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H CRUSH !
03
태일/재현/민형
“야 이민형.”
“왜.”
“밥 안먹어?”
“배 안고파.”
홀로 교실에 남아 공부 중인 민형의 곁으로 동혁이 다가왔다. 동혁은 민형의 엄마도 모르는 본 모습을 아는 유일한 또래였다. 그만큼 오래됐고, 편한 사이. 민형의 진짜 성격은 이미 익숙해진 동혁이였다. 민형의 무뚝뚝한 답에도 개의치 않고 앞자리 의자를 끌어 착석한 동혁은 의자에 얼굴을 기대 문제에 열중한 민형을 바라봤다. 앞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도 민형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것마저 못 느꼈다는게 맞는 표현인 것도 같았다.
“너 수학 또 바꿨다며?”
“어.”
“여자라던데. 예쁘냐?”
“관심 없어.”
뭐가 웃긴건지 눈을 곱게 접고 웃음을 터뜨리는 동혁의 웃음소리에 민형이 고개를 저었다. 하여튼 여자라면 그저 좋지 이동혁. 저가 쳐다도 보지 않는데도 진득하게 앉아 계속 말을 거는 걸 보니 갈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무거운 숨을 내쉬며 잠시 펜을 내려놓았다. 뻐근한 눈을 감았다 뜨며 마른세수를 한 민형이 고개를 들어 동혁과 눈을 맞췄다. 넌 점심 안먹냐? 민형이 묻자, 동혁은 어깨를 으쓱였다. 나도 배 별로 안 고파.
“아 얘기 좀 해봐. 예쁘면 나도 과외쌤 바꾸게.”
“얼굴보고 공부하냐?”
“당연.”
“한심한 새끼.”
엄마가 그새 말하고 다니셨나보네. 민형은 그런 생각을 하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앞에선 여주에 대해 궁금해하는 동혁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날이 선 눈으로 그런 동혁에게 시선을 둔 민형은 조용히 하라는 말과 함께 머리를 한번 쓸어넘겼다. 그리고 아주 잠시, 여주를 떠올렸다. 외모적인 것은 정말 관심이 없었다. 공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였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여주의 첫인상은 아쉽게도 그 점에선 탈락이였다. 지적이게 보인다기 보단 그냥 작고 어리버리하게 생겼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더 까칠하게 여주를 대한 것 같았다. 한두번 수업하고 잘라버릴 생각으로 말이다.
민형은 기억을 되짚었다. 제대로 얼굴을 마주하거나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어 여주를 무엇이다 정의하긴 힘들었다. 수업은 생각했던 것보다 잘 하는 것 같았다. 명문대생이라더니, 팩트에 어느정도 수긍하기 시작한 민형이였다. 새벽에 보낸 카톡에 바로 풀이과정을 써서 보내준 것도 그렇고, 고등학생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칭찬을 해줬다며 애처럼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분명 버릇없던 제게 많이 실망했을텐데 참 이상한 사람이였다. 보통은 버릇 없게 뭐하는 짓이냐 호통을 치던데 여주는 그런 것도 아니였다. 혼을 내는게 당연한건데도 말이다. 바로 잘라버리려 했는데, 더 두고보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들게 만드는 사람. 굳이 정의를 하자면 민형에게 여주는 그런 사람이였다.
“너네 뭐하니? 밥도 안 먹고.”
그러던 중 민형의 담임선생님이 벌컥 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왔다. 한창 점심을 먹고있어야 할 학생이 두명이나 교실에 있는 걸 발견한 탓이였다. 무표정으로 앉아있던 민형은 바로 표정을 풀었다. 동혁이 그렇게 혀를 내두르는 가식적인 미소가 어느새 민형의 얼굴에 번져있었다. 와 표정 진짜.. 무서운 자식.. 동혁이 작게 중얼거렸다.
“배가 안고파서요. 동혁이랑 공부하고 있었어요.”
“그래? 역시 민형이네. 동혁이 너는 민형이가 뭐 알려주면 잘 배워. 알았지?”
“아 쌤! 저도 공부 하거든요?”
민형의 방금 전 모습을 알 턱이 없는 교사는 당연하다는 듯 민형을 칭찬한 후 다시 교실을 나갔다. 동혁은 그 모습에 한동안 억울함을 드러내더니 이내 눈을 가늘게 뜨며 민형에게 시선을 던졌다. 으휴, 하고 한숨 쉬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너가 더 한심하다 새꺄.”
“…”
“밥은 먹으면서 공부해.”
동혁은 그제서야 주머니에 넣어놨던 막대사탕을 꺼내 민형의 문제집 위로 던졌다. 반복되는 공부에 당이나 충전하라는 마음으로 주는 것이였다. 점심을 굶으면서까지 공부를 하는 민형을 보고있자니 혀가 절로 차졌다. 민형은 꼭,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사는 것 같았다. 그런 친구가 대단하면서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저 새끼 마음놓고 쉬어본게 언제가 마지막일까. 동혁은 그런 생각을 하며 교실을 나갔다. 민형은 걸어가는 동혁을 따라 고개를 움직이다 다시 책상에 놓여진 막대사탕으로 시선을 돌렸다. 딸기맛 막대사탕. 어릴 적 동혁과 자주 사먹던 것이였다.
피치 크러쉬 !
03
“김여주는?”
“걔 교양 있어. 있다가 끝나면 연락한데.”
“..김여주한테 말 안했지? 태일이 형.”
동영, 수정과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마시던 재현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쳤다고 하겠냐. 재현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여주가 없는 자리라 할 수 있는 얘기였다. 며칠 전 문태일을 봤다며 조심스레 얘기를 꺼낸 동영과 수정에 적잖이 당황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굳은 표정으로 머리를 헤집는 재현만 두사람과 마주 앉아있었다. 재현은 대충 일년전을 떠올렸다. 태일이 한국을 떠났다며 울던 여주가 아직도 눈에 선했다.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것도 그 때문이였다.
“안그래도 저번주에 김여주가 그 카페 간다는 거 이상한 핑계대고 못가게 했어.”
“김동영, 들었지? 우리가 막아도 김여주가 알아서 찾아갈거라니까. 장담하는데 두 사람 곧 만나.”
“그래도 최대한 막아야지. 김여주 또 맨날 술 마시는 꼴 못본다 나는.”
마지막으로 말을 끝낸 동영이 작게 고개를 저었다. 태일과 막 헤어졌던 여주의 생활은 말그대로 답이 없었다. 그때의 여주를 기억하는 동영은 태일과 여주가 만나는 걸 극도로 반대했다. 두 사람이 만나던 말던 너네가 무슨 상관이냐 반박하던 수정도 이제 어느정도 동조하기 시작했다. 세명 모두 태일과 여주가 어떤 연애를 했는지, 옆에서 그 모든 과정을 지켜봤었다. 여주가 태일을 마주하게 된다면 가장 힘들어했을 때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고있다는 말이었다. 재현은 가만히 앉아 제 목덜미를 쓸어넘겼다. 세사람 사이로 흐르는 기류는 무겁기만 했다. 여주가 또 한번 상처를 받으면 어떡하나, 그 걱정이 제일 컸다.
“정재현 넌 어쩔건데.”
“뭐가..”
“아 진짜 답답해 죽겠네. 문태일도 돌아온 마당에 계속 그러고 있을거냐? 도대체 짝사랑만 몇년이야?”
“나도 정수정 말에 동감. 너 진짜 이 상황에서도 계속 그럴거야?”
수정이 눈매를 세웠다. 동영은 다리를 꼬았다. 분위기는 태일의 등장에서 순식간에 재현의 짝사랑으로 넘어갔다. 중학교에서 처음 만난 재현은 유독 여주의 일에만 유별난 반응을 보였더랬다. 재현과 여주가 소꿉친구라는 말에 처음엔 아 그런가보다 넘긴 행동들을 1년 2년 쭉 봐오다보니 동영과 수정, 두 사람 모두 자연스럽게 눈치 챈 재현의 짝사랑이였다. 잘생겨서 여럿 울리고 다닐 것 같았던 재현은 순애보였다. 아주 옛날부터 지금까지 한 순간도 빠짐없이 여주만 좋아한 걸 보면, 확실했다. 저 얼굴로 여자 한명 사귄 적이 없었다. 모든게 김여주 때문이란다. 등신. 수정이 혀를 찼다.
“지금 내가 김여주 좋아하는게 문제야?”
“어. 태일이 형 뺨치는 아주 심각한 문제지.”
“그러다 다른 남자한테 또 뺏긴다 너.”
예를들면 문태일. 수정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에 동영이 한숨을 쉬며 열기만 하면 폭탄이 터지는 짙은 레드립을 찰싹 때렸다. 손을 떼자 손바닥엔 수정의 립 모양이 정갈하게 찍혀있었다. 아이씨. 인상을 쓰며 휴지에 립 자국을 닦아내는 동영과 함께 수정 또한 미간을 좁히며 맞는 말인데 뭐! 하고 신경질을 냈다.
“더 해보지, 어? 말로 정재현 피 말려 죽이겠다 아주.”
“저 새끼한테 자극만 된다면야 백번은 더 할 수 있어.”
“둘 다 그만해. 이십년 넘게 친구였는데 한순간에 남자 되는게 쉽냐.”
재현은 애꿎은 아메리카노만 들이켰다. 생각해보면 그 오랜 시간동안 여주를 좋아했는데도 제대로 마음을 표현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여주에게 저는 그저 좋은 친구. 재현은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동영이 그런 재현을 보며 말했다. 치타폰 갈래? 술이라도 마시란 소린가보다. 재현이 입술을 열려는 순간,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던 재현의 핸드폰이 울렸다. 여주의 전화였다.
“여보세요.”
-야! 너 왜 거짓말했어.
“왜 또~ 내가 너한테 무슨 거짓말을 했는데.”
-우리 집 앞에 카페~! 너가 별로라며. 오늘 동기가 어떤 놈이 그런 헛소문 퍼트리고 다니녜.
“어..?”
재현이 전화를 받았다.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여주의 말은 꽤나 심장을 덜컹하게 만드는 말이였다. 휴지를 만지작거리던 손이 일순 멈췄다. 그런 재현을 바라보던 수정이 입모양으로 왜? 뭐래? 하고 물었다. 재현의 목울대가 울렁였다.
-바뀐 알바생이 엄청 잘생겼데. 나 그래서 지금 거기 가는 중이야. 너 아직 애들이랑 같이 있으면 애들 데리고 여기로 오면 안돼? 와플 먹자 와플.
“야 잠깐만 김여주!! 들어가지 말아봐. 야. 듣고있어?”
-왜이래. 거의 다 왔구만. 아 근데 나 지갑이.. 야 끊어봐.
전화는 순식간에 종료됐다. 다급히 여주를 말리는 재현의 모습에 동영은 직감했다. 아, 김여주. 카페 갔구나. 수정도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젓고 있었다. 그렇게 막으려 애를 썼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 됐다. 통화 종료 화면이 뜬 걸 말없이 눈에 담던 재현이 벌떡 일어났다. 김여주 지금 태일이 형 알바하는 카페 간데. 나 간다. 급히 가방을 맨 재현은 그 말만 남기곤 카페를 나가버렸다. 멀어지는 뒷모습이 애처로웠다.
“내가 말 했잖아 곧 만날거라고.”
복권 사라 정수정. 모든 걸 체념한듯한 동영의 목소리가 작게 울렸다. 여주를 향해 저렇게만 달려가면 한순간에 남자되는거 정말 쉽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 말이었다.
피치 크러쉬 !
03
우리 집 앞에 위치한 카페를 즐겨 찾는 동기가 있다. 그 동기에게 요즘 거기 별로라며? 라고 하자, 녀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 말이 생각난다. 어떤 미친놈이 그런 헛소리를 하고 다니냐?
마지막 강의가 끝난 후 곧장 카페로 향했다. 어쩐지 수업 듣는 내내 와플이 먹고싶더라. 지하철에서 내린 후 3번 출구로 나가자 익숙한 카페가 보였다. 와플이 맛있는 집. 줄여서 와맛집. 정수정은 처음 저 이름을 보자마자 저렇게 구린 카페 이름은 처음봤다며 박장대소를 했었다. 신박하기만 한데 왜. 가게 이름처럼 와플도 엄청 맛있다고. 정재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묻자 수화기 너머론 잔뜩 당황한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괘씸한 자식. 하마터면 와맛집 와플을 안먹고 살 뻔 했잖아!
“왜이래. 거의 다 왔구만. 아 근데 나 지갑이.. 야 끊어봐.”
정재현과 통화를 하며 가방을 뒤적거렸다. 지갑이 잡혀야 하는데 아무리 손을 휘저어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전화를 끊고는 가방을 열었다. 전공책으로 가득 찬 가방 속을 두 눈으로 보며 뒤적거리다 카페 문을 열었다. 하도 많이 간 카페라 굳이 앞을 보지 않고도 카운터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아니 근데 지갑은 도대체 어디간거야. 설마 어딘가에 흘리고 왔다거나, 흘리고 왔다거나.. 흘리고 온건 아니겠지? 온갖 할인카드와 학생증이 들어있는 지갑인데 잃어버리면 욕이 나올 것 같았다.
“아, 지갑. 아, 아아아아..여깄다..!”
불안해하며 뒤적거린 끝에 정말 다행이게도 지갑을 찾을 수 있었다. 전공책 밑에 깔려있더라. 엄마가 옆에 있었다면 등짝 스매싱을 당했겠지. 놀랐잖아 기지배야~! 하며 말이다. 괜히 등골이 시려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닥을 대충 살펴보니 카운터를 잘 찾아 걸어온 것 같았다. 카페는 이미 많은 손님들로 시끌벅적했다.
고개를 들었다.
“…”
“주문..도와 드리겠습니다.”
“아, 그..”
“..”
항상 시키던 메뉴를 말하려 했지만 곧 말을 멈췄다. 핸드폰을 쥐고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지갑을 찾아 잔뜩 올라가있던 입꼬리를 천천히 내렸다. 카운터에 서 얼굴을 반쯤 숙인 남자가 두 눈에 가득 차올랐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만 벙긋거렸다. 내가 지금 마주한 사람이, 문태일인가.
“태일씨, 왜 그래요?”
부정해보았다. 닮은 사람일거라는 부질 없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나를 단숨에 밟아버리듯 태일씨, 부르는 소리가 귀를 찔러왔다. 숨이 턱 막혔다. 분명 외국에 있어야 할 문태일이 왜 지금 여기서 카운터를 보고 있는걸까. 결국 뜨겁게 데워진 숨을 토해냈다.
“오빠가..왜 여깄어..?”
“..”
“오빠가 왜 여깄냐고..”
“..카운터 제가 볼테니까 얘기하고 와요.”
내가 물었다. 문태일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서있다 동료 직원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카운터에서 나와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차마 나를 보지 못하겠는지 고개를 떨군 채 걸어오더라. 뒷걸음질 쳤다. 코끝이 시큰거리는 걸 꾹 참으며 문태일에게서 한발짝 멀어졌다. 이런 내 행동에 오빠는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 그제서야, 여주야. 날 불렀다. 어지러운 카페 소음에 묻히려는 목소리를 간신히 잡았다.
“오빠가 왜..”
“..나가서 얘기하자. 다 말해줄게.”
내 목소리엔 이미 울음이 섞여있었다. 문태일은 다시 한번 내게 다가왔다. 나가서 얘기하자며 내 손목을 잡으려는 듯 손을 들었지만, 곧 허공에 행동을 멈추곤 나와 눈을 마주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무엇을 얘기해준다는 걸까. 자기를 잊어라 한마디 남기고 떠난 사람이. 맞물린 시선이 가느다랗게 떨렸다. 오빠의 눈이 그랬다.
그 순간, 카페 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하..”
“..”
“..나와.”
종을 울린 사람이 단숨에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정재현이였다. 굳은 표정으로 문태일을 보던 정재현은 화가 난 듯 입술을 깨물었다. 녀석은 단숨에 날 카페 밖으로 이끌었다. 그 손길에 난 아무 반항 없이 끌려나갔다. 문태일은 날 잡지 않았다. 멈추라고 소리치지도 않았다. 그 자리에 그대로 서 또 다시 고개를 떨구는 모습에 결국 눈을 꾹 감았다.
피치 크러쉬 !
03
“아파..”
“…”
카페를 벗어나자 온 신경을 자극했던 소음이 사라졌다. 손목을 꽉 잡은 채 한참을 걸어가던 정재현은 내 한마디에 걸음을 멈춰세웠다. 녀석은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이내 내쪽으로 몸을 돌렸다. 날 보며 혀로 입술을 한번 축인 후 잡고있던 손목에서 제 손을 놓는다. 서늘한 저녁바람이 불었다. 손목이 시큰거렸다.
“너, 다 알고있었어..?”
“..가지 말랬잖아.”
“..”
“별로라고. 내가 말 했잖아.”
정재현이 낮게 말했다. 그동안 정재현이 했던 모든 말들이 스쳐갔다. 아까 전화를 할 때도 날 멈춰 세우려 했었지 참. 이렇게 만날까봐 자꾸 말렸던거구나. 울음이 목까지 차올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정재현 말을 들을 걸. 들어가지 말라는 말에 걸음을 돌릴 걸. 눈물이 올라오려는 걸 참으려 입술을 짓눌렀다.
“깨물지 마. 피난다.”
“..”
“속상하게 울지도 말고.”
무릎을 살짝 굽힌 정재현이 빤히 내 얼굴을 바라보다 느릿하게 손을 들었다. 곧 짓눌린 입술 위로 녀석의 손가락이 닿았다. 조심히 뭉갠 입술을 문지른 정재현은 내가 입술을 깨무는 걸 멈추자 깊게 숨을 내쉬며 나를 제 품에 안았다. 울지 말라더니 뒷머리를 헤집으며 꽉 안아준다. 정재현이 말을 끝내자마자 나는 목을 놓아 울었다. 엉엉 울며 정재현의 옷깃을 잡았다. 애같은 내 행동에도 정재현은 아무 말 없이 내 뒷머리만 쓸어줄 뿐이었다.
울면서도 문태일이 생각났다. 날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던 문태일이, 미웠다.
♡
(((((((((문태일)))))))))
마지막 파트 쓰면서 오글거려 죽는 줄 알았어옄ㅋㅋㅋㅋㅋㅋㅋ여러분들 손발은 안녕하신가요...?ㅎ^ㅎ..?
진지한 건 역시 때려치워야겠습니다...얘들아 라이트길만 걷자 호호
다음 화 부터는 [문태일 이야기] 가 나올 예정이에요! 여주와 태일이의 연애 스토리가 상중하 세편으로 나올겁니다!
근데 다음화가 이번주 안에 나올지는...(먼산을 바라본다) 최대한 빨리 들고오겠습니다ㅎㅎ..
암호닉 |
맠둥이는망고 / 모찌 / 우재 / 오렌지 / 우재야 / 백도 / 예민보스 / 뽀로링 / 윤오빠 / 갈즙 / 빵재 / 복숭아모찌 / 정제육 / 맠내 / 숭아 / 채점마크 / 달탤 / 마크민형 / 김작곡 / 찌뽕 / 뚝딱이 / 도화 / 맠둥 / 꿀돼지 / 피터 모두 너무 감사드립니다^♡^ 혹시 빠지신 분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ㅠㅠ! |
2화 초록글 감사드립니다ㅠㅠ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