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다비치 - 이 사랑 (태양의 후예 OST)
작가가 늦게와 내용을 잊으셨을 당신을 위한 지난 내용 요약 |
이름이는 지민의 연락을 받고 지민과 함께 과 모임에 가게 된다. 그곳에는 평소엔 그런 자리에 잘 나타나지 않는 태은이 있었고 태은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름에 대한 망신을 준다. 이름이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를 나서고 지민이 그녀를 잡아 돌려 계산서를 내밀며 계산을 요구한다. 이름이는 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계산을 한 후에 가게를 빠져나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
김태은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나는 정말 태은이가 밉다.
너무 미운데 그 자리에서 가만히 웃고만 있던 박지민은 밉지가 않다.
내 머리는, 내게 잔인할 만큼 평온하게 계산서를 내밀던 박지민보다 내 손목을 잡던 그의 온기를 더 기억하고 있기에.
아침에 일어나니 나는 침대 위였고 시간은 고작 새벽 4시였다.
"평소에는 이 시간에 잘 안 일어나는데."
아침에만 수업 듣는 박지민 탓에 바뀐 내 기상 시간은 5시.
1시간 후로 알람을 맞추고 다시 잠에 들려던 찰나,
웅-
핸드폰에서 짧은 진동이 울렸고
[태태]
"뭐야."
김태형의 이름이 뜨는 화면을 보며 볼까 말까를 한참 고민하는데
웅-
다시 한 번 짧은 진동이 울렸다.
역시나 김태형.
두 번이나 보낼 정도면 뭔가 이유가 있겠지, 싶어 문자를 확인하니
[괜찮냐 - 태태]
[답장 좀. - 태태]
"왜 이 새벽에 별 시답잖은 일로 연락을 하고 난리야."
생각보다 별거 없는 내용에 다시 핸드폰을 내려놓는 순간
[본 거 알아. - 태태]
순간 가슴이 쿵 했다.
얘, 대체 뭐지.
[ㅇ이든 ㄴ이든 뭐든 좀 보내봐라. - 태태]
[안 잔 거야, 깬 거야? - 태태]
[님아. 답장 좀. - 태태]
모르는 척하고 그냥 다시 자려 해도 참 열심히 오는 문자에 결국 ㅇ 하나를 보냈다.
귀신같이 조용해진 핸드폰에 이제 됐나 보다, 싶어 다시 누웠는데 새삼 조용한 방이 낯설었다.
"내 방이 원래 이렇게 조용했었나."
아무도 깨지 않은 이른 새벽의 공간은 내 목소리로 잠깐의 울림이 있었고 금세 사라진 그 울림은 아까보다 더 큰 적막을 가져왔다.
웅-
그 분위기에 슬슬 다시 잠이 들려던 찰나 핸드폰에서 긴 진동이 울렸고
"뭐야, 또."
몽롱함 반 짜증 반이 섞인 목소리로 화면을 확인하니 이번엔 김태형에게서 온 전화였다.
얘는 이 새벽에 그렇게도 할 일이 없나.
그냥 무시하고 다시 자려 해도 끊길 때마다 다시 걸려오는 전화에 결국 짜증을 내다 그 진동이 3번째 반복될 즈음, 결국 나는 전화를 받았다.
"왜."
"깨있었네."
"나 잘 거야."
"자지 마."
얘는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설마 잠버릇이 남한테 통화하기인가.
"왜 이러는 거야, 도대체."
"오늘 일. 들었어. 아, 이제 어제인가."
오늘 일? ..... 아. 그거.
"그런데."
"화나지 않아?"
"나야 해?"
"억울하지 않아?"
"..."
"밉지 않아?"
"..."
왜 내가 화가 나고 억울하고 미워해야 하는지.
내가 누구에게 화가 나고 억울해야 하는지.
내가 누굴 미워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김태형은 나보다 더 화가 났고, 억울해하고, 미워하고 있는지.
그래서 나는 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감정 소비를 언제까지 해야만 하는지.
"싫으면 싫다고 얘기 좀 똑바로 하고 살아."
"뭔 얘기가 하고 싶은 건데."
그냥 김태형이 더 이상 아무 말없이 전화를 끊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박지민이 너한테 돈이라도 맡겨 놨어? 걔가 너한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네가..."
"네가 뭔 상관인데?"
"..."
아무 말이 없다.
자기 혼자 흥분해서 열심히 말을 잇던 김태형은 더 이상 아무 말이 없다.
"김태형?"
"..."
뭐지. 왜 아무 말이 없지.
혹시 끊긴 건가, 싶어 확인한 통화 시간은 여전히 늘어나는 중이었고 내가 두세 번쯤 그의 이름을 더 불렀을 때.
"그러게."
"어?"
"내가 무슨 상관이길래."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축 가라앉았다.
"주제를 넘었네, 내가. 미안."
"야, 김태형. 야."
툭 끊겨버린 전화에 조금은 허무함을 느끼고 있을 때 즈음.
[잠 깨워서 미안. - 태태]
그의 문자가 도착했고 그 뒤로 내 핸드폰에는 작은 진동 한번 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난 이유는 모르겠지만 5시에 맞춘 알람이 울릴 때까지 한숨도 자지 못 했다.
"어떡하지, 진짜."
결국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채 도착한 편의점 앞에서 나는 갈등 중이었다.
고작 이런 일 한 번으로 그에 대한 마음을 접기엔 난 아직 미숙한 짝사랑 중이었기에.
"사던 걸 사주는 게 낫겠지."
평소와 똑같은 복숭아 향 이온 음료를 집어 들고 계산대에 서자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섰다.
"이름아!"
김태은이었다.
하필이면 김태은이었다.
"안녕."
그것도 박지민과 함께 있는.
"어... 안녕."
그의 팔짱을 끼고 있는 태은이가, 그녀의 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지민이가 낯설었다.
최대한 둘이 있는 쪽으로의 시선을 피하고 계산을 마친 후 편의점을 나서려는데 박지민이 나를 불렀다.
"성이름. 잠깐만."
"왜?"
박지민은 줄곧 붙어있던 그녀의 팔을 풀어내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이건 무슨 뜻일까,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하자 박지민이 내 손에 들린 페트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음료수. 나 줄 거 아니야?"
아 참. 박지민도 알고 있었지.
"맞다. 이거 지민이가 좋아하는 거라고 네가 그랬잖아."
김태은은 다정한 손길로 그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고 박지민은 그런 그녀를 무심히 흘깃 볼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선 웃어주지 않은 게 차라리 다행인 건가.
손에 들린 음료수를 한 번, 당당하게 내밀어진 그의 손을 한 번,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는 김태은의 얼굴을 한 번.
이대로 그에게 주면 그녀 앞에서 내가 졌음을 내보이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음료수를 쥔 손에 더 꽉 힘을 주며 손을 뒤로 살짝 숨겼다.
"아, 아냐."
"뭐?"
박지민의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
김태은의 얼굴에도 놀람의 표시가 살짝 드러났다.
"이건 내가 마시려고 산 거야."
이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편의점을 나섰다.
내 이름을 부르는 김태은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입술을 꾹 깨물고 바닥만 보며 묵묵히 걸었다.
"아."
그러다 누군가와 부딪혔다.
"죄송합..."
고개를 들었을 땐.
"성이름."
김태형이 서 있었다.
"여기서 뭐 해?"
"마셔."
그에게 아까 산 음료수를 내밀었다.
오늘 새벽에 한 통화에 대한 나름의 사과 표시였다. 김태형이 그걸 알아챘는지는 모르겠지만.
불쑥 내밀어진 탓에 놀랐는지 김태형이 한 발짝 물러섰다 다시 돌아왔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걸 받아들은 김태형은 자길 주는 거냐며 내게 물었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사러 갔다가 박지민 만났구나 너."
가끔 생각한다. 누군가 나 대신 내 생각을 읽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아무 말하지 않아도 내 표정, 내 몸짓만으로도 모든 걸 이해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난 항상 그게 박지민이길 바랐는데.
왜 현실 속에선 김태형인 건지.
"와, 이거 박지민이 나 자주 줬었는데."
"뭐?"
김태형의 얼굴에서 아차, 하는 표정이 지나갔다.
"박지민이, 줬다고. 이걸, 너한테?"
"아니, 그니까..."
"됐어. 설명 안 해도 돼. 그냥 너 마셔."
어쩌면 이럴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으면서 막상 맞닥뜨린 현실은 생각보다 쓰라렸다.
그럼 지민이는 한 번도 내가 사준 이 음료수를 마신 적이 없었던 걸까.
"어차피 네 돈 주고 산 거, 그냥 네가 마시지."
"나 복숭아 못 먹어. 복숭아 알레르기 있거든."
"향만 맡아도 그래?"
"이름만 들어도 간지러운 느낌이야."
난 복숭아 알레르기가 심했다.
'복숭아'의 '복'만 들어도 몸이 간지러울 정도로 유달리 복숭아 알레르기가 심했다.
그래서 일평생 복숭아가 들어갔다는 말만 얼핏 들어도 음식을 거부하곤 했다.
그러던 내가, 복숭아 향이 나는 음료수를 이렇게 자주 사게 될 줄이야.
"근데 왜 이걸..."
"예전에 누가 그랬거든. 박지민이 이거만 마신다고."
스쳐 지나듯 들은 적이 있다.
이 음료수를 마시던 박지민에게 그의 친구가 하던 말을.
'이 새끼는 매일 이것만 마셔. 맛있냐?'
그때 필기하던 공책 한쪽 귀퉁이에 이 음료수 이름을 적어놓고 그날 당장 편의점에서 가격까지 확인해봤던 그날의 내가, 아직 나는 생생하다.
"아. 얘 복숭아 좋아하지."
김태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음료수 뚜껑을 열었고 한 입을 꿀꺽 삼킨 그는 병에 붙어있는 분홍색 라벨을 가리키며 말했다.
"난 사과 좋아하는데. 초록색."
"근데."
"그냥. 그렇다고. 아, 난 콩 못 먹는데."
"너도 알레르기야?"
별안간 손뼉까지 치며 콩을 못 먹는다 하기에 김태형도 무슨 알레르기인가, 했는데
"아니. 그냥 편식이야."
생각지 못한 그의 대답에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왜 웃어? 너는 편식 안 해?"
"나? 난 안 해."
"뻥 치고 있네. 잘 생각해봐. 진짜 못 먹는 거 없어?"
"없다니까."
내게 더 가까이 오며 잘 생각해보라는 김태형을 피하려 같은 공간을 빙빙 돌다 자꾸 뭐든 있을 거라며 확신하는 김태형을 보며 웃다가 뒤를 돌았을 땐.
"잘 노네. 둘이."
여전히 김태은이 팔짱을 낀 상태의 박지민이 나를 빤히 쳐다보다 나를 지나쳐, 김태형을 지나쳐 걸어갔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문득 어릴 때 아몬드를 먹고 설사병에 걸려 몇 날 며칠을 고생한 기억이 떠올랐다.
"야."
이젠 시야에서 사라진 둘이 걸어간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김태형을 불렀다.
천천히 움직이던 굳은 표정이 애써 풀리며 부자연스럽게 웃어 보였다.
"왜?"
"나 아몬드 안 먹어."
"거 봐- 내가 있댔잖아-"
김태형은 이름을 향해 활짝 웃으며 있댔지? 라는 말을 반복했고 이름이는 그런 태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렇게 금방 웃고 금방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인생은 꽤나 살기 좋을 텐데.
잘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누구나 안 먹는 게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나는 아몬드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김태형은 콩을 먹지 않다.
그럼 박지민도 먹지 않는 게 하나쯤은 있겠지.
어쩌면 나는 그때 조용히 기도했을지도 모르겠다.
박지민도. 아몬드를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냥 아몬드 알레르기가 있어 그 이름조차 듣기 힘들 정도였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나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내가 '복숭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를 떠올리는 것처럼.
그도 '아몬드'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를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정국에 뷔온대 사담 |
한 달하고도 일주일 만이네요. 죄송해요 아무 말없이 이렇게 길게 안 와서...ㅠㅠ
아무도 모르겠지만 나름의 복선과 떡밥을 깔아보았어요. 누군가는 알아 채주길 바라는 마음에... 혹시... 눈치채신 분?
참고로 저는 마늘쫑을 싫어합니다. |
아름다운 그대에게 암호닉 |
♡왕짱맑은맹세♡ 달콤윤기 토끼인형 오렌지 증원 리자몽 ♥옥수수수염차♥ 비림 마운틴 1029 늘품 1234 0103 나의별 헤융 니나노 귤 국쓰 루이비 밍뿌 비비빅 여릉잉 둥둥이 예꾹 큄 요망개 안무팀장218 매직핸드 쀼 침탵 ♡율♡ 분수 빡찌 0320 아이닌 현질할꺼에요 찌몬 콘칩 1013 코코몽 슙큥 칭칭 순생이 복동 슙기력 널 싸라해 간장밥 미니미니 목소리 윤슬 현 달짜 큐큐 침침이< 내사랑쿠야♥ 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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