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 Butterfly
"안녕하세요. 슙슙이 슙디 입니다. 벌써 토요일 밤이네요.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뭐 이리 빨리 가는지. 금요일 밤이 좋다고 한 게 한 시간 전 같은데 하루 전이네요. 이 라디오가 끝나면 또 금세 12시가 되고 일요일 아침이 되겠네요. 그 이상은 상상하지 않겠습니다. 왜냐, 생각만 해도 끔찍하거든요. 학교를 간다, 이런 건 아니지만 그냥 월요일은 싫어요. 아침마다 월요일이라고 얼마나 저를 깨우는지. 진짜 마음 같아선 한 대 치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는 거니까요. 그 요상한 랩만 아니면 참 좋을 텐데. 월요일마다 뭐 소리란 소리는 다 지르면서 아침부터 이상한 랩을 해요. 진짜 꿈에 나올 것 같아서 무섭다니까요. 이건 들어보셔야 그 기분을 압니다. 끔찍해요, 아주 끔찍해요. 저번엔 천일동안을 뭐 아침 동안? 그걸로 바꿔서 부르더라고요. 현실로 욕했어요. 어쩌다 얘기가 여기로 흘러 갔죠? 아무튼 이게 아니라, 이제 슬슬 월요일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슬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그럼 사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고민이 너무 많아서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아 이렇게 글을 써요. 저는 20살 재수생 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저 노래 부르고 춤 추는게 좋아 가수가 되고 싶었죠. 중고등학생 때 없는 형편이지만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서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게 되었어요. 그런데 19살 입시를 준비하면서 저는 재능도 외모도 실력도 아무것도 없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저 내 욕심 때문에 부모님만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미 포기하기에는 6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가수 외에는 그 어떤 다른 진로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겨우겨우 이름 없는 대학교에 합격했죠. 근데 그때부터 저는 하루하루 고민에 빠졌습니다. 내가 그 대학을 졸업하면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노래를 시작했던가에 대해 혼란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는 부모님께 대학진학을 포기하겠다, 7월달 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서 오디션에 합격하지 못하면 깔끔히 음악을 포기하고 대학진학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지금 저는 학원을 다니면서 다이어트와 춤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요즘 들어 지금 제가 하는 일에 대한 혼란이 오고 있습니다. 그냥 집에 혼자 누워있는 게 제일 좋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심지어 노래를 부르는 것 조차 힘이 드네요. 그냥 삶에 대한 의지가 없어지는 거 같아요. 친구들은 모두 대학에 진학해 평범한 삶을 사는 거 같은데 저 혼자 괜히 다른 길에 들어서 빙빙 돌아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요. 제가 막 두서 없이 썼네요. 너무 답답한 마음에.. 항상 글 잘보고 있어요! 글 쓰는 것만으로도 뭔가 시원하네요^^"
"음악, 말이 쉽지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어려운 공부죠. 일반 공부보다 훨씬 더 어려운. 그래서 그만큼 쉽게 지치고 슬럼프에 빠지고 고민하고 심하면 포기까지 하게되죠. 6년이란 시간 동안 가수, 음악 하나 붙들고 산 것도 정말 대단한 거예요. 짧은 시간은 아니거든요. 저도 11살, 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 때죠. 그때 노래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교과서, 공책이고 안내장이고 구석에 항상 가사를 끄적였죠. 아는게 뭐 있다고, 화려하고 누구나 감탄할 만한 그런 가사를 썼겠어요. 정말 유치하고 그 어린 나이에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을 써서 써 내려갔죠. 어릴 땐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저 즐겁기만 하던 음악이, 노래가 커가면서 너무 힘들고 갈수록 허황된 꿈이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마찬가지 저도 음악을 하는 제 모습만 상상해왔고 꿈꿔왔지 다른 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거든요. 현실에 부딪히고 혼자 아파하고 고민하고 하면 뭐하겠어요. 어릴 적부터 내가 상상해왔던 모습은 단 하나인데. 더 배우고 독하게 버티고 했어요. 물론 중간에 잠시 손을 놨던 적도 있었어요. 다들 공부하면서 평범하게 그렇게 살아가는데 음악 한다고 괜히 다른 길로 빠져서 삐뚤어지는 건 아닌지, 잘못된 건 아닌지, 잘하고 있는 건 맞는지, 내가 뭐 때문에 음악을 시작했고 노래를 시작했는지. 끝도 없더라고요, 그런 고민은. 노래를 한다는 게 평범한 삶을 잠시 놓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저는. 흔히 저희가 보는 연예인이든 가수든, 언더에서 조용히 활동하는 가수, 인디밴드든 뭐든 간에.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이란 대학을 나와 회사에 들어가고, 평범하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사는 그런 거 잖아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난 거니까. 틀리거나 그 평범한 삶을 가는데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빙빙 돌아서 가는 건 아니에요. 다만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거죠, 저희가 가는 길과 그 사람들이 가는 길은. 평범하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다이어트를 하고, 노래 연습을 하고 춤을 추고. 그렇다고 그들과 아예 다른 삶을 살아가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조금 다를 뿐, 빙빙 돌아가는 건 아니에요. 그 부분에선 걱정하고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그냥 그 길을 가면 되는 거예요. 정말 단순히 조금 다를 뿐이니까. 길가에 피어 있는 꽃이 다르고 날씨가 조금 다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재능이야 타고 나는 거지만 외모와 실력은 노력하면 더 좋게 만들 수 있는거에요. 실력과 재능은 별개에요. 실력은 노력으로 늘어요, 재능 있는 아이들을 따라가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연습하면 늘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너무 힘들어서, 쉼 없이 달려와서 잠시 쉬는 시간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7월까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꼭 원하는 걸 얻었으면 좋겠네요."
"요즘 들어 제 주변에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부쩍 많이 늘었어요.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그럼 저는 항상 똑같은 대답을 해요. 맞는 길이 뭔데. 막상 그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어요. 입만 다물고 있을 뿐이죠. 틀린 길, 맞는 길은 없어요.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의 길이 조금씩 다를 뿐이에요. 자신과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이 가는 길을 보고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근데 아니라는 거죠. 세상에 맞는 길, 틀린 길이 있다면 모두가 다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생각을 하겠죠. 하지만 주변을 봐요. 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다 다른 일을 해요. 전하고 싶은 말은 이거에요. 자신의 길이 틀렸을까 겁내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 맞게 가고 있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과 다를 뿐 틀리지 않았으니까요."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을, 다른 설탕과는 조금 다른 설탕 같은 라디오. 안녕하세요, 슙DJ 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토요일 밤 푹 쉬고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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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nstiz.net/writing/2403969
사연 신청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