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번화가
오늘은 김남준과 오랜만에 명동으로 놀러갈 계획을 세웠다.
늦지 않게 나가려면 빨리 옷을 골라야 하는데....
뭘 입을까?
[선택2]
1. 원피스 |
역시 놀러갈 땐 원피스지! 때깔 좋은 걸로다가 빼입었다. 오랜만에 구두도 신고~~난 너무 예뻐! 난 참 섹시해!
여성스러움을 한껏 뽐내며 신 나하는데 뒤에서 초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뭐하냐?"
-아, 뭐야. 놀랐잖아.
김남준은 나를 본 체 만 체하며 어서 가자 재촉했다. 이 녀석이 언제 칭찬이란 걸 해준 적이 있나 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붙는데,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웬일로 여자 코스프레를 하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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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맨투맨 |
편한 차림이 최고지! 편한 스냅백에 청바지에, 깔끔한 스냅백까지! 겁나 완벽해! 혼자 뿌듯해하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김남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왔ㄴ....?
우리 둘은 정지했다. 김남준의 머리에도 나와 같은 스냅백이 씌워져있었다. 언제 한 번, 취향이 비슷한 까닭에 우연히 같은 모자를 산 적이 있었는데, 녀석이 하필이면 그것을 쓰고 나온 것이다. 김남준은 내 경악한 얼굴을 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뭐야. 네가 같은 거 쓰고 나올 줄은 몰랐네. 웬일로 커, 컨버스 하이도 신었냐? 큼."
[+20] |
3. 스커트 |
-왜 그래?
"야, 너 치마 너무 짧잖아."
-야, 이게 뭐가 짧아.
김남준은 안절부절못하다 한숨을 푹 쉬었다.
"아우, 진짜...그냥 바지 입고 나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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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멜빵 |
아, 너무 안 어울리나... 이쁘다고 입고 나온 건데 괜히 신경이 쓰여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김남준의 깐족거림이 들린다.
"ㅋㅋㄱㅋㄱㅋㄱ김아미. 오늘 만우절이냐. 유치원 룩이야? 왜 이렇게 애 같이 입고 나왔냐."
-....
"어. 야, 기분 상했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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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박이다. 날씨 진짜 좋지 않냐?"
-완전. 내가 날을 잘 잡았지.
"그래, 그래~아주 잘하셨어여 아미 어린이."
-이게 미쳐가지고.
명동에는 역시나 사람이 와글와글했다.
좀 치이긴 했지만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나쁘지 않았다.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번화가를 돌아다니는 것은
김남준과 시덥잖게 하던 일이라서 딱히 심심할 겨를도 없었다.
쇼핑을 하고 밥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아, 맞아. 노래방에 가면 진짜 웃긴다.
"똬하!!"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ㅋㄱㅋㅋㄱㅋㄱ
"하니쥬 컬! 홰! 혼자 사하랑하고 혼차서만 히별해!!"
쌍마이크를 잡고 열창하는 김남준.
이런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하루종일 진이 빠지게 놀았더니 힘이 든다.
역시나 특별히 하는 건 없는데, 그냥 나이가 들어가는 건지 뭔지. 허허.
노는 것도 지치네.
"자, 엄마는 외계인."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왔는데 김남준이 알아서 주문하고 가져다준다.
-짜식, 센스있네.
"너 맨날 그거만 먹잖아. 너랑 본 지가 얼마냐."
나는 아이스크림을 한 입 떠먹으며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김남준과 놀 땐 늘 만족스러웠다.
왜 일까.
취향이 잘 맞아서인가?
딱히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김남준을 힐끔 보았다.
설마.
쟤가 나한테 맞춰주고 있겠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드니, 나가서도 그런 쪽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아, 왜 쓸데없는 생각이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대뜸 김남준의 팔이 쑥 들어와 나를 잡아당겼다.
덕분에 김남준의 어깨에 부딪힐 뻔했다.
"야! 다쳐, 인마."
아, 나도 모르게 도로가로 걷고 있었던 모양.
-아, 고마워.
김남준은 내심 불안했는지 나를 안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제가 바깥으로 걸었다.
"안으로 들어와. 보는 사람이 다 불안하네."
김남준은 나와 자리를 바꾸고 나서야 안심이 되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으며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정신이 없으신가?"
아까부터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모양.
기분이 묘하다.
그러고 보면, 김남준은 알게 모르게 챙겨주는 성향이 강했다.
여동생이 있어서일까...
#5. 과거 회상
중학생 김남준이 성장기의 코찔찔이였던 데 반해,
고등학생 김남준은 어마어마한 갭을 자랑했다.
키가 갑자기 미친듯이 크더니, 살이 쏙 빠졌고 까불거리기 좋아하는 성격이 약간 죽었다고 해야하나.
애가 좀 점잖아졌다. 또, 여동생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여자는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확실한 대한의 건아였다.
각자 여중, 남중을 졸업한 뒤, 나는 여고로 김남준은 남녀공학으로 배정이 되었는데,
그 뒤로 김남준은 시시때때로 연락을 해서는 절대 남자친구를 사귀면 안 된다는 둥, 공부를 해야한다는 둥, 부모님도 안 하시는 소리만 해댔다.
어차피 관심도 없었고 김남준이 괜히 유난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니, 따지고 보면 남녀공학인 자기한테 더 해당되는 말 아닌가..?
어쩌다 우리 집에 놀러오면 꼭 물어보는 질문이 "야, 너 남자애들이랑 만나고 그러는 거 아니지?" 였으니.
노이로제가 걸린 나는 -그럼 넌 여자냐?! 하고 맞받아치곤 했다.
그러면 김남준은 바보 같이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나는 남자지. 그래도 나는 괜찮아."
뭐가 괜찮아서 저렇게 실실거릴까.
내가 혼자라서 즐거운 건가.
나쁜....
뭐, 그랬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강도만 약해졌지 레퍼토리는 비슷했다.
혹시 치근대는 녀석이 있냐, 아무나 번호 주면 안 된다...뭐 이런거?
근데...그런 거...아무도 없어 이 자식아.
나 안전하다고.
나는 이 모든 김남준의 잔소리가 여동생을 챙기는 듯한 마음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원체가 사람 챙기기에 습관이 되어있는 녀석이다보니.
#6. 소문
이상하다.
전공 강의실에 가는 길이 왜 이렇게 어수선한 건지.
아는 얼굴들이 나를 한 번씩 보고는 저들끼리 수군거린다.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하며 지나가는데, 갑자기 나타난 친구가 나를 낚아채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
-엥. 갑자기 왜 그래?
"야! 너 아니지?"
-뭐가...
"너 지금 소문 돌아. 막...순진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여우짓한다고.
내가 절대 그런 애 아니라고 했는데! 괜히 짜증나더라! 남준이랑 다른 사람이랑 양다리라고도 막 그런다니까?"
-미쳤어?;; 내가 무슨 남자가 있어!
"그러니까. 아, 심증은 있는데ㅡㅡ.."
-어떤 미친 새끼가 그런 헛소문을 퍼뜨렸대.
"걔 같지 않아? 김나연."
-설마...
"걔가 남자들 이쁨 많이 받고 그러잖아. 여자애들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불여시드만."
그런 애로 보이진 않았는데...
하지만 더 들어보니 양다리의 주인공이 심지어 그 사서분이란다...민윤기 씨...
얼굴 한 번 본 게 다인데 웬 양다리.. 일단 내 취향의 사서분에게 심심한 사죄를...
이대론 안 되는데...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선택3]
1. 그냥 모른 척 지낸다. |
내가 암만 아등바등해봐야 뭐가 달라지려나싶어 그냥 지내기로 했다. 그런데 하나 간과한 게 있었다. 나만 감당하면 될 문제라기에 소문은 발 없는 말과 같았다. 곧 김남준의 귀에도 들어갔고.
남준이가 굳은 얼굴로 나를 불렀다.
-왜..?
"너 알고 있었어? 소문."
고개를 작게 끄덕이니. 김남준이 화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나 때문인가."
게다가 이상한 자책을 하고 있기에 손사래를 쳤다.
-그게 왜 너 때문이야! 그냥 헛소문이야. 좀 있으면 사라져.
내 말에 남준이는 울컥했는지 화난 음성이었다.
"아니. 그런 일이 있으면 나랑 상의했어야지. 내가 그 정도밖에 안 돼?"
-네가 곤란해질까봐....
남준이는 머리를 거칠게 헝클었다. 저럴까봐 모른 척한거라고...멍청아.
"그래. 내가 네 성격 뻔히 아는데...휴, 넌 진짜 이상한 데서 쫄아."
김남준은 이번엔 내 머리를 세게 헝클어뜨리고 말했다.
"이런 일 생기면 다음부터는 꼭 말해."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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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자 없다고 맞소문을 흘린다 |
-휴, 이제 소문은 좀 사라진 건가?
"저기, 실례합니다. 상경대 사무실이 어디....어라."
어? 익숙한 얼굴이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사서 분?
내가 알아보자 민윤기 씨는 웃으며 인사했다.
"하하. 기억하시네요. 잠깐 여기 볼 일이 있어서요."
-아, 그러시구나....
하지만 그 우연한 만남 탓에 내 이상한 소문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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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연을 찾아가 떠본다. |
-저기 나연아. 혹시....
"네?"
-혹시 말이야...내 소문 알고 있어?
"네...?"
나연이는 내 의도를 눈치챈 건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너희 뭐해?"
"아, 남준 선배!"
이 와중에 김남준 등장이라니. 타이밍도 거 참. 나연이는 김남준이 보이자 쪼르르 달려가 옆에 붙었다. 그 모습에 괜히 입 안이 써서 고개를 저었다.
-나연아, 아무것도 아니야. 흘려들어.
나는 도망치듯 두 사람의 앞에서 벗어났다.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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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남준에게 말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
-야, 나 좀 도와줘.
내 갑작스러운 말에 남준이는 당황한 듯 보였지만 자초지종을 설명해주니 그제야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아니라고 말 좀 하...
"너랑 나랑 사귄다고 말하면 되겠네."
왜 얘기가 그렇게 되는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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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뿌 |
늦어서 죄송합니다ㅜ.ㅜ 연재텀이 들쭉날쭉이라....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미리 죄송을.. |
암호닉 |
마이럽
퓨어 / 룬 / 빨강 / 민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