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번화가
다짜고짜 내일 언제까지 집 앞으로 나오라는 민윤기의 연락에
처음에는 격렬히 거부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민윤기가 작정하고 달려들면 이긴 적은 거의 제로였다.
평소에는 저 녀석이 하도 귀찮아하니까 대부분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거나 져주는 경우가 대부분?
아무튼 지금의 경우는 전자에 속했으며 강제로 약속이 잡힌 나는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꾸역꾸역 치장을 해야만 했다.
갑자기 왜 안 하던 짓이야...
투덜거리며 집 앞으로 나가는데, 왠지 기분은 또 설레서 발걸음은 가볍다.
나가니 민윤기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안 늦었네. 웬일이냐?"
-시끄러워. 내가 또 언제 그렇게 늦었다고.
"지각하면 김아미가지. 뭘 물어?"
입동굴까지 만들면서 웃는 모양이 기분이 굉장히 좋은 모양인데.
오늘 무슨 날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오늘은 나만 믿어라. 내가 다 쏠 테니까."
-헐, 진짜? 솔트 씨가 웬일로.
"뭐?"
-짠돌이.
그 새 투닥대는 우리였지만 의외로 나들이는 평안했다.
진짜로 민윤기는 영화며 밥이며 그 외 부수적인 것들을 다 제가 책임졌다.
같은 학생 입장에 부담을 줄 순 없어서 몇 개는 내가 사려고 했더니
무섭지도 않은 무서운 척을 하며 나를 제지했다.
"야, 오늘은 내가 책임진다고 했잖아."
-아니, 그러니까 네가 왜 책임지냐고. 오늘 무슨 날이야?
마구 퍼다주는 모습이 역시 낯설어.
뭐 잘못 먹었나.
-갑자기 왜 이래? 나한테 잘못한 거 있어?
내 경계섞인 물음에 어이없다는 듯 탄성 같은 웃음을 내뱉은 민윤기는 고개를 저었다.
"참나. 그런 거 없거든? 잘못은 무슨...보답이야, 보답."
그러니까 뭔 보답이요. 이 양반아...
"그...잘 먹었다. 맛있더라."
-뭘?
대꾸하자마자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다.
아, 설마...
그제야 난 내가 그 집 식탁에 내 초콜렛을 놔두고 온 것을 상기시켰다.
개쪽팔려!!!!!!!!!!!!!!!!!!!!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표정을 관리하며 우쭐거렸다.
-내가 그 정도야. 장난 아니지?
다행이다. 안 더듬었어..!
"어. 완전 좋더라."
-....어, 그래.
예상했던 반응이 아닌 것에 1차 당황.
진심인 것 같은 말에 2차 당황.
민망해져 고개를 슬쩍 숙였다.
"자, 그럼 또 이제 뭘 해볼까."
민윤기는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팔을 걸치며 말했다.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또 천진한(척) 얼굴로 왜?하고 묻는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썩은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그런데 혹시...저기 보이는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니?
눈을 가늘게 뜨며 점점 다가오는 무리들을 보았다.
다는 모르지만 몇 명은 눈에 익었다.
민윤기네 친구들이다. 그 중에는 석진 오빠도 있었다.
아, 사족이지만 석진 오빠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 거절했다.
오빠는 괜찮다고 했지만 굉장히 실망한 듯했다.
그러던 와중, 하필이면 석진 오빠와 눈이 정통으로 마주쳤다.
민윤기도 자기 친구들을 본 모양이었다.
석진 오빠는 이제 민윤기를 보는 듯했다.
"어! 민윤기? 이야, 웬일이야. 여기서 다 보네."
"아미도 안녕. 그런데 너희...뭐야?"
석진 오빠의 굳은 얼굴이 보여 내가 다 미안해졌다.
아, 그런 사이 아닌데...오해할 것 같은데.
"....."
내 어깨를 잡은 민윤기의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선택5]
1. 은근슬쩍 떨어지려 한다 |
-아, 안녕하세요. 저희는 그냥 날도 좋고 해서...
주저리주저리 말하며 민윤기를 살짝 밀어냈다. 그런데 민윤기는 오히려 더 세게 감싸안았다.
"어딜 가려고."
-야, 뭐야. 미쳤어? 왜 이래.
민윤기는 석진 오빠를 힐끔 보고는 나를 보았다.
"우리 이제 썸타는 거 아니었나?"
[+10]
|
2. 가만히 있는다 |
"...잘 어울리네."
아니, 석진 오빠. 민윤기랑 그런 사이 아니에요... 변명하려 입을 열었지만 민윤기가 잽싸게 나서서 나를 막았다. 민윤기의 표정이 굉장히 무서웠다.
그들과 헤어지고 난 후, 민윤기는 여전히 굳은 얼굴을 유지하며 내게 말했다.
"너 아직 김석진한테 마음 있는 거야? 왜 그렇게 안달을 해. 진짜 내가....하."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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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민윤기에게 살짝 기댄다 |
"뭐야? 너희들 진짜 사귀어?"
민윤기가 티나지 않게 잡아당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기댄 것뿐인데, 민윤기의 친구들은 저들끼리 호들갑을 떨고 난리가 난다. 그 중에서도 석진 오빠의 얼굴만 딱딱하게 굳어있다. 내가 자꾸만 석진 오빠를 힐끔거리자 민윤기는 나를 툭 치더니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너 왜 자꾸 김석진 눈치 봐."
-아니, 미안하니까...
"그럴 필요 없어. 그러지마."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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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총점 70점 이상 |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제 친구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은 민윤기는 나를 데리고 잽싸게 그 자리를 벗어났다. 궁금함에 우리를 붙잡으려는 일행을 무시한 채 말이다.
-야, 너 왜 그랬어...그렇게 말하면 오해하잖아!
내 말에 민윤기가 크게 웃어보인다. 참 평소에는 무뚝뚝한 인상이다가도 웃으면 이미지가 확 변하는 게 언제봐도 신기했다. 넌 웃는 얼굴이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윤기야.
"오해하라고 한 말 인데?"
-뭐? 그런 장난치면 안 돼, 짜샤.
내 말에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민윤기는 괜히 옷을 정리하는 척 웅얼거렸다.
"누가 장난을 쳤다고...허, 참."
마음이 이상하게 붕 뜨는 기분이다. 왜 이러지. 좀 콩닥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요상한 분위기가 만들어진 게 거슬려서 덤덤하게 말했다.
-저번에 들어보니까...뭐, 너 여자 친구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뭐? 뭔 소리냐. 내가 여자 친구가 어딨어? 난 너 케어하는데도 정신 없어."
평소 같았으면 웃기지 말라면서 왁왁거렸겠는데, 뭔가 뉘앙스가 멜랑꼴리해서 입을 합 다물고 있었다. 그러니 민윤기는 생긋 웃었다. 이쯤되면 눈치 없는 나도 민윤기가 무슨 의도로 자기 친구들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민윤기는 내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쭈뼛거리며 다가가니 민윤기는 내 머리 위를 살살 매만졌다.
"머리카락에 뭐 묻었네."
갑자기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숙였다. 그 동안에는 민윤기에게 이런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기에 더욱 당황스럽다.
"아이고, 얼굴 터지려고 하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벌써 부끄러워하냐."
-그런 거 아, 아니거든!
"그러냐."
"너 좋아한지 꽤 됐다. 되게 오래 앓았어. 눈치도 없는 김아미. 이제 사귀어 줄 때도 됐잖아."
-야, 야....
말문이 막혀 멍청하게 있자 민윤기는 하하 웃으며 나를 한 번 끌어안았다가 놓았다. 지금 내 볼은 발갛게 물들어 있을 것이다. 민윤기는 내 뺨을 콕 찌르며 말했다.
"이거 긍정이지?"
"자, 그럼 남친 씨한테 뽀뽀나 한 번 해 봐."
-Happy Ending-
. . .
Congratulation!!! 윤기와의 연애에 성공하셨습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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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점 70점 미만 |
"야.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자꾸 미련이 생기는 걸 어떡해...
그 때 본 석진이 오빠의 얼굴이 잊혀지질 않았다. 다시 오빠에게 연락해 봐야할 것 같다고 말하니, 네가 뭐가 아쉬워서 그러냐고 윤기는 불 같이 화를 냈다.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는 윤기에 나 역시도 목소리를 높였다.
-네가 뭔데 참견이야!
그러자 윤기의 얼굴이 사납게 변했다. 같이 지내오면서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모르는 척하는 거냐, 아니면 모르는 거냐?"
-뭐가.
"됐다. 난 빠질 테니까, 네 마음대로 해."
그 뒤로 민윤기와 내 사이는 멀어졌다. 윤기가 일방적으로 나를 피했다는 것이 맞겠다.
-Bad Ending-
. . .
So Sad... 윤기와의 연애에 실패하셨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
물뿌 |
윤기 편 완결!!! 다음은 또 어떤 소년이 주인공일지~~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 댓글 달아주시는 건 감사한데 혹시 모르니 스포성 댓글은 피해주세요ㅠㅠ |
암호닉 |
퓨어 / 빨강 / 룬 / 민윤기
감사합니다^^ 암호닉 신청을 원하시는 분은 소개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