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순영=대환장파티 특별편
부제: 곰이라니.. 이제 하다하다 곰이라니..!
슬곰님의 소재입니다
<첫 만남>
강원도에서 반달가슴곰이 대표동물인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근데 그 반달가슴곰이 반인반수라면 코웃음을 치며 아무도 믿지 않는 사실이 될 것이다.
나도 처음엔 그 일이 코웃음 칠 일이었지.
친구들과 3박 4일로 여행을 갔다가 집에 가는 길이었다.
잠시 쉬어가기 위해 산 정상 휴게소에 멈췄다. 멀미가 나던 탓에 가장 먼저 내려 맑은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걸로는 부족한 건지 아직도 멀미가 나 먼 산을 바라보는데 먼 산보다 먼저 보이는 건 반달가슴곰 동상이었다.
"이런 곳에 동상도 있네."
순간이었다. 반달가슴곰 옆에서 똑같은 포즈를 하며 무서워 보이려는지 인상을 쓰고 앞을 보는 누군가에 의해 웃음이 터져버렸다.
사람들은 빠르게 그 앞으로 모여들어 사진을 찍기 바빴고 난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다가갔다.
앞에서 구경을 하고 있는데 친구 놈이 우리는 갈 테니까 너는 마저 구경하다 오라는 톡에 욕을 쓰려고 했으나 휴대폰이 사라지는 바람에 놀라 앞을 보았다.
"뭐, 뭐야. 저 그쪽 안 찍었습니다. 이리주세요."
"어? 노랑..? 설마.."
"네?"
갑자기 내 머리를 가리키다가 흠칫 놀라며 도망갔고 난 휴대폰을 위해 이 악 물고 뛰었다.
핸드폰이 나한테 돌아왔다. 물론 액정이 깨진 채로. 순식간에 떨어져 나한테로 슬라이딩 돼 친절히 내 신발 앞에 멈춰진 휴대폰은 그야말로 예쁜 쓰레기가 되어있었다.
"내 피같은 돈이.."
"미아내.. 노랑님.. 나는.. 난.."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우는 그녀에 의해 달래려고 다가가면 더 세게 울면서 내게서 멀어져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서있었다.
내 어깨가 잡히고 뒤를 도니 익숙한 얼굴이 보여 우는 척을 하려고 했으나 가볍게 실패했다.
"야 이새끼야. 넌 이제 하다하다 여자까지 울리냐?"
"말 시키지 말아봐. 나 지금 굉장히 참고 있으니까."
"미친놈아 울면 달래줄 생각을 해야지 뭐하고 있는데."
"아 꺼져봐 좀."
"저기요 일어날 수 있겠어요?"
"부농이다..!"
"네?"
"그쪼근 깡총깡총 마쬬!?"
오늘 일진이 너무 안 좋았다. 내가 일진이 되어 세상을 정복하고 싶을 만큼.
밥 먹다가 쏟아서 반을 버려야했고(물론 이건 이석민이 엎어서 내가 손해본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위바위보까지 져서 밥값까지 계산해야 했으며(뒤늦게 안 건데 내가 화장실에 갔을 때 이지훈이 입을 털어서 짜고쳤다)
평소 쓴 걸 못 먹는데 알바가 실수를 한 건지 시럽을 안 넣어줘서 쓴 커피를 주셨고(윤정한이 내 말을 듣고 빠르게 차를 출발시켜서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 내 휴대폰 액정이 깨지고 켜지지도 않고 있다.
"깡총깡총..?"
"마자요! 깡총깡총!"
급 쭈그려 앉아 토끼처럼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려 깡총깡총 뛰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지금 내 핸드폰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웃고 있겠다?
"이거 아직 할부도 안 끝났는데 어쩌실 거예요?"
"..."
"됐고 그쪽 집이 어디에요?"
내가 말할 때마다 움츠러들다가 급 이지훈 뒤에 숨으며 내 눈을 피했다.
후.. 나 진짜 잘못 걸린 것 같은데.
"집이 어디에요?"
"저기에요!"
이지훈이 묻는 질문엔 잘도 대답하네.
"네? 산이요?"
"우리 지븐 이쓸 거 다이써!"
"다, 다 있겠네요.. 버섯도, 산짐승도, 풀도.."
"어떠케 알아써!? 그런데에.. 겨우리라 머글 게 업써요.."
배를 문지르며 이지훈을 애타게 보는 그녀에 의해 마음약한(남에게만) 이지훈은 일단 차에 실었다.
어떻게든 할부금 받아내고 만다 내가.
<그렇게 시작된 동거>
이지훈은 밥을 사줬고 이석민은 후식을 사줬고 윤정한은 여태껏 운전을 해줬다며 이제 마지막은 너가 알아서 하란다.
일단 우리 집으로 데려오긴 했는데 왜 이렇게 걱정되냐.
"아무 것도 만지지 말고 가만히 앉아있어요."
"우와아아.."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건지 이것저것 만져보다 내가 제일 아끼는 샤이니 굿즈를 부셔버렸다.
그렇게 내 이성도 부셔져버렸다.
"내가 가만히 있으랬잖아..! 왜 말을 안 듣는 거예요 대체.."
"..."
우는 게 습관이 된 건지 아까처럼 또 엉엉 우는 탓에 나도 샤이니 굿즈를 들고 엉엉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는 모습만 매정하게 보고 있으니 그치긴 커녕 더 서럽게 운다.
"그렇게 운다고 달라지는 거 없으니까 이제 울지마요."
"노랑님 미어..!!!"
"나랑 똑같네. 나도 그쪽 엄청 미운데."
"진차진차 미어!!!!"
"미우면 같이 못 있어요."
"징짜 미어.."
"나가요 얼른."
신기하게도 뚝 그치고 방금 부숴버린 굿즈를 손에 쥐고 꼭 껴안고 있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그거 끌어안고 있는다고 뭐가 달라지나.
"미아내여.. "
"뭐가요? 뭐가 미안한지는 알고 있는 거예요?"
"머기 망가지게 해서.."
"머기? 머기가 뭔데?"
먹는 시늉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니 벙쪄서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자 차라리 자기를 먹으라며 손을 내밀었다.
"아니 내가 식인이에요? 먹긴 누굴 먹어."
"그러치마안.. 노랑니믄 나를 머글 거자나요.."
"제가 그쪽을 왜 먹어요? 그리고 노랑님은 대체 뭐고."
"노랑니임.. 저 맛업써요.. 고믄 마시업써.."
대환장 파티.
진짜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1도 모르겠다.
<공포의 대상>
일단 이 사람은 색깔로 알아보는 듯하다.
금발=호랑이 분홍색=토끼 애매한색은 다 희귀동물.
그리고 제일 환장하는 건 검은색이다.
"어디서 와써요?"
"나..? 차, 창원.."
"창워 출씬 반달가슴곰이구나 싱기해애.."
"저, 저기.. 창원에는 곰보단 갈매기인데?"
"갈매기? 그게 먼데?"
"끼룩끼룩.."
참 정성이다. 갈매기에 빙의한 듯 집안을 날아다니며 끼룩끼룩 거리는 전원우를 보자니 웃음만 나온다.
동영상을 찍던 부승관과 눈이 마주치자 그만 찍으라며 난리를 쳤고 부승관은 꿋꿋하게 저장을 눌렀다.
"다람쥐! 마찌!?"
"..네?"
"갈새기는 다람쥐!"
"아니 여러 동물은 들어봤어도 다람쥐는 처음 들어보네. 다람쥐라뇨. 전 늠름한,"
"승관돼지."
"돼지 입니, 돼지 아니라고오!!! 저는 늠름한 사자에요."
"...사자여..?"
가까이 있던 내 뒤에 숨으려다가 뒷걸음질 치며 멀어진다.
내가 나쁜 놈이네. 금발로 염색해서 호랑이 소리나 듣고.
"와 우리 동물농장이냐?"
"동물농장보단 동물의왕국인 것 같다. 반달가슴곰이 말이 되냐?"
"동물의 왕국은 무슨. 나는 희귀동물이라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와야한다고."
동물 짓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적응하고 싶다>
"밥 먹어요."
"..."
"반달아 밥 먹자."
"..."
"다 셀 때까지 안 오면 잡아먹을 거예요."
빠르게 뛰어와 내 앞에 앉아 숟가락을 들고 열심히 밥만 퍼먹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찡해져 반찬을 올려주니 내가 준 반찬을 허겁지겁 먹는다.
난 호랑이가 아니라고.. 따지고 보면 햄스터지. 내가 얼마나 귀여운데.
"잘 먹네요?"
"나 마니 머거도 살 안쪄어.. 그래서 나 못머글 거예요.."
"안 잡아먹어요. 그니까 천천히 먹어."
"뻥이지..!?"
"뭐요? 그거 누가 알려줬어요?"
"깡총깡총이 알려줘써요.."
"이지훈 이새끼를 그냥. 밥 꼭꼭 씹어 먹고 있어요."
아빠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이지훈한테 전화해 욕을 한바가지를 해도 분이 안 풀려 벽을 차려는데 갑자기 벽에 베개가 생겼다.
놀라 앞을 보자 노랑님 발 아플까봐라며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눈빛에 부성애가 터져서 눈물이 터질 뻔했다.
다가가 쓰다듬어주려는데 또 저만치 도망가있는 모습에 깊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앞으로 깡총까, 아니지. 이지훈이 뭐 알려주면 절대 배우지 마요."
"이지후니 누구야요?"
"입이 닳도록 말하는 그 깡총깡총."
"그러쿠나. 깡총깡총이 만나며는 이지후니라고 불러줘야지!"
"난?"
"우응?"
"나도 이름 있는데 언제까지 노랑님이라고 부를 거예요?"
"제가 감히.. 노랑님의 이르믈.."
"...하.."
내가 왕이 된 느낌이다. 이로써 증명되는 거지. 동물의 왕은 호랑이다.
<염색>
"반달아 어때요? 아직도 호랑이 같아요?"
"...웅."
"아직도요?"
"네에.."
"왜!? 염색했잖아요!! 돈 들여서 염색해왔잖아!!!"
"...!?"
이놈의 화 못 참는 성격 진짜 어떡하지?
항상 숨는 곳인 커튼 뒤로 가서 바들바들 떠는 모습에 마음의 상처를 얻었다.
인생 쓰다.
"반달가슴곰이라면서요. 왜 이렇게 겁이 많아요? 반달가슴곰인척 하는 개미 아니야?"
"개미라니..! 너무했짜나요!!!!"
"소리를 질렀어? 감히? 호랑이한테?"
슬슬 적응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등산>
"노랑니임.."
"머리 안 보여요? 지금은 검은색이잖아."
"검랑니임.."
"그거보단 순영아라고 불러주면 좋을 것 같은데."
"순랑님.."
"화랑이야 뭐야.. 그냥 마음대로 불러요."
"노랑님.."
"후.. 네. 망설이면 안 들어줄 건데. 지금 말하면 생각은 해볼게요."
"우리 바께 나가요.. 여기 이쓰니까 너무 갑갑해.."
"밖이요? 산?"
"조아요!!!!"
"그게 뭐 어려운 거라고. 당장 갈까?"
"네에!!!!!"
그렇게 산으로 왔다.
집 주변 산이라 낮은데 왜 이렇게 힘들지? 반달이는 진짜로 곰이 맞는 건지 잘도 올라간다.
"조금만 쉬었다가요.."
"노랑니믄 왜 이러케 힘이 업써요? 호랑이는 여기 금방 올라갈텐데에.."
"원해요?"
"네에!!"
숨을 한 번 몰아쉬고 정상까지 빠르게 뛰어 올라왔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에 벤치에 앉아 숨을 몰아쉬는데 옆에서 해맑게 웃으며 박수를 쳐주는 반달이에 의해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이 정도 거리 1초면 올라갔는데 동물원에서 자란 세월이 더 길어서 운동신경이 둔해졌어요."
적응하고 있나보다.
아무도 믿지 않을 거짓말을 치는 거 보니. 이런 거짓말도 받아주는 사람, 아니지. 곰이 있으니까 하는 거지.
"너무 머시써요..!"
"뭐라고요? 잘 안 들리는데."
"너무 머시써..! 노랑님이 최고야!"
"최고면 머리 한 번만 쓰다듬어줘봐요."
내가 만지는 건 죽어도 못할 테니 조금이라도 가까워져보고자 머리를 내밀었다.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손길에 너무 좋아서 해맑게 웃다가 호랑이 체면 다 구겨진다 생각하며 짐짓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호랑이들은 가끔 이렇게 쓰다듬어 줘야해요."
"왜요?"
"음.."
막 지르고 봤는데 이유를 물어볼 줄은 몰랐네.
곰곰이 생각하는데 정말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히믈 나눠가지는 거 아닐까요? 그러며는 더 쎄지니까!!"
"...그렇지! 바로 그거지!"
"우와아.. 그러며는 노랑님은 진짜진짜 쎄겠네여!?"
"당연하죠. 제가 동물원 우리 탑이었습니다."
"..."
멀어지는 모습을 보자니 기대하던 내 마음이 와장창 무너졌다.
허세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중 하나입니다. 알아두세요.
<결말>
"...반달아?"
"..."
"아직도 안 일어나고 뭐 해요? 해가 중천에 떴어요."
"..."
"왜 미동도 없어..? 숨은 쉬나?"
숨은 쉬는데..
아무리 기다려봐도 일어나지를 않는다.
병원에 데려갈 수도 없고 너무 걱정되는 마음에 급한 대로 최근 통화목록에 가장 위에 떠있는 이석민한테 전화를 걸었다.
"헤이 와썹."
"야 이석민."
"야 요즘 힙합이 땡긴다. 대학래퍼 나가볼까?"
"닥치고 내 말 좀 들어봐."
"리슨 케어 풀리즈 예아."
"지금 반달이가 안 일어나고 계속 자거든? 벌써 17시간째야."
"그걸 세고 있냐? 이거 완전 변태 아니야?"
"닥치고 내 말만 들어. 너가 입 열라고 전화 건 거 아니야."
"분노조절장애에 변태에 이기적에.. 어떻게 이 사회를 헤쳐 나갈래..!?"
"야 진짜 어떡하냐고. 반달이 어떡해?"
"곰이잖아."
"???"
"겨울잠 등신아."
"뭔 겨울잠이야."
"진심. 반달가슴곰도 3개월 겨울잠 잔다더라."
"3개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끊어 새끼얔ㅋㅋㅋㅋㅋㅋㅋ"
"실성했냐?"
"끊으라고."
걱정이 해소됨과 동시에 허탈함이 몰려왔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근새근 잘도 자는 반달이를 보며 급 허탈함이 밀려왔다.
앞으로 3개월동안 난 혼자다.
마지막이 겁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인생은 이런겁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특별편 아주 좋아요. 소재 주신 슬곰님 감사합니다! 암호닉에 곰들어가셔서 곰 고른 건 비밀~
저번편에 댓글이 안 달려서 못 달았다는 독자님들이 많더라구유ㅠㅠㅠ 엉엉유ㅠㅠㅠ 대체 왜죠? 왜 때문이죠?
오류난 걸까요? 오늘도 그러면 광광울어야겠어요..
다음편에서 봬요!!!
<울희 짐씅들~♥>
벌스/(/♡/)/햄찡이/일공공사/크림빵/우들/호시부인/지하/헬륨/썬준/먕먕이/급식체/회귀/6월/숨숨/밍구리밍구리/11023/찬아찬거먹지마/라온하제/착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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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겨울/뿌릥/8801/수녕수녕해/윱토피아/꾸꾸미/웅앵웅/흥호시/명호엔젤/1111/귀엽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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