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배님, 부산 선착에서 무기밀매업자들이 들어왔다고 하는 데, 바로 출동할까요 ? ”
“ 다들 총기소지하고, 무전때리고. ”
“ 예. ”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 정국에게 태형은 점점 잊히는 듯 했지. 아니, 정국이 잊으려고 한것일수도. 그게 아니라면 태형은 그저 정국에게 여느 범인들과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겠지. 정국은 형사팀의 팀장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음. 더 올라가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냥 이 팀원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았기 때문. 대신 형사A팀의 실적이 높아, 중대한 임무는 모두 전정국이 속해있는 팀인 형사A팀이 맡게됌. 몸은 몸대로 피곤하지만, 큰 일을 끝마치고 나면 그 만큼의 포상휴가도 주어졌음.
“ 하나 둘 셋.
A팀 전체 투입. ”
전정국이 있는 이 곳은 각종 무기가 한국으로 수입되고 있는 곳이였다. 그동안은 검은 손으로 은밀하게 진행이 되었지만, 정국의 메일로 찌라시가 들어온 후 잠복을 하고 있었는 데. 그게 사실인 것이였다. 정국과 팀원들은 4개조로 나뉘었고, 정국은 현장제압을 하러 숨을 죽이고 있었던것. 자신에게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정국은 평소보다 신중할 수 밖에 없었지. 누가 자신에게 잡혀달라는 듯이 메일을 보냈고, 지금까지 무기밀매가 숨겨왔던 것이라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조직이 엮여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 팀장님, 사건처리했습니다. ]
전정국의 지휘아래에 사건의 처리를 끝냈고, 정국은 포상휴가를 받게 되었음. 큰 사건은 끝냈지만, 남아있는 사건때문에 휴가를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했지만, 이제 제법 자신의 일을 잘 해내는 후배녀석들의 등떠밈으로 비행기에 올라타게 됌. 평소 조용하고 몸이 편안한 여행을 즐기는 정국은 영국 바스에서 여행을 하기로함. 혼자서 사진을 찍고, 혼자 밥을 먹고, 배낭여행을 즐기는 것. 영국에 온 지 3일차에 카메라를 들고 로얄크레센트에서 풍경사진을 눈에 한번 카메라에 두번 담음.
“ excuse me.Are you alone?
실례합니다. 혼자오셨어요 ? ”
카메라에 시선을 뺏기고 있을 때 누가 정국의 옆에서 이야기를 해. 정국은 자신의 일에 집중을 하고 있으면 다른 무엇이 자신을 건들여도 신경따위 쓰지않음. 그래서 지금 누가 말을 걸어도 대꾸를 하지 않던 것이고,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정국은 앵글에 풍경을 다 담고나서야 카메라를 내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림. 그러다가 옆에 있는 사람을 보게 된 것.
“ excuse me.Are you alone?
실례합니다. 혼자오셨어요 ? ”
“ yes ”
“ Really? ”
정국은 가볍게 고개를 두번 끄덕여.
“ I've missed you.”
정국은 눈을 의심함. 3년 동안 어디로 날아갔는 지 모를 김태형이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기 때문. 태형은 입꼬리를 올려 싱긋-웃고는 자신의 시선을 정국에게 맞춰. 그렇게 둘은 3년만에 자국이 아닌, 영국 로얄크레센트에서 만나게 됌. 정국과 태형은 근처에 있는 카페로 자리를 옮겨. 정국이 보기에 태형은 예전과 달라진것이 없음.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태형의 나이이지만, 시간은 3년전 스물 일곱으로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물론 태형이 보기에 정국도 3년전 그대로고.
“ 김태형. ”
“ 잘 지냈어요 ? 3일 동안 카메라랑 데이트하시는 줄 알았네. 옆 좀봐요. 누가 납치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
“ 언제부터 따라온건데. ”
“ 음 … 영국 공황에서 내리는 그 시간부터 ? ”
태형은 그 동안 정국을 따라다녔음. 사실 그 메일을 보낸 것도 태형이였고. 태형이 메일을 보낸 그 무기불법 매매 업자들은 태형의 양아버지가 조직하시는 업체와 사이가 무척이나 안좋았음. 태형은 그 업자들이 한국에 불법매매를 한다기에 옳다구나한거지. 정국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싶기도 했고. 그 업자들을 약올리고 싶기도 했으니까. 태형은 한국에 돌아올생각이 없었음, 정국을 볼 자신도 없었고. 그런데 욕심이 생긴 것. 하루만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 그렇게 태형은 정국을 보러 간 것. 한국에 들어가지 않아도 정국이 영국에 있기 때문에 볼 수 있으니 태형은 발걸음을 제촉했지. 그렇게 정국이 공황에서 내릴 때 부터 정국의 뒤를 졸졸 쫒아다녔고. 더 빨리 알았음 좋았을 텐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자신을 알아채지 못한 정국에게 먼저 말을 걸은것.
“ 어디에 있었던 건데. ”
“ 한국에서 아주아주 먼 곳이요.
그때 왜 안왔어요. 일이 바빴었어요? ”
“ 응. ”
“ 기다렸었는 데. 안오길래 인사도 못했네, 잘 살았나봐 ? 더 잘생겨졌네. ”
그 둘이 있던 세 시간의 절반은 침묵이였음. 그 침묵동안 태형은 정국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기에 바빴고, 정국은 자신의 안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후배들의 사건보고를 보고 있었음. 밖의 노을이 질 때 쯤 만났던 둘은 밖이 어두워 진 것도 몰랐겠지. 태형은 기다림에 지쳐 자신의 팔을 괴고는 잠에 들었고, 정국은 그제서야 슬라이드를 내리고는 태형을 쳐다봐. 그리고는 태형을 빤히 쳐다봄.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 싶어서 한번, 무사해서 고맙다고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