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랄라
한참 뒤, 나 혼자 남겨진 어두컴컴한 공간에 기성용이 숨을 몰아쉬며 찾아왔다. 땀냄새가 났다. 그러나 더러운 냄새가 더‥ 강하게 났다.
초콜릿(chocolate)‥12
“ 있어‥? ”
“ … …. ”
“ 아‥불 키지 말‥까? ”
“ … …. ”
“ … …. ”
“ ……나 어떡해… ”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에서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린 계속 침묵을 지켰다. 내 눈에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번 정신을 잃고, 다시 차가운 물을 맞고 정신을 차리고‥ 몇 번이나 그 상황을 반복하고 울기도 많이 울어선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죽고싶다. 가만히 있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아직도 그 선배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 깨끗이 끝내던지, 그냥 죽던지‥ 맘대로해. 둘 다 아니면 오늘 일‥ 전교생이 아는건 식은 죽 먹기야. 알지? 행동 똑바로 해. ’
“ 끝내자. 우리. ”
“ ……야. ”
“ 오빠는‥내가 이렇게 될 동안‥아… ”
“ … …. ”
“ 나 오빠랑 안헤어지면 죽을거야. ”
“ 하…뭐? ”
“ 나 죽기 싫으니까. 오빠랑 헤어져야돼. 헤어지자. 응? 제발… ”
내 마지막 말에 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 또한 그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천천히 일어났다. 내팽겨쳐져 있는 옷들을 입고 그를 지나쳤다. 센서등이 켜지고, 그의 얼굴이 보였다. 역시 내가 상상한 그의 얼굴이다. 그러나 난 이제 그를 보듬어 줄 수 없었다. 그보다 내가 더 불쌍했다. 더 비참하고, 더럽고 불쾌했다. 내 자신이 싫었다. 정말‥죽을 용기만 있다면 죽고도 남았다.
“ 내가 앞으로 너 이런 일 없게‥ ”
“ 나 구해주러 오지도 못했으면서. ”
“ 흥분 가라앉히고‥일단 집에 가자. ”
“ 너 같으면 제정신이겠어? 나 지금 충분히 죽고싶거든. 내가 너무 역겨워. 더러워. ”
“ 뭐가 더러워. 아니야, 깨끗해. ”
“ 웃긴다…난 이미 더럽혀진 몸이고, 깨끗하지도 않아. ”
“ …제발. ”
“ 오빠 보니까 화나. 너만 아니였어도 내가 이런 일 당하진 않았을텐데. ”
“ 내가 진짜‥정말 미안해‥할 말이 없다. ”
“ 내가 그냥 전학을 오면 안됐었나보다. 너도 그냥 외국에 있어야했고. 그치? ”
이렇게 까지 말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그의 품에 안겨서 펑펑 울지도 모른다. 그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무너지는 그를 더 볼 자신이 없었다. 그냥 뒤돌아서 걸어갔다. 그는 날 붙잡으러 오지 않았다. 왜 섭섭해하는거야 내가‥
내 인생이 그렇지 뭐. 너무 잘 풀린다고 했다. 얼마 전,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잠깐 말한 운수 좋은 날이 떠올랐다‥나랑 뭐가 달라. 한심하게 마음 놓고 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엄마에게 미친듯이 울며 전학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우는 모습을 처음 보는 엄마는 알겠다고 했다. 항상 전학 다닐 때 미련 없었는데‥ 이번 학교는 미련이 많이 남는다. 몇 명 없었지만, 점심시간에 급식을 같이 먹는 친구도 있었고, 매일 만나 놀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노는 친구들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기성용도 있고‥
먼 곳으로 전학을 갔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자꾸 생각이 났다. 쉴 틈 없이 울려대는 휴대폰 때문에 번호도 바꾸고, 예상치 못한 전학으로 나 혼자 지내야했기 때문에 외로움에 우울증도 왔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생각나는 기성용의 생각에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힘들게 참았다. 참고 또 참았다. 매일같이 울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19살이 되었고 시간은 많이 흘렀다. 매일같이 생각나던 옛 추억들은 몇 일에 한번씩 생각나더니, 이제 깔끔히 잊게 되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은 사실이였던건지, 정말 그랬다. 나는 다 잊었다. 기성용도‥ 잊었다.
한심하게 놀던 지난날을 후회하며, 미친듯이 공부했다. 잡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려했던걸지도 모른다. 아니, 그랬다. 그렇게 매일같이 미친 사람처럼 공부에만 매달렸다. 작은 학교였다. 전교 1등은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었다. 모의고사도 2등급은 꼭 나왔었다. 수능을 생각보다 잘 쳤고, 원하는 대학교를 들어갈 수 있었다. 서울이였다. 나에게 큰 관심이 없던 엄마는 그냥 잘했다는 한 마디만 했다. 상관 없었다. 이젠 바라는 것도 없었다.
입학식 날, 역시 난 혼자였다. 옆에 서있던 무리가 1학년에 ‘훈남’이 왔다며 수근댔다. 어딜가나 잘생기기만 하면… 입학 후 3일째지만 신입생이란 이유만으로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술만 더럽게 마셔대고 있을 때, 서현이를 만났다. 겹치는 강의들도 많았고, 성격도 너무 좋았다.
원래 대학생활은 이렇게 방탕한건지 매일같이 술이였다.또 술집으로 향하는 불쾌한 날이였다. 그 날따라 기분이 이상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적응되지 않는 생활 때문이라 생각하고, 시내에 있는 한 술집으로 갔다. 동아리 선배가 보였다. 오늘은 그 유명한 1학년 훈남이 왔다며 잘 왔다고 시끄럽게 말했다. 훈남이고 뭐고, 피곤해 죽겠는데‥ 어색하게 웃으며 아무 자리에나 앉았다.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눈으로 살짝 웃으며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더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내 머릿속은 백지 상태가 되어버렸다. 내가 그를 쳐다보며 넋을 놓고 있으니 선배가 말했다.
“ 잘생겼지? 넋이 나갔구만 아주. ”
“ … …. ”
“ 그 유명한! 1학년 훈남. 이름이 뭐랬더라‥ ”
“ 기성‥용‥ ”
“ 어! 그래그래- 알구나- 친하게 지내라? ”
기성용이 왜 여기있지. 그는 날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집에 가려고 했으나 선배가 정색하며 가지말라기에 할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기성용은 그만의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안녕?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게 무슨 미친 인연인지. 그를 만나니 예전의 그 더러운 기억도 다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누가 머리를 강하게 내리친 듯 띵-했다. 화장실로 가 차가운 물에 손을 계속해서 씻었다. 세면대는 하나였다. 내 뒤에 누군가가 기다려서 어쩔 수 없이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그 때 까지도 정신을 못차리고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누가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몇 년이 지났지만 크고 투박한 그의 손은 변함이 없었다. 오랜만이네- 그가 웃으며 말했다.
“ ‥뭐야? ”
“ 뭐가? ”
“ 오빠가 왜 여기있냐고‥ ”
“ 있으면 안돼? 나도 이제 대학생인데. ”
“ … …. ”
“ 나 아직 너 좋아해. ”
“ ‥뭐? ”
“ 못잊었다고. 2년동안 한 눈 안팔고 너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었어. ”
“ 하‥ ”
“ 기억 안나? 예전에 너가 이 학교 온다고 했잖아. 언제였더라‥ 기말고사 때, 독서실에서. ”
아‥ 생각났다. 기성용은 정말 쓸 데 없는 이상한 기억들만 왜 다 해내는건지. 새삼 그가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그와 독서실을 다닐 때, 밥 먹으러 나갔었던 때‥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데 그가 내게 물었다. 너가 만약에 공부 잘하면 대학교 어디가고싶어?
‘ 대한대? 거기 엄청 좋대. 근데 갈 일이 없어. 내가 얼마나 해야 거기 가겠냐‥ ’
‘ 그치? 우린 그냥 지방대로 가자. ’
‘ 오빠 너는 잘하면서. 나 놀려? ’
‘ 놀리긴. 너 머리 좋잖아. 정신 차리고 공부하면 거기 갈 수 있어. ’
‘ 밥이나 먹어 헛소리 하지 말고‥ ’
내가 기억 났다는 표정을 짓자 그가 내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며 웃었다. 그의 눈웃음은 여전했다. 예뻤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그는 뭔가 묘하게 달라져있었다. 그가 다가올수록 나는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화장실에서 내 뒤에 서 있던 여자가 나왔다. 그 여자는 너무 가까이 붙어있는 우리를 흘끔거리며 지나쳐갔다. 그는 씩 웃으며 다시 내 손을 잡고 여자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문을 잠궜다.
* * *
오랜만에 써서 주절주절... ㅎㄹㄷ갸랟ㄻ[ㅔㄹ넹ㄹ;ㄴㄹ ㄹ내ㅏㅁㄹㄴㄹㄴ 멘붕이에여 진짜
아마 13에 과거편 끝날듯해요
저 놀러가서 휴대폰 배터리도 잃어버리고 잃어버린게 참 많네요ㅠㅠㅠㅠ
오늘은 늦잠자서 학교도 늦게가고..4교시에 감ㅋ...엉엉 내수업
피부도 갑자기 더러워지고......기분도 별로고...........
그래서 글이 좀....이상하다고....변명 좀 할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에 쓰는데 이래서 지ㅗ송해요
흐헝ㅎ어허ㅓㅇ헝엏어어헣ㅇ엉 아 피곤해
아무튼 저는 갈게요.....안녕히...ㅁ7ㅁ8
암호닉 항상 받아요!!!! 언제나 환영↖^ㅇ^↗
댓글도 많이많이 써주세용
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해요!!!!!!! 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