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좋았다.
별다른 이유는 없이 그냥 형이 좋았다.
어릴때부터 졸졸따라다니면서 무심하게 머리에 얹어둔 손에서 주머니속에서 꺼내 내입에 물려주었던 딸기맛 사탕에
형이좋다며 나와 별다를것이 없는 체구의 형의 허리를 꽉 붙들때마다 아 더워더워 라면서 나를 떼놓는것도
생긴건 콩알만하게 생겨가지고 하는짓은 도도한 나쵸마냥 도도한게 그냥 다좋았다.
맨날 어린애 취급을하더라도 형이였으니까 형앞에만 가면 어린애마냥 작아졌다.
그렇게 드디어 나도 고등학생이되었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내'반보다 먼저간건 3학년 10반이었다.
형이 앉아있었다. 창가에 앉아서 고개를 까딱이며 졸고있는것도 어쩜 저리 귀여울까
쉬는시간 바로 우다다다 뛰어가서 형앞에 턱을 딱 괴고 형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쪼매난 손에 눌린 볼살이 까딱일때마다 풀썩이는 머리카락에
좋아죽겠다는 표정으로 형을 보고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평온하게 잠만 자는걸까
그래도 2년동안 못보던 형의 그 귀한 얼굴을 이제는 매일매일 지겹도록 볼생각에 벌써부터 좋다.
"어 지훈!"
저기는 재효형이다. 태일이형이랑 맨날 같이 다니는형인데 얼굴에비해 성격은 은근 바보같아서
그닥 견제할만한 형은 아니었다. 매일매일 웃으면서 태일이 형과 티격태격 싸우곤하는데 못이기는척 져주는
형이 좋아해서 가끔은 좀더 싸웠으면 하기도 한다.
뭐 나야 형이 뭘하든 좋지만
"으..어 뭐야 너"
이제야 일어나서 헤집어진 머리를 가다듬으며 나를 보는 형의 입가에 묻은
침을 닦아주며 최대한 말똥말똥 형을 쳐다보며 뭔가 말해주기를 바랬다.
"아 오늘 입학한댔지 나 잘거니까 내려가"
오늘도 어김없이 입에 쏙들어간 사탕에 알았습니다 형님~하며 룰루랄라 교실로 갔다.
왠지 올해 고등학교생활은 형이랑 같이해서인지 좋을것만같다.
분명 언제가는 형도 내가 이렇게 미치도록 좋아하는 날이 오겠지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