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최한솔] 귀뚜라미 우는 밤
w. 뿌존뿌존
to. adorable.
LA의 무더운 밤,
잠은 오지 않고 머릿속에 떠다니기만 하는 네 얼굴.
귀뚜라미가 귀뚤귀뚤 우는게 너한테 달려가고 싶은 내 맘을 대변해주는것만 같아서 펜을 꺼내들었어.
하늘엔 별이 무지 많아서 그 별 중 하나를 떼어다 너에게 가져다 줘도 아무도 모를 것 같아.
그만큼 널 좋아해.
이걸 쓰는 이 와중에도 귀뚜라미가 귀뚤귀뚤 울어대.
네가 있는 그곳에도 귀뚜라미가 우니?
아, 어여쁜 넌 지금 그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점심을 먹고있겠다.
Have a good lunch lovely.
많이 보고 싶어. 너와 함께 보던 별들이 그리워.
그때 네게 많이 말해둘걸,
널 이리도 가슴터지게 좋아한다고.
난 여기서 늘 네 생각 뿐이야. 너도 그렇길,
꼭 답장 줘, 기다릴게.
regard, vernon
ps. 여기 우리집 마당에 네가 좋아하는 코스모스를 가득 심어두었어.
오늘 밤 꿀 예쁜 꿈에서 우리집으로 찾아올 수 있게.
아, 그리고 신기하게 그 옆에 해바라기가 한송이 피더라.
네가 얼른 와서 이걸 보면 좋을텐데.
+
밤이 되면 울어대는 귀뚜라미들.
너와 내가 함께했던 LA의 여름밤도 그랬지.
너의 침대에 가만히 누워 눈을 감으면 향수병에 힘들어하는 날 토닥여주는 네 손길이 좋았고,
밖에서 우릴 시기하듯 귀뚤귀뚤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도 참 좋았더랬다.
너희 어머님 몰래 네 방에 들어가 너와 함께 보던 로맨스 영화도 좋았고,
너와 함께 시작하는 서로의 못생긴 아침도 참 좋았다.
아, 생각해보니 그냥 너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좋았어.
아니, 네가 좋았던것 같아.
대학교 복도를 지날때면, 내 옆에 네가 없다는 사실에 더욱 울적해지지만.
그래서 괜히 네가 내가 보낸 편지를 읽고 또 읽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늘 날 생각해주고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는건 참 행복한 일이니까.
난 늘 바라,
네 머릿 속에도 내가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이 언젠지 모르겠지만 난 늘 네 생각뿐이야.
오늘도 가만히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다.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느껴지지 않는 네 손길을 느끼며.
오늘은 참 네가 보고 싶어지는 밤이야 버논아.
네게 전하지 못 하는 말만 혼자 가득 내뱉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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