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때 아닌 고백을 받고 한동안 싱숭생숭해 했다.
진짜 좋아하는건지
늘 하는 짖궂은 장난인지.
장난으로 치부하고싶었지만 그러기엔 그 애의 눈빛은 너무 진지했기에
"야, 뭐래. 얼른 가. 접촉사고는 나중에 보험금 받는다."
"말 해줘. 정확하게"
"그니까 뭐."
"나 너 좋아한다고."
"... 일단 가. 너 버스 끊긴다."
"꼭 카톡해."
그렇게 1년같은 10분이 지나가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엎어져 버렸다.
"와씨...어떡해!!"
크게 소리를 질러놓곤 혼자 놀라고 혼자 입을 틀어막고
진짜 별에 별 쑈를 다 벌이고 있을 찰나
반짝
하고 핸드폰에 불이 들어왔다.
'잘 들어갔어?'
"으.. 어떻게 답하지..."
한참을 고민끝에 마음을 가다듬고 경건한 자세로 카톡을 시작했다.
그렇게 광란의 카톡을 끝내곤 다음에 온 답장은 확인도 안했다.
그저 머리속에는 온통 어떡하지 하는 생각뿐
그리고 오지 않았으면 하는 내일은 오고야 말았다.
*
저 멀리 정자에 앉아 핸드폰을 하는 이재환이 보이지만
하루만에 (나혼자)어색해져 쟤를 어떻게 봐야하나 고민이던 찰나
그냥 평소처럼 하기로 했다.
"야"
"깜짝아.. 뭐야, 언제 왔어"
"뭐야, 좋은거라도 보고있었냐? 공유좀 하지, 거 혼자보네"
"...그래서 대답은"
"...좀 걸을래?"
도서관 뒤쪽으로 난 뜰길을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사귀면 어떨까? 그러다 헤어지면 어쩌지? 내가 얘를 차고 편히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잠깐 좀 앉자."
"어.."
그리곤 정적.
둘 다 아무런 말 없이 그저 서로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듯 고요한 눈만 발 밑에 쌓이고 있었다.
"하나만 물어보자. 대신 솔직하게 대답해줘"
"뭔데"
"언제부터야?"
"어?"
"언제부터 좋아했냐고. 나."
한참을 뜸을 들이는 이재환에 속이 타들어 미칠 것 같았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있느라 죽을 것 같았다.
그 짧은, 1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질식해 죽기 직전
"몰라"
"그게 뭐야,"
"진짜 몰라. 그냥 어느 순간 좋아졌어"
"무슨 계기라도 있을 거 아냐. 얘가 좋다 하고 신호가 왔을 때"
"그런걸 알면 그때 고백했지, 멋있게. 각 잡고."
"그런가.."
"있지, 별 생각 없으면 거절해도 괜ㅊ.."
"사귀자."
"어?"
"사귀자고."
"괜찮겠어?"
"나도 모르겠고 너도 모르겠으니까 알때 까지 사귀어 보자고. 알차게"
쪽
"야!"
"에휴.. 손도 못 잡는데 뭔놈의 뽀뽀냐.. 내가 죽일 놈이네, 죽일 놈이야."
"알면 좀"
"그니까 손부터!"
꽉 잡은 손이 따뜻하다고 느낀건 그 다음의 일
그리고 그 손이 점점 식어가고 있다고 깨달은건 조금 더 후의 일이었다.
레모네이드의 주저리 하하.. 너무 늦었죠...일단 꿇고 시작하겠습니다ㅠㅠㅠㅠㅠ 작가가 드디어 방학!!! 을 맞아서 조금 속력이 붙을거에요! (그래봤자 몇 편 안 남았어 노양심아!) 그동안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ㅠㅠㅠ 그럼 더 빨리 더 많은 양과 질을 담은 글로 다시 오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용~♥ +실제로 저렇게 고백하면 뺨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