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시, 연화고등학교. 보고 싶은 장면들만 써보고 싶었는데 개연성 따지다보니 바이러스 발병부터 보고 싶어졌음. 일단 원작과는 다르게 인간이 만든 실험의 잔해가 아닌 자연재해와 동일시 되는 바이러스의 전파로 좀비 바이러스는 퍼져나감.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는 먼저 물에 사는 생명체에게 먼저 영향을 미치게 됨. 바다에서 시작된 이상 바이러스는 소리도 없이 퍼져나가면서 연화시 호수까지 흘러들게 됨. 연화시 외곽에 있는 이 호수는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곳임. 한 낚시꾼은 여느날과 같이 낚시를 하다가 힘이 엄청 좋은 놈을 만나게 되지. 건장한 중년 남성을 고작 손바닥만한 물고기가 힘을 이기고 있는 수준이니까. 겨우 잡아 낚시대를 당겨 끌어올리니 낚시 바늘에 걸린 물고기를 보고 낚시꾼은 놀라게 됨. 눈은 벌게.. 아가리를 열어재끼고 막 물려고 해… 아가리에 걸린 바늘을 빼려고 손으로 물고기를 잡았는데 그때 손가락을 물리게 됨. 물고기 주제에 얼마나 쎄게 물었는지 피까지 났으니 말 다 했지. 그 와중에 딸한테 전화가 와. 체육시간에 피구하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잠깐 조퇴하고 병원을 가야겠다고. 아빠가 맨날 낚시하는 거 아니까 데려다달라고 전화한거. 그렇게 좀비 바이러스에 걸린 물고기한테 물린 한 낚시꾼이 학교로 향함. 이 세계관에서는 적어도 감염까지 5~30분정도의 사람마다의 차이가 있음. 이 아저씨는 약 20분정도 버틸 인간이었던 것. 정문에 나와있다는 딸의 문자를 보고 학교 앞 신호등의 파란불을 본 후의 기억이 사라짐.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 코피가 나고 눈 앞이 흐릿해지면서 시각을 제외한 후각, 청각이 예민해지고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게 됨.(자꾸 물고 싶다, 물어 뜯고 싶다는 생각) 사지부터 강직이 생기고 마지막으로 심장이 멈춤. 바이러스가 뇌를 지배하면서 심장은 뛰지 않고 살아있는 시체, 좀비로 변하는 것. 낚시꾼은 인간의 본능이 아직 남아서 엑셀을 밟고 좌회전을 하면서 학교 정문으로 차를 들이박아버림. 정문에서 기다리던 딸은 놀라서 차로 달려가 문을 열어버려. 이미 인간이 아닌 낚시꾼 아빤 딸의 목덜미를 가차없이 물어버리며 연화시의 재앙이 시작됨. 가장 먼저 이상함을 눈치 챈건 호석.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테니스장 옆 훈련실로 들어가 어제 놓고 갔던 썸띵. 뭐 에어팟이라고 하면. 그거 챙기러 갔다가 끼익-하는 아스팔트와 타이어의 마찰음이 들려 학교 담장 너머 도로를 힐끗 봤는데 검은 SUV가 휘청휘청 거리면서 학교 정문 쪽으로 좌회전을 하는 거. 이미 안에 타고 있는 건 사람의 낯빛이 아니었음. 저거 뭐야… 하는 순간 한 여학생이 비명을 지르며 차로 달려가더니 운전석을 열자마자 어떤 아저씨한테 물리는게 아니야. 미친놈. 머리보다 몸이 먼저 튀어나간 호석이 테니스장 펜스를 박차고 나가려는데 뭔가 이상함. 범죄를 저지른 놈이 도망가기는 커녕 학교로 달려들잖아.. 정문과는 꽤 거리가 있던 호석이 테니스장 펜스에서 망설이고 있는데 여학생의 목덜미를 문 아저씨가 정문 옆 강당에서 실내 체육 수업을 한 학생들에게 달려들었음. 그리고 물렸던 여학생도 같이 달려드는 거야.. 배드민턴 수업한 학생들이 급하게 라켓으로 막아보는게 보통 힘이 좋은게 아니었음. 호석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함. 테니스장 안에 임시컨테이너가 테니스부 휴게실 겸 짐을 두는 공간인데 챙기려던 에어팟이 들어있는 테니스가방을 챙겨서 일단 테니스장을 벗어나려고 해. 올해 새로 들어온 1학년 신입이 헐레벌떡 들어오면서 말해. 선배님, 지금 정문에 미친 사람들 있어요, 아니 진짜 웃곀ㅋㅋ 저는 무슨 학교에서 영화 찍는 줄 알았다니까요. 상황 파악 안된 후배는 잠깐 점심시간 이용해서 자러 왔다며 태평하게 소파에 누워버림. 호석은 그게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지. 영화 아니야, 새끼야. 일어나. 식은땀을 흘리며 가쁜 숨을 쉬고서 극도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호석임. 애써 숨을 고르지만 진정되지 않음. 찰나에 마주쳤던 그 아저씨의 눈빛이 자꾸 생각났거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해져서 태평하게 누워있는 후배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함. 빨리 나와. 물어뜯기고 싶지 않으면. 그리고 라켓가방을 더 타이트하게 당겨 매고, 휴게실에 걸려있던 주인 모를 후리스를 입음. 모르겠어, 자신이 자주 입던 바람막이 대신 후리스를 집어든 건, 소리나는 물건은 피하겠다는 본능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정호석, 이름이 새겨진 라켓을 손에 꽉 쥐어들고 휴게실의 문을 열고 전화를 걸음. ♩ ♪ ♬ ♫ ♩ “너 어디야, 김남준.” 거기 꼼짝말고 있어. 20xx년 9월 오전 11시 56분 정호석, 현재 위치 테니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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