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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계획한 대로였다. 

작품과 관람객은 그의 기대대로 잘 움직여 주고 있었다. 관람객들의 탄성과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갤러리의 꼭대기 층에서 관람하던 그의 눈에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이따가 보자는 의미가 그런 거였나. 


 

한솔은 경사진 복도를 따라 내려갔다. 작지만 다부진 지훈의 뒷모습은 그에게 이상한 위안을 주었다. 살갗에 와 닿는 기시감에 그는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죽은 손목시계는 움직이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솔은 지훈의 그림자를 쫓았다. 

지훈은 멈춰 서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수첩에 뭔가를 적으면서 제법 꼼꼼히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었다. 그는 그림자처럼 지훈의 뒤에 따라붙었다. 접객은 진작 끝났으니 이 정도 여유는 부려도 되었다. 

지훈은 마지막 전시물 앞에 왠지 모르게 슬픈 표정으로 서 있었다. 한솔은 거울 너머의 자신을 응시하는 지훈을 보며,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지훈을 우울하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해졌다. 그는 관람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전시관 밖으로 나서는 지훈을 따라잡았다. 그의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지 지훈이 그쪽으로 돌아섰다. 

지훈은 평소보다 힘없이 미소 지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 때문에 피곤하셨을 텐데, 와주셔서 감사해요.” 


 

안 그래도 드릴 말씀이 있었어요, 한솔 씨,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요. 뭘 먼저 들을래요?” 


 

나쁜 소식이요.” 


 

인격이 소실될 수 있어요.” 


 

기껏 해봤자 몸에 관한 것일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소실이라, 그의 몸 전체로 새하얗게 두려움이 번져 갔다. 


 

미안해요.” 


 

아뇨, 괜찮아요. 좋은 소식은 뭔가요?” 


 

치료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치료를 멈추지 않는다. 

한솔에게 그 말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를 끝까지 몰아 볼게요, 라는 말과 동급으로 들렸다. 

의사면 배울 만큼 배우지 않았나? 왜 굳이 위험한 일을 맡아 하려는 걸까. 그것도 버논과 관련된 일을. 

어쨌거나 의사는 치료를 계속한다고 했고, 그건 일개 환자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다 집어치우라지. 


 


 

한솔은 잠긴 문고리를 움켜잡고 흔들었다. 기분 나쁜 차가움이 그의 손에 스몄다. 그는 자신이 입고 있는 병원복을 내려다봤다. 환자가 된 기분이었다. 병원복을 입고 있으면 자신의 모든 것이 의사에게 낱낱이 까발려지는 기분이었다. 

어떨 때는 병원복이 그를 대신해 소리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최한솔은 이렇게나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인간이니까, , 와서 모두들 보세요! 

다행히도 그 환각이 진행되기 전에 문이 열렸다. 시꺼먼 어둠이 한솔을 삼키고 또다른 문으로 그를 토해냈다. 


 


 


 

햇빛이 일렁이는 오후, 그의 작업실이었다. 


 


 

한솔아.” 


 

작고 여린 목소리. 

승관의 것임을 그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어디서 들려오는지는 몰랐다. 

문밖이었나. 한솔의 손이 문을 열었다. 


 

승관아.” 


 

한솔아.” 


 

같은 목소리. 

이번에는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이었다. 한솔은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승관의 웃음소리가 계단에 퍼졌다. 


 

부승관!” 


 

무서워, 한솔아.” 


 

승관이의 목소리는 이제 좀 더 높은 곳, 옥상으로 향하는 철문의 뒤편에서 들렸다. 문을 열면 승관이 보일 것만 같다. 

그의 얼굴을 보면 무엇부터 말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한솔의 손은 문을 열어젖혔다. 


 


 


 


 

아.
 

   

승관 대신 또 다른 그가 문 저편에 서 있었다. 그는 그이기도 했지만 그가 아니기도 했다. 버논이라는 존재가 사악한 천재라는 것을 한솔은 새삼 깨달았다. 

그가 경험하지 않은 기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유리한 강점이었다. 특히나 이렇게 그를 협박할 때는 더더욱. 


 

우리는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았나 봐. 그렇지 않고서야 이토록 지독한 악연으로 만났을 리 없잖아. 그렇지?” 


 

버논이 말을 건넸다. 어떻게 저걸 가져올 생각을 했을까. 버논의 손에 들린 것은 캠코더였다. 버논의 흰 손가락이 재생 버튼을 흘렀다. 


 

딸깍. 


 

참으로 경쾌한 동작이었다. 저 기계는 그것이 담고 있는 무거운 소리를 알까. 

칙, 하는 소리와 함께 노이즈 섞인 승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솔아.” 


 

스피커에서 나지막하게 흘러나오는 승관의 목소리에 한솔은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무엇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이것은 모두 꿈일 뿐이었다. 언젠가는 모두가 꿈보다도 아픈 현실을 다시 마주해야만 한다. 버논은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번 게임의 미끼로 캠코더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흐느끼는 한솔을 보고서 미소를 지었다. 승관의 죽음 이후 오랜만이었다. 

버논이 한솔에게 속삭였다. 악마의 꼬드김은 그 무엇보다도 달콤했다. 

꿈 속의 초콜릿, 초콜릿, 초콜릿처럼- 


 

, 뛰어내려. 더 깊게 잠들 수 있잖아. 알잖아. 어떻게 하는지.” 


 

실로 달콤한 유혹이었다. 계단을 올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지만 한솔은 돌아보지 않았다. 손목의 초침은 제 몫의 작은 떨림을 심장 박동에 얹고 있었다. 

난간의 너머로 그는 발을 옮겼다. 아래의 어지러운 풍경에 그는 난간에서 손을 놓고 하늘을 보았다. 자신의 얼굴에 밝은 빛결을 만드는 햇빛을 잡으려 그는 손을 한껏 뻗다 하늘을 날듯, 한솔은 떨어졌다. 

승관의 비명이 어딘가에서 들리는 것만 같았다. 아마 과거의 시간에서 기어 나온 것이었으리라.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킁킁 쪼꼬냄새,,,작가님 스토리 천재져
7년 전
독자2
우어엉 잘 보고 있어요!!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해요ㅠㅠ 인셉션 느낌 낭낭해서 넘나 좋은 것(๑ •̀ω•́)
7년 전
독자3
줄거리 탄탄할 거라고 믿습니당 아 벌써부터 쥬니한톄 치여써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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