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네번째봄
"아↗아→ 아↘."
중요한 회의 전, 역시나 사장님은 목 풀기를 잊지 않으신다.
그렇지 않아도 좋은 목이 혹여 상했을까 목도 축이시고, 오늘은 좀 떨리시나?
"떨리십니까?"
"내가요?"
"오늘은 준비를 더 많이 하시는 것 같아서요."
"안 떨립니다. 사장이 떨어서 되겠습니까. 항상 자신만만하자. 제 좌우명입니다."
언제는 다 잘하니까 나다. 였으면서..
"..시간 다 되었습니다."
"벌써?"
"네."
"잘 봐요. 탄소씨가 일하는 곳의 사장님이 얼마나 대단한지."
어련하시겠습니까...허허
*
가끔 보면 도대체 왜 떠시는지 모르겠다. 임원들을 다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압도적이어서 말하는 동안 눈을 뗼 수 없게 한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사장 자리에 올라온 그는 아버지가 부끄럽지 않게,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게 더욱 노력했겠지. 그 누구보다.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보다 빤히 쳐다보는 사장님의 눈빛에 나가는 정신을 붙들었다.
"이상으로 회의 마치겠습니다."
"탄소씨는 남아요."
"네? 아, 네."
큰일 났다. 멍 때리던 거 걸렸어..
"우리 비서님."
"네.."
"내가 엥간히 잘생겼나 봐?"
"네?"
"아주 눈을 못 때겠지?"
"..."
"하긴 회의도 잘해, 얼굴도 잘생겼어, 심지어 목소리도 좋네."
"후.."
"나 같아도 반했다. 그치?"
눈은 찡그리지 마시죠, 괜히 겁먹었잖아. 누가 이렇게 살벌하게 불러.
*
"아이고 어깨야.. 긴장은 안 했는데 어깨가 좀 뭉쳐서 그런데 마사지 받으러 가는 거 어때요."
"바로 잡겠습니다."
"우리 비서님도 같이 하자."
"전 멀쩡합니다."
"에이 사람 속은 전문가가 보기 전에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러니까 커플ㄹ.."
"혼자 가실래요?"
"미안합니다."
*
"하나만 묻자. 니 새끼가 왜 여기 있지?"
"내가 묻고 싶은데. 니가 왜 왔지?"
제발 누가 둘 좀 말려봐요. 거기 옆에 비서님? 왜 안 말리고 웃고 있죠?
"저어..안 말려도 되는 겁니까?
"아, 처음이시군요. 둘이 만나면 저러는 게 일상입니다. 이제는 귀엽네요."
"네?"
"괜찮습니다. 그래도 둘이 제일 친하거든요."
"아."
"저는 민윤기입니다. 저 새.. 아니 저 사장님을 유일하게 바로 잡는 비서입니다."
"아, 저는 김탄소 입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탄소씨도 고생이 많아요. 저희는 저기 가서 커피라도 마시죠."
"진짜 반가운 소리입니다."
"뭐야, 어디 갑니까. 가지 마세요. 제 곁에 계세요."
"아, 당신이 탄소씨 인가요?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겁니다."
아니 이 사람들은 나한테 주문 거는 게 취미인가
"뵐 일 없을 듯합니다."
옆에서 죽일 듯이 쳐다보거든..
"닥치고 마사지받으러 가라. 우린 우리끼리 받으러 가니까."
"은근슬쩍 팔짱 끼시지 마세요. 전 마사지 안 받습니다. 민 비서님과 커피 마시러 갈 겁니다."
"와, 지금 나 배신한 거지?"
"ㅇㅇ너 버림받음."
"진짜 서럽다. 여기서 내 편 하나도 없어."
"이제 알았냐? 그쵸, 우리 탄소씨?"
"우리라는 호칭은 나만 쓰는데?"
"응, 닥쳐."
"뭐해요, 탄소씨. 우린 우리끼리 갑시다. 저기는 신경쓰지 말구요."
"네네.."
"민 비서님. 지금 저 버리시는 겁니까?"
"어."
"어? 지금 잘리시고 싶습니까?"
"맘대로 하세요. 내가 잘리면 누구 손해지?"
"우리 비서님 커피 맛있게 드시구 꼭 제 카드로 긁으시구, 제일 좋아하는 치즈케이크 많이 먹고 와용. 또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징?"
"모르는데."
"아아 혀엉.."
뭐지 이 둘의 관계는?
"둘이 저러는 거 일상이야. 내버려둬."
일상이 피곤하다..
자주 뵙고 싶은 우리 암호닉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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