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오늘 따라 참 눈이 부시다
경수는 난간에 걸터 앉아 가만히 생각했다
그냥 오늘따라 유난히도 눈이 부시다고
ㅡ
타닥타닥 급한 발걸음 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자
경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았다
경수야
숨도 고르지 못한체 저의 이름을 부르는 백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경수는 다시 생각했다
해가 오늘따라 시릴정도로 눈이 부시다고
어깨에 느껴지는 백현의 손이 너무 시리다고
백현의 애원에도 경수는 눈을 뜨지 않은체 말했다
나 내려갈래 백현아
백현이 무너지듯 주저앉는 소리에도 경수는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둘만있으면 되겠지
내 곁에 그사람 하나만 있으면 되겠지
안일한 마음으로 직면한 현실은
생각보다 매섭게
경수의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칠대로 지쳐버린 마음은
저를 여태 버티게해주었던 빛마저도 놓으라 시킨다
ㅡ
경수는 그 날
마음을 꽁꽁 감싸고 있던 빛을 내려 놓고
기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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