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VS 연애 _ Prologue
_워커홀릭
“그리고 예, 뭐. 예⋯ 그 분 한테 감사하단 말 전합니다.”
선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를 비추는 카메라에 손 하트를 해보이면 지켜보던 객석에서 탄식이 터져 나온다.
우리는 이제 꽤나 유명한 2년 차 연예계 커플이다. 그리고 내가 데뷔한 것도 이제 2년 차. ^^
말 그대로 데뷔 하자마자 선배를 만났고, 선배를 만나자마자 연애설이 터진 거다.
하정우가 연애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난리가 났을 텐데 더군다나 그 상대가 13살이나 어린 신인 여배우라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딱 좋아하는 물어뜯기 좋은 사람이었다, 내가.
연기하는 걸 보여주기도 전에 하정우 여자친구라는 수식어가 인터넷에 오르내렸고 뗄 수 없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어쩌라고- 라는 심보로 연기도 연애도 묵묵히 하다보니 어느새 2년이 지났고, 이제는 연기로도 인정을 받는 수준이 됐다.
우리 둘 다 티를 낸다 거나 대놓고 연애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간혹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 두 번 언급하는 게 전부인데 그래서 그런가.
고맙게도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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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완전 난리났네요. 선배 얘기 만큼이나 내 얘기도 많네. 개이득.”
“⋯개이득이 뭐야. 말 좀 예쁘게 해봐.”
“으응, 완전 이득. 사진도 엄청 많이 올라와있어요. 이거 봐.”
둘 다 스케줄이 없어 오랜만에 한가한 오후에 선배 집에서 빈둥 거리며 핸드폰을 하던 중 우리가 같이 찍힌 사진을 보여주면
보는 둥 마는 둥 ‘어어-‘하고는 본인 핸드폰에 집중하는 선배다.
“왜 보지도 않고 어어 하는데요.”
“봤어.”
“안 봤잖아요.”
“봤다니까.”
“됐어. 선배 변했어요.”
“뭘 또 이런 걸로 변했대.”
‘아, 몰라- 짜증나니까 말 걸지 마요.’ 선배 한테서 등을 돌려 눕고는 들으라는 듯 계속 궁시렁 거리자 뒤에 따라 누워 나를 끌어 안는다.
“진짜 말 걸지마?”
“응.”
말 없이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는 계속 쪽쪽 거리고 얼굴을 부벼오는 선배에 결국 간지럼을 참지 못한 내가 먼저 백기를 든다.
“아! 하지 마요, 진짜. 간지러워⋯ 뭐가 그렇게 중요해서 하루 종일 핸드폰만 하는데요.”
“새로 작품 들어와서. 그거 보고 있었어, 미안해.”
“그러면 빨리 말 해줬어야지! 방해 안 할게요. 미안.”
“근데 자기랑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네.”
“아, 나랑.. 에??? 나요????”
“응, 너.”
“왜요?????”
“글쎄. 내가 제작사는 아니라서 모르겠는데.”
“아니!! 그걸 물어보는 게 아니잖아요. 아니, 그걸 물어보는 게 맞긴 한데. 아니, 왜 나를?? 선배랑?”
“로맨스. 베드신도 있대.”
“헐⋯ 지금 베드신이 중요해요?”
“⋯그냥 말한 건데. 싫어?”
“싫고 말고 할 게 어딨어요, 제가. 근데 선배랑 로맨스라니. 헐. 지금 상상만 했는데도 기분 이상해요.”
“벌써 하기로 마음 먹은 거야? 대본도 안 보고?”
상상만으로도 들떠서 웃음이 번진 날 보더니 그래도 잘 생각해보라고, 분명 장단점이 클 거라며 이것 저것 얘기해주는 선배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이번엔 내가 선배 말에 집중을 하나도 못 했다는 건 비밀.
나는 고작 2년 차 신인인데 내가 뭐라고 소중한 작품을 거절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작품을 들어갈 때 마다 설레는 건 당연한 건데, 더군다나 선배랑 로맨스 영화라니.
생각만해도 간질간질하고⋯ 그만큼 부담도 엄청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