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000!"
벌써 한 계절이 지나가고 겨울이 다가왔다. 덕분에 그의 생각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무래도 날씨가 춥다는 건 마음에 들지않다.
..그리고 **이와 약속한 작전도 오늘로 78일째다. 그 동안 이대훈과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친해졌고 기성용과는..아직도 어색하지만 그래도 도와주겠다는 말을 실천하고자
항상 밝게 말을 걸고 웃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그가 내게서 가져갔던 내 핸드폰 번호는 아직 빛을 발하지못했다.
구자철은 매일매일 집에 데려다준다. 이젠 미안하다는 마음도 들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져버렸다. 이런일상이
그리고....박태환은 기간동안 딱 6번을 만나봤을 뿐이다. 사람이 어찌나 숫기가 없던지 친해지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아직도 전전긍긍중이다...어휴..
까똑까똑
-오늘 술 콜?
...구자철 이 술쟁이...
-콜
전송_
그리고 이러는나도 술쟁이겠지_
"진짜 오빠는 매일매일 본다 증~말"
"ㅋㅋ그래서 싫어?"
"아니.매일 봐서 좋다구..히_"
"어?오해하는 말하네 이게 스을슬"
"어우 큰일날소리한다 오해하지마!오해하라고 한 소리아니야"
"하라고 해도 안해ㅋㅋ오빤 너보다 훨씬 섹시하고 귀엽고 예쁜 여자한테 오해할거야"
"으...그 여자가 싫어하겠다"
"뭐!!!야 너 그거 무슨 뜻이야"
"오빠가 생각하는 그대로지-"
"..너 딱 두고보자 내가 그런여자 만나나 안만나나"
"헹 두고보자는 사람 하나도 안무서워~"
"불닭 나왔어요!!"
요즘엔 나 이렇게 잘 산다구 그래도, **이말대로 내가 잃는 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더 얻은 것이 많다고 해야되나
...나도 모르게 2개월 반 동안 참 많이 좋아졌단 생각을 한다. 그 전엔 만나는 사람이라곤 가족과 **이뿐이었으니까..
아, 요즘엔 기성용이 장기훈련간다고 집을 비워서 수영장 갈 시간이 생겼다. 그런고로_ 좀 있다가 수영장으로 갈 생각이다
언니 남친이 말했던대로 박태환은 항상 2시에만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요일에만 오는 건 더더욱아니고...
한마디로 박태환 볼 확률은 복불복,
"어? 오늘도 왔네! 너 요새 꼬박꼬박 온다!"
"씨이, 오빠가 박태환선수 2시에 온다며!근데 그 시간에 오지도 않고!"
"야!!그런거 아니야!!1갑자기 박태환 선수가 불쑥불쑥 와서 그렇지.. 그 전에는 2시에 그 요일에만 딱딱 왔단 말이야!"
역시 남은 기간동안 박태환과 친해지기는 어렵겠지..? 그럼 이대로 포기해야 된다.. 사람이 숫기도 없던데..
"..그럼 오늘은 와?"
"나야 모르지!불쑥불쑥 온다니까 그러네! 그래도 너 있을 때 마다 항상 온 편이야"
"으이구,,도움이 안돼요!하여간!"
"야 그래도 스스럼 없이 말 하는 게 어디냐!너!그러는거 아니다!!!!"
"예,예 형부 고마워요 즈응말-"
"너 자꾸 빈정댈래!!!!!!!아!야 저기 왔어!봤지!내가 그렇게 도움안되는건 아니잖아!"
"어!!진짜!!!"
오늘로 박태환을 본건 7번째, 항상 수줍게 웃으며 수영장안으로 들어오는 그, 저번 6번 동안은 언니 남자친구의 덕으로
어렵지 않게 대화정도는 할 수 있었다. 음..이젠 알아서 좀 대화도 해보고 그래야겠지?
"..강코치 안녕"
"어!요새 왜이렇게 불쑥불쑥 와!!"
"00씨도 안녕하세요-"
"..히히..네"
"얘가 얼마나 너 안온다고 난린지 몰라!!!너 좀 제때제때 와라 나 아주 죽겠어"
"내가 요새 일이 좀 있어서 그래- 조금 있으면 제때 제때 올꺼야.."
한동안 언니 남자친구와 박태환은 웃으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아마 내 생각엔 박태환선수는 이 수영장에 연습하러 오는게 아니고
잠시 얘기도 하고 쉬엄쉬엄 쉬는 겸해서 오는 것같다. 안그러면 이런 수영장엔 왜 오겠어..올리가 없지.
"00씨는 수영좋아하세요?"
"음..그냥저냥요.."
"그럼 수영경기 같은 건 안보시겠네요?"
"그렇진 않아요!저번에 올림픽 때도 봤어요!!"
"그러셨구나..쑨 양이 잘하긴 잘하죠?"
"네..! 근데 박태환..씨도 되게 잘하시던데!!완전 뿅 갈정도에요"
다행히 오늘은 올림픽 얘기로 운을 띄운 덕분에 저번보다는 편하게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적당히 대화가 끝나고 박태환은 풀 장으로 들어가 연습을 했다.
.....확실히 국가대표는 다르구나..하는 걸 이 네 명틈에 끼이기 시작하면서 부터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게다가 세계에서 알아주는 편이니 말은 다한거다.
그리고 박태환 또한 그랬다. 건너편 풀장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박태환은 아주 물만난 물고기격이었다.
마치 물에서 사는 사람 같다고나 해야되나... 이렇게 잘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잘해야하는걸까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겨서 집으로 가는 길엔 동네 꼬마들이 담벼락 주위에 모여서 공기놀이를 하고 있었다.
...요새 애들도 저러고 노나 싶은 마음에 살짝 고개를 돌려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하나!둘!셋!네개!!네개 잡았어네개!! 팔대 유욱!!!"
"이이이!!!내가 요번에 더 잘할거야!!"
귀엽다. 천진난만하고 발랄한 아이들은 항상 내게 웃음을 준다. 난 아이들 자체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저런 모습은 누가 보나 사랑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 집이다....
나는 집에 혼자 산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자취를 하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는것이다.
집 크기가 혼자살기엔 적당해서 별 불만도 없다. 게다가 인테리어도 내가 직접해서 그런지 마음에 쏙 든다.
..물론 내가 손대지 않은 부분도 있긴 하다.
까똑까똑
"으음...뭐야..."
-너 오늘 꽃집알바 안가?
-무슨 일 생긴거야?
-너 진짜 안와?
-나 여기서 너 기다리는데...진짜 안와?
-집에 간거야?
-000, 답장이라도 해 왜 읽지도 않아 무슨 일 생긴거야?
-야. 보면 빨리 답장이라도 해봐 오빠 걱정된다
...구자철의 카톡, 문자메시지, 그리고 전화 여러통...세상에...나 꽃집도 안가고 잠들었구나..!!!이모한테는 뭐라고 말하지..으이....실망하셨겠다
구자철은 정말 심하게 걱정해줘 ....진짜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미안.나 깜빡 잠드
[니가 좋아서 그래 나 시무룩..]
"여보세요?"
"........아..억ㄱ...."
"누구세요?"
급하게 받은 전화엔 말이 중간 중간 끊어져 들려온다. 누구지 싶어 의아한 마음에 화면을 켜 확인해보니..
.....기성용.........이시간에 웬일이지..집에 없을 텐데?
"기성용씨?"
"아...어.....야...."
"네??잘 안들려요!!"
"...좀 나와봐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