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ㅇ엔 본인 이름 넣어서 읽어주시는 센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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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허리아파...
대체.. 여긴 어디..... 난...누구....?
총 16시간의 비행과 두시간 가량의 드라이브로 드디어, 넓디 넓고 대도시 많은 미국 땅덩어리 중에서도 시골 깡촌에 도착했다.
"뭐? 나보고 어딜 가라고?"
"미국"
"내가 거길 왜 가?"
"너 여기서 공부도 안 하잖아. 가서 영어나 배우고 와."
"엄마 장난치는 거지? 내가 미국을 가서 뭐해;; 여기서도 못하는 공부 거기 간다고 영어라도 늘 것 같아?"
"하나라도 할 줄 아는 건 있어야겠지. 정 못하겠어도 돌아오지마.
넌 한국에서 성공 못할 것 같아서. 엄마 친구한테 부탁해놨어.
그쪽에서 서류 작업도 진행중이고. 3주 뒤에 새학기 시작이래 준비해 내일 비자 인터뷰 잡혀있어."
"미국 얘긴 한번도 안했었잖아!!!! 싫어!!나 안가!!!안가안가안가안가!!!!!!!!!!!!!!!"
고3이 되기 전 겨울방학이 시작한 것도 일주일 전, 애초에 공부에는 뜻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 고3이라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한채
집에서 빈둥빈둥 놀고 있던 나에게 엄마는 청천벽력과 같은 유학 사실을 전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악악악악!!!!!!!!!!!!!!!!가기 싫어 싫다고. 내가 친구 하나 없는 거기 가서 뭐해!! 거기다가 뉴욕, 샌프란시스코 이런 곳도 아니고?
뭐? 어디라고? 이름도 기억 안나 미국이긴 한거야?
엄만 엄마 딸이 미국가서 말도 못하는데 왕따됐으면 좋겠어?"
"니가 왕따긴 왜 왕따야. 거기 가면 종인이 있어. 니 소꿉친구 종인이 있잖아."
"김종인? 처음 듣거든요! 그리고 난 여기서 내 친구들이랑 같이 있고 싶다고!!"
"종인이 기억 안나? 너 한살때부터 네살때까지 같이 놀다가 미국으로 이민갔잖아"
뭐 한살? 네살? 우리 엄마가 드디어 노망난건가.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으면 내가 지금 미국으로 쫓겨나고 있겠어?
"엄마 솔직히 말해줘. 나 주워온 자식이야? 더 꼴보기 싫어서 미국으로 보내버리는거야?
"이 기지배가 미쳤나? 큰 돈 들여서 미국 보내준다니까 어디서 헛소리야? 잔말말고 준비나 해"
그렇게 3주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나는 지금 이름모를 땅에 서있게 되었다.
일년만 있으면 나도 캠퍼스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건가 싶었는데 이렇게 시골 깡촌에서....
막막해. 핸드폰도 안돼서 정수정이랑 연락도 못해.
수정아.... 보고 싶어.... 내 평생 살아가면서 너를 그리워하게 될 줄을 전혀 몰랐어...
다시 돌아가게 되면 내가 진짜 잘해줄게ㅠㅠ...
엄마의 말에 의해 나의 소꿉친구라는 김종인은 옆에 앉아 운전하면서 한마디도 안하고 있다.
네살때 이민가서 한국말을 모르나? 이거 완전 홀로 고독라이프를 즐기게 생겼구나...
게다가 완전 무섭게 생겼어ㅠㅠ....수정아 나 어떡해...
"니가 ㅇㅇㅇ?"
나의 소꿉친구라고 하는 김종인은 입국 심사를 마치고 빠져나와 두리번거리고 있는 나를
어떻게 ㅇㅇㅇ인줄 알았는지 눈치도 못채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내가 그렇게 한국인처럼 생겼나?
"어?? 응.."
"난 김종인. 가자."
세마디 대화 이후 김종인은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나도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아무말도 안하고 두시간동안 얌전히 조수석에 앉아서 고속도로만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 구석에 쳐박혀 있길래 16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는데도 2시간이나 차를 타고 가야하는거야.
엄마 날 어디에 보낸거야. 미국 유학은 거짓말이고 나 판건 아니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내려. 다왔어."
한국어 두마디 외에 할 줄 아는게 또 있었구나.
김종인은 내 짐을 트렁크에서 내린 다음에 혼자 양손에 가득 들고 집으로 걸어갔다.
"어? 내가 들게! 나 줘"
"됐어."
그래... ^^.. 고마워... 근데 말이 많이 짧구나 사람 무안하게...
모르겠다. 이건 꿈일지도 몰라. 엄마가 앞으로 잘하라고 옆에서 내 꿈을 조종하고 있는 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