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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모르시죠 폐하?"
"무엇을 말이냐?"
"폐하께서는 황자님들과 다 함께 모여계실때 행복한 웃음을 짓습니다 "
"내가?"
수의 무릎을 베고있던 요는 시선을 수쪽으로 돌렸다. 수는 그런 요를 보며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요는 자신이 그런모습이였냐며 되물었고 수는 다시금 네- 라고 대답했다.
"저 또한 이렇게 폐하와 함께 둘만 있는것도 좋지만 황자님들과 놀았던 추억 또한 너무나 그립습니다"
수는 옛날생각을 하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예전 10황자와 머리를 잡고 싸운기억, 14황자를 구해준 기억, 글을 배운 기억..
이렇게 최고상궁으로 올라오고 자신의 정인인 남자는 어느덧 한 나라의 황제가 되어 차마 함부로 마주볼 수 있는 자리에서 오른것이
한편으로는 참으로 외로웠다.
"얼굴 뵙기가 다 너무 힘듭니다 황자님들이요"
"나 또한 그래. 수 너가 없었다면 난 이 황궁에서 성격이 어찌 변했을지 모른다."
요는 수의 부탁으로, 이곳에서는 하진이 아닌 해수로 살고싶다는 말에 하진이라는 이름은 잠시 넣어두기로했다.
수는 요를 보며 희미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감히 황제의 침소에 궁녀의 신체가 닿는것은 너무나 커다란 죄가 되었지만,
황제의 정인으로써 그 죄는 눈녹듯 사라질것이다. 그 누가 황제의 말을 거역하리.
수는 새삼 선왕의 이야기를 해주었던 오상궁이 생각났다. 만약 선왕께서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이 남자와 같았더라면, 오상궁도
한번쯤은 온전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
"이 커다란 방도 수 너와 함께 있으니 따뜻한 느낌이야. 없으면....예전 내 처소가 좋았다"
"제가 쭉 옆에 있겠습니다."
요는 쭉 수의 무릎을 베고 있다가 곧 일어나 자신의 침대쪽으로 갔다. 그리곤 팔을 곧게 뻗은 후 수를 향해 고개짓을 했다.
수는 웃으며 못말린다는듯한 표정으로 요의 팔을 베고 누웠다.
"와- 제가 폐하의 용안을 보고 감히 팔을 베고도 누워보네요"
"처음이다. 내가 이리 팔을 내어준 여인은-"
요와 수는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저 말없이. 적막한 공기만이 그들의 곁을 맴돌았고 이내 요의 입술이 먼저 띄어졌다.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수를 향해 말했다.
"은애한다"
"폐하.."
"....널 많이 아끼고 누구보다도 소중해 수야, 아니 하진아"
"...저도....폐하를 너무나 은애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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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저도 이제 차를 제법 낼 줄 압니다!"
"그래 채령아 잘내렸다-. 응? 국화차네? 이건 9황자님께서 좋아하는차지?"
"...예 마.맞습니다"
"...그래, 비단 9황자님만이 아닌 다른 황자님들의 차도 채령이 네가 신경을 써봐-"
수는 채령의 행동에 눈치를 채고는 그저 그렇게 넘어갔다.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었으니까.
당황하는 채령이의 모습에 귀엽다고해야할지 걱정이 된다고 해야할지.
수는 황자들에게 줄 새로 만든 비누를 위해 한지로 곱게 싸는중이었다. 황자들에게 가는 모든 다미원의 물건 혹은 음식은 수 자신이
손수 해주고 싶었기때문이다.
똑똑-
"네-"
"해상궁님 저...."
수는 빠른걸음으로 다미원의 별채로 걸어갔다. 수가 도달한곳은 다른곳도 아닌 바로 예전 10황자의 탄일축하를 해주던곳이었다.
그곳엔 황자들과 황제가 모여있었고 무엇을 하려는지 그들은 도포자락을 하나같이 다들 걷어올리고 있었다.
수는 다시금 함께 모여있는 그들을 보니 웃음이 나는것같았다. 그곳의 가운데엔 요가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은과 순덕 또한 자리하고 있어 수는 환히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수 네가 오면 아무도 들이지 말라했다"
백아가 수를 향해 개구진표정을 하며 말했다. 그들의 앞엔 비누를 만드는 재료들이 놓여져있었다.
설마. 수는 치렁치렁한 도포자락을 걷어보이고 앉아있는 황자들을 다시금보고는 그만 웃음이 터지고말았다.
"푸흡- 아니 이게 다 무엇이옵니까"
"해상궁 네가 우리 보고싶다고했다며?"
은이 수를 향해 말했다. 은과 순덕은 제법 친해져 있었고, 은 또한 백아에게 들었는지 수라는 이름이 아닌 해상궁이라며 개구지게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 은과 순덕의 달라진 모습에 새삼 낯설은 느낌을 받은 수였지만 그런것도 잠시, 은의 말과 행동에 바로 익숙해지고있었다.
수는 요를 쳐다보았다. 요는 그저 한쪽의 입꼬리만을 올리고있을뿐이었다.
"예- 제가 황자님들을 뵙고싶어했습니다 그것도 무지무지"
"해상궁은 참으로 대단한것같습니다... 어떻게 한마디에 황자님들과 폐하를..."
순덕은 부러움의 눈빛으로 말했다. 순덕에게 수와 황자들에게 수의 의미는 달랐다는것을 알았으니까.
수를 볼때 황자들의 눈빛은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눈빛이었기에.
수는 순덕의 말에 옅은 웃음을 보였다. 그런 순덕의 말에 새삼 황자들에게 인사를 건내고 싶은 수였다.
"그러게요 제 주제에 이리 호사를 누립니다. 저의 친구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는 그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홀로 옛기억에 아파하고 씁쓸해한 자신에게 미안해질 정도로 그들은 너무나도 수에게 잘해줬으니까.
모두 수에대한 향수로 인해 다시금 수의 벗이 되어주었기에, 수는 진심을 다해 그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어이 해상궁- 고개 들어라 들어 뭘 새삼스레- 어서 와 앉거라"
수에게 말을 튼것은 다름아닌 원이었다. 평소는 수에게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채령을 돌바주는것에 대한 자그마한 성의였을까,
그는 수에게 무심한듯 말하며 앞의 재료들을 보고있었다. 폐하의 부름이라했다. 오랜만에 다함께 모여 다과와 놀이를 즐기자고하셨단다.
그날 수의 말에 신경이쓰엿던 모양이었다.
"직접 비누 만드시려고요?"
"덕아 너도 수처럼 이런걸 좀 해보는게 어떻겠냐?"
"..알겠습니다.."
"은아, 이곳에와서까지 꼭 네 처에게 그런말을 해야겠니?"
요가 은에게 그러지말라는듯한 어투로 말했다. 은이는 예 폐하- 라고 하며 머쓱해했고 순덕과 수는 눈을 맞축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진풍경이 아닐수가 없었다. 수를 도울 채령이를 제외한 모든 궁녀들은 일제히 이 장소의 근처도 오지 못하게 한 후 그저 이들만의
시간을 보내는중이었기때문이었다.
"백아님과 정이님께서는 이렇게 하시면 될것같습니다"
수 역시 황자들에게 조곤조곤 말하며 가르치고 있었고, 황자들은 우왕좌왕 하면서도 한걸음 한걸음 잘 따라오고 있었다.
백아는 열심히 하며 수에게 말했다.
"수 너는 어떤 향을 좋아하느냐?"
"음.... 저는... 장미향을 좋아합니다"
"마침 장미향이 너를 향하고 있구나"
백아는 씨익 웃으며 수를 향해 말한 후 다시 열중하기 시작했다.
백아의 말에 수가 무슨말이냐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이내 황자들은 헛기침을 하며 서로 말을 섞으며 제 할일을 하는중이었다.
수는 그런 그들의 행동에 그저 바라보고 있었고 수가 몸을 튼 순간 그녀 또한 깨달았다.
요가 장미잎을 사용해 비누를 만들고 있었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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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강령하셨습니까 폐하"
연화였다. 요에게 긴히 할말이 있다며 청을 하여 불러들였던것이다.
요는 때마침 수도 볼겸 세욕도 할겸 다미원으로 향하려던길이었다. 하지만 급한 용무가 있다는 말에 수를 뒤로하고 연화를 보러 왔다.
연화는 싱긋 웃더니 요에게 말했다.
"폐하, 폐하께 혼인을 요청하옵니다"
옆에 있던 지몽이 놀라 연화를 쳐다보았다. 요 또한 놀라 연화를 향해 되물었고 연화는 꿋꿋이 요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황후가 되어야겠습니다. 저의 뜻을 받아들여주세요"
"난 마음속에 둔 정인이..."
"수 말씀이시죠? 그 아인 폐하의 여인이 될 수 없습니다. 잊으셨습니까? 폐하의 여인이 되려면 몸에 흉이 없어야한다"
"...너..!!"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요. 그 아이는 절대 폐하의 여인이 될 수 없습니다"
정이가 빠르게 다미원을 향해 달려왔다. 그의 두 눈은 수를 찾고있었고 수많은 궁녀들을 붙잡아 그녀의 행방을 물었다.
마침내 수의 행방을 알아낸 정은 그녀가 있는곳으로 갔다. 다미원 안쪽에 있는 재료들이 있는 창고였다.
수는 조금 높은 찬장에 있는 것을 꺼내려 손을 뻗고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뻗은 수의 손은 위태로웠다.
정이는 수 쪽으로 걸어가 수가 집으려던 재료를 꺼내주었다. 수는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엔 정이 서있었다.
"정이님..."
"...괜찮냐?"
"....예 괜찮습니다"
"....수야.."
"...폐하께서는 제게 약조하셨으니까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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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의 혼인을 경축드리옵니다..."
욱이마저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의 누이가 감히 폐하의 옆을 꿰었으니 말이다.
다른 황자들은 다 같은 생각을 했을것이다. 아니, 요 또한 같은생각을 했을것이다.
수는 묵묵히 그저 다미원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 또한 자신의 운명을 알았으니까.
어쩐일로 다미원에 지몽이 기별하였다. 수를 찾는듯 하여 수는 지몽을 자신의 방으로 모셔왔다.
"무슨일이십니까"
"...오늘밤 폐하께서 해상궁님을 뵙고자하십니다"
"폐하께서요?"
"예... 말씀하시기로는 고려의 별이 뜨는곳이라고...."
수는 고려의 별이 뜨는곳, 예전 3황자의 처소로 향하고 있었다. 언제나 고요한 그곳. 유독 한곳만 불이 환히 켜져 수를 반겼던
그곳으로 달려가는 수였다. 비록 다리가 성치않아 완전히 뛰지는 못했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곳을 가니 예전의 풍경이 수를 맞이했다. 고요한 풀잎 부딪히는소리, 나무들의 바람을 가르는소리. 그리고 환한 불빛까지.
똑똑-
"..폐하..."
"왔니 수야"
항상 그렇듯 수를 향하는 그 웃음은 수를 항상 안심하게 하게한다.
수는 요를 향해 다가가 누구보다 따뜻하게 안았다.
"...수야 내 정이에게 귀향형을 내렸다..."
"....폐하...."
".....너 또한 출궁을 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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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까의말
: 은애한다.......수야....크... bbb
연화...ㅂㄷㅂㄷ....여기저기서 ㅂㄷㅂㄷ
여러분 끝날때까지 끝난거 아닌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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