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최시원 - 너뿐이야 inst (그녀는 예뻤다 OST)
"뭐야... 벌써 다 떨어졌어?"
자취생의 필수품. 계란이 없다.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기에 간단하게 계란 프라이나 해 먹을까, 했는데.
가기 싫은 마음을 배고픔으로 눌러가며 대충 옆에 있던 모자를 눌러쓰고 밖으로 나갔다.
계단을 내려가자 익숙한 차가 보였고 설마, 하는 마음에 문을 열고 나가자 역시나. 김석진 씨의 차였다.
근데 김석진 씨는 어딨는 거지. 오빠? 제 목소리 들리세요? 오빠?
"말씀 드렸을 텐데요."
"싫다고도 했을 텐데요."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소리가 들리는 쪽을 보자 익숙한 옆태의 남정네 둘이 보였다.
"어라?"
다름 아닌 정전국 씨와 김석진 씨.
둘은 꽤 심각한 얘기를 하는 듯했다.
왠지 끼어들면 안 될 것 같아서 조용히 뒤를 돌았는데
"이름 씨."
하필 그때 김석진 씨가 내 이름을 불렀다.
아, 소리가 나든 말든 그냥 계란이나 사러 갔어야 했는데.
"아, 안녕하세요."
모자를 꾹 눌러 쓴 채 어색하게 인사를 하자 둘은 급하게 하던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다음에 다시 얘기하죠."
김석진 씨는 말을 마치고 내 쪽으로 걸어왔다.
"어디가요?"
"요 앞 마트에..."
"타요. 태워 줄게요."
"아니에요! 바로 요 앞인데요, 뭐."
정말 태워주려는지 차 문을 여는 김석진 씨를 극구 말리며 손사래를 치자 김석진 씨가 마지못해 열었던 차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런 나와 김석진 씨를 빤히 보던 정전국 씨는 뭔가 마음에 안 드는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우리 둘 사이를 지나갔다.
공간도 많은데 옆으로 지나가면 될 것이지 꼭 우리 둘 사이를 뚫고 지나갔다.
"거, 사람 참... 이름 씨, 괜찮아요?"
"네. 저는 괜찮아요."
평소에 보던 장난기 가득한 모습이 아니라 그런지 조금은 낯선 정전국 씨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의 뒷모습을 보다 김석진 씨를 보니 어쩐지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정전국 씨를 보는 김석진 씨가 보였다.
"근데 어디 가시나 봐요?"
내 말에 그제야 표정을 풀며 출근하는 길이라는 그의 말에 나는 생각했다.
맞다. 이 분 부장님이었지.
"그럼 조심히... 가세요."
'다녀 오세요'와 '가세요' 사이에서 고민하던 나는 결국 후자를 골랐다.
왠지 '다녀오세요'는 아내가 남편한테 하는 것 같잖아... 부끄럽게...
김석진 씨에게 인사를 꾸벅 하곤 정전국 씨가 걸어간 쪽을 향해 냅다 뛰었다.
얼마 안 지났으니까 별로 안 갔겠지?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보이는 정전국 씨의 등짝에 있는 힘껏 뛰어가 그의 팔을 잡... 으려고 했는데 내가 올 줄 알았다는 듯 걸음을 멈춘 그가 뒤를 도는 순간 너무 놀란 내가 몸을 멈추질 못 했다.
"어어?"
기우뚱하며 쓰러지려던 내 몸을 앞으로 확 잡아당긴 정전국 씨 때문인지, 덕분인지 내 몸은 정전국 씨 쪽으로 당겨졌고 내 얼굴은 그의 얼굴과 거의 닿을 듯 가까워져버렸다.
서로 놀라서 그렇게 한참을 서있던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한 발자국씩 물러난 우리는 민망함에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 어색한 공기는 정전국 씨의 말에 의해 드디어 깨졌다.
"마트 간다면서요."
"네."
"저도 마트 가요. 같이 가죠."
마트 쪽을 가리키며 먼저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같이 가자면서요! 그럼 좀 같이 갑시다!"
어째 점점 빨라지는 것 같은 그의 걸음에 결국 내가 그의 팔을 붙잡았고 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그의 팔에서 내 손을 빼냈다.
"더, 더워요."
정전국 씨는 바람이 잘만 부는 이 날씨에 손부채질을 하며 또 혼자 성큼성큼 걸어갔고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의 옆에서 말없이 걸었다.
아무튼 이상한 사람이야. 누가 자기 붙잡는 거 별로 안 좋아하나.
"전 콩나물 별론데요."
"그쪽이 먹을 거 아니잖아요."
"그냥 말해주는 거예요."
정전국 씨는 내가 옆에서 뭘 담을 때마다 이런저런 소리를 해댔다.
정작 본인 장바구니엔 달랑 지갑 하나 넣어놓고.
"정전국 씨는 뭐 안 사요?"
"살 거예요. 곧."
정전국 씨는 계속 곧 살 거라는 말만 하고 계속 옆에서 내가 고르는 것마다 참견에 잔소리를 해댔다.
"그거보다 옆에 있는 게 더 싸요."
"전 싼 거 안 사요."
"과일은 제일 싼 거 골라놓고."
"그, 그건 양이 이게 더 많으니까..."
"과일은 싼 거 먹어도 되는데 야채는 안 된다?"
"누가 그렇대요? 그냥 그렇다는 거지."
"예. 그러시겠죠."
어쩜 사람이 저렇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얄미울 수가 있지.
이젠 아주 휘파람까지 불어가며 주변을 구경 중인 그를 힘껏 노려보다 갑자기 어디론가 뛰어가는 그를 따라 나도 뛰기 시작했다.
그가 걸음을 멈춘 곳은 다름 아닌 고기 코너.
"꼭 뛰었어야 해요?"
"당연하죠. 기다려 봐요."
그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시계를 보며 뭔가를 계산하기 시작했고 나는 곧 왜 그가 이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자! 지금부터 타임 세일을 시작합니다!"
"오예!"
저걸 사려고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담은 거였군.
어디서 이런 많은 인원이 숨어 있었던 건지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몰려드는 사람에 정전국 씨가 어딨는지 한참을 찾고 있는데 누군가 내 옆으로 와서 나를 툭 쳤다.
"어? 언제 왔어요?"
어느새 한 손 가득 고기를 잔뜩 사서 나온 정전국 씨였다.
"이 많은 아주머니들을 제치려면 미리 와서 있어야 해요,"
정전국 씨는 두 팔을 벌려 여전히 엄청난 인원을 나타내더니 자신이 생각해도 본인이 정말 뿌듯한지 웃으며 뒤를 돌았다.
"고기도 많겠다. 오늘 저녁에 바비큐 파티나 할래요, 우리?"
"그쪽 집에서요?"
"네."
나쁘지 않겠다, 싶어 그에게 알겠다고 대답을 하려는 순간.
"아, 잠깐만요."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고 전화를 받자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름 씨."
"네."
김석진 씨였다.
정전국 씨의 눈치를 보자 그는 어느새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오늘 안 바쁘면 나랑 저녁 먹을래요?"
"아..."
두 남자의 저녁 제안이라. 내가 무슨 로맨스 드라마의 여주도 아니고.
설마 들렸나, 싶어 정전국 씨를 보자 그의 말이 제대로 들린 듯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보던 정전국 씨는 어깨를 으쓱했다.
"둘이 즐-거운 저녁 되세요."
뒤를 돌아 미련 없이 걸어가고 있는 정전국 씨를 보다 그 뒷모습이 꽤 귀여워 웃음을 터뜨리며 그의 장바구니를 잡아챘다.
"왜요?"
"잠깐만요."
불퉁한 말투로 내게 묻는 그에게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죄송해요. 오늘은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요. 같이 저녁 못 먹을 것 같아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가만히 그를 보고 있으니 그가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어요? 나 잘하지 않았어요?"
정전국 씨는 뭐가 그렇게 웃긴지 마트에서 나올 때까지 그렇게 한참을 웃었다.
허파에 구멍이라도 뚫린 줄 알았네.
어느새 도착한 집 앞에서 나를 부르는 정전국 씨에 고개를 돌리자
"부르면 넘어와요."
자기 집을 가리키며 말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집으로 들어갔다.
알 수 없는 떨림과 설렘에 빨리 저녁이 오길 기도하며.
정국에 뷔온대 사담 |
와우.
둘이 뭔 얘기를 했길래 그렇게 심각했대요-? 응-? |
너와 나, 30cm 암호닉 |
ㄱ 간장밥 / 감자도리 / 거창아들 / 고다 / 고무고무열매 / 굥기요정 / 구가구가 / 국쓰 / 귤 / 근육토끼 / 관계의회복이에요 / 꽃반지 / 낑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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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 초코아이스크림 / 칭칭 / 침탵
ㅋ 코코몽 / 코코팜 / 콘칩 / 쿠앤크 / 큐큐/ 크슷 / 큄
ㅌ 태태마망 / 토끼인형
ㅍ 피그렛
ㅎ 하늘 / 하람 / 항암제 / 헹구리 / 환타 / 희망빠
숫자, 문자 0103 / 0221 / 1013 / 0320 / 030901 / 0814 / 0917 / 1013 / 1205 / 1234 / 2학년 / 6018 / 92꾸이 / ♥옥수수수염차♥ |
p.s. - 암호닉 안 받아요
p.s. 2 - 정전국 아닙니다. 전정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