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Jerry
Cinderella 06
검정색 구두는 대리석 바닥을 마구 휘젓고 다녔다. 이 근처였는데 어디갔지. 마침내 가게를 찾은듯한 몸짓에 우현은 그 곳으로 발을 들였다. 여 사원의 기분 좋은 웃음이 보였다. 어서오세요, 오랜만이다. 뭐 찾아? 익숙하게 반말을 하며, 유리 진열대에 들어가있는 시계들을 손짓으로 훑으면서 여자는 물었다. 우현은 그거, 내가 막 아빠한테 떼 써서 제일 비싼거 샀었잖아, 그거 뭐지? 다급하게 묻는 우현의 모습에 직원 마찬가지로 다급하게 우현이 말한 제품을 찾았다. 유리 진열대 안에 손을 쑥 넣고 더듬으며 뭐였지? 뭐였지? 하던 여자의 모습은 생각보다 가관이었다. 우현은 반대편! 하고 다급히 소리를 질렀고 직원은 아, 하면서 금빛의 시계를 집어들었다. 우현이 그거 맞지? 내가 사달라고 졸랐던거, 기운나게 해준다는 시계. 맞지? 우현은 재차 직원에게 물었다. 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맞는거 같아, 살거에요? 이미 포장지에 시계를 포장하며 여자가 물었다. 우현은 어, 좀 예쁘게 포장해서 줘. 하고 카드를 건넸고, 여자는 카드 막혔다더니… 하고 중얼거리며 포장된 시계를 조그마한 쇼핑백에 넣었다. 비서거 하나 뺏었지, 나중에 주기로 했어. 우현은 별거 아니라는 듯 건네지는 시계를 익숙히 받았다.
" 근데 여자친구 주려고? 웬일이야, 서정언니한테는 한번도 선물 안 했잖아, 결혼 시즌이라고 신경써? " " 김서정한테 줄 거 아닌데? "
그럼 누구? 오빠 내연녀 생겼어? 직원이 화들짝 놀라며 우현을 미심쩍하게 쳐다보았다.
" 내연녀 같은 소리하네… 나 다음주가 결혼인데… " " 그럼 누군데? 회장님한테 선물할건 당연히 아닌거 같고… "
우리아빠 시계만 몇갠데 이걸 줘, 우현은 투덜거리듯 답했다. 그럼 뭔데? 여자는 대답을 재촉했다. 우현은 몰라, 나중에 말해줄게. 나 늦었어, 간다! 하며 빠르게 시계 매장을 벗어났다. 여자는 에이… 누구길래 저 비싼걸… 하고 투덜거리며 흩트려진 유리 진열대의 시계들을 고개를 숙여 정리했다. 저거 엄청 비싼건데, 다시 한번 투덜거리고는 금방 또 찾아오는 손님에 여자는 바쁘게 손님을 맞았다.
If Your Cinderella
오전 업무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오늘 오후에 있을 업무부 단체 회의로 인해 성규도 나름 바쁜 상태였다. 아직 출근도 안한 우현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타자를 치는 손에 빛나는 금빛 시계가 아직도 빛나고 있었다. 비싼건데 버리면 아깝다. 오늘 아침 시계를 보고 한 생각이었다. 명수가 했던 진상 얘기들이 기억이 안 나는것도 아니었다. 예컨대 남이 준 건 버리지 말라고 했으니… 는 다 변명이고 사실 성규는 비싼 시계를 가진게 처음이라 그냥 신기했을 뿐. 나름 뿌듯이 시계를 보면서 웃음을 짓던 성규가 다시 시계로 옮겼었던 시선을 컴퓨터로 갖다 붙였다. 긴 업무는 지루함을 주듯이 성규도 자연스레 하품했다. 아, 언제 끝나. 빨리 회의 하고 집에 가고 싶다. 의자에 앉아있던 몸을 쭉 늘려 기지개를 핀 후 주머니에 지갑을 꺼내들었다. " 73,000원… "
돈을 뒤적이며 세던 성규가 다시 주머니 속으로 지갑을 구겨 넣었다. 다음주에는 월급이 나올테니 모자라지는 않네, 생각한 성규는 다시 PPT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다들 모여진 정보들로 이번에는 1등을 해야한다는 일념하에 움직이는 손은 익숙히도 빨랐다. 후우, 조용히 타자치는 소리만이 울려퍼지는 사무실에 조금 소란스러운 문 열림 소리가 들렸다. 신입사원 출근하셨군, 이제야. 성규는 비꼬듯이 중얼거렸다.
" 안녕하세요, 우현씨 " " 어, 왜 이제 왔어~ "
다들 친근함의 표시로 인사를 건넸다. 다행히 회장 아들이라 싸가지 없는 면은 알았지만 친화력이 좋다는 사실은 몰랐기에, 성규도 나름 그 부분에서는 우현을 터치하지 않았다. 근데 왜 나한테는 태도가 이따구야. 투덜투덜, 성규는 괜시리 마음속에서 우현을 짓이겼다. 성규는 자리에서 일어나 큼, 하고 헛기침 소리를 냈다. 우현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자리에서 일어난 성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들으셨죠? 우현은 다시 제 건방진 말투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에 성규도 친근하지는 않은 말투로 대답했다.
" 뭘요? " " 오늘 저 늦는다고, 아빠한테 미리 말했는데. "
언제 그랬죠, 못 들었는데. 성규는 마치 노려보는 듯한 잔뜩 치켜든 눈으로 대답했다. 미묘한 기류는 사무실 가득을 채웠다. 사원들은 방금까지만 해도 친근하게 인사하던 몸을 의자에 딱 붙이고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었다. 서서 날이 선 말투로 대답하고 묻는것은 우현과 성규 뿐이었다. 날카로운 말들은 성규와 우현의 싸움 분위기를 한껏 차갑게 만들었다. 그래요, 여튼 전 말했어요. 우현은 대충 대답하고 끝내 제가 먼저 자리에 앉았다. 성규는 제가 확인해서 아니면 지각으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며 냉정히 답했다. 그러시던가. 우현은 여전히 무언가 맘에 안 든다는 듯 대답했다. 미묘한 분위기는 점심시간이 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또 사무실은 타자 치는 소리와 우현이 마우스를 사용하는 소리만이 감돌았다.
점심시간, 다들 요 근처 생긴 볶음밥 전문점에 단체로 점심을 먹으러 나간지 오래였다. 우현은 점심이 땡기지 않는다며 제 자리에 앉아있었고, 점심값이 아깝다며 굶는다는 성규 역시 제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번 오후 회의나 더 완벽히 준비해야겠다는 일념, 그리고 우현이 조금 신경쓰이는 것 빼고는 성규는 컴퓨터 화면에 집중하고 있었다. 우현은 웹툰을 질기게 붙잡고 있다가 끝내 어색함을 이기고 싶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성규는 고개를 들어 우현을 한번 슥 훑어보고는 다시 컴퓨터로 시선을 옮겼다.
" 성규씨 " " 일 해야되서 바쁘네요, 나중에 말해요 "
나는 좀 지금 말하고 싶거든요? 우현은 답답하다는 듯 끝내 다리를 성큼성큼 움직여 성규에게로 향했다. 무얼 하나 궁금해 성규는 우현을 쭉 쳐다보다 성규 책상에 엉덩이만 걸치고 앉더니 고개를 숙여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는 우현에 다시 컴퓨터로 고개를 돌렸다. 성규씨, 말 좀 하자구요. 우현은 성규의 팔을 붙들며 칭얼거렸다. 싸운것 치고는 괜찮은 접근이었다. 성규는 다시 날카로운 눈으로 우현을 째리다 우현의 손을 쳐내고 다시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바쁘니까 꺼져요. 할 말 없으면 가던가. 까다로운 성규의 대답에 우현은 아이, 그러지 말고. 하면서 또 다시 팔을 제 쪽으로 잡아 끌었다.
" 아 내 말 좀 들어 달라고요 " " 들을거 없다니까 아 좀! "
이제 막 반말도 하네 김성규씨. 우현은 제 특유의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성규는 아직도 화가 덜 풀린 듯 우현이 붙든 팔을 내쳤다. 아 저리 좀 가요, 바쁘니까. 우현은 아 진짜 서운하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내가 누군지 알아요? 하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모르겠으니까 좀 가요. 성규는 우현이 서운한건 신경도 안 쓰인다는 듯 답했다. 우현은 다시 성규를 보챘다. 아 좀 말해요.
" 진짜 말 안듣는다. 오늘 오후 회의인거 몰라요? 바쁘다니까 왜 이래 " " …와, 서운하다… 내가 누군지 알아요? 나 S그룹 회장 아들이에요. 아무한테나 안 이러는데 " " 전 S그룹 홍보부 부장인데요 "
아셨으면 좀 가시죠. 성규는 다시 붙들린 팔을 빼냈다. 실갱이가 잔뜩 이어지고 겨우내 우현은 힘겹게 성규의 팔을 다시 한번 붙들었다. 이제는 뭐 타자도 못 치게 하네, 장난치나. 성규가 왼팔을 빼내자 마자 우현은 재빨리 오른팔을 잡아 끌었다. 오른팔에는 어제 명수가 선물해 준 시계가 빛나듯 채워져 있었다. 우현은 그 자리에서 우뚝 멈췄다. 성규는 세게 잡혀 아린 팔을 제 쪽으로 끌다가 우뚝이 서있는 우현에 포기하고 할 말이 뭔데요. 빨리 말해봐요. 하며 누그러진 말투로 답했다. 그제야 멍석이 깔아졌으나 우현은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선은 성규의 팔로 향해있있다.
" 사람 팔 처음 봅니까? 왜 이렇게 쳐다봐요 " " …… 아니, 뭐…그냥… "
우현은 아까와는 달리 장난스런 말투가 깔끔히 없어져 있었다. 그냥, 하며 대충 얼버무리는 우현을 보고 성규는 수상한 듯 느끼다 그럼 말아요, 회의 준비하게 할 말 없으면 가세요. 하고 힘이 떨어진 우현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싱거운 자식. 성규는 내심 투덜거리며 다시 서류를 몇번 넘기더니 타자질을 다시 시작했다. 우현은 그냥 그 자리에서 멍하니 있었다. 아 뭐해요. 점심 안 먹어요? 가라니까. 성규는 우현을 떠밀듯 밀었다. 우현은 다시 성규의 오른 팔을 붙들었다. 부장님. 갑자기 터져나온 존칭에 성규가 의아한 듯 우현을 쳐다보았다. 예?
" 이거… 이 시계 어디서 사셨어요? " " …아, 이거… 디자인부 김 부장님이 선물로 주셨는데 "
아, 그래요? 우현은 멋쩍은 듯 성규의 손을 놓았다. 아까랑은 확연히 다른 태도에 성규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 우현에게 물었다.
" 근데 그건 왜요? "
우현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대답했다.
" 그냥… 이뻐서요… "
우현은 주머니에 있는 시계를 한참을 손에서 더듬거렸다. 주머니 속 시계의 모습은 성규가 찬 시계와 똑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멋있게 짠! 하고 화해합시다. 하며 선물하려던 의도는 전부 박살났다. 주머니 속 손이 덜덜 떨렸다. 이게 뭐야… 우현의 표정에는 실망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생각보다. 조금 서운했다.
If Your Cinderella
퇴근길, 잔뜩 생각에 잠겨있었다. 우현은 이쁘다고 시계를 물어볼 사람이 아니었고, 오늘 한 행동도 신경쓰이기 마련이었다. 조수석에 앉아 깐족대면서 성규씨 전 맛있는거 안 사줘요? 나는 잔뜩 사주는데, 역시 밴댕이. 성댕이다. 김성댕. 하며 놀려대는 우현이 눈 앞에 선했다. 머리가 아팠다. 손 붙든것도 생각보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오묘한 느낌. PPT 2차 회의때 만난 명수가 손을 붙들었을때도, 엄마가 공부할때 아침을 챙겨준다고 손을 붙들었을때도, 난생 처음 사귄 여자친구와 손을 잡았을때도 느낄 수 없는 기류였다. 온 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이상했다. 2차 회의때 명수가 한 말이 생각났다. 오늘 왜 이렇게 멍해요? 애인 생겼나? 나 두고? 하며 놀렸던. 아무래도 성규는 오늘 좀 이상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이럴 사람이 아니었는데, 발표때도 PPT를 한번에 2번 넘기질 않나, 시계를 쳐다보게 되질 않나. 왜 시계가 이쁘다고 했지? 어울리나? 그런가? 별 생각이 머릿속을 마구 헤집고 다녔다. 오늘은 정말로 이상했다. 아니, 조금 예전부터. 언제부터 였을까, 자신이 남의 말에 신경 썼던 것이. 밤의 골목길은 어둑어둑 했다. 겨울이 가까워 지면서 어둠은 빨리 찾아왔고 낮이면 퇴근하던 사람들이 이제 어스름한 저녁에 퇴근을 하게 되고, 차를 타고 집 안으로 들어올때면 짙은 어둠이 깔려 앞이 안 보일 정도 였다. 오늘도 어두울까, 생각하던 성규는 여전히 시선은 멍하니, 하지만 유연히 핸들을 꺾어 항상 가던 길을 익숙히 달렸다. 속도는 그럭저럭. 그리고 그 후, 정신을 놓고 달리던 차가 굉음과 함께 찌그러지는 느낌이 든 것은 몇 분 지나지 않아서 였다. 성규는 번쩍 뜨이는 눈을 다잡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아무도 없는 도로였다. 앞은 하얀색 아우디가 찌그러진 채로 연기를 내고 있었다.
" …아, 진짜…… "
오늘 되는일이 없어. 아… 하필 아우디를. 성규는 핸들에 고개를 푹 뭍고 한숨을 쉬었다. 신호가 이제야 파란불로 바뀌는 것을 보니 신호도 모르고 그냥 쭉 직진한 듯 싶었다. 정신을 어디다 놓고 다니는거야 김성규. 마음속 누군가가 자비없이 성규를 질책했다. 도저히 이건 말이 안되잖아. 다행히 골목길이라 연중 추돌 사고는 나지 않았다. 밖에서는 이미 신경질 적으로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성규는 체념하고 문을 열어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 아 이봐요, 신호를 보고 다니는거에요 마는 거에요? 이게 몇일전에 산건데, 아 진짜… "
나오자마자 여자의 짜증섞인 말들이 성규를 향해 날아왔다. 성규는 고개를 들지도 못하며 숙이고 아,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서. 하고 사과했다. 여자는 한 점도 누그러지지 않은 말투로 여전히 성규를 말로 찍어내렸다. 아니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으면 아우디를 배상해 주겠데? 이게 될거 같아요? 이게 누가 사준건지 알아? 아, 정말 화나서 못 참겠네. 여자는 성규의 얼굴도 보지 않은 채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어, 여보. 여기 진호슈퍼 골목 있잖아. 알아? 빨리 와. 그럴때 쯤 성규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핸드폰으로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있었다. 지식인에 '아우디를 박살냈어요ㅠㅠ' 하고 올려봐도 돌아오는건 '헐 님ㅂㅂ' 하는 수준 낮은 답변 뿐이었다. 아우, 망했다. 이번달 월급은 다 날리게 생겼구나.
" 이봐요, 곧 있으면 남편 온다니까 기달려요. 여기서 꼼짝말고 "
그리고서 여자는 슈퍼로 들어갔다. 뒷태가 익숙한게 아무래도 요즘은 다 지방이식 하나. 성규는 슈퍼로 들어가는 여자의 살랑대는 뒷태를 보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식인의 수준 낮은 답변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즈음,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성규 뒤에는 조금 덜 찌그러진 소나타 하나와 그 앞에는 하얀 아우디가 일그러져 있었다. 하필 나가도 저게 제일 많이 나갔어, 진짜 되는일 없네. 성규는 차들을 훑어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차를 둘러보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저 멀리 가게 안에서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남자와 어쩌다 눈이 마주쳤다. 공중에서. 하지만 성규는 고개를 떨구며 애써 가게쪽으로 걸어가는 우현을 모른척 했다. 우현도 딱히 친근감 있게 아는척을 하진 않았다. 우현은 발걸음을 가게로 돌렸고, 우현은 우뚝이 가게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금방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 여보, 왜 이렇게 늦게 왔어! " " 아, 차가 밀려서… "
곧 가게에서 여자가 음료수를 따며 걸어나왔다. 우현을 부르는 태가 익숙했다. 우현 역시 익숙히 여자를 향해 걸었다. 둘은 만나더니 소근거리더니, 여자가 끝내 성규를 지목하며 말했다. 저 사람이 골목길에서 신호도 안보고 막 다니잖아.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머리가 없나봐, 경찰서 갈까? 합의금으로 아버님 뭐 사드리고, 여보랑 당분간 같은 차 타야겠다. 여자는 성규를 지목하던 손을 내려 우현의 넥타이를 고쳐맸다. 성규가 고개를 들어 우현의 표정을 봤을땐 정말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우현은 저 사람이랑 사고난거야? 하고 여자에게 성규를 지목하며 물었다. 여자는 어, 저 사람 진짜 눈 없나봐. 하면서 양껏 우현에게 애교를 부려댔다. 우현은 한숨을 푹 쉬더니 성규에게 걸어왔다. 여자의 경찰서 갈거라는 외침을 뒤로하고, 우현은 성규에게 물었다.
" 세상에 별 일이 다 있네요. 안 다쳤나? " " …보기에 멀쩡한거 안 보여요? "
다행이네요. 내일 최종 제출하면 내일 모레 저 카드 풀릴지 안 풀릴지 결정되는데. 그거 잘 해서 저 카드 받게 도와줘야죠, 설마 먹고 튈라고 하셨나? 우현은 손을 올려 성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애 취급 하는거 같아서 싫으네요. 성규는 투덜거리며 우현의 머리에서 손을 내렸다. 애 취급인데. 몰랐나? 우현의 익숙하지 않은 따뜻한 말투는 이상하게 기류가 돌았다. 성규는 마음이 조금 달아올랐다. 여자가 뒤에서 우현아 빨리 경찰서 가자. 하고 우현을 보챘다. 우현은 여자의 말을 끊은 채 성규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 오늘 지각했으니까, 뭐… 그냥 서로 퉁 치죠 " " 그런거 필요 없는데요 "
그럼 아우디 사주게요? 몇억인거 모르나. 우현은 조금 비웃듯 말했다. 알아요. 성규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러면 사줄 능력 없는거 다 아니까 그냥 가요. 저게 몇 억인데 김성규씨한테는 하늘의 별이에요. 별. 우현이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 중 요란스런 소리와 함께 긴급 출동 Master. 하는 처리반이 도착했다. 여자의 아우디가 질질 끌려 들어갔다. 여자는 차에 오르며 우현아 빨리 그 사람 데리고 여기 타! 하고서는 손을 뻗었다. 우현은 이 사람 경찰서 안 데려가! 하고서는 손을 저었다. 그러자 여자의 불같은 화가 이어졌다. 왜! 내가 지금 몇억을 손해봤는데 그 사람 고소할거야! 빨리 타! 소리치는 목소리가 울렸다. 성규는 몇억이고 뭐고 생각나는건 단 하나였다. 지금 이러는 이유가 뭘까. 김성규씨, 앞으로 운전 똑바로 해요. 눈 단디 뜨고. 돈은 필요 없으니까 빨리 집에나 들어가세요. 우현은 성규를 떠밀었다. 성규는 아, 돈 줄게요. 준다고. 자존심이 잔뜩 상한 듯 지갑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차마 돈을 꺼내지는 못했다. 우현은 몇 억 날리고 싶어요? 봐줬더니, 빨리 가요, 저도 교통사고 낸 사람하고 오래 있기 싫네요. 하며 성규를 떠밀었다. 곧 처리반 차에 우현이 올라타고 성규도 제 차 근처에 섰다. 문을 열고 싶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처리반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저 너머로 사라졌다. 밤 거리를 둘러보니 그제야 고요했다. 중간중간 조금씩 구경하던 사람들도 사라지고 없었다. 남은건 추운 밤 거리와 조명들. 그리고 앞이 조금 찌그러진 성규의 차 뿐이었다. 그래, 아우디를 사고냈는데도 그냥 봐주는 우현이 고마웠지만, 먼저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 점검해주는 우현이 정말 고마웠지만. 성규는 차 문에 손을 걸었다. 눌러서 열기만 하면 되는 것이 손에 힘이 도저히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 그런 우현이 고마웠지만. 생각보다 조금, 무언가 서운했다.
밤 공기는 매우 차가웠다. 거리의 주위를 슥 돌아보고 나서야 성규는 차에 몸을 실었다. 탁- 짧은 소리와 함께 성규의 차 문이 닫히고, 곧 차는 다시 제 집을 향해 바퀴를 굴렸다.
BGM. 김종국 - 잘해주지 마요
//
안녕 여러분! 반가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현이 성격이 되게 이상해요 근데 저 저런성격 무지 좋아함. 막 틱틱대면서 해줄거 다해주고....스릉스릉s2s2 그러므로 남친몬 생겨라 그리고 이거 10편에 완결 아니라고 했는데 그냥 10편에 완결낼듯.......오래 안끌어서.......ㅎ긓극...대신 이거 메일링 할때 비밀 장편 하나 넣어드릴예정ㅠㅠ죄송해서 대신 암호닉만ㅎㅎ...!!!!!같이 달려주시는데 항상 제가 너무 암호닉 그대들에게 신경을 안쓴듯ㅠㅠㅠㅠㅠS2...스릉스릉 저 그대들 너무너무 감사하고 사랑해여....s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요새 너무 피곤피곤합니다ㅠㅠㅠ막 야자도 안하는데 피곤하고 그르네여ㅠㅠㅠㅠㅠㅠㅠ아 좋은소식 저 드디어 카톡함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스마트의 세계란 이런거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일도 연재하러 빨리빨리 찾아올게여! 내일은 짜장 좋은걸루 들고올꺼양 *ㅡ_ㅡ*!! 내일 봐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