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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꼬옥 잡고는 요는 수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수는 자신을 보는 요의 눈에 결심하고 그에게 털어놓기시작했다. 사실 자기는 천년 후의 사람이라고. 이 한 문장이 모든 설명을 대신했다.
요는 뭐라고? 라며 역시나 한번 되물었다. 수는 다시한번 설명을 덧붙여 말하기 시작했고 요의 표정은 놀라움과 걱정, 그리고 미소를 보였다.
"황자님은 제 말을 믿으십니까?"
수는 요에게 물었다. 사실 만약 자기한테 누군가가 이렇게 말한다면 자신 또한 믿지못할것같았기에.
요는 수가 말하는 동안 손을 놓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더 따뜻하게 보듬어줬다.
수의 물음에 요는 조용히 듣다 입을 열었다.
"...믿는다 수야"
"...정말....이십니까...?"
"그래. 수 너라서,너니까 믿어"
수는 웬일인지 눈물이 나왔다. 눈에서 눈물두방울이 수의 눈에서 떨어졌을때 요는 말없이 그런 수를 안았다.
요의 품은 너무나 따뜻했다. 그동안의 무거운 짐들을 위로하듯 그렇게 요는 수를 토닥여주고 있었다.
"천년후의 모습은 어떠하냐?"
"음... 그리 다를건 없습니다 아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정인으로 둘 수 없습니다."
"그것은 좋은것같구나- 확실히 여러부인을 두면 여간 골치 아픈게 아니니까"
요는 수에게 궁금한것들을 이것저것 물어보기바빴다. 백년후도 아닌 천년이라는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온 수가 너무나 신기했기때문이었다.
요는 문득 수에 대해 너무나 궁금한게 생겼는지 우뚝 서 장난스레 수에게 말했다.
"그럼 수 너의 진짜 이름은 무엇이더냐?"
"하진... 고하진입니다"
"...하..진... 참 이쁘구나 그동안 해수로 살면서 얼마나 답답했어"
"근데 뭐... 수라는 이름도 이제는 익숙합니다 오히려 하진이라는 이름이 더욱 더 어색한걸요?"
수가 요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그동안 낮선곳에 떨어져 많은 고생을 해왔을 수를 생각하니 대견하면서도 마음한켠이 아픈 요였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그들은 이것저것 서로의 세상을 나누며 거닐었다. 누구보다 행복한 웃음을 머금고 말이다.
"다른 황자들에게 너무 마음을 쉬이 주지 말거라"
"풉- 질투하시는겁니까?"
"혹시 아느냐, 아우들중에 너를 은애하는사람이 있을지"
"하하 당치않습니다 "
이리도 사랑스러운 여인을 어찌 은애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는 마음한켠이 가벼워지는걸 느낀 후 더욱 더 환하게 웃었다.
지난날의 고생들은 싹 씻어내려가는것만 같았다. 앞으로의 일들도 그저 이 오고가는 바람에 흘려져보내주기를 바라며 요와의 발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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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궁 뭐하냐-"
"...백아님 차라리 그냥 이름을 부르십시오 그렇게 부르니 더 이상합니다"
"아~ 알았다 알았어 그건 그렇고 요즘 안색이 밝아보인다? 무슨 좋은일이라도 있는것이냐?"
"..그냥 이렇게 지내는것자체가 즐겁습니다-"
수와 백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다과를 즐겼다. 상급궁인으로 들인 채령이는 일을 곧 잘하는것같아 폐하를 뫼시는일과 중요한 검사를 하는것빼고는
대부분의 일들은 채령이에게 맡기는 수였다. 수의 믿음에 채령은 더욱 더 열심히 하였고 누구보다 수의 옆에서 적극 보필중이었다.
"우희는 잘 지낸답니까?"
"네가 어떻게 우희를 알아??"
"...친굽니다. 예전 교방궁에서 지낼때 알았습니다"
요즘 부쩍 우희와 함께 지내는 백아였기에 수는 숨김없이 우희와의 우정을 백아에게 얘기했다.
백아는 수의 상처의 장소라는것을 알아챈 후에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수는 백아에게 괜찮습니다- 다 지난일인걸요? 라고하며
맞받아치며 말하고있었다.
"폐하를 뵙습니다"
"하진이 왔느냐"
수는 그만 깜짝놀라 차를 떨어트릴뻔했다. 요는 그런 수를 보며 개구진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수는 허둥지둥 요의 옆쪽으로 다가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마치 독심술이라도 하는듯 요에게 말했다.
"왜그러십니까 폐하.."
그도 그런것이 요의 옆엔 지몽이 자리하고 있었다. 요가 수에게 하진이라고 부르자 지몽의 표정은 미묘하게 바뀌고 있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요는 그저 즐거운듯 한껏 웃으며 수에게 귓속말을 하였다.
"난 이제 수보다 하진이라는 이름이 더 부르기가 좋다"
"폐ㅎ..."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폐하 갑자기 배가 몹시 고파져서"
지몽이 요를향해 말했다. 요는 그가 자리를 피해주는것을 알고는 말없는 웃음을 보냈다.
지몽이 나간 후 이 넓은 공간엔 둘만이 남아있다. 적막이라는 공기는 가벼운듯 무거웠고 그들은 이내 서로 어색해지고있었다.
요를 위해 특별히 내린 차를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새삼 뒷걸음으로 제자리로 돌아갈때 앞을 보니 참으로 외로운 자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리도 넚은 텅 빈 공간에 고작 한사람분의 자리에 앉아 있다니, 자기같다면 하루라도 앉아있었지 못했을것같다.
"이제 너의 이름을 불러도 되는것이냐?"
".예-. 이제 마음껏 부르세요"
"나만이라도 너의 이름을 까먹지 않을것이다 하진아"
요가 수에게 말한 후, 그저 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 또한 그런 요를 바라보다 두어번 고개를 두리번 거린 후에 다시금 요를 쳐다보았다.
"폐하"
"응?"
쪽-
"저의 이름을 불러준 것에 대한 보답이옵ㄴ..."
그렇게, 그들은 두번째 키스를 했다.
"하진아 오늘 내 침소로 가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지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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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까의 말
: 꺄 우리 요><
수도 하진이도 많이 아끼는 우리 스윗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