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엄마의 소원, 아빠의 걱정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탄소야. 엄마한테 문자가 왔는데, 세자빈 간택 1차에 너가 통과했다네? 이게 무슨 말이니?」
「그게 엄마한테 문자갔어? 어..어쩌다보니까 내가 세자빈 간택 지원서를 쓰게 됐는데, 그게 통과가 됐어.」
「어머어머~탄소야~~!!!어쩜 좋아!!축하해~」
「뭐가 축하해 그냥 서류만 통과된건데~」
「탄소야. 아빠다. 매사에 언행 조심하고, 앞으로 더 남은 과정에 있어서 부담갖지 말아. 니 엄마가 주책이라 너가 세자빈 된다면~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아빠는 전혀 아니야. 오히려 안됐으면 좋겠어.」
엄마는 내가 세자빈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하고, 아빠는 나를 걱정한다.
그저 세자저하를 위해 썼던 지원서가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
덕수궁 입궁 하루 전, 나는 이틀간 궁에서 지내기 위한 짐을 쌌다.
그리고 뭔가 마음이 붕 든 느낌에 잠이 안와서 숙소를 나왔다.
밤공기 마시며 뒤뜰을 걷고 있는데 저 앞 벤치에 누가 앉아있었다.
밤이 너무 어두워 보이지 않았고, 나는 혹시라도 이상한 사람일까봐 신상확인을 위해 다가갔다.
"근위병입니다. 누구십니까."
"277기 전정국입니다."
"야..이 시간에 왜 여기있냐"
"나탄소..내일 안가면 안되냐."
"...왜 그래 또."
"그냥...가지 마라. 내 말 한번만 들어줘."
"저하와의 약속이 있기도 하고, 너를 위해서도 난 세자빈이 되어야 해."
"그게 무슨 소리야"
"넌 지금처럼 하던 일 열심히 하면 된다고. 나한테 목례받고 싶다며. 내가 도울게."
"너 혹시..나 승진하는 거 조건으로 세자빈 되기로 한거냐?"
"...."
하여튼 전정국, 눈치는 겁나 빠르다.
"누가 이렇게 승진하고 싶대?"
"너때문에 세자빈 되려는거 아니야."
"그럼 뭔데."
".....세자저하가 좋아서 그래..!음 맞아. 저하가 좋아."
"..."
"내가 왜 매일 저하를 뵈러갔겠냐"
변명이랍시고 말 지어내는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정말이냐"
"..."
"묻잫아. 정말 저하를 좋아하냐고."
"어."
"구라치지마. 너가 그동안 다른 남자애들 좋아할 때 반응을 내가 몰라?"
역시 전정국을 속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
"진짜야. 좋아해."
"...저하도 아시냐"
"아니. 당연히 모르시지"
"그거라도 말하지마 그럼."
"왜?"
"그냥 내 말 들어 쫌!!!"
"ㅇ..알았어.."
전정국은 날 버려두고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나는 전정국의 행동과 나의 대처에 혼란스러워져서 전정국이 앉아있던 벤치에 앉으려는데, 전정국이 다시 왔다.
"여자애 혼자 위험하게 밤길이나 다니고."
전정국을 따라서 난 반강제로 숙소에 들어오게 되었다.
//
다음날, 덕수궁에 방을 배정받았다.
면접 복장은 지원자 모두 동일했다.
개량한복이었는데 단아해보이는게 마음에 들었다.
나는 아무생각없이 한복입은 사진을 찍어 전정국에게 보냈다.
평소에도 자주 그래서 별 생각없이 전송버튼을 눌렀다가 아차 싶었다.
[너가 준비한거냐]
[ㄴㄴ. 다 같은 옷임.받은거야]
다행히 전정국의 반응은 특별할 것 없었다.
[예뻐. 가서 저하께 최대한 잘 보여.]
[뭐야. 너답지 않게]
[너 좋아하는 사람 생길 때마다 옆에서 응원해줬던 거 기억안나냐]
[맞다..ㅎㅎㅎ고맙다 친구ㅎ]
[미리미리 준비해. 괜히 늦장부리다가 허둥지둥 준비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선배님~]
//
다음 날, 난 일찍 일어나서 스트레칭도 하고 옷도 단정히 입고 면담 차례를 기다렸다.
내가 근위병일 땐 이 긴장감이 안느껴졌는데 당사자가 되어보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세자저하와 친한 나도 이정도인데, 다른 후보자들은 얼마나 더 떨릴까 생각도 하며 한참 기다리자 내 차례가 돌아왔다.
"27...아니 나탄소입니다. 저하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드디어 왔네. 오래 기다렸다."
"지금 엄청 떨립니다.저하"
저하와 나는 필수질문 몇 개만 하고 나머지는 자유로운 사담으로 채웠다.
"수고했다. 제복이 아닌 한복도 잘 어울리는구나."
"이 한복이 굉장히 예쁩니다."
"나의 빈이 된다면 훨씬 예쁜 옷도 맘껏 입을 수 있을거야. 나머지 면담도 너답게 잘 해라. 나중에 보자"
면담이 끝나고 나는 그냥 평소에 저하를 뵈어 편하게 대화했던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안 떨어서 다행이었다.
//
방 안에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전화를 봤는데 전정국의 부재중이 떠있길래 다시 전화를 했다.
「끝났냐」
「응」
「어땠어」
「평소에 우리 셋이 모여서 얘기한거랑 다를 거 없었어!!」
「그럼 너무 까불거린거 아니야?」
「무슨소리! 내가 평소에 얼마나 침착하고 얌전한데.」
「어이구 신종개소리」
「근데 저하께서 너는 반응이 어떠셨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뭐라 그랬어?」
「응원해줬다고 했지.」
「후..잘했어.이제 쉬어.내일이 진짜 고비잖아.」
「넌 오늘 혼자 근무서는거 안심심했어?」
「별로.」
「다행이야」
전화통화를 하면서 전정국이 처음엔 반대했지만 내심 나를 걱정해주는 것 같아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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