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최승철 06 아내에게 받은 음료수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한참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을까, 교무실로 들어오는 칠봉이의 담임인 이석민을 붙잡고 물었다. 니네반 반티 뭐하냐. 내 물음에 석민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토끼요. 아, 토끼? 토끼라니. 귀여워 미치겠다. 꼬리도 달고 귀도 달겠지? 빨리 체육대회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아내가 운동을 참 잘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잘하면서 왜 체육시간에는 하기 싫어하고... 괜히 칠봉이에게 심술이 나 몸을 풀고있는 아내를 살짝 째려보아도 나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치, 내가 그렇게 싫은가.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는 달라진 게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가끔씩 방심한 사이에 쳐다보면 볼을 붉히고 내 눈을 재빨리 피하는데 그게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나는 체육대회 전 날부터 반티를 입은 아내의 모습이 궁금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학교에 왔을때는 상상보다 훨씬 귀여운 칠봉이가 나를 맞이했다. 아... 진짜 미쳤다. 귀여워.
"너무 귀엽지 않아요? 진짜 토끼같아... 깨물어주고 싶다." 나는 나도 모르게 옆에 서있던 다른 선생님에게 아내에 대해 중얼중얼 거렸다. 선생님은 따라 웃으면서 뭐, 칠봉이가 좀 귀엽긴 하죠. 하고 맞장구를 쳐줬고, 나는 응원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아내를 따라가 쫑긋 솟은 토끼귀를 잡아 당겼다. 아, 가까이서 보니까 더 귀엽다. 귀엽네,
나는 아내의 머리를 헝클이곤 경기 준비를 위해 운동장으로 향했다. 정신없이 경기를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아내가 출전하는 계주만이 남았고, 점수판을 보니 칠봉이의 반이 1등을 하고 있었다. 출발선에 서 다리를 풀고있는 아내를 보며 응원을 했다. 1등하고 와!
아내는 정말 생각보다 더 잘 뛰었다. 2등이랑은 이미 반바퀴 이상이 차이나고 있었고, 별 무리없이 1등을 할 것 같았다. 결승선이 눈 앞에 보인다. 그런데 어쩐지 아내가 휘청인다. 어, 어... 그대로 아내가 넘어지고 만다. 칠봉이를 보니 팔과 무릎에 피가 흐르고 있는걸 보아 많이 다친 것 같아 보건실로 데려가야 겠다고 생각하자마자 아내는 일어나 끝내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이석민과 우승이라며 하이파이브까지 하고 있다. 그 순간에도 피는 칠봉이의 무릎에서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아내를 안아들어 보건실까지 뛰어갔다. 내려달라는 말도 무시하고서 겨우 보건실 침대에 아내를 내려놓고 소독을 시작했다. 상처는 모래가 섞여 더러워져 있었다. 나는 한숨을 쉬고 소독을 시작했다. 칠봉이는 아픈건지 내 옷자락을 쥐고서 나를 올려다본다. 그래도 덧나면 안되니까... 참아. 나는 마저 소독을 끝내고 넘어지면서 접지른건지 부어오른 발목에 붕대까지 꼼꼼히 감고 나서야 눈물을 달고있는 아내를 볼 수 있었다. "많이 아팠어?" "안 아플리가 없잖아요." 나를 째려보며 퉁명스럽게 말하는데도 밉지가 않다. 눈가에 고인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자 아내는 그대로 고개를 푹 숙인다. 예쁜 얼굴 더 보여주지. 그렇게 칠봉이의 정수리만 쳐다보고 있는데 고개를 살짝 들더니 물어오는 말이 참, 귀엽다. 또 너답다. "선생님은 저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그 말에 나는 속으로 살짝 웃고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칠봉이라서 잘해주는건데, 왜. 그러면 안 돼?" 내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아내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붉어진 귀와 볼을 애써 모른척 하고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오랜만이에요! ٩(๑´0`๑)۶ 체육쌤 승철이 많이 기다리셨다고 해줘요... 털썩
그리고 자꾸 이렇게 초록글 시켜주시면... 너무 좋네요~ ❀´▽ ` ❀ 암호닉♥ 너누리/전주댁/착한공/찬아찬거먹지마/논쿱스/너예쁘다/수선화안녕/마망고/뿌들짝/스윗블라썸/꽥꽥/후니/최허그/라유/내승철/푸른하늘/쿱뜨쿱스/홍당무/사랑둥이/잠만보/꽃걸음/뿌절부절/라면은너구리/모찌숭아/꽃반지/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