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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암전.
귀를 막아도 자꾸 들리는데, 내가 잘못들은거지? 그럴리가 없는데...
형이 그럴리가 없잖아. 나한테 그런식으로 말할 리 없어.
내가 잘못한거야?
숨이 막힌다.
꿈에 사로잡혀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끔찍이도 나를 점령하는 열기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앓는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목을 조르고 있다.
그래, 이러다 죽으면 행복한 결말일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차라리 마음이 편안하다.
더이상 견디지 못할만큼 숨이 가빠지고,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한계에 다다른듯 눈물이 흐른다.
내려앉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고, 큰 손은 곧 내 목 뒤를 받친다.
목소리의 주인은 몸을 가까이 붙이고, 천천히 나를 일으켜 앉힌다.
온몸이 흔들리도록 숨을 몰아쉬면서도 간신히 그 팔에 매달리듯 붙들고 눈을 깜빡였다.
우태운이 아니다.
들리는 목소리에 시야를 집중한다. 눈을 몇번이고 깜빡여도, 여전히 보이는 것은 같다.
민혁은 우리 집의 주치의였다.
다.
인턴의 사소한 약물량 착오가 환자의 발작을 일으켰다. 민혁은 필요 이상으로 제 위치의 책임을 지려 했고, 결국 사직서를 냈다. 민혁을 신용하던 아버지는 그런 그를 마음에 들어했다.
아버지가 죽고 나서부터는 그를 볼 수 없었지만, 그 전까지 민혁은 우리 가족을 보살폈다.
그의 모습에서 자연히 아버지가 떠올랐다.
"...어떻게...선생님, 아..!"
당황한 마음에 누워있던 침대맡을 짚고 물러나 앉으려는데, 날카로운 고통이 온몸을 관통한다. 눈을 질끈 감는다.
조용히 말하고, 내 어깨를 살짝 감싸듯 받쳐안은 그가 천천히 몸을 눕혀준다.
순간적으로 밀려드는 기억에 왼팔을 내려다본다. 묵직한 무게감과 함께 거칠거칠한 깁스가 눈에 띈다.
시계조차 없는 이 방에는 아직도 그 끔찍한 행위에 따른 역겨운 냄새가 감돈다.
"....봤어요?"
"내가 씻겼어.
"궂은 일 하셨네요."
"병원에서는 더한 일도 했어."
"........"
"신경쓸 거 없어."
그 큰 손이 부드럽게 내려앉을 때 왜인지 눈물이 날 뻔 했다.
"......"
"감기는 아닌것 같고, 몸이 무리를 했거나, 충격이 컸거나."
둘 다이거나.
"우태운은 어딨어요?"
"...한참 전에 나갔어. 곧 올거야."
왜 나는, 선생님....
선생님은 그대로네요.
나도 그대로이고 싶었어요.
또다시 눈물이 흘렀다. 여전히 나를 조용히 지켜보는 그의 시선에 이상한 안정감이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도 몰랐다. 눈물이 느릿하게 흐르다가,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흐느낌이 밀려왔다.
어린애처럼 소리내 우는 모습이 그의 앞에선 아무렇지 않았다.
손을 들어 엉망으로 젖어가는 눈을 문지르자 까슬한 깁스가 여린 살을 자극한다.
살짝 내려앉은 손은 눈물을 가볍게 닦고 눈 위를 덮는다.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내 어깨를 다독이고 손을 잡았다.
나는 혼자선 어느것도 정하지 못하는 놈이니까.
"네가 하고싶은 대로 해."
그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네가 가고싶은 곳으로 가."
그의 마지막 말은 가슴을 후벼팠다. 이유를 묻고싶어도 물을 수 없었다.
"미안하다..지호야. 너에겐, 미안한게 많아."
벌컥,
거칠게 문이 열렸다.
방 안에는 여전히 가습기가 돌아가고 있었고, 흰 침대 맡 의자에는 민혁이 앉아있었다.
"정신 차리자마자."
"이 씨발새끼가!!!"
문가에 있던 꽃병 하나가 벽으로 던져져 부서졌다.
민혁은 미동없이 침대 위 만을 바라봤다.
"까불지마, 우태운."
"후회? 헛소리 지껄이지 마. 당신이 뭘 아는데?"
"단순한 우애따위 처음부터 없었어 너."
태운의 눈썹이 찡그려진다. 감정이 격해져 금방이라도 몸싸움을 벌일 듯 공기가 굳는다.
"교육받을때 겉핥기식으로 넘어가는 정신과 내용으로도 뻔히 보일 만큼 노골적이었던건 알아?"
"...씨발, 무슨 헛소리야.."
"넌 정신병자고 미친놈이라는거야."
민혁 답지않게 흥분한 어투, 공격적인 태도로 태운을 바라본다. 천천히 넥타이를 느슨히 하는 손이 분노로 떨린다.
"아무리 포장해도 집착이고 광기야. 넌 비정상이야."
"난 안미쳤어!!!"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해, 네가?"
"그새낀 내 동생이 아니야!!! 아버지가 술집년하고 바람나서 태어난 더러운 놈이라구, 알아?!"
"더 해봐."
"내 부모 다 그새끼가 죽였어! 그새끼가 다 망쳤어, 남이나 다름 없어!!!"
"그게 네가 바라던 거지."
"......."
"아니야?"
그리고 침묵.
무거운 공기는 모든것을 내리누른다.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할 때 민혁이 다시 입을 연다.
"그래서 난 지호에게 미안한거야."
"........"
"아무것도 못했어. 네 그 더럽고 시커먼 속내를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했어."
"그럼 이제와서 이러는 이유가 뭔데."
"........"
"전처럼 시키는대로 치료나 하고 꺼질 것이지, 이제와서 뻔뻔하게 위선자 짓이야."
"늦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것 뿐이야."
"할수 있는 일이 고작 팔 부러진 새끼 밖으로 내모는거지."
날카로운 상태에서의 대화는 겉돌기 마련이다. 그저 사라진 우지호가 어디에 숨어버렸을지에 신경이 쏠려 미칠 것 같다. 이게 다, 이 거지같은, 씨발.. 너 때문에.
진심으로 우스워서, 미친놈처럼 웃었다.
멍청이.
"........."
"내가 못받은 아버지 사랑, 다 그새끼가 받았어!"
".........."
"그래, 네가 하는 말대로...맞아, 나도 사랑했어. 나는 어머니보다 그새끼가 더 좋았어!!"
"그래서 그따위 짓을 했어?"
나를 그렇게 보지 마.
".....뭐?"
"우지호 때문 아니야. 다 너때문이야. 어린애가 할수 있는 더러운짓은 다,"
"입다물어!!!"
풋,
이제는 아예 웃는다. 내 위에 선것 처럼 차갑게 바라보는 것 처럼 단단하던 그가 허물어지듯 비웃음을 짓는다.
"불쌍하다, 너."
"........."
"불쌍할정도로 멍청해."
"당신,"
"나는 전부터 지호가 안쓰러웠고 행복하길 바랬어."
귀를 막고싶었다.
"너는 평생 못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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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양김이 왓습니당ㅋㅋㅋㅋㅋㅋ 너무 오랜만에 와서 죄송해여 ㅠㅠㅠㅠㅠ 수능 끝나니까 의외로(;;;) 바쁘네여 그내세 잊으신 분들이 너무 많을것 같아 똥줄탑니다 ㅠㅠ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주신다면 저는 행복할거에요
2.
미녁신 등장 샤프하고 쿨하고 시니컬한 역이네요 멘탈붕괴때의 똥쟁이 이미녁과는 다른모습!^^
3.
우지호는 어디로 날랐을까요 대충 예상하실것 같은디
4.
우태운 찌질해....ㅠㅠ
5.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댓글좀 주세여 여러브니랑 소통좀 하게....^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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