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 Boy!
: 아버지 같은 아버지
25
아이는 정말로 긴장했는지, 연신 제 옷깃을 만져댔다. '정말 괜찮아?' 물으며. 벌써 스무 번은 넘게 들었을 질문에 그의 손등에 짧게 입을 맞추고 답했다. 진짜 멋져. 정국이는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는지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초인종을 눌렀다. 인터폰 너머로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어머. 벌써 왔나봐요!
문연다.
잠깐만! 나 립스틱 좀 바르고...!
열었다. 들어와라.
아직 정국이를 맞이 할 준비가 덜 됐는지, 부산스러운 소리가 전해졌다. 아빠는 엄마가 립스틱 좀 바르겠다는 말을 들리지도 않는지, 엄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을 열었다. 으이구. 아빠! 이따가 엄마한테 혼 좀 나겠네 -. 나는 아이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 말했다. 들어가자.
*
내 요리 솜씨는 엄마에게 물려 받았기 때문에, 저녁은 생략했다. 사실 엄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는데, 아빠가 완강하게 반대했다. 정국이의 청혼을 받고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겠다는 말을 꺼냈을 때부터, 내게 전화로 '밥은 꼭 먹고와라.'를 수도 없이 당부했으니. 뭐, 말 다했지. 덕분에 아이는 들어오자마자 엄마와 아빠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엄마는 정국이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스캔을 끝낸 건지 내 옆으로 슬쩍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키 크고, 몸 좋고, 잘생겼고, 어리고... 잘 잡아왔어. 딸.' 나는 엄마의 말에 살풋 웃음을 터트리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편하게 앉아요~"
"괜찮습니다!"
엄마의 편하게 앉으라는 말에도 정국이는 괜찮다며, 여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으... 보는 내가 더 다리 아픈데. 엄마는 정국이에게 너무 긴장하지 말라며, 사람 좋게 웃어보였다. 동시에 아이의 옆에 세워져 있는 쇼핑백을 가리키며 물었다.
"우리껀가?"
"...엄마!"
"아니! 가지고 들어왔으면, 당연히 나랑 네 아빠꺼지!"
과하게 솔직한 엄마의 질문에 당황한 내가 엄마! 하고 외치자, 엄마는 되려 당당하게 자신들의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아니... 맞기는 한데! 나는 화끈거리는 양 볼을 두 손으로 감쌌다. 아이는 엄마의 말에 쇼핑백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약소하지만,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건네는 쇼핑백을 받아 한 쪽에 두며, '고마워요. 이따가 볼게요.' 하고 답한다. 아빠는 정국이에게 자꾸만 말을 붙이는 엄마와는 반대로 아무 말 없이, 아이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아빠의 시선이 버거웠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음료라도 가지고 오겠다는 말과 함께 부엌으로 향했다.
대충 보이는 음료를 가지고 거실로 돌아오니, 어느새 부모님의 질문세례를 받아내는 그가 보였다. 나는 음료를 내려놓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엄마는 아이에게 하는 일이 뭐냐, 군대는 다녀왔냐, 나이는 몇 살이냐, 아픈 데는 없냐 - 라는 식의 형식적인 내용을 물었다. 그는 여전히 긴장이 풀리지 않았는지, 두 주먹을 꽉 쥔 채로 제 무릎 위에 올려두고 대답을 이어갔다. 아이의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앞머리를 올리지 않았으면 분명 머리칼이 젖었겠지. 나는 혹시라도 그의 부모님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내가 옆에서 도와줘야겠다 - 라는 심산으로 그의 옆에 딱 하고 붙어 있었다. 뭐 그간 인터뷰 같은 곳에서 언급을 하긴 했지만, 부모님은 그런 걸 크게 찾아 읽으시는 편이 아니셨기에.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질문이 나왔다.
"가족관계는?"
"어머니랑 저 혼자입니다."
"외동이구나~ 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사고로."
엄마가 가족관계를 물을 때부터 내가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 내 손을 제 손으로 잡아오며, 자신이 대답을 이어갔다.
"그렇구나... 미안해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엄마는 아이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미안하다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아이는 정말로 괜찮다는 듯, 처음으로 옅게 웃어보였다. 아이의 괜찮다는 말을 끝으로 꽤 오랫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깬 건, 엄마도 아이도 나도 아닌. 아빠였다. 아빠는 줄곧 다물고 있던 입을 열어,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술이나 한 잔 하지."
아빠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
(3인칭 시점)
"술 잘하나?"
"못하지는 않습니다."
"받게."
두 사람은 술 상을 가운데 두고 별 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녀의 아버지가 술을 잘하냐는 질문에, 그는 재빠르게 못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술을 잘 하냐고 물었던 남자는, 그에게 술병을 기울이며 말했다. 받게.
술 한 병을 다 비울 때까지, 정말로 '술'만 마신 두 남자였다. '받게'와 '술 잔 채워드리겠습니다.' 이 두 문장을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말도 오가지 않았으니. 그녀의 아버지는 마지막 술 잔을 비우고 나서야, 제 앞의 남자에게 물었다. '우리 애 어디가 좋나.' 그러자 그는 새로운 술병을 열던 행동을 멈추고, 바로 답했다. '환합니다. 모든 순간' 그의 대답이 끝나자, 그녀의 아버지는 빈 술잔에 고정했던 시선을 그에게로 옮기며 답했다. '신기하네.' 그는 술을 따르려다가, 쉽게 해석되지 않는 말에 '네?' 하고 되물었다.
"나도. 애 엄마가 그랬네."
"..."
"환해서. 그래서 좋아했고, 그래서 결혼했지."
그녀의 아버지는 정말로 신기한지, 지금껏 처음 보는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그가 들고 있는 술병을 제가 들며, 그의 잔을 채워주었다. 그는 잔을 받아들었다. 제 잔이 다 채워지자 술 병을 받아들어, 그녀의 아버지 잔을 채워주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빠르게 한 잔을 마시고는, 물었다.
"아버지는 어쩌다 돌아가셨나."
"화재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화재?"
"네. 소방관이셨습니다."
"그럼 순직하신건가?"
"네. 사건 중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에게 술을 더 따르라는 제스쳐를 보였다. 그리고는 그가 따르자마자 술을 들이켰다. 그렇게 몇 번을 연속으로. 빈 술병이 하나 더 늘었다. 잠시 뒤, 그녀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당신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나."
그는 새 술을 따르다가, 순간 멈칫했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물음이었다. 자신의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냐니. 그는 혼란스러웠다. 지금껏 자신이 원망했던 아버지가 아니였는가. 적어도 자신은 그렇게 무책임한 아버지가 되기 싫었는데, 그와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겠냐니. 그는 '잠시만 생각해보겠습니다.'하고 답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얼마든지.' 하고 말을 받아치며, 스스로 잔을 채웠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생각이 정리된 듯, 그녀의 아버지에게 '대답하겠습니다.' 하고 말을 꺼냈다. 그녀의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없지만"
"..."
"되고 싶습니다."
"되고 싶다..."
"아니. 될 겁니다."
어느새 빈병이 두개 더 늘어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의 대답을 듣고는 빈잔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는 더 이상 남은 술병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답했다.
"결혼하게."
"...네?"
"자네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다며."
"..."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목숨 내놓고 하는 사람이 어디 흔한가."
"..."
"게다가 일찍 세상을 떴는데도, 아들이 이렇게나 훌륭하게 잘 컸으니."
"..."
"그만한 아버지가 될 사람이라면."
"..."
"분명, 내 딸에게 좋은 남편. 좋은 친구."
"..."
"뭐든 다 될 수 있을걸세."
"..."
"호칭은 지금부터 정리하지."
전서방.
*
"아빠랑 무슨 얘기 했냐구우."
"비밀이야. 얼른 자자."
아이는 부모님 집에서 나와 우리 집으로 향하는 내내 말해주지 않았다. 아니! 아빠랑 무슨 얘기했는데...! 그는 정말로 말해주지 않을 생각인지, 침대에 누워서까지도 비밀이라며 나를 제 품에 가두고는 얼른 자자고 답한다. 그와 아빠가 술을 마신 그 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건, 확실한데. 아빠가 그렇게 쉽게 결혼을 허락해줄 사람이 아니였다. 그건 나도 알고, 엄마도 알았는데. 그와 대화를 마친 아빠는 시간이 늦었다며 얼른 가라고 말함과 동시에, 그에게 '잘가게. 전서방.' 하고 그를 배웅했다. 그 순간 놀란 건, 그와 아빠를 뺀 나와 엄마였다. 덕분에 현관문이 닫히지도 않았는데, 엄마는 아빠에게 '뭐야. 허락했어요?' 하며 물었고. 나 역시 오는 내내 물었는데... 아이는 답이 없다. 아! 답답해.
"참나. 됐다!"
"삐졌어?"
"뭘 삐져!"
"삐졌네."
"아니거든~ 노래 들을거야."
"갑자기 무슨 노래."
"듣고 싶은 거 생겼어."
"뭔데."
정국이는 장난스럽게 내게 삐졌냐고 물으며, 자꾸만 내 이마에 제 입을 맞췄다. 나는 끝까지 말해주지 않는 그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어, 괜히 핸드폰을 뒤적거리며 노래를 들을거라는 심술을 부렸다. 듣고 싶은 노래도 없는데,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며. 그러자 아이는 '뭔데' 하며 함께 내 핸드폰 화면을 바라본다. ...사실 없는데. 진짜 뭐라도 들어야겠네. 나는 버벅거리는 손가락으로 음악사이트에서 노래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가 없다는 걸 눈치챘는지, 내 볼에 입을 맞추며 '찾았어?' 하고 묻는다. 나는 그에게 찾고 있다며 보채지 말라고 답했다.
"듣고 싶은 거 있었던 거 맞아?"
"맞다니까!"
"근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찾느라고."
"옛날에는 엠피쓰리에 담아서 거기에 있는 것만 들었는데."
"그랬었지."
"그럼 이렇게 오래 찾을 필요도 없고, 저장된 것만 들을 수 있었는데."
"맞ㅇ... 아!"
나를 놀리는 아이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그의 손가락을 장난스레 깨물었다. 그는 아프지 않다며, 여전히 내 볼에 제 입술을 맞춰댔다. 그러던 중, 아이는 다시금 엠피쓰리 이야기를 꺼내왔다. 엠피쓰리가 있으면 이렇게 오래 노래를 찾지 않아도 된다며. 나는 그의 말에 수긍하며, 내가 엠피쓰리를 마지막으로 쓴 게 언제인가 싶어 - 괜한 추억에 잠겼는데.
불현듯 무언가 떠올랐다.
아이가 처음 아버지가 사준 엠피쓰리 이야기를 했을 때, 희미하게 무언가 떠올랐었는데.
그 기억이 확실해졌다.
1화 中
떨어지는 나뭇잎에 놀라고, 쥐에 놀라고, 부서진 나무판자 소리를 밟고 놀라고. 그렇게 도착했다. 오 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거짓말 안하고 체감상의 시간은 다섯 시간.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정말 딱 다섯 시간. 도착한 곳은 다른 건물들과 다르지 않았다. 비슷했다. 부서질 것 같은 외벽이나 계속해서 일어나는 잔먼지들까지. 더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무언가 발에 치였다. 손전등을 밑으로 향하며 허리를 굽혀 보자, mp3였다. 나 역시 핸드폰 말고 mp3로 노래를 들었을 적이 있는데. 괜한 추억에 잠시 잠겼다가, 한 손으로 플레이어를 집어 들었다. 엄지 손가락으로 플레이어를 쓱쓱 문지르자, 손가락에 무언가가 묻어나왔다. 먼진가 싶어 손전등을 비추자, 아주 검은 먼지였다. 나는 손가락을 벽에 문질렀다. 먼지야 떨어져라. 그런데 먼지가 떨어지기는 무슨, 벽에 내가 문지르는데로 묻어난다. 먼지가 아니구나. 그렇구나. 그럼 이건 뭐지? 무릎을 완전히 굽혔다. 바닥에 가득한 검은 가루를 손가락으로 만졌다. 코에도 가져댔다. 후각만큼 정확한게 또 없지.
검은 가루에서는 탄 내가 났다. 마치 신문지를 태웠을 때의 냄새. 순간 번뜩였다. 태웠을 때의 냄새? 나는 검은 가루가 잔뜩 묻은 손으로 입가를 턱 막았다. 헐. 이거 재야? 검은 재? 그리고 그 순간 mp3가 희미한 빛을 내면서 플레이 되기 시작했다.
이건 들어가라는 신의 계시다. 그렇게 찾을 때는 없더니. 화재가 일어났던 곳이 분명했다. 그 동안의 자료수집으로 인해 화재장소에 대한 정보로는 빠삭하다. 냄새가 딱, 불 난 장소 냄새야. 위로 향하는 계단은 철조망으로 막혀있는 상태였다. 나는 mp3를 주머니에 대충 넣고는 지하로 향했다.
나는 그의 품을 빠져나왔다.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많이 삐졌어?' 하고 묻는다. 그는 내가 제게 삐져서 제 품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거 버린 기억 없는데... 어디에 뒀지? 나는 급해지는 마음에 그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은 채로, 여러 서랍을 분주하게 뒤졌다. 있을텐데... 있어야 되는데.
마지막으로 연 서랍은 그가 준 호루라기를 넣어둔 곳이었다. 호루라기 옆에는 아직 검은 가루가 희미하게 묻은 엠피쓰리가 놓여있었다.
찾았다.
나는 플레이어를 들고 그에게로 향했다. 그는 어느새 침대에 앉은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찾는 거 있어?"
"찾았어."
"뭔데, 갑자기 그렇게 찾ㅇ."
나는 그의 손 위로 엠피쓰리를 올려두었다. 그는 뭔데 그렇게 찾냐며 묻다가, 이내 제 손에 올려진 플레이어를 보고는 말을 멈췄다.
"늦어서 미안."
"..."
"너 처음 만난 날, 내가 계단에서 주웠어."
"..."
"지금까지 잊고 있었네."
"...이거..."
"늦게 전해줘서, 정말 미안해."
아이는 엠피쓰리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했다. 그의 벅찬 마음과 여러 감정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아. 왜 내가 눈물이 날 거 같지. 나는 시큰해지는 코 끝에 그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작동 될까? 그러자 아이는 더딘 손놀림으로 전원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작동을 시키지 않아서인지, 플레이어는 작동되지 않았다. 아이는 연신 전원버튼을 눌렀다.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나는 작동하지 않는 엠피쓰리를 노트북 usb에 꼽았다. 전원이 없어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
그의 오래된 물건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작은 화면에 글씨를 담아냈다.
[충전중. 1%]
26 preview
그는 노트북 위로 떠오른 엠피쓰리 파일을 클릭했다. 안에는 그가 좋아했던 노래들이 잔뜩 담겨 있었다. 그는 제 옛추억들을 살피며 회상에 젖었다. 아이는 본격적으로 내 컴퓨터 의자에 앉아, '나 이 노래 되게 좋아했었다? 아 이 노래도. 아. 아닌가? 저걸 더 좋아했었다!' 하면서 한껏 신이 난 목소리로 노래를 선택했다. 나는 그의 뒤에 서서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로, 그의 추억을 나눴다. 그러던 중, 아이는 제일 끝에 있는 파일 제목을 보고는 '이건 무슨 노래지?' 하며, 마우스를 클릭했다.
스피커에서는 잠시동안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잠시 뒤, 작은 소음과 함께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우리 아들. 이제 여기에 좋은 노래 많이 많이 담아서, 추고 싶은 춤 춰.
나중에 아빠한테 춤 보여주는 것도 꼭 보여주고. 알았지?
아빠는 정국이 너가 아빠 아들이라 참 고맙다.
아빠는 앞으로 너가 선택하고 나아가는 모든 순간에 함께 할게.
그러니까 아들은, 아빠만 믿고! 하고 싶은 거 다 해.
그게 아빠 소원이고, 바람이야.
이런거 처음 사보는데, 직원 아가씨가 녹음도 된다고 해서 괜히 이상한 소리까지 다 했네.
너 이런거 질색하는데...
설마 벌써 듣기 싫다고 끈 건 아니겠지?
이 작은 기계가 내 마음을 다 담았으려나 모르겠다.
정국아. 너는 아빠처럼 직접 말하는거 부끄럽다고, 이런 거에 녹음해서 사랑하는 사람한테 고백하면 안 된다?
이런 건 닮지마.
우리 아들은 사랑하는 사람한테, 좋으면 좋다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세상 모든 축복이 너에게로 향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내 아들.'
아이의 넓은 등이
흐느낌에 떨려왔다.
*
안녕하세요. 겨울 소녀입니다.
암호닉은 천천히 댓글 읽으며 수정할게요 :)
암호닉은 더 이상 받지 않을게요!
마지막까지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이번 회차는 정말로, 따뜻한 이야기였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진눈깨비 소년' 이라는 웹툰을 좋아하는데, 그 속에서 인상 깊었던 질문을 옮겨봤어요.
빙의글이지만,단순히 설렘만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더 많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고 싶습니다.
변함없이 고맙습니다. 정말로.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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