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 박지민은 나한테만 이상하다
w. 미샹스
C
***
뚜벅뚜벅-
고용한 그 자리에는 나에게로 다가오는 박지민의 발자국 소리만 들렸다. 왜일까, 어디서부터 듣고 본 건지 무척이나 화나 보이는 박지민이었다. 박지민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박지민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버렸다. 박지민 때문에 그런 소리를 들어서? 아니다. 창피했다. 이런 초라한 모습을 보이는 게 싫었다. 쪽팔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박지민은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나의 얼굴을 잡고서 올렸다. 두 눈이 마주치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렸다.
"... 눈 뜨고 나 봐 여주야"
"... 싫어"
"왜"
"... 창피해"
내 말에 박지민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 박지민의 반응에 눈을 뜨고 박지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박지민은 한 손을 들어 그 애들한테 맞아 부어오른 볼에 살짝 만졌다.
"아..."
나도 모르게 앓는 소리가 나왔다. 이런 나를 보고서 박지민은 표정을 굳히면서 말했다.
"혼내줄게"
"응?"
"너 이렇게 만들고 욕 한 애들. 혼내줄게 내가."
"... 아니 괜찮아... 난 괜찮으니.."
"아니라고 하지 마. 괜찮다고 하지 마. 네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었어. 그냥 내가 너한테 친구하자고 한 거고 같이 다니자고 한 거고. 내가 다 한 거야 근데 왜...! 네가... 네가"
박지민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나도 서러움이 터졌다. 진짜 당황스럽고 화나고 짜증 나는 건 난데, 내가 괜찮다는데 왜 사서 고생을 만들고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 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지민의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건 더더욱 아니었다. 오히려 고마운 거 같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나한테 화를 내는 박지민이 야속했다. 그래서 눈에 눈물이 맺히고 눈물이 흘렀다. 내가 눈물을 보이자 박지민은 당황했는지 무표정이었던 표정이 사라지고 당황한 표정이 나타났다.
"어.. 왜.. 왜 울어? 어? 여주야 어디 아파?"
"... 아니"
"그럼 왜 그래? 어?"
"씨... 짜증 나는 것도 나고 화나는 것도 나야! 나도 충분히 복수하고 싶은데 지금은 일단 쪽팔리고 아프다고! 근데 네가 화내니까... 내가.. 내가..."
이 말을 끝으로 눈물이 터져버렸다.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내가 민윤기 외에 우는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 없었는데 박지민한테는 이렇게 쉽게 보여주다니. 그새 정이라도 든 건지. 내가 울자 박지민은 서툴게 나의 어깨를 토닥였다.
어느 정도 눈물이 그쳤을까 약간 훌쩍거리며 말했다.
"혼내줘 지민아"
"....."
"혼내줘... 나 사과받을래."
***
박지민은 나의 손목을 꽉 잡고 나를 끌고 우리 학년이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지금 나의 볼과 운 흔적이 있는 나의 모습뿐만 아니라 나의 손목을 잡고 앞장서서 걸어가는 박지민까지. 모든 아이들의 시선을 이끌기 충분했다. 그렇게 박지민이 끌고 가서 도착한 곳은 아이들이 북적이는. 물론 그중에 김석진, 민윤기, 정호석, 김남준, 김태형, 전정국에게 다가갔다. 그 아이들은 나의 손목을 잡고 있는 박지민의 손을 보고 자기들끼리 음흉하게 웃다가 이내 나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었다.
"뭐야. 얘 얼굴이 왜 이래?"
"이래서 박지민 분위기가... 괜찮아? 김여주?"
".... 응..."
"여주 좀 잘 데리고 있어. 나 갔다 올 테니까"
이 말만을 남기고 어디론가로 뛰어가는 박지민이었다. 박지민이 자리를 뜨자 우리를 구경하고 있던 주변 아이들의 말이 들렸다.
"박지민 저렇게 화난 거 처음 봐..."
"그니까... 오랜만이기도 하고 저 정도는 처음이기도 하고..."
"누군지 몰라도 진짜 잘못했나 봐"
주변 애들의 말을 듣고 있을수록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곧장 박지민이 간 곳으로 뛰어갔다. 내가 뛰어가자 도망가는 나를 발견한 김태형이 큰 소리로 말했다.
"야! 어디 가!"
***
여주를 그렇게 만든 아이들, 아니 그 아이는 지민도 알고 있었다. 한 달 전부터 지겹도록 스토커처럼 매일 카톡이며 페메며 문자며 고백을 하면서 주위에 여자를 두지 말라는 이상한 협박성 문자까지 보내는 그 아이. 그리고 아까 그 현장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다른 아이들의 행동을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었던 그 아이. 뻔했다. 분명 자기를 따르는 아이들에게 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는 아닌 척, 시치미를 떼며 앉아 있겠지. 지민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였다.
쾅-
그 아이들과 그 아이가 있는 반 문을 거칠게 열었다.
"나와"
"....."
"내 성격 알면서 시치미 떼는 건 아니겠지... 내가 이렇게 이 반까지 온 이유를 알고 있을 텐데"
박지민의 낮고 무서운 말에 여주를 때린 아이들이 우르르 박지민의 앞으로 나왔다.
"... 미.. 미안해 지민아... 그게.. 김여준.."
쾅-
옆에 있던 의자를 발로 찬 지민이었다.
"그딴 입에서 여주 이름 부르지 마 그리고 너네들 말고 진짜 장본인 있잖아. 안 나와?"
"......"
피식- 지민은 웃음이 나왔다. 역시 저기 멀리서 역겹게도 자기는 아닌 척하고 있는 장본인이 있었다. 지민은 한 발짝 한 발짝 그 아이 앞으로 다가갔다. 그 아이는 눈이 커지더니 이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왜? 지민아"
"... 역겹다 진짜."
"... 뭐라고?"
"너 아니야? 쟤네들 시켜서 그딴 짓 한 거?"
"...."
"그러면서 아닌 척, 모르는 척 이러고 있는 게 역겹다고. 내가 몰랐으면 너 쟤네가 어떻게 되든 그냥 모른척할 거였잖아. 그거 알아서 역겹다고, 왜 화나?"
"...."
아무 말 없는 그 아이의 지민은 화가 났는지 그 아이의 의자를 발로 차며 말했다.
"네가 아무리 발광을 해도 너 따위랑은 절대로 안 만나니까 너야말로 네 분수를 알고 살아. 괜히 다른 사람 건들지 말고."
"....."
"아 그리고 고마워해라 김여준 때문에 이 정도로 끝나는 거니까"
지민은 그 말을 남기고는 교실을 빠져나갔다. 여주가 보고 싶었다. 이 짜증 나는 기분을 다 없앨 만큼 지민에게 가득 차 있는 여주가 보고 싶었다. 그때 복도 끝에서 지민을 향해 뛰어오는 여주가 보였다.
***
서둘러 박지민을 찾기 위해 복도를 뛰어당겼다. 그 아이들이 몇 반인지 몰랐던 나라 찾는데 오래 걸렸다. 마지막 층 복도에 도착하자 저 멀리서 익숙한 형체가 보였다. 박지민이었다. 나는 그대로 박지민에게 달려갔다. 내가 박지민 앞에 서자 박지민은 웃으면서 말했다.
"기다리지 왜 왔어. 걱정돼서?"
"... 어.. 너 크게 사고 칠까 봐"
"걱정 마 그냥 말로만 끝냈으니까... 그건 그렇고 보건실 가자"
"응? 괜찮은데?"
"괜찮긴. 약간 긁혀셔 살짝 피 나 얼굴도 부었고. 가자 보건실"
또다시 박지민이 나의 손목을 잡고 보건실로 갔다. 잡은 손목이 뜨거웠다.
***
집으로 돌아와 정신이 없었다. 계속 생각나는 그 장면과 느껴지는 촉감에 정신이 없었다.
그때 박지민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까 미안해... 진짜 실수였어'
'아...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래... 집에는 잘 들어갔고?'
'응.. 너는?'
'나도... 잘 들어왔지.'
'그래 그럼 내일 보자! 신경 쓰지 말고'
막상 신경 쓰질 말라고 했지만 계속 생각나는 그때 일이었다.
여주와 마찬가지로 아니 어쩌면 더욱 심하게 지민 또한 침대에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쉽게 잠들지 못하였다.
***
이게 무슨 일이냐면 보건실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보건실에는 보건 선생님이 없었다. 그래서 박지민은 나를 의자에 앉히고는 약을 가져왔다. 박지민이 괜찮다는데도 굳이 약을 발라주겠다고 하자 그냥 박지민에게 맡겼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박지민과 마주 보았다. 박지민은 내 눈을 피하며 나에게 약을 조심히 발라주었다. 박지민이 조심해서 발랐지만 나에게는 따가워 눈을 찡그렸다. 박지민이 다 됐다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분위기가 달라진 게 느껴졌다. 말은 없었지만 우리 둘은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박지민이 점점 나에게로 다가왔다.
쪼옥-
아주 잠깐이었다. 박지민이 그니까 박지민이 자신의 입술을 나의 입술에 갖다 댄 것은. 그니까 우리가, 박지민과 내가 뽀뽀를 한 것은. 분명 저지른 건 박지민인데 박지민이 재빨리 일어나 말했다.
"으아.. 미안.. 미안해 여주야.. 그니까 의자! 의자가 흔들려서 나도 모르게... 미안 진짜 미안..."
"... 어?... 어어... 의자가.. 그래 의자 때문인데..."
"아 진짜 미안해...그러고 보니 나 어디 좀 가야 한다! 약 다 발랐으니까 제자리에만 나 줘! 교실 들어가고... 나중에 봐!"
하면서 재빨리 보건실을 나간 박지민이었다. 누가 보면 내가 뽀뽀한 줄... 한건 자기면서 저렇게 도망가면... 물론 박지민의 의지가 아니라 의자 때문이었겠지만... 한참을 제자리에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박지민의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이 살아나고 쪼옥- 하는 그 소리가 들렸다.
나의 얼굴이 빨개진 게 느껴졌다.
***
미샹스입니다!
오늘 지민이랑 여주랑 뽑호 했어요....>< (지민이 실수 아니었데요....><)
저의 전작 연하남 정국이는 진도가 팍팍 나가고 그런 야릇한걸 쓰다가
날라리 지민이 쓰니까 뭔가 오글거리곸ㅋㅋㅋㅋ 힘드네요...ㅎㅎㅎㅎㅎ
일단 B편도 초록글 ㅠㅠㅠㅠ 감사합니다!!! 매번 이런 좋은 댓글들과 관심과 응원을 더욱 보답할 수 있게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다음편은 아마 지민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될거같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암호닉(라뷰♥)
리본/ ☆뉸뉴냔냐냔☆/ 굥기/ BF/ 마이/ 딸기모찌/ 흥흥/ 올랖/ 2월2일/ 라임/ 혜혜침침/ 뉸기찌/ 땅위/ 갤3/ 뿡쁑/
청보리청/ 코로먹는코로로구르밍/ 화양연화/ 탄둥이/ 침침이/ 바로만남/ 꼬꼬진/ 두부/ 보름/ 얏빠리윤기/ 예뻐침뀽/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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