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니 밖에선 비가 내리고 있다. 추적거리는 빗소리, 눈물을 닦는다. 축축해진 배게를 옆으로 밀치고, 몸을 돌려 천장을 바라본다. 천장에 새겨진 무늬가 기하학적으로 꿈틀꿈틀 내 머리위를 어지럽힌다. 몇달을 생각나지 않던 너였는데 오늘 왜 꿈에서 나타났을까. 잠시 고민해봤자 머리만 아프다. 잊었던 기억들이 걷잡을 수 없이 분출된다. 너의 미소, 얼굴. 그리고 너의 몸에서 나던 향기까지. 베이비로션을 바르던 너의 목덜미에서 나던 그 향기. 코 끝을 간지럽히던 그 향기. 천장의 무늬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너의 얼굴로 변한다. 언제나 털털하게 웃던 니가 웃던 그 얼굴이 떠올랐다.
기분이 더럽다.
아닌가?
끔찍하다. 착잡한 마음을 뒤덮는 지금의 감정은, 추악했다. 끔찍한 감정은 내 몸 속 곳곳으로, 혈관을 모두 검게 물들였다. 머리속에 웅웅- 보고싶다. 단 한마디가 말이 되어 입밖으로 터져나온다. 아무도 없는 방이지마는, 난 내가 뱉은 말의 소리에 놀래 움찔거렸다. 적막한 방안에 퍼진 그 소리는 생각보다 너무나 컸다. 마치 귀에 대고 소리친 것 마냥 이리저리 메아리쳐 더욱 증폭되어가는 것 같았다. 감정이 더 격해졌다. 말하지말걸. 보고싶다고 생각하지말걸. 괜스레 아까의 일을 후회한다. 몇달만에 생각난 니 얼굴에 이렇게 괴로워하고 슬퍼할 수 있을까. 그땐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왜 지금 이렇게 힘들까.
왜 지금 이렇게 니가 보고 싶은지. 알 수 없다.
그때 너를 붙잡을껄. 떠나가는 너에게 가지말라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해볼걸. 그때는 아무말 못해놓고서. 그때는 무덤덤하게 넘겼던 모든 일들이 왜 지금에서야 이렇게 힘들까. 무덤덤하게 받아놓고는. 무덤덤하게. 눈물이 또 흐른다. 아무렇게나 눈물을 훔치고 몸을 일으킨다. 빗소리가 잦아들고 있다. 잔뜩 잠긴 목을 헛기침을 해 풀곤 창가에 기댄다. 빗방울이 땅에 고인다. 물결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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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는 실화바탕글.
잠에서 깻는데 왜 얼굴이 생각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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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기 싫은데 억지로 썻더니 흐름이 엉망진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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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잊은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