니다, 여왕님."

마르티노와 마엘은 그제야 타일러의 존재를 알아챈 것 같았다. 여왕은 마엘을 달래서 자신의 뒤에서 나오게 했다. 다정한 말투와 함께 땀에 젖은 금발 곱슬머리를 이마에서

떼 주었다. 손수건으로 땀을 정성스레 닦아준 뒤, 마엘은 으스러지게 껴안아주었다. 그 모습에 제이콥과 마르티노도 슬금슬금 다가왔다. 여왕은 웃으면서 둘을 안아주었다.

타일러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에게는 그 모습이 사뭇 감동적이었다.

자신의 출신과 특출함을 문제삼아 괴롭히던 무리와 달리, 여왕은 다들 말괄량이라고 하는 딸이나, 장난꾸러기인 둘째 아들, 의젓한 첫째 아들까지 모두 사랑해주었다.

아이들이 빠져나간 후, 방엔 다시 둘만 남았다. 타일러는 가슴속의 정체모를 따스함이 시키는 대로, 말과 행동을 시작했다. 어떤 계산도, 이성도 없이.

"여왕님."

"무슨?"

"여왕님과 수업을 하면 항상 제 심장은 따스해졌습니다. 아니, 여왕님을 만나기만 하면 항상 그랬습니다.. 물론 저는 머리 말고는 딱히 내세울 게 없습니다. 여왕님의 다른

부군들에 비해 덩치도 작고 보잘 것 없죠. 하지만 저는 키는 작지만 팔이 기니까 여왕님을 평생 안아드릴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

그와 그녀의 눈동자의 온기가 맞부딪혔다.

 

내 방은 해 비쳐 밝고 밝은데

사랑은 내 안에서 소리 지른다.

"나는 아직 튼튼하다네, 놓아주지 않으면

그대의 가슴을 쳐부수고 말 것이오."

-세라 티즈데일 '5월 바람' 中

 

***

타일러의 우려와 달리 카를로스와 새미를 비롯해 그의 동료들도 결혼을 축하해주었다.

"와, 인생 모른다니까. 그럼 이제 교사 관두겠네?"

"아니, 크리스티안. 교사는 계속 할 거야. 가르친다는 건 이제 내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됐는걸."

"타일러, 이제 여왕님께 직접 얘기할 수 있겠지? 마엘 공주님 예법 수업 좀 잘 듣게 혼 좀 내시라고....."

"그럴 기미가 전혀 없으시던데."

"안드리, 수고해라."

위살봇이 박장대소하며 고개 숙인 안드리의 등을 두드렸다.

"그런데, 네가 결혼하면 우리 중에서 가장 신분이 높아지는 거잖아. 그럼 이제 네가 왕궁교사장인 거야?"

가브리엘이 소곤거렸다. 하지만 타일러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내 자리가 아니야. 카를로스 선배님이 잘 이끌고 계시잖아. 그냥 달라지는 건 내가 제이콥 왕자님과 마르티노 왕자님한테 수업을 해드리게 됐다는 것뿐이지. 우리끼리

있을 때는 존댓말같은 거 하지 말자. 불편해."

와, 하는 환호성과 저마다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멀리 카를로스와 새미가 미소를 띠고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

크리스티안은 시원한 음료를 들이키며 자리에 앉았다. 옆에선 가브리엘에 기타줄은 튕기며 음을 조율하고 있었다. 며칠 전 결국 마엘에게 두 손 두 발 다 든 가브리엘은

결국 마엘에게 기타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별 생각없이 띵띵 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다가 불쑥 궁금증이 생겼다.

"아, 가브리엘. 너 그때  타일러, 아니 라쉬 대공에게 왕궁교사장직을 맡냐고 물어본 적 있었지?"

"어, 그랬지. 그건 왜?"

"생각해보니까 카를로스 교사장님 이전 교사장님을 내가 모르더라고. 넌 혹시 아나 해서."

"나도 직접 뵙지는 못했는데, 이전 교사장님은 나이가 꽤 되셨던 모양이야. 갑자기 심장이 안 좋아지셔서 그만두고 병원에 입원하신 모양이더라고. 아들 분도 교사신데

지금 병원에서 병수발 다 들고 있다는데. 그 분 성함이.... 필립 테토. 필립 테토 맞을 거야."

"심장이 많이 안 좋으신가 보네. 병원이 어디래?"

"가끔 카를로스 교사장님한테 아들분이 편지 가끔 보내니까..... 어디더라....."

가브리엘은 얼굴을 찡그리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기타를 탁 쳤다.

"아, 맞다! 거기다, St.Peterburg Hospital."



 
독자1
우와 타일러 성공했네! 여왕이랑 결혼도 하고
그나저나 테토가 나오는걸 보니.....그분인건가?

8년 전
글쓴이
마크 테토 맞앙! 그리고 읽어줘서 고마웡 ㅠㅠ
8년 전
독자2
짱짱 좋은 글 써주고 있는 정아 고마워!!!
8년 전
글쓴이
ㅠㅠㅠ 고마웡 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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