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여길 왜 와."
"두준이가 뭘 놔두고 왔다고 하길래.. 그리고,"
김성규가 나에게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다가오면서
지금, 내 앞에 서있다.
"너도, 볼 겸."
".. 물건만 찾고 알아서 나가."
"양요섭이 없네? 어디 갔나 봐."
"알 것 없어."
방으로 들어가려고 뒤를 돌아가는 나를,
김성규는 내 허리에 팔을 둘렀다.
예전처럼.
"아쉽네, 양요섭한테 이런 거 보여주려고 했는데."
나는 왜, 냉정하게 뿌리칠 수 없는 것인가.
김성규를 아직도,
"양요섭이랑, 잤어?"
아니다.
분명 김성규는, 미친 것이 분명했다.
아니, 이젠 남우현도 미쳐버린 건지.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김성규는, 나의 이런 모습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넌 내 손바닥 안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놔, 이거. 뭐 하자는 거야."
"말 못하는 거 보니까 안 했나?"
"놓으라고 했어, 김성규."
"우현아,"
김성규의 팔이, 더욱더 세게 둘러졌다.
그리고 김성규는,
"넌, 나한테 못 벗어나."
새빨간 니트를 입고,
꿈속에서 하지 못한 말을 하듯이.
나에게 말했다.
".. 어디까지 하나 보려고 했더니, 그쯤 하지?"
양요섭이다.
아무 생각도 없이 넋을 놓고 있던 나는,
양요섭의 등장으로 그대로, 김성규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남우현이 왜 너한테 못 벗어나? 이미 나한테 빠졌는데."
김성규도 양요섭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잠시 넋을 잃은 것 같았다.
"남의 애인한테 잠자리는 왜 물어봐? 뭐, 알려줄까?"
"...."
"우현이가 날 밤마다 가만히 놔둬야 말이지."
계속 쏘아붙이는 양요섭의 말에, 김성규가 픽, 하고 웃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이.
"여시같이 우리 두준이한테 계속 붙어있더니, 이제 우현이한테 잘도 붙어먹네."
"그러게, 좀 일찍 헤어져줄 걸 그랬나. 피곤했겠다, 둘이 몰래 만나느라."
".. 양요섭, 그만하고 이리 와."
양요섭은 나보다 강했고, 약했다.
그럼, 나는?
어느새 풀린 김성규의 팔은 없었고,
양요섭의 한 팔이 다시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여시 같은 게 누군데, 누구보고 여시래. 어디 남의 애인 몸에 손을 대?"
"결국은, 다 나한테 못 벗어나."
"윤두준 하나 가지고는, 많이 모자라나?"
도저히, 김성규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겠다.
왜 갑자기 나한테 이러는 것인지도.
아니, 도저히 이 상황 자체에 대한 생각이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결국은, 너 혼자 남게 될 거야."
"진짜,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진 않았는데.."
나와 연애하던 때의 김성규가, 저랬었나?
잘 웃고, 천사 같았던 김성규는.
역시 연극, 이었던 건가.
"남자 가지고 이러는 거, 진짜 짜증 나니까. 적당히 하고 꺼져."
김성규의 모든 것이, 모두 거짓으로 보였다.
김성규와의 첫 만남부터, 이별의 순간.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때, 네 뺨 후려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 진짜 구질구질하게."
김성규의 모든 것이,
거짓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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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우리 성ㅇ규 미워하지마요. 나빠 김성규!!!!!!!!!!가버령!!!!!!!!!!!!!!!!!!!!!!1
김성규는 여우야. 그러니까 우리집에서 살ㄹ장 항항항항ㅇ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