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계속해서 쉼 없이 내려왔다.
비가 오자 한층 더 진해진 흙 내음은 계속해서 간질간질 코를 건드렸다.
올블랙 차림으로 우산 하나 없이 비를 맞으며 길을 걸어 나가고 있는 두 사람은 길 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으나 어떤 이유인지 그들이 걸어가고 있는 그 주위에는 어떠한 사람도 존 제하지 않았다.
"여기서 기다려 넌 내가 하는 거나 구경하고 있어"
태형의 소리에 정국은 웃으며 태형에게 말했다.
"네네 알았어요 빨리 다녀와요"
태형은 정국의 대답을 들은 후 환하게 웃어 보이고는 빗속을 뜛고 앞으로 향했다.
태형이 혼자 걷기만 한지 약 오분도 되지 않아 태형의 눈앞에 자동차 하나가 들아왔다.
"저거다"
검은 차를 발견한 태형은 주저 없이 자동차로 향햤다.
태형이 다가가고 있던 자동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비를 맞으며 자신이 있는 쪽을 향해 걸어오는 태형을 이상하게 생각하다고 생각하던 때에 태형이 운전석의 창문에 '똑똑' 하고 노크를 했다.
자동차에 타고 있던 남성은 의심스러운 태형의 모습에 잠시 주춤하다가 창문을 내렸다.
"무슨 일이시죠?"
"이유는 그쪽이 더 잘 알듯싶은데"
태형은 말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허리춤에 차 두었던 총을 꺼내들어 남자의 머리에 조준했다.
'탕' 하는 소음이 빗소리에 묻힘과 동시에 남자의 머리에 총알이 관통했다.
"어디에 있을까~"
아직 뜬눈을 감지도 못한 체 총을 맞은 머리에서 검붉은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남자의 옆에서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 것인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남자의 차 안을 뒤지던 태형은
조수석 자리 아래에 놓여있는 검은색의 가방을 끌어올렸다.
태형은 그대로 죽어있는 남자의 몸을 타고 올라가 조수석 자리로 넘어가서는 비 때문에 젖은 머리카락을 두어 번 손으로 흔들고는 가방을 열었다.
가방이 열리자 여러 형태의 약들과 포장되어있는 하연 가루 등이 눈에 보였다.
태형이 가방을 잠그고는 차 밖으로 나오자 태형의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가방은 젖으면 안 되죠 형"
검은 그림자의 정체가 정국인것을 확인한 태형은 본능적으로 총을 잡고 있었던 손의 힘을 풀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정국에게 가방을 던지고는 정국이 그 가방은 받아 들자마자 주먹으로 정국의 복부를 내리쳤다.
"윽"
정국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태형은 그런 정국을 차갑게 쳐다보고는 말했다.
"내가 니 얼굴 일초만 늦게 봤어도 넌 죽었어 이 새끼야 나한테 올 거였으면 너라는 티 좀 내라고 전정국!"
태형의 목소리에 정국은 자신을 때린 태형의 심정이 이해라도 된 것인지 태형의 입술 위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자신이 본능적으로 정국에게 총을 발사하려 했다는 것이 다시 생각이라도 난것인지 태형은 낮게 한숨을 내쉬고는 우산들 들고 있는 정국에게로 향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이 맑은 밤하늘이 보였다.
하늘 가득 쌓여만 있던 먼지를 모두 빗물로 씻어버린 듯 유난히도 달은 밝았고 별들은 더 잘 보였다.
"저 달 예쁘지 않아요?"
"예뻐.."
"난 형이 더 예쁜데"
아무렇지도 않게 능글거리는듯한 소리를 하고있는 정국의 모습에 태형은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아직 바닥에는 빗물들이 잔뜩 고여있었다.
그래서인지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걸어갈 때마다 '철벅철벅' 한소리는 묘하게 신경 쓰이면서도 경쾌했다.
나란히 길을 걸어가던 중 실수로 태형이 커다란 웅덩이에 발을 빠져버렸다
"아이씨.. 차가워"
"신발 바꿔줄까요?"
"아냐 괜찮아 어..? 야 야 전정국 뭐 하는 거야!!"
정국은 태형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태형을 등에 업었다.
갑작스럽게 '붕' 하고 떠 버린 덕에 잠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거리자 정국은 몸을 숙여 태형이 편하도록 자세를 만들어서는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둘은 검정색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는 가방 속에 들어있던 물건들을 꺼냈다.
가방 속을 테이블에 털자 후두두 하고 떨어진 수많은 약들 중 투명한 봉지에 포장되어 있던 것을 집어 든 정국을 이빨로 끝을물고는 봉지를 뜯어내었다.
봉지가 열리고 하얀 가루들이 바닥에 내뿌려젔다.
정국은 그 가루들의 냄새를 맡다가자신의 손에 조금 올려두고는 혀끝으로 맛을 보았다.
그러고는 태형에게 조금 주고는 입을열었다.
"이번에 정말 노력 좀 했었나 봐 품질이 장난 아닌데요?""
정국이 내민 하얀 가루를 코로 약간 흡입한 태형은 코 끝에 묻은 하얀 가루를 털어내면서 정국에게 말했다.
"이 정도면 못해도 서너 장 정도는 건질 수 있겠는데?"
"기분 좋아 보이네요""
"응 좋아 이제 그 자식들 기대하라고 해 우리가 친히 찾아가 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