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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 느끼하고 짜고... 간도 안 배어있는 것 같아. 게다가 온통 살찌는 음식들밖에 없다.
"어? ㅇㅇ아? 왜 안먹어? 맛 없어? 맛 없지? 내가 먹는다"
오늘 내가 미국에 도착한 첫날 기념이라고 아주머니께서 마을에서 가장 솜씨 좋은 레스토랑이라면서 우리들을 데리고 나와주셨다.
도경수는 배가 고프지 않다며 나오지 않았고, 아주머니의 남편분은 출장을 가셨기 때문에 집에 계시지 않았다.
나, 아주머니, 변백현 그리고 김종인 넷뿐이다.
음식만 깨작대고 있는 내 모습을 본 변백현은 홀라당 내 접시에 포크를 가져다 대 음식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변백현의 행동은 곧 누군가에 의해 저지되어 그가 가져갔던 음식들이 도로 내 접시 위에 올라왔다.
"니가 얘걸 왜 먹어. 먹기 싫어도 니가 다 먹어. 여기 이런 음식 밖에 없어."
김종인은 변백현의 팔을 잡아 내리면서 나보고 다 먹으라고 했다.
변백현이 먹어도 상관 없는데. 내가 먹기 싫다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십니까.
가뜩이나 먹을 걸 좋아하는 내가 음식이 입에 안 맞아 짜증이 슬슬 올라오고 있었는데, 강제로 나를 먹이려 하는 김종인의 태도에 입이 자연스레 나와버렸다.
그 모습을 본 아주머니께서 나를 달래주셨지만, 오고 싶지 않던 미국에 보내진 것에 더해져 마음이 풀어지지 않았다.
속으로는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았지만 내 마음이 맘대로 되지 않았다. 아주머니께 정말 죄송했다.
그리고 내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김종인은 인상을 찌푸린 채 변백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ㅇㅇ야, 괜찮아. 입에 안 맞으면 안 먹어도 되. 처음부터 미국 음식이 입에 맞을리가 있겠니.
근데 종인이 미워하지는 마. 말은 저렇게 퉁명스럽게 내뱉었어도, 다 너 생각해서 그런거야.
앞으로 너 계속 여기서 이런 음식만 먹고 살아야 하는데 입맛 안 맞다고 안 먹으면 여기서 먹을 수 있는게 없어.
조금씩이라도 여기 입맛에 맞춰가야지"
"저도 아는데... 꼭 저렇게 얘기 할 필요는 없잖아요... 사람 서럽게..."
서럽다는 말을 내뱉은 뒤 내 눈에서는 수도꼭지 틀어진 듯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울지 않으려고 멈추려고 했지만 내 눈임에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대체 왜 울고 있는 건지 나조차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김종인의 말 때문에? 아니면 미국에 보내져서? 뭐 때문인지 모르겠다.
아주머니는 당황하신듯 옆자리로 옮겨오셔서 나를 달래주시려고 했으나 빨리 멈췄으면 좋겠다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효과가 없었다.
왜이래, ㅇㅇㅇ. 왜 울어. 멈추자, 운다고 해서 해결되는게 아니잖아. 그리고 김종인과 변백현이 돌아왔다.
"ㅇㅇ야, 왜 울어? 응?"
우는 내 모습을 본 변백현이 후다닥 달려와 내 눈물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옆에 서있던 김종인은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엄마, 잠깐만 데리고 나갔다 올게. 계속 먹고 있어."
나를 차에 태운 김종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운전하기 시작했다.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최소한 히끅거림이라도 멈춰줬으면 했는데 그마저도 계속 흘러나왔다.
그리고 김종인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렇게 아무 말도 안 할거면 나를 왜 데리고 나온 건지, 그냥 식당 안에 두고 나오지.
"내려봐."
그렇게 도착한 곳은 초콜릿 전문 가게였다.
"여긴...?"
"너 초콜릿 좋아하잖아. 좋아하는 거 먹으면 기분 나아지겠지."
내가 초콜릿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지? 그것도 그냥 좋아하는게 아니라 난 초콜릿이라면 환장을 했다. 김종인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 자국을 닦아주었다.
"우니까 더 못생겨지고 얼굴은 더 커졌네.
너 지금 니 얼굴 어떤지 알아? 눈 완전 부었어"
갑작스런 김종인의 자상한 모습에 난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붙잡고 못생겨졌다며 놀리는 김종인의 얼굴을 마주하자 왠지 모를 뜨거움이 얼굴에 달아올랐다. 눈은 자기 눈이 더 팅팅 부었으면서.
그래도 마냥 붓기만 한 눈은 아니었다. 단지 쌍커풀이 진했을 뿐.
계속 김종인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니 어딘가 안절부절해져서 눈을 가만히 못 두고 있자 그 모습을 본 김종인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귀엽게 뭘 그렇게 눈을 놀려. 들어가. 먹고 싶은 거 다 골라."
그 말을 들은 내 얼굴은 손으로 만지면 느껴질 정도로 주체 없이 뜨거워졌다. 왜 이래. 저 싸가지한테. 식어라 빨리 식어.
그리고 도착해서 처음으로 김종인의 활짝 웃는 얼굴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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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백혀니가 조용하네요 ㅋ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